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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아파서 그래
작성일 : 17-11-27 13:17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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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내의원을 찾은 선은 수빈이 궐에 돌아와서 바로 의원을 불렀다는 것을 알았다. 수의를 불러 수빈의 진찰한 내용을 들은 그는 착잡한 마음을 숨기고 처소로 돌아왔다.

 

 “과로라고? 하~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것인지.”

 

 잠시 앉아 책을 보는 듯싶던 선의 혼잣말을 들은 홍내관이 무슨 소리냐고 물어왔다. 알 것 없다는 퉁명스런 대답에 불퉁하니 입을 다문 그가 요즘 너무 비밀이 많으신 것 아니냐며 투덜거렸다.

 

 평소 같으면 쓸데없는 소리한다며 타박하는 말과 함께 뭔가 날아와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인데, 생각에 잠겨 인상을 쓰고 있는 것이 이상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홍내관이 조심히 물어왔다.

 

 “저하?”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선이 저벅저벅 처소를 벗어났다.

 

 “저하, 어디 가십니까?”

 

 등 뒤로 홍내관이 쫓아오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걸음을 내디뎠다. 홍내관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거리가 벌려진 것을 확인한 그가 모퉁이를 돌며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가 담을 훌쩍 넘었다.

 

 “저하, 저하. 같이…….”

 

 모퉁이를 돌아선 그가 선을 애타게 불렀지만 이미 모습을 감춘 후였다.

 

 “저하! 또 어디로 사라진 것입니까?!”

 

 홍내관의 절규 같은 외침을 들으며 몸을 돌린 그는 또 다른 담을 뛰어 넘었다. 그가 몇 시간 동안 자신을 찾아 궐 안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닐 것이지만, 선은 미련 없이 제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

 

 생각외로 무리를 했던 것인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끙끙 앓는 소리를 하던 수빈은 목이 탔다. 몸을 일으키려는데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 하.”

 

 거친 숨을 내쉴 때마다 열기가 느껴졌다. 반쯤 일으킨 몸에 몇 번 더 힘을 주던 수빈은 이내 포기해버리고 누우려 했다.

 

 [스윽]

 

 다가온 누군가가 자신을 부축하여 몸을 일으켜 세워주었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아 곧게 몸을 세울 수 없었다. 부축한 이도 그것을 눈치챈 것인지 자신의 가슴팍에 그녀를 기대놓았다.

 

 [하-아. 하-아. 하-아.]

 

 흐릿한 눈앞에 물그릇이 들어왔다. 입을 벌리자 차가운 물이 조심스럽게 입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조심스럽게 자신을 배려하는 손길을 느낀 수빈은 아픈와중에도 감사의 마음을 담을 때였다.

 

 “이리 열이 높은데…….”

 

 익숙한 사내의 목소리였다. 의문이 든 수빈이 힘겹게 고개를 들으려 할 때였다.

 

 “그냥 이리 있으시오.”

 

 “저하?”

 

 “…….”

 

 [하-아. 하-아. 하-아.]

 

 열감이 느껴지는 수빈의 숨이 그의 가슴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것이 못마땅해 퉁명스러운 말이 나왔다.

 

 “왜 이리 미련하오.”

 

 “괜…찮습니다.”

 

 힘겹게 말을 하는 수빈이 안쓰럽게 느껴진 그가 조심스레 그녀의 등을 쓸어주었다. 수빈은 [흠칫] 거리기는 했지만 피하지는 않았다. 지난번 그녀의 등 뒤에 섰을 때는 몰랐는데, 품에 기댄 그녀의 몸은 생각보다 가냘팠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보려는 것이 느껴졌다. 그가 그녀를 조심스레 세워주었다.

 

 “여긴 어인 일로…….”

 

 “아프다 하여 왔소.”

 

 수빈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맺히는 것을 본 선은 작게 안도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왜 물린 것이오?”

 

 “그냥, 이 정도까지 아플지는 몰랐습니다.”

 

 혀를 찬 그가 수빈을 천천히 눕혀 주었다. 잠깐 앉아 있었는데 그새 안색이 나빠졌다.

 차가운 물수건이 이마에 올려졌다. 시원한 기운이 기분 좋았다.

 

 “좀 괜찮소?”

 

 수빈이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대는 운이 좋은 줄 아시오. 조선 팔도 세상 어디에도 왕세자의 간호를 받는 이는 없었을 것이니.”

 

 [피식]

 

 수빈의 힘없는 미소가 아팠다.

 

 ‘무엇이 그대를 이리 만드는 것이오? 도대체 궐 밖에서 무슨 일을 하고 다니기에 이리 아픈 것이오? 나는 그대를 믿어도 되는 것인지, 왜 나에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인지…….’

 

 머릿속에 묻고 싶은 말들이 떠올랐다 사라지길 몇 번,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그 대답의 결과가 무엇일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이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물수건을 갈아주던 선은 궐 안에 인기척이 많아지는 것을 느끼고서야 방을 나섰고, 밤새 앓던 수빈이 눈을 뜬 것은 그날 오후였다.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이들의 보며 살포시 미소지었다.

 

 “마마!”

 

 민희가 그녀를 부르며 호들갑을 떨어댔다. 한상궁에게 손을 내미니 그녀가 다가와 조심스레 몸을 세워주었다.

 

 “마마, 과로라니요. 무리하시더니 이게 무엇입니까?”

 

 “한상궁, 나 타박하는 것입니까?”

 

 그녀가 목소리에 힘이 전혀 없는 것을 느낀 단희가 수빈을 다시 눕게 했다.

 

 “앉아 있고 싶은데요.”

 

 “아니 됩니다. 아직도 이리 편찮으신데 무슨 말씀입니까? 내의도 며칠은 보양하셔야 한다 하셨습니다.”

 

 “하아-.”

 

 한숨을 내쉬어도 안 된다며 딱 잘라 말하던 그녀가 자신은 상단에 다녀오겠다며 방을 나섰다. 자신의 상태를 알려 더는 일을 늘리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겠거니 싶었다.

 

 몸에 힘이 없어 말리지도 못한 수빈은 결국 자신은 쉬겠다며 시끄럽게 하는 민희와 한상궁까지 내보내고 잠을 청했다.

 

 중간 중간 깨어 죽과 약을 먹은 수빈은 많이 나아진 것을 느꼈다. 하지만 푹 쉬어야 한다는 두사람 때문에 계속 이불 속에서 있어야 했다.

 이마의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슬며시 눈을 뜨니 세자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하?”

 

 비몽사몽 힘겹게 입을 열어 그를 불렀다.

 

 “열은 많이 떨어진 것 같은데, 좀 어떻소?”

 

 “지금이 언제입니까?”

 

 “축시에서 이각이 자났소.”

 

 “언제 오신 것입니까?”

 

 그가 생각하는 듯싶더니 자시에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리 오래 계신 것입니까? 이 늦은 시간까지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담겨있었다. 그녀의 몸이 이 지경인데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보자니 뭔가 울컥 했다.

 

 “그대가 이리 아프니 내 돌아갈 수가 있어야지.”

 

 그의 다정스러운 말이 그녀의 감정으로 스며들었다.

 

 ‘왜 이리 다정하게 구시는 겁니까?’

 

 수빈은 눈을 감았다. 그녀를 혼란스럽게 하던 감정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쓸데없는 생각이라며 제 머릿속에 물 한 바가지를 부어 버리고 싶었다.

 

 “왜 눈을 감고 있소? 많이 힘드오? 의원을 부를까?”

 

 그녀가 눈을 떴다. 그녀의 눈에는 약간의 원망과 혼란스러운 감정이 담겨있었다. 그가 손을 내밀어 그녀의 눈가를 쓸어주었다.

 

 그녀의 눈빛이 아팠다. 제 가슴에 담긴 감정의 존재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껴졌다. 그는 피식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었다.

 

 다정한 손길이 기분 좋은 한편 불편했던 수빈이 고개를 살짝 내리며 손길을 피했다. 그 모습을 본 선은 씁쓸하게 웃으며 자신의 손을 거둬들였다.

 이제 슬슬 궐에서의 일과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선은 한 번 더 물수건을 갈아주곤 몸을 일으켰다.

 

 “빈궁. 아프지 마시오.”

 

 문을 닫는 소리가 들리고서야 눈을 뜬 수빈은 다정한 그의 목소리가 원망스러웠다. 자신은 소현이 아니었다. 소현의 기억 속 그의 냉대가 선의 본모습이라 여겼지만, 처음 눈을 뜬 그날이후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은 그것을 부정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

 

 좋은 이였다. 자신에게는 참 좋은 사람이었고 객관적으로도 괜찮은 사람이었다. 냉정한 듯 다정하고, 차가운 듯 따스한 사람. 어느 순간 그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싫었다. 처음에는 모르던 그것의 존재가 싫었다.

 

 자신은 소현이 아니었다. 그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싫었다. 이것은 내 감정이 아니라며 소현의 감정이 혼란스럽게 스며들어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부정하고 부정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은 애써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오늘도 부인하고 눈을 감았다.

 

 “아파서, 아파서 그런 거야 최수빈. 아파서. 아파서 그런 거야. 그런 거야. 그런 거야 최수빈. 그런 거야…….”

 

 두 눈을 덮은 그녀의 손아래로 그녀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

 

 수빈은 삼일을 더 아픈 다음에야 나을 수 있었다. 열이 내리는 듯싶더니 다음날부터 다시 열이 펄펄 끓어올랐다. 수빈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사람들을 물리지 않고 제 옆에 두었다.

 

 늦은 밤 수빈을 찾은 선은 그 때문에 번번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녀가 자신의 방문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아픈 것은 다 나았지만, 요양을 해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당분간은 궐 밖 출입을 못 할 것으로 생각한 선은 다행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 생각은 하루 뒤 여지없이 깨어져 버렸다.

 

 “저하!”

 

 다급하게 달려오는 찬혁을 보며 의아했던 선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무슨 일이기에 이리 달려오는 것이지?”

 

 다급하게 달려온 것과는 다르게 선의 옆에선 그가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주변에는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이유를 알렸다.

 

 “빈궁마마께서 밖으로 나섰다 합니다.”

 

 “뭐?!”

 

 선이 다급하게 뛰쳐나가자 홍내관이 무슨 일이냐며 뒤를 쫓으려 했지만 찬혁이 막아섰다.

 

 “홍내관은 자리를 지키세요.”

 

 “도대체 무슨 일인데 저하가 저리 급하게 달려 나가시는 겁니까?”

 

 “별일 아닙니다.”

 

 단호하게 말한 찬혁이 세자의 뒤를 쫓아 나가자 홍내관은 혀를 찼다. 별일 아니라고 말하기엔 세자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큰일이 아니어야 할 텐데 걱정이 되었다.

 

 고개를 저은 홍내관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자가 돌아올 때까지 그가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을 숨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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