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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를 채우는 나무
작가 : The매드해터
작품등록일 : 2017.11.26

온갖 이야기와 꿈, 기억들이 뒤섞인 특별한 세계.
당신은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세계의 주민이 된 이야기들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두번째 이야기 - 할로윈 축제의 마녀(2)
작성일 : 17-11-27 14:08     조회 : 291     추천 : 2     분량 : 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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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마녀는 보름달마다 파티를 벌이는게 싫었어요.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너무 지루하기 때문이에요. 마녀는 불사의 마법을 터득해서 기다리는건 너무나 힘든 일이었거든요.

 마녀는 영원히 파티를 벌이고 싶었어요, 하루가 끝나지 않기를 바랬어요, 안개가 영영 사라져버리길 원했어요, 다들 자기와 함께 춤추고 먹고 마시고 떠들며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녀는 파티가 영원하도록 특별한 주문을 외웠어요.

 마녀는 붉은 양산을 펼쳐서 높이, 높이 저 하늘 높이 날아갔어요. 마침내 마녀가 달님의 바로 앞에 도착하자 달님은 말했어요.

 "넌 파티를 좋아하는 마녀로구나. 여기엔 무슨 일로 왔니?"

 "달님아 달님아, 네가 보름달이 뜰 때면 내 성을 뒤덮은 안개가 걷히고 나는 파티를 열 수 있어. 그러니 너는 항상 보름달이어야 하고 항상 내 곁에 있어야해."

 달님은 고개를 저으며 마녀를 타일렀어요.

 "붉은 성의 마녀야,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고 규칙이 있단다. 나는 햇님과 돌아가며 너의 세상을 비추고 시간과의 약속으로 항상 나의 모습을 바꾼단다. 이 모든 것이 바뀌면 너의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찰거란다."

 하지만 마녀는 듣지 않았어요. 마녀는 견딜 수 없었어요. 더 이상 보름까지 기다리는건 참을 수 없었어요.

 "상관없어! 난 파티를 원해! 모두 내 성에서, 내 곁에서 먹고 마시고 춤추며 영원히 행복해야 해! 다들 나와 함께 파티를 즐겨야해!!!"

 마녀는 달님에게 주문을 걸었어요. 마녀의 주문에 걸린 달님은 햇님 대신 항상 하늘에 떠있고 항상 보름달의 모습을 해야 했어요.

 그러자 안개는 다시는 마녀의 성에 깔리지 않았어요.

 마녀는 사람들을 초대했어요. 보름에 한 번 뿐이었던 파티는 영원히, 영원히 계속되었어요. 마녀가 바라는대로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춤추며 죽어서 시체가 될 때까지 파티를 즐겼어요. 세상 사람 모두가 마녀의 성으로 몰려들었고 달님마저 마녀와 성처럼 붉게 물들 때까지 마녀는 파티를 위한 마법을 부렸어요.

 마녀는 너무 너무 행복했어요."

 

 

 당신은 마녀가 미치도록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마녀를 껴안고 싶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녀의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당신은 어떻게든 마녀를 기쁘게 하고픈 갈망으로 온몸이 차오른다.

 "전 파티를 즐기는 사람이 좋아요. 파티를 즐겨주세요. 죽어서라도 파티를 즐겨주세요."

 당신의 마음을 읽은것처럼 마녀가 광기 어린 미소를 띄우며 말한다.

 당신의 몸은 제멋대로 움직인다. 당신은 고개를 끄덕거린다. 도끼에 찍힌 목이 달랑거려서 때어내려고 발버둥 치듯 새차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마녀의 마술은 당신의 깊은 곳까지 뻗혀져 있다.

 그러나 당신은 곧 평안을 얻는다. 당신의 몸을 감싼 포근함은 흩어져 버린다. 더 이상 촛불의 온기 따윈 당신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 당신은 다시 몸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타인의 의지로 한곳에만 머무르는건 곤란합니다. 관찰자님은 자신의 의지로만 머무를 수 있습니다."

 밤하늘 망토의 여인이 말한다. 그녀는 뭔가를 한 듯 손을 들고 있다. 마녀의 표정이 굳어버린다.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미소는 온데간데 없고 분노와 증오로 가득한 경멸 어린 표정만이 남아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음악도, 촛불의 흔들림도, 귀신들조차 웃음과 놀이를 멈추고 마녀의 앞에 서 있는 당신과 밤하늘 망토의 여인을 노려보고 있다.

 "감히 날 거부해? 손님 주제에? 나를! 파티의 주최자인 나를?!"

 마녀가 미친 사람처럼 가슴을 쾅쾅 치며 소리를 질러댄다. 그러다가 마녀는 양산을 높이 들어 둥실하고 공중으로 떠오른다.

 "아무도 못 가... 파티는 계속되야 해... 다들 내 곁에서 먹고 마시고 춤추며 파티를 즐겨야 해!  나는 파티를 원해!!!"

 마녀는 당신을 향해 양산을 치켜든다.

 "이 세계의 관찰자, 당신은 나의 손님이야! 당신은 내 파티에 초대됬고 절대로 나갈 수 없어!!!"

 마녀가 양산을 돌리자 수십개의 샴페인이 공중에 나타난다. 양산은 마녀에게 무기이자 마법의 지팡이였다.

 "이 지옥같은 곳을 빠져나가야겠네요."

 밤하늘 망토의 여인이 샴페인들을 보며 덤덤하게 말한다. 마녀가 양산을 펼치자(표면엔 거미줄이 그려져 있었다.) 샴페인 터지며 코르셋들이 총알처럼 날아왔다. 밤하늘 망토의 여인은 자신의 망토를 한 번 휘저었다. 그러자 코르셋들이 그녀의 망토로 쏙 들어가 공격을 무력화시킬수 있었다.

 "어서 가요."

 여인이 당신의 손을 잡고 뛰었다. 마녀는 가슴은 분노로 차올랐다.

 "아무도 못 가! 아무도 못 가!"

 마녀는 허공에서 온갖 과자들을 만들어내 투하시켰다. 사탕, 케이크, 초콜릿, 해일과 맞먹을 정도로 많은 양과 무게의 과자들이 폭탄처럼 쏟아졌다. 여인은 덤덤한 표정으로 달렸다.

 마녀의 귀신 손님들이 깔깔거리며 당신과 여인의 앞을 막아선다. 그러나 그들의 방해는 해가 되지 않았다. 여인이 손을 한 번 움직이자 검에 썰리듯 귀신들은 깨끗하게 잘려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위험한건 정신나간 마녀였다. 자기 손님들이 사라지는걸 보자 마녀는 산보다 큰 크기의 케이크를 만들어 던져버렸다.

 밤하늘 망토의 여인은 그저 오케스트라의 쥐휘를 하듯 부드럽게 앞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여인의 망토가 의지를 가진 동물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뱀과 같은 느슨한 움직임을 보이는 망토의 옷자락은 길어지고 늘어나며 커다란 원을 만들었다. 케이크는 망토 속으로 들어가 사라져버렸다. 물건 하나가 우주로 날아가버리는것 같은 광경이었다. 마녀는 소리를 질렀다. 소리를 지르며 당신과 여인 가까이 날아갔다.

 마녀는 양산을 접고 총을 겨누듯 당신과 여인에게 그것을 겨누어 손잡이를 당겼다. 그러자 양산의 끝자락에서 마법의 총알이 쏘아졌고, 여인의 망토 자락이 그것을 막았다. 마녀는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마법의 총탄을 쏘았고 여인의 망토자락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것을 막아냈다.

 여인은 손을 아래로 움직였다. 그러자 망토자락이 바닥을 치며 파티장의 테이블과 악기들을 엎었다. 마녀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파티장의 물건들을 하나씩 쏘아 부서버렸고 그 틈을 타 여인은 당신의 손을 잡고 도망쳤다.

 당신과 여인이 지나갈 때마다 호박촛불들의 심지에 붙어있는 불꽃들이 폭발하듯 치솟았다. 앞을 가로막는 마녀의 손님들을 해치며 파티장을 빠져나왔다. 여인은 하늘로 뛰어올랐다. 때맞춰 그녀의 앞으로 낙서가 그려진 액자가 날아왔고 여인은 그것을 향해 날아갔다. 여인은 당신을 액자로 밀어넣었다. 마치 물 속으로 들어가듯, 당신은 그 안으로 빨려들어갈수 있었다.

 당신에게 호박촛불의 빛무리가 가까워지는게 느껴진다. 마녀의 파티장이 그 자체로 움직이며 당신과 여인을 쫓아오고 있었다. 파티장은 마녀의 곁을 떠나지 않기 때문에 마녀가 움직이면 파티장은 그녀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었다.

 여인은 당신을 그림 속으로 밀어넣고 자신 또한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들어가지 않았던 여인의 망토자락은 스스로 움직이며 그림을 조각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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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잭톰2 17-11-27 20:10
 
첫번째 여행이네요. 파티가 끝나면 손님과 달은 살아도 저 마녀는 시들겠죠?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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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매드해터 17-11-27 20:20
 
아마도 그렇겠죠ㅎ 하지만 동정심을 가지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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