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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용사여 세상을 구하소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18

 
19. 각자의 싸움
작성일 : 17-11-27 15:00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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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여 세상을 구하소서

 

 

 19. 각자의 싸움

 

 

 “으악!!”

 

 온몸을 휘어 감는 고통, 그리고 이어지는 말도 안되는 흥분 상태. 이현의 온몸이 요동치고 있었다. 그의 어깨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이현은 옆으로 빠르게 뛰었다.

 

 ‘출혈로 죽을 수는 없어...’

 

 부서져 버린 건물에 불이 나고 있었다. 이현은 그것을 봤다. 그는 불에 자기의 어깨를 갖다 댔다.

 

 “으악!!”

 

 또 한 번의 미칠 듯한 고통이 그를 찾아왔다. 그래도 출혈을 멈춰야 했다. 쓰러져 있던 거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한쪽 다리와 한쪽 팔이 망가진 상태였다. 거인이 다시 쓰러지며 바닥에 누웠다. 그리고 멀쩡한 팔을 들었다. 이번에도 용사를 내려칠 생각이었다.

 

 불에 어깨를 지진 이현은 온 몸에 힘이 다 빠지는 듯 했다. 어지러웠다. 귀가 잘 안들리고 세상이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과도한 출현 때문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신은 없었고, 그저 이대로면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본능만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도 몸은 자연스럽게 거인을 향했다. 거인의 눈은 여전히 이현을 바라보고 있었고, 올라간 거인의 팔은 다시 한 번 이현을 향해 내려치고 있었다.

 

 ‘펑!’

 

 어떤 영문인지는 몰라도 거인의 팔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이현을 향해 내리치던 팔은 방향을 틀어 이현의 바로 옆을 강타했다. 이현은 그 충격으로 거인의 눈 근처까지 튕겨나갔다. 그는 더 이상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의 눈앞에 있는 거인의 약점을 베어야 했다.

 

 이현은 자신의 오른 팔을 바라봤다. 다행인지는 몰라도 팔이 붙어 있었고,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팔을 움직였다. 다행히 그의 의도대로 오른팔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칼을 휘두르기 위해 오른 팔을 들었다.

 

 ‘휘청.’

 

 사라져 버린 왼팔 때문이었다. 중심을 잡지 못한 그는 휘청거리며 자리에서 넘어졌다. 다시 한 번 통증이 온 몸을 감쌌다.

 

 -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모두가 숨을 죽였다. 드론으로 생방송 되고 있는 이 장면을 보면서 모두가 손에 땀을 쥐고 있었다.

 

 채팅창에서는 ‘힘내’라는 용사를 응원하는 글이 미친 듯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 순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응원하는 중이었다.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단체에서는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고, 각종 SNS에 그에 대한 격려의 메시지가 가득했다.

 

 세상은, 아주 오랜만에 한마음이 되었다.

 

 -

 

 왼팔이 없어져서일까? 쓰러진 이현은 제대로 일어설 수가 없었다. 오른손의 칼을 놓으면 가능 했을 지도 모르지만 그는 오른손에서 칼을 놓는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있었다. 칼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다. 놓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는 눈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군대 시절에 배운 포복을 하기 시작했다. 칼을 든 오른 손을 위로 뻗고는 몸을 간신이 조금 앞으로 전진시켰다. 그렇게 한 번, 또 한 번. 마침내 용사는 눈 앞에 도착했다.

 

 이상한 폭발로 원치 않던 곳에 처 박혔던 거인의 팔이 다시 하늘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팔이 정점에 도달할 때, 용사가 바닥에서 몸을 튕기며 간신히 눈을 칼로 찔렀다. 그는 없어진 한쪽 팔 대신 몸으로 바닥을 기면서 칼을 점점 더 깊게 쑤셔 넣었다. 그 모습은 너무나 처절했다. 멋 같은 건 애초에 없었다. 악마를 없애겠다는 의지, 아니 살기위한 간절함 만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쾅!’

 

 하늘 위로 올라갔던 거인의 팔이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용사의 옆이었다. 용사의 칼이 박힌 검은 색 눈동자는 칼이 박힌 그 부분부터 천천히 하얀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마치 얼음이 어는 것처럼. 그리고 곧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밝을 빛을 냈다.

 

 ‘촤아!’

 

 아무도 볼 수는 없었지만 거인의 몸이 밝은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속으로 용사의 칼도 빨려 들어갔고, 칼을 잡고 있던 용사 역시 눈 쪽으로 천천히 끌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던 건지, 아니면 이현의 마지막 의식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그저 힘이 다했던 것인지 이현은 손에서 칼을 놓쳤다. 칼과 함께 모든 거인의 몸이 눈 안으로 흡수되자 눈은 점점 수축하더니 하나의 점이 되어 빛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세상은 다시 색을 찾았다.

 

 -

 

 미칠 듯한 속도로 자동차 한 대가 달리기 시작했다. 동훈이었다. 그는 이현의 바로 앞에 차를 세웠다.

 

 “절대 나오면 안돼!”

 

 채연에게 그렇게 외치고는 동훈이 차 밖으로 뛰쳐나갔다. 채연은 숨겨진 차 뒤의 공간에서 숨죽여 흐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차에서 내린 동훈이 재빨리 이현에게로 갔다. 만신창이였다. 왼쪽 팔이 없었고, 어깨는 검고 빨간 얼룩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현은 의식 없이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동훈이 재빨리 이현을 뒤집었다. 그리고는 귀를 심장에 갖다 댔다. 그는 이현이 살아 있는지 알아야 했다.

 

 ‘두근. 두근. 두근.’

 ‘뛴다...’

 “살았어... 살았어...”

 

 동훈은 눈물을 흘렸다. 다행스럽게도 이현은 살아 있었다. 차 안에서 보고 있던 채연의 귀에 동훈의 음성이 들려왔다. 채연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야...”

 

 동훈은 이현을 빠르게 병원으로 이동시킬 생각에 그를 부축하려 했다. 그때 채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옆에 팔이 있을 거래요! 확보해 주세요!”

 

 게시판에 긴급메시지가 와 있었다. 긴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사이트 게시판에는 긴급 버튼이 있었다. 100명 이상이 긴급 버튼을 누른 게시글은 즉각 긴급 알람이 뜨도록 업데이트 되어 있었다.

 

 [한국병원 이종국 원장팀이 출발했습니다. 헬기로 용사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수술 할 예정입니다. 옆에 떨어져 있는 팔을 회수해 달라고 합니다.]

 

 울고 있던 채연의 눈에 긴급 메시지가 뜬 것이다.

 

 “한국병원에서 헬기 보냈데요. 곧 도착할 것 같아요. 엉엉엉.”

 

 이제 채연은 거의 목 놓아 울고 있었다. 채연의 전달을 들은 동훈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이현의 팔을 찾아냈다. 다행히 생각보다 상태는 좋아보였지만, 뼈와 살이 보이는 떨어진 팔은 그 자체로 끔찍했다. 움푹 패이고 갈라지고 깨진 땅에서 치열했던 싸움의 현장을 느낄 수 있었다. 동훈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친구의 옆으로 왔다. 그는 친구의 모습을 바라봤다.

 

 “자랑스럽다. 그리고 고맙다.”

 

 이현은 아무런 표정 없이 가만히 누워 있을 뿐이었다.

 

 하늘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종국교수 팀이었다. 빠르게 착륙한 팀은 재빨리 들 것을 가져와 이현을 헬기에 실었다. 이현의 팔은 운반용 박스에 넣어졌다.

 

 “선생님! 현이 죽지 않는 거죠? 살려 주시는 거죠?”

 “당연히 살립니다. 팔도 붙일 겁니다.”

 

 교수는 당당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그 모습에서 동훈은 상당한 신뢰를 느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동훈이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용사님이 큰 놈하고 싸워 줬으니, 난 작은 놈들하고 싸울 겁니다. 병원에서 봅시다.”

 

 이종국교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헬리콥터가 하늘 위로 날기 시작했다.

 

 -

 

 “네? 수술을 막으라구요?”

 

 전화를 들고 있던 병원장의 표정이 어그러졌다.

 

 “하지만 국민을 넘어서 전 세계적인 비난이... 아... 그러니까 팔만 못 붙이게 하라는 겁니까... 불구인 채로 건강만 회복 시켜라...”

 

 병원장은 들고 있던 펜으로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것은 본인도 느끼지 못했다.

 

 “알겠습니다... 한 번 해 보겠습니다.”

 

 병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펜을 내려 놓았다.

 

 -

 

 오민찬이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앞으로 다루기가 좀 쉬워 지려나...”

 

 그는 미소를 지었다.

 

 -

 

 이종국 교수의 헬기가 옥상에 도착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의사들이 본격적인 수술 준비에 들어갔다. 이현이 침대에 옮겨져 수술실로 이동을 시작했고, 팔도 마찬가지였다. 헬기에서 내린 교수도 바로 수술실로 직행할 참이었다.

 

 “이종국 교수.”

 

 병원장이었다. 이종국 교수는 잠시 멈춰 서 병원장을 바라보았다.

 

 “병원장님.”

 “수술 해야 겠지요?”

 “수술 하면 팔 붙일 수 있습니다.”

 “팔 없이도 악마는 없앨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꼭 팔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요. 물론 훨씬 더 강한 악마가 나타난다면 팔이 반드시 필요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용사가 혼자 싸우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도우면 꼭 팔이 없어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혹여나 팔을 붙이다가 잘 못되면 건강을 회복하는데 더 위험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출혈이 많아서 체력도 상당히 떨어진 상태인데, 괜히 수술하다가 잘 못 되면 어떡합니까?

 일단 회복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병원장의 말을 듣고 있던 이종국 교수가 입을 열었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할 뿐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이종국 교수는 병원장을 지나쳐서 수술실로 향했다. 원장은 멍하니 서 있었다. 잠시 그렇게 가만히 서 있던 그는 얼굴에 살짝 미소를 띄웠다.

 

 -

 

 “자! 다들 잘 들어.”

 

 수술실에 들어와 있는 모든 이들과 밖에서 수술을 지켜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종국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는 우리의 싸움을 한다.”

 “넵!”

 

 이종국 교수가 짧게 말했고, 나머지가 화답했다. 이종국 교수는 화답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메스!”

 

 수술이 시작됐다.

 

 -

 

 ‘쿵! 삐이삐이삐이삐이!’

 “꺄아아악!”

 

 병원 앞에 세워져 있던 차 위로 사람이 떨어졌다. 주변에 있던 차들이 그 충격으로 도난 싸이렌을 울려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병원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게 무슨 일이야!”

 “저 위에서 사람이 떨어졌어요!!!”

 

 병원 관계자들이 밖으로 뛰어 나왔다. 그리고는 놀란 눈으로 소리쳤다.

 

 “병원장님!!!”

 

 병원장은 차 위에서 어떤 미동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의 피가 아스팔트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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