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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를 채우는 나무
작가 : The매드해터
작품등록일 : 2017.11.26

온갖 이야기와 꿈, 기억들이 뒤섞인 특별한 세계.
당신은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세계의 주민이 된 이야기들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두번째 이야기 - 할로윈 축제의 마녀(1)
작성일 : 17-11-27 14:05     조회 : 284     추천 : 2     분량 : 3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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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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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름달이 환하게 뜨는 날 밤이면 저기 저 높이, 높이 솟아오른 검은 산맥에 깔린 안개가 서서히 걷힙니다. 그러면 가시덩쿨이 잔뜩 자라난 피처럼 붉은 마법의 성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성에는 피처럼 붉은 드레스를 입고 피처럼 붉은 눈을 가진 젊고 아름다운 마녀가 살고 있답니다. 마녀는 파티를 너무 너무 좋아해서 보름달이 떠서 안개가 걷히면 사람들을 초대해서 신나는 파티를 즐겼어요.

 아름다운 음악이 멈추지 않았어요. 마녀가 마법을 걸어서 악기들이 저절로 연주되거든요. 마녀가 그린 그림들은 살아있어서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을 즐겁게 해주었답니다. 마녀가 박수를 두 번 치면 식탁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잔뜩 나타났어요. 구운 닭고기, 구운 소시지, 바베큐, 스파게티, 버터를 바른 옥수수, 고구마 피자, 크림 버터, 시원한 음료까지 온갖 종류의 음식들이 있었는데 아무리 먹어도 절대 줄지 않았고 식사가 끝나면 마녀가 마법으로 사탕과 케이크를 잔뜩 만들었답니다.

 파티를 하는 동안 마녀는 너무 너무 즐거웠어요."

 

 

 밤하늘 망토의 여인은 윗사람을 대하듯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당신을 응시한다. 당신이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한다면 여인은 곧바로 자신이 먼저 입을 열어 말할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혼란스러우신가요? 아마도 그럴거에요. 당신은 관찰자로 선택되었고 저는 이 세계의 주인이신 세계수님의 이름 아래 관찰자님이 이 세계를 돌아다니는걸 도와주는 자입니다."

 밤하늘 망토의 여인은 무대 위에서 대사를 읽는 배우처럼 절도 있게 몸을 돌려 온갖 것들이 뒤섞이고 떠다니는 기이한 세상을 바라본다. 그녀의  동작을 따라 돌아가는 망토가 우아한 풍채를 발한다.

 "이 세상은 모두 다른 세상의 것들을 채워넣어 만든 곳이에요. 세계수님이 다른 세상을 지켜보고 잊혀져버린 그 세계의 기억, 꿈, 이야기, 그런 것들을 가져와 하나씩 채워넣은 곳이랍니다. 관찰자님은 어디든 갈 수 있고, 하고 싶은 건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저를 떨쳐내는것만은 불가능하니 그것 하나만은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여인은 말을 마치고 가만히 서있는다. 당신은 그녀가 또 뭐라고 말할때까지 기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움직일 때까지 여인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여인은 당신의 물음에 답을 해주겠지만 결코 스스로 입을 열진 않는다. 당신이 어디로든 움직일때, 여인은 그저 말없이 당신을 따라다닌다.

 당신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동서남북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중력도 시간도 뒤집힌 이 세계에서 당신은 거꾸로 걸아다닐수도 있고 허공을 헤엄쳐 다닐 수도 있다. 당신에게 이곳은 숨 쉴 수 있는 우주나 다름없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제약을 거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무엇을 하든 밤하늘 망토의 여인은 말없이 당신의 곁에 서있고, 당신이 그녀를 떨쳐낼 의도가 있다면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라. 그게 어디든간에 당신이 가고자 하는 쪽으로 가면 잠시 후, 기다렸다는듯이 수만가지의 목소리가 깔깔거리는게 들릴 것이다. 조금 더 가보면 저 멀리서 따스한 빛이 아른거리는게 보일 것이며, 거기서 더 나아가면 축제가 벌여지는 곳에 다다를 것이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수천개의 호박들이 속에 번쩍번쩍 빛나는 촛불을 품은채 하늘을 떠다니고 있다. 천장없는 유리 샹들리에들과 항상 밤 12시만 가리키는 시계도 있다. 바닥에는 고급스런 양탄자가 잔뜩 깔려 있고 식탁에는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온갖 종류의 맛있는 음식들이 끝없이 차려져 있다. 축제의 손님은 굉장히 기이하다. 반투명한 모습의 유령들, 보자기를 뒤집어쓴 자들, 검은 망토를 두른 흡혈귀들과 미라들, 좀비들,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축제의 손님들은 모두 귀신들이었다. 그들은 먹고 마시고 깔깔거렸다. 귀신들은 샴페인을 터뜨리거나 호박에다 얼굴을 파며 놀고 있다. 혹은 혼자서 저절로 움직이는 악기들의 연주에 따라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축제를 바라보는 당신과 밤하늘 망토의 여인 따윈 전혀 신경쓰지 않으며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어머, 귀여운 손님이 찾아오셨네."

 바로 그때, 당신의 눈 앞에 붉은 드레스를 입은 한 마녀가 나타났다. 레이스와 숄이 고급스럽게 치장된, 피처럼 붉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하얀 깃털이 꽂힌 붉은 고깔 모자를 쓰고 붉은 양산을 들고 있다. 눈조차 피처럼 새빨간 그녀에게 유일하게 붉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백옥같이 하얀 피부와 햇살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 머리카락이었다.

 "초대장은 가지고 계신가요? 파티는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예의랍니다. 그래서 전 파티의 주최자로서 초대장을 아주 예쁘게 만들죠. 낡은 봉투에 재질이 제일 좋은 편지지를 넣어 붉은 밀랍으로 봉인해두었지요."

 마녀가 떠드는 동안 밤하늘 망토의 여인은 당신에게 초대장을 넘겨준다. 마녀의 말대로 오래된듯한 봉투였는데 장미 모양의 인과 어우러져 예스러운 느낌을 풍겼다. 하지만 당신이(초대장을 받을 의도가 있었다면)그걸 건네받기도 전에 마녀는 여인의 손에서 부드럽게 초대장을 가져간다.

 "초대장이 확인됬습니다. 저의 멋진 파티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마녀는 당신의 팔에 자기 팔을 끼워넣고 파티장의 중앙까지 끌어들인다. 파티장의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음료수가 쏟아지는 분수대, 움직이는 석고상, 알록달록한 선물 상자 등 더 신기한 것들이 눈 감을 새도 없이 지나간다. 마녀가 지나갈 때마다 귀신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우레와 같은 함성이 당신의 곁을 맴돌것이다. 밤하늘 망토의 여인은 당신의 뒤를 따라다닌다.

 "뭘 하고 싶나요? 시원한 술 한 잔을 마시고 싶으신가요?"

 마녀가 손을 한 번 휘젓자 허공에서 샴페인이 나타난다. 마녀가 손가락을 돌리자 펑하고 코르셋이 터지고 그녀는 쏟아지는 샴페인을 유리잔에 따른다. 은은한 향이 감도는 연두빛 샴페인이 가득 담기자 마녀는 당신에게 그것을 권한다.

 "아니면 과자?"

 당신이 술잔을 받든 거부하든 마녀는 손가락을 튕겨 공중에서 온갖 과자들을 만들어낸다. 호박색 마카롱, 부드러운 마들렌, 호박 케이크, 티라미수, 아이스크림, 온갖 모양의 초콜릿과 온갖 종류의 사탕. 수백개의 과자들이 파티장에 가득한 호박촛불들과 함께 공중을 떠다닌다. 당신이 원한다면 아무거나 하나 집어서 먹을 수도 있다.

 "먹고싶은건 뭐든 만들어드릴게요! 갖고 싶은 그림도! 듣고 싶은 음악도! 아~ 하지만 여자는 안 되요, 보시다시피 다들 시체들이라서... 호호호!"

 마녀가 스스로 한 농담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웃자 주위에 있던 귀신들이 같이 웃는다.

 "춤 추실래요?"

 마녀는 두 손을 당신의 두 손에 맞대고 빙글빙글 돈다. 당신이 과자나 술잔을 들고 있다면 손에서 그것을 놓아버릴 것이다. 당신의 손아귀에서 떨어진 술잔과 과자들은 곧바로 둥실하고 떠올라 공중으로 날아갈 것이다. 한 치의 부스러기도 양탄자 위에 허락되지 않는다.

 축제는 멈추지 않는다. 꺼지지 않는 마법의 촛불들이 활활 타오르고 귀신들은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마법에 걸린 음식들은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고 음악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마녀는 당신과 춤을 추다 손을 놓고 혼자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돈다. 마녀의 움직임을 따라 풍성한 치맛자락이 사랑스럽게 퍼진다. 마녀의 찬란한 머리카락이 그녀의 미모를 더욱 눈부시게 해준다. 마녀가 춤을 멈추었을때 저 뒤쪽 어딘가에서 형형색색의 폭죽들이 쏘아지며 높은 곳에서 잭 오 랜턴, 유령, 해골의 모양으로 아름답게 폭발한다.

 마녀는 불꽃놀이 아래에서 새빨간 입술에 손을 대어 키스하는 자세를 취한다.

 당신은 마녀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그것은 축제가 즐겁거나, 마녀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당신에게 마법을 걸고 있기 때문이었다.

 
작가의 말
 

 할로윈의 옳은 표기는 핼로윈이라는거 알아두세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달센 17-11-28 01:35
 
신선한 소재로 오랜만에 기분이 업되는 느낌이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The매드해터 17-11-28 14:23
 
감사합니다! 달센님의 댓글 보고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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