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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용사여 세상을 구하소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18

 
15. 개판 2
작성일 : 17-11-27 14:58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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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여 세상을 구하소서

 

 

 15. 개판 2

 

 

 이현은 두렵지 않았다. 원 샷 원 킬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오십여 마리가 자신을 둘러싸도 전혀 상관없었다. 칼을 움켜쥐고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순간, 검술을 좀 제대로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술의 고수를 한 번 찾아봐야겠어.”

 

 혼잣말을 할 정도로 그는 여유가 있었다. 케로베로스들이 점차 거리를 좁히면서 그를 압박해오고 있었지만, 그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이현이 달렸다. 원 샷 원 킬이면 먼저 뛰어들어가 한 마리라도 더 잡는 것이 전략상 이득이었다. 이현은 언제나 분석이 빨랐다. 그리고 분석 이후에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빨랐다.

 

 이현의 칼이 앞에 있는 케로베로스를 멋있게 베어 버렸다. 순간 나머지 케로베로스들이 이현에게 뛰어 들었다. 일부는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들었고, 일부는 바닥을 뛰어 올랐다. 그것들은 하나 같이 이현의 목덜미를 노리는 것 같았다. 갑자기 튀어 올라오는 케로베로스를 보자마자 이현은 칼춤을 췄다.

 

 ‘으아! 이 새끼들 겁나 빨라!’

 

 멋이고 뭐고 일단을 칼을 막 휘두르는게 최고였다. 칼에 한 마리가 베일 때마다 끔찍한 비명소리를 내며 케로베로스가 사라졌지만, 동시에 이현의 몸에도 생체기가 나기 시작했다. 케로베로스의 앞발이 이현의 옷을 찢었는데, 옷에 발톱이 낀 듯 케로베로스가 밑으로 늘어졌다. 그 무게에 이현이 휘청거렸고, 그 틈을 타 다른 케로베로스들이 이현에게 뛰어 들었다. 이현은 재빨리 검을 휘둘렀지만 역부족이었다. 한 녀석이 이현의 손을 물었다. 이현은 칼을 놓쳤다.

 

 -

 

 칼을 놓친 이현을 본 채연이 주먹을 쥐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한 표정이었다. 동훈은 뒤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말했다.

 

 “진정해. 어차피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싸움은 현이 몫이야.”

 “네...”

 

 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얘기였다. 그녀가 나간다고 해서 변할 것은 없었다. 오히려 자기가 나가는 것이 이현에게는 부담만 주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깍지를 낀채로 화면을 주시했다. 기도하는 마음을 담아.

 

 -

 

 칼을 놓친 이현에게 케로베로스들이 달려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현은 케로베로스에 둘러싸였고 밖에서는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마치 골드 슬라임 안에 들어갔던 것처럼 그는 케로베로스 무리 안에 들어가 있는 듯 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동훈도 채연도,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전 세계 사람들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케로베로스는 까맸고, 흉포했다. 골드 슬라임과는 다른 현실성이, 이 싸움이 보여주는 처절함을 더욱 강하게 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렸고, 어떤 이는 스릴을 느끼고 있었다.

 

 이현을 둘러싸고 있던 케로베로스중에서 일부가 날개를 펼쳤다. 그리 크지 않은 날개지만 마치 케로베로스 안의 악마성이 더욱 크게 눈을 뜨는 것 같은 효과를 주기에 충분했다. 검은 케로베로스들의 틈새로 하얀 이현의 손이 뻗어 나왔다. 손을 펴고 뭔가를 잡으려는 동작이 이어졌지만 허공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현의 손은 다시 케로베로스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현은 케로베로스에 의해 완전 덮여 버렸다.

 

 “끄아아아아아아!!”

 

 엄청난 비명소리가 들렸다. 동훈과 채연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생겼다. 분명히 저 소리는 케로베로스가 내는 소리였다. 이현이 개판 속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끼아아아아!!”

 

 또 한 번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모든 케로베로스가 일제히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 둘씩 이현에게서 떨어져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곧 이현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투성이.’

 

 그의 옷은 찢기고 헤져 있었고, 피로 얼룩져 있었다. 보이는 모든 곳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심지어는 목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말 그대로 만신창이였다.

 

 그의 팔을 타고 피가 땅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것이 그의 피인지 케로베로스의 피인지 명확하지가 않았다. 피 색은 짙은 검붉은 색이었는데, 아마도 이현의 피와 케로베로스의 피가 섞인 것이 분명했다. 그의 오른손에 축 늘어진 케로베로스 한 마리가 들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입에도 케로베로스 한 마리가 물려 있었다. 그는 물었던 케로베로스를 왼손으로 잡아 바닥으로 던졌다.

 

 “살면서 보신탕도 한 번 안 먹어봤는데...”

 

 이현은 오른손에 들고 있던 케로베로스도 앞에 모여 긴장 하고 있던 케로베로스 무리에 던져버렸다. 케로베로스들은 몸을 떨면서 그르릉 거렸지만 섣불리 움직이진 못하고 있었다. 물어도 떨어지지 않는 이현의 몸에 놀란데다가 그가 동족들을 잡아 물어 버렸으니 케로베로스 입장에서는 물러서는 것도 당연했다.

 

 흡사 이 곳은 동물의 왕국 같았다.

 

 “자꾸 물면, 나도 문다. 이 개시키들아.”

 

 이현은 천천히 떨어트린 검을 들어 올렸다. 온몸이 쑤시고 아프고 따가웠지만 다행히 느낄 틈이 없었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그는 동물의 본성으로 회귀했고 자기의 목을 물었던 케로베로스를 같이 물어버렸다. 케로베로스의 목덜미를 물어뜯자 검은색 피가 흩뿌려졌다. 케로베로스의 비명소리는 처절했고, 그 소리가 다른 케로베로스들을 움츠리게 했다. 그 이후에 한 마리의 목을 다시 물었을 때, 케로베로스들의 공격이 멈추고 뒤로 물러나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살았다는 안도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다. 온몸이 아드레날린으로 가득 차 오히려 흥분이 밀려왔다. 동물로의 회귀는 짜릿한 것이었다.

 

 ‘하... 이미지 망쳤다.’

 

 이현은 그렇게 잠시 생각했지만 이내 지웠다. 지금은 그런 생각할 시간이 아니었다. 일단 저 개새끼들을 지워 버려야 했다. 이미 힘은 빠졌고,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출혈이 심해서 더 오래 버틸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압도적인 힘.’

 

 케로베로스는 움직일 수가 없었는지 제자리에서 가만히 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날개를 최대한 활짝 펴서 이현을 위협하는 것과 그르릉 소리를 내는 것뿐이었는데, 몸을 떠는 바람에 그 마저도 그렇게 위협적이진 않았다.

 

 이현은 차분하게 걸었다. 그 모습에서 권위가 느껴졌다. 실제로는 빠르게 걸을 수 없었을 뿐이었지만.

 

 그는 케로베로스를 하나 하나 베어 나가기 시작했다. 몇몇 놈들이 뛰어봤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그는 그렇게 케로베로스를 줄여나가는 중이었다.

 

 그때 진희가 놀이터로 들어왔다. 케로베로스 등장이후 진희네 가족은 급히 근처에 있던 시댁으로 거처를 옮겼었는데, 진희는 멍뭉이가 보고 싶어 혼자서 용케 이곳을 찾아왔던 것이었다.

 

 진희를 보자마자 케로베로스 중의 하나가 빠르게 이현을 지나쳐 아이에게로 달려갔다. 이현이 빠르게 고개를 돌렸고, 진희의 모습을 보자마자 그 역시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케로베로스들도 이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순식간이었다. 사람은 개보다는 빠를 수 없었다. 먼저 케로베로스가 진희에 도달했고, 뒤쫓던 이현을 케로베로스들이 날카로운 발톱으로 할퀴었다. 이현은 몸에 나는 상처에도 아랑곳않고 진희쪽으로 향했다. 이미 늦었을지언정 구해야했다. 진희의 눈앞에 케로베로스가 큰 입을 벌리며 나타났고, 진희는 순간 비명을 질렀다. 케로베로스가 진희를 물려는 찰나 개 한 마리가 뛰어들어 케로베로스를 밀쳐냈다.

 

 “멍뭉아!”

 

 그때 쯤 이현이 진희에게 닿았다. 진희를 한손으로 감싸며 다가오던 케로베로스들을 검으로 그었다. 케로베로스들이 반으로 갈라졌다. 피가 튀었다. 이현의 손이 진희의 눈을 가리고 있었다. 멍뭉이도 진희 옆에 당당히 서 있었다.

 

 “이 녀석 기특하네. 애기 좀 부탁한다.”

 

 멍뭉이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이현은 얼마 남지 않은 케로베로스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개들의 비명소리가 놀이터를 가득 채웠다. 싸움은 빠르고 싱겁게 끝났다. 이현은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이현은 간신히 진희에게로 돌아가 진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니?”

 

 아이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괜찮아요.”

 “됐다. 그럼. 이런데 오면 위험해. 알았지?”

 

 진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현은 옆에 있던 멍뭉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했다. 니가 이 아이 살렸어.”

 

 멍뭉이는 꼬리를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던 이현은 갑자기 핑 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이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아저씨... 괜찮아요?”

 

 진희의 눈에 눈물이 한가득이었다. 아이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이미 너무 놀란 표정이었다. 이현은 그런 진희를 보고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대자로 누웠다.

 

 “괜찮아.”

 

 JBS ‘용사여 세상을 구하소서’팀이 드론을 사용해 하늘에서 이 장면을 전 세계로 중계하고 있었다.

 

 대자로 뻗어버린 피 범벅 용사와 한명의 아이, 그리고 개. 주변을 가득채운 참혹한 개들의 시체와 검은색의 핏물은 그 자체로 지옥이며 동시에 희망의 모습이었다.

 

 중계담당자는 화면의 콘트라스트를 살짝 높일 것을 지시했다. 화면이 조금 더 진해지며 더욱 강렬해진 이미지가 송출되었다. 붉은색의 용사와 검은색의 시체들의 대비가 명확해지자, 그 장면을 보던 사람들의 마음이 더욱 크게 동하기 시작했다.

 

 화면이 페이드아웃 되고, 중계가 종료 됐다. JBS팀은 싸움이 끝나면 오래지 않아 중계를 마쳤고, 다시 싸움의 모습을 반복해 방영했다. 싸움 이후의 이야기를 중계하는 것은 그들의 중계 방침이 아니었다. 유석준이 정한 보도지침이기도 했으며, 용사와도 이미 이야기 된 것이었다. 다른 언론 또한 마찬가지였다.

 

 중계가 끝났음을 확인하자마자 동훈이 차에서 내렸다. 그는 이현에게 바로 달려갔다.

 

 “살았냐?”

 “어... 살았다.”

 “고맙다.”

 “당연히 그래야지. 부축 좀 해줘라. 가자.”

 “그래.”

 

 동훈은 이현을 부축했다. 그리고는 멀뚱멀뚱 눈물 맺힌 눈을 뜨고 있던 진희에게 한마디 했다.

 

 “제발, 위험한 곳에는 오지말자. 괜히 사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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