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현대물
용사여 세상을 구하소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18

 
17. 용사 출두
작성일 : 17-11-27 14:59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493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용사여 세상을 구하소서

 

 

 17. 용사 출두

 

 

 “오늘 제보 들어온 건 다 마무리 된 거지?”

 “네. 밤에만 케로베로스 한 번 확인하면 될 것 같아요.”

 

 채연이 게시판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는 답했다.

 

 그동안의 적극적인 활동 덕분에 퍼져나갔던 마물들은 거의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특히, 이현의 레벨이 높아지면서 더욱 빠른 속도로 마물들을 제거할 수 있었고, 곧 도시는 평온을 되찾았다. 최근에는 마왕성 근처에서 가끔씩 나타나는 마물을 제압하는 것으로 일과가 마무리 되었다. 덕분에 이현은 남은 시간동안 계속해서 자신을 단련할 수 있었고 더욱 빠르게 악마를 퇴치할 수 있었다.

 

 “그럼 이제 오늘의 메인 스케줄은 검찰출두 하나 남았네?”

 

 동훈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살다 살다 내가 고소까지 당한다 정말.”

 

 이현은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옆에 온 채연이 이현의 넥타이를 다시 한 번 잘 정리해 주었다.

 

 -

 

 “강범석 변호사입니다.”

 “반갑습니다. 이현입니다.”

 

 강범석은 이현과의 첫 만남에서 용사가 매우 평범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방송에서 본 용사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오히려 잘 됐다고 안심하며 자리에 앉았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어째서 제게 연락 주신 건지요?”

 “이런 일 있을 때, 국변에 연락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강범석 변호사님께서 제 전화를 받으셨고요.”

 “이거 제가 운이 좋았던 거군요.”

 

 강범석은 미소를 지었다.

 

 “사건 자체는 간단합니다. 한 가지만 확인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강남 판자촌에서 어째서 바로 슬라임을 퇴치하지 않은 것입니까?”

 “차례가 아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제보가 들어온 순서대로 퇴치를 하고 있습니다. 판자촌에 갔던 것은 대국대학교에서 레드 슬라임에 대한 정보를 얻고 혹시나 하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도착했더니 이미 사람들은 판자촌에서 다 나온 상태였고, 슬라임들도 뭉쳐 있거나 하지는 않아서 특별히 문제 될 것이란 생각은 못했습니다. “

 “그랬군요. 그러면 중장비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돌아선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 역할은 오직 마물을 퇴치하는 것뿐입니다. 그 외에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여겼습니다.”

 “깔끔하군요. 그런데 어째서 다시 슬라임을 퇴치하시게 된 것입니까?”

 “간절하게 부탁하시는데 거절을 할 수가 없으니까요. 화면으로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네. 봤습니다.”

 

 강범석이 꺼내 놓았던 녹음기를 껐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전혀 복잡하지 않은 간단한 사건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저는 좀 고생해야겠지만요.”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강범석도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

 

 “강변하고는 그날 이후 연락한 건 없고?”

 

 동훈이 물었다. 어느새 검찰청에 다와 가고 있었다.

 

 “응. 그냥 오늘 소환날짜 시간 알려주고 오라는 이야기 정도만 연락 왔어.”

 “하긴 방송에서 말하는 거 보니까, 명확하더라고. 최선을 다해서 진실을 이야기하겠다. 멋지잖아?”

 “이제 내가 멋지게 나가면 되는 거야. 용사의 정장 차림. 괜찮지 않아?”

 

 이현이 채연을 보고 씩 웃자 채연은 무표정을 지은 채 자기 자리인 차 뒤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위장용 칸막이를 쳤다. 그녀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봐줄 만은 해요.”

 

 채연은 칸막이 안에서 작게 말했다.

 

 -

 

 이현이 차 밖으로 나오자마자 엄청나게 많은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졌다. 그는 혼자서 내렸고 바로 문을 닫았다. 기자들이 이현에게 몰려들었다. 수십 대의 핸드폰이 이현의 얼굴 앞을 막았다. 기자들은 이현을 둘러싸고는 누구도 헤어 나오지 못할만한 인벽을 쌓았다. 이현은 충분히 예측했다는 듯이 당당함을 잊지 않았다.

 

 그는 제자리에 멈춰선 체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세련되면서도 위엄 있는 모습을 유지하고 싶었다. 가만히 기다렸다.

 

 “정부와 강남시로부터 고소를 당했는데요, 심정은 어떠십니까?”

 “수사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마왕은 언제 무찌를 예정이십니까?”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이현은 한동안 듣고만 있을 뿐 답하지 않았다.

 

 “뭐라도 대답 좀 해주십시오!”

 

 기자들의 아우성이 이어졌다. 그때, 이현이 입을 열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기자들이 침묵했다.

 

 “잠시 길 좀 터주시겠습니까?”

 

 조용한 목소리였다. 용사라는 지위가 만든 것인지 아니면 그 자신이 원래 그런 위엄을 지니고 있던 사람인지는 알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말에 앞에 있던 기자들은 길을 열기 시작했다.

 

 이현은 천천히 걸어서 검찰청의 입구에 섰다. 앞에 강범석 변호사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이현은 간단한 목례로 인사를 하고 뒤로 돌았다. 기자들의 플래시가 다시 한 번 번개라도 치는 듯이 반짝였다. 이현은 눈앞이 하얘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 편이 더 편하다고 느꼈다.

 

 “이현입니다.”

 

 플래시가 터지는 소리만이 가득할 뿐, 모든 사람들은 침묵을 지켰다.

 

 ‘최대한 당당하게, 절대로 죄지은 느낌 없이.’

 

 이현은 속으로 몇 번이고 다짐했던 말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이미 그는 정부가 맘에 안 드는 인물을 어떻게 망신 주는지 알고 있었다. 검찰 소환 후에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이다. 그렇게 전 국민에게 그 사람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공포하고, 죄지은 범죄자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판결이 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무죄추정의 원칙 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그들을 행태쯤은 이현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지금 용사가 지니고 있는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이 세상을 유지해 나가는 데 있어서 오직 자신만이 해답이 된다는 명확한 인식을 주어야 했다. 그래야, 자신을 섣불리 건드리지 못할 테니까.

 

 그는 차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눈에는 최대한 힘을 주고서.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욱 단련해서 검찰을 비롯한 국민 모두를 지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검찰 놈들. 결국 너희들도 자신이 지키고 있는 거라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언론들은 당연히 이를 왜곡하겠지만, 상관없었다. 대한민국은 강한 사람에게는 약한 나라니까. 심지어는 부정한 강한 사람에게도 약한 나라아니던가. 이현은 정의롭고 강하면 분명히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잘하는 거라곤 분석뿐이라고.’

 

 이현은 미소를 짓고는 뒤를 돌았다. 이 미소도 계산 된 것이었다. 한 연예인이 성폭행 조사를 받으러 가면서 미소를 지었던 것이 SNS에서 화제가 됐었고, 그 미소로 그의 정당함은 부각될 수 있었다. 단지 이현의 외모가 연예인만큼 잘생기지 못할 뿐, 효과는 분명할 거였다.

 

 -

 

 [용사가 보인 악마의 미소.]

 

 “아! 씨발!!!”

 

 이현이 욕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동훈이 배를 움켜잡고 뒹굴었다.

 

 “현아... 뭐? 당당하고 매력적인 모습? 니 외모로는 안 된다 이놈아! 그것도 잘생겨야 통하는 거야. 그리고 하필 저 굴욕 샷은 뭐냐? 으아아악!”

 “빌어먹을 외모 지상주의!”

 

 이현은 화가 나는지 씩씩 댔다. 많은 언론은 그에 대해서 ‘검찰을 협박하는 용사.’, ‘반성의 기미가 없는 용사.’등의 수식을 붙이며 공격했지만 정작 가장 관심을 끈 기사는 이현이 미소를 짓는 사진이 실린 기사였다. 안타깝게도 사진으로 보면 참으로 건방진 모습이었다.

 

 옆에 있던 채연은 웃지는 않고 있었지만 광대에 살짝 경련이 일고 있었다. 간신히 웃음을 참는 중이라는 것을 누구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해요. 동영상 쪽은 반응 정말 좋아요.”

 

 채연이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태블릿을 건넸다. 다행스럽게도 SNS상에 올라온 동영상에서는 용사에 대한 호의적인 글이 더욱 많았다. 이미 그는 꽤 많은 사람들은 구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특히 젊은 층에서 그에 대한 지지는 확고한 것이었다.

 

 “그나저나 조사는 어땠어?”

 “아주 잡아먹으려고 들었지. 당신은 지금 용사가 아니다. 여기서는 그냥 피의자에 불과할 뿐이다. 이러면서 아주 겁을 주더라고.”

 “검찰 새끼들...”

 “어쨌든 강범석 변호사님이 잘 해주셨어. 간단한 사건이니까.”

 

 수사가 무난하게 마무리 했다는 안도감에도 불구하고 이현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사진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 굴욕 샷이라니...”

 

 -

 

 최찬은 가만히 서서 강범석의 책상을 살펴보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용사와 관련된 사건 자료들이 흩트려져 있었다. 종이 위에는 ‘정의? 죽음? 피해?’와 같은 고민의 흔적들이 마구잡이로 적혀 있었다. 최찬은 마치 어떤 정보라도 찾고 있는 듯이 서류들을 빠르게 훑고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강변호사가 들어왔다. 최찬은 이내 고개를 들어 강범석을 보면서 말했다.

 

 “라떼? 모카? 뭐 마실 거야?”

 

 최찬은 양손에 들고 있던 커피를 들어 보였다. 강범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갑자기 뭔 일이야? 커피를 쏘고?”

 “1+1, 쿠폰 서비스.”

 “그럼 그렇지. 천하의 최찬이 나한테 커피를 쏠 리가 없지.”

 “당연한 거 아니야!? 용사 사건 맡으면서 아주 유명세가 하늘을 찌르는데, 오히려 강변이 나한테 쏴야지!”

 

 강범석은 자기 책상으로 걸어왔다. 책상 위에는 수많은 자료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는 웃으면서 펼쳐진 자료를 덮고는 한편으로 치우면서 말했다.

 

 “라떼.”

 

 최찬은 웃으면서 라떼를 건넸다. 강범석은 자연스럽게 받은 라떼를 치워놓은 공간에 올렸다. 마치 라떼를 놓기 위해 치운 것처럼.

 

 “그나저나 최변은 왜 퇴근 안했어?”

 “어허이! 집에 가면 마누라 있는 강변 같은 사람이나 집에 가고 싶어 하지. 나처럼 집에 가봐야 아무것도 없는 총각은 사무실이 더 좋다고.”

 “이봐, 마누라가 집에 있으니까 나도 야근하는 거야.”

 

 강범석은 웃으면서 라떼를 한 모금 마셨다. 살짝 미지근했다.

 

 ‘사온지 좀 된 거구나...’

 

 강범석은 최찬에게 웃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잘 마실게! 나중에 고기 살 테니까 대기하라고.”

 “됐네, 이 사람아. 국변 소속이 사건 하나 맡았다고 돈 벌겠나. 나중에 종편에 고정이나 하나 잡히면 그때 사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최찬은 자기의 자리로 돌아갔다. 강변은 들고 있던 라떼를 한 모금 마시는 척 하다가 쓰레기통에 버렸다. 쓰레기통 안에서 라떼가 꿀렁대며 흘러나오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6 25. 사선 2017 / 11 / 27 229 0 5392   
25 24. 정치의 세계 2 2017 / 11 / 27 261 0 5113   
24 23. 정치의 세계 2017 / 11 / 27 234 0 5768   
23 22. 인간의 세상 2017 / 11 / 27 253 0 4783   
22 21. 상처입은 자들 2017 / 11 / 27 267 0 5787   
21 20. 할 수 있는 것. 2017 / 11 / 27 243 0 4441   
20 19. 각자의 싸움 2017 / 11 / 27 262 0 4697   
19 18. 거인의 습격 2017 / 11 / 27 252 0 4586   
18 17. 용사 출두 2017 / 11 / 27 246 0 4938   
17 16. 인간의 약점 2017 / 11 / 27 244 0 4560   
16 15. 개판 2 2017 / 11 / 27 256 0 4748   
15 14. 개판 2017 / 11 / 27 238 0 6494   
14 13. 아무도 쉬지 않는다. 2017 / 11 / 27 248 0 5621   
13 12. 슬라임 퇴치 3 2017 / 11 / 27 267 0 6028   
12 11. 슬라임 퇴치 2 2017 / 11 / 22 254 0 5955   
11 10. 슬라임 소탕 2017 / 11 / 22 272 0 5852   
10 9. 용사의 결심 3 2017 / 11 / 21 251 0 5069   
9 8. 용사의 결심 2 2017 / 11 / 21 252 0 5970   
8 7. 용사의 결심 2017 / 11 / 20 246 0 6214   
7 6. 소녀, 채연 2017 / 11 / 20 257 0 5993   
6 5. 서바이벌의 시작 2017 / 11 / 18 262 0 5751   
5 4. 용사의 등장 2017 / 11 / 18 242 0 6627   
4 3. 새로운 세상 2017 / 11 / 18 245 0 6974   
3 2. 긁어 부스럼 2017 / 11 / 18 256 0 7168   
2 1. 마왕이 있는 세상 2017 / 11 / 18 277 0 5061   
1 프롤로그 - 마왕의 등장 2017 / 11 / 18 439 0 125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좀비아일랜드
박재이
가진 재능이라곤
박재이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