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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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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24. 케른 수도원
작성일 : 17-11-27 11:57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4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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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리드의 왕궁에서는 작위수여식이 조용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작위수여는 왕국 내무부 수석행정관인 발더그린에게 남작의 작위가 수여되는 것이었다. 행사에는 어전회의 참석 귀족과 아스트리드에 있는 고위 귀족 몇 명만이 참석하여 번잡하지 않게 진행되었다.

 

 국왕 반은 육중해 보이는 어검(御劍)을 시종으로 부터 넘겨받아 무릎을 꿇은 발더그린의 양 어깨에 갖다 대며 선포했다.

 

 - 신에게 받은 나의 권능의 힘으로 오늘 여기 발더그린을 남작으로 맞이한다. 발더그린, 너는 신의 뜻을 받들어 이 작위를 받고 신과 나와 왕국에게 영원히 충성할 것을 맹세하는가?

 

 - 네. 맹세합니다.

 

 맹세한다는 대답을 하는 발더그린의 음성에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불안한 떨림이 있었다.

 

 - 충성을 서약한 남작 발더그린 경에게 브레멘 땅을 봉토(封土)한다. 브레멘의 발더그린, 일어나라. 그리고 신의 부름이 있을 때까지 나와 왕국에 봉사하라.

 

 - 망극하옵니다.

 

 남작의 작위를 국왕이 직접 수여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아마도 발더그린에 대한 국왕의 총애를 보여주기 위함일 것이다. 어전의 한쪽 구석에서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는 나이든 귀족이 있었다. 에르윈 마르테스 백작이었다.

 

 … 근본도 없는 놈이 작위까지 하사 받았구나.

 

 발더그린 남작은 수여식이 끝나자 종종걸음으로 왕궁을 빠져나와 마차를 탔다. 사실 그는 잘난 척 하는 귀족들이 득실대는 장소에서 한시바삐 빠져나오고만 싶었다. 귀족이 아니라서 왕성까지 마차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습관이 된 그는 왕궁 문을 나온 이후 자신의 마차에 올랐다. 마차 안에서 레브킨이 실실 웃으며 그를 맞았다.

 

 - 경하 드리옵니다. 남작 전하.

 

 레브킨의 축하 인사에도 전혀 표정의 변화가 없는 발더그린은 마차 안에서 거추장스러운 연미복을 벗으며 말했다.

 

 - 케른 수도원으로 가자.

 

 가는 마차 안에서 레브킨이 발더그린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 에르윈 백작 가에 심어둔 자들이 며칠 동안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백작이 눈치를 채지 않았나 싶습니다.

 

 - 언젠가는 발각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레브킨은 발더그린이 관심도 없는 듯이 무심하게 대답하는 것에 놀랐다.

 

 - 어떻게 다른 자들을 다시 심어 둘까요?

 

 - 그럴 것 없다. 백작이 경계하고 있을 터인데 굳이 다른 자를 심어 심기를 건들 필요야 있겠느냐?

 

 레브킨은 발더그린이 불같이 화를 낼 줄 알았지만 의외로 무심히 넘어가자 한편으로는 이상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심되기도 하였다.

 

 마차는 한 이십 여분을 달려 케른 수도원에 도착했다. 발더그린은 마차에서 내려 수도원을 올려 보았다. 삐쭉하게 솟은 첨탑 밑으로 완만한 지붕을 겹겹이 쌓아올린 가르시아 풍의 건물이었다. 이 수도원은 가르시아에서 넘어온 귀족들이 자신들의 신을 모시기 위해 얼마 전에 지은 건물이었다.

 

 발더그린이 레브킨의 안내를 받아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니 근위대에서 수도원을 건축하는데 동원된 자들을 모두 불러놓고 있었다. 이 수도원을 찾기 위해 거의 한달 동안을 아스트리드에 있는 가르시아 인들을 달달 볶았었다. 가르시아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자는 모두 근위대로 소환되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아야 했다.

 

 거의 삼백여명 가량의 가르시안 인을 조사해서 나온 결과를 통해 발더그린은 작년 라데온 수도회를 정리할 때 미처 정리되지 않은 인물 두 명의 이름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 중 한명은 키르테스라는 자였고 다른 한명은 쉐브첸이라는 자였다.

 

 쉐브첸이라는 자는 2년 전 말발굽에 밟혀 죽은 것으로 최종 확인되어 남은 자는 키르테스가 유일했다. 그 자는 가르시아 양식의 건축에 조예가 깊었고 이 수도원의 건설을 감독했었다. 레브킨이 알아본 바에 따르면 이 수도원은 아이린이 죽은 이후 약 한 달 뒤에 완공되었고 그때까지도 키르테스가 건설을 감독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만약 키르테스가 라데온 수도회의 유일한 생존자이고 아이린이 자살할 때 옆에 있었다면 아이린이 죽은 이후 가니메데스는 그의 손에 들어갔을 것이고, 가니메데스를 들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만약 그 것을 숨겼다면 이 수도원일 가능성이 높았다.

 

 발더그린은 들어가자마자 건물의 설계도를 가져오라고 일렀다. 설계도를 펼쳐본 그는 기술자에게 이 수도원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건설된 곳이 어디인지를 물었다.

 

 - 가장 마지막으로 완성된 곳은 제일 높은 첨탑을 올리는 것이었구먼요. 그리고 그 전에는 내부 기둥을 보강하는 공사를 하였습죠.

 

 - 내부 기둥을 보강하는 공사는 완공되기 얼마 전에 하였느냐?

 

 기술자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했다.

 

 - 아마 한 달은 넘지 않았을 테고 이십일 정도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요.

 

 - 기둥을 보강하지 않으면 건물이 지탱하지 못할 정도였더냐?

 

 - 글쎄요. 소인들은 그냥 감독관 나리가 지시하신대로만 공사를 하는지라.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요.

 

 발더그린이 레브킨에게 다른 건설감독관을 데려 오라고 일렀다. 근위대는 금세 집에서 식사를 하던 감독관을 붙잡아 대령했다. 그의 입가에는 무엇을 먹었는지 검붉은 자국이 완연했다. 발더그린이 건물의 설계도를 그 자에게 던져주며 물었다.

 

 - 기둥을 보강하는 공사가 반드시 필요한 공사였는지 너의 의견을 말하라.

 

 감독관은 금방 잡혀와 어리둥절했지만 자기 명줄이 걸려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설계도를 넘겨보며 기술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발더그린은 말없이 그 자들을 계속 지켜보았다. 한참을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감독관이 주뼛주뼛 발더그린에게 다가왔다.

 

 - 알아내었느냐?

 

 - 네. 소신의 생각으로는 이 건물은 가르시아의 양식을 따르고 있어 비대칭으로 지어졌습니다.

 

 감독관은 설계도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 그래서 여기 이 동쪽은 하중이 높은 반면 서쪽의 하중은 다소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첨탑이 여기 동쪽으로 다소 치우쳐 올라가 있어 아마 동쪽 부분의 하중이 첨탑의 무게를 견디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 그래서?

 

 - 그래서 총 다섯 군데에 기둥을 새로 박는 공사를 한 것 같사온데. 이상한 점은…….

 

 - 이상한 점은?

 

 - 남서쪽의 이 기둥은 하중이 미치는 자리가 아닐진대 새로 박아 넣은 듯합니다.

 

 - 어느 기둥이냐?

 

 감독관은 발더그린을 자신이 지적한 기둥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약 50cm 가량의 대리석 석재로 깎아 만들어서 쌓아 올린 기둥이었다.

 

 - 저 기둥을 뜯어내라.

 

 발더그린의 말에 감독관이 놀라 다시 물었다.

 

 - 네? 무슨 말씀이신지?

 

 - 저 기둥을 뜯어내라고 했다.

 

 감독관이 난감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 저의 의견으로는 그렇다는 것이 온데. 이 건물은 제가 지은 것이 아니라 따로 지은 사람이 있사옵니다. 제가 그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옵니다. 그래서 제 의견만으로 저 기둥을 들어내다가 건물이 잘못될까 두렵사옵니다.

 

 - 괜찮다. 그래도 들어내라.

 

 감독관이 계속 머뭇거리자 레브킨이 고함을 질렀다.

 

 - 경께서 뜯어내라고 하지 않는가!

 

 그제야 감독관은 굽실거리며 기술자들에게 뛰어가서 이것저것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기술자들은 어디서 구해왔는지 목재 기둥을 이어 붙여 기둥을 지지하고 대리석 기둥을 위에서 부터 들어내기 시작했다. 기둥을 들어내기 시작하자 건물의 천정에 먼지가 일었다. 레브킨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 남작 전하, 이곳은 위험해 보이니 잠시 나가 계시지요.

 

 - 괜찮다.

 

 발더그린은 레브킨의 말에도 계속 기둥 들어내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 조각씩 기둥이 들려 나오면 직접 가서 기둥조각의 여기저기를 확인했다. 작업은 한참 동안을 이어져 어느새 밤이 되었고, 거의 마지막 단의 기둥이 들려져 나오기 직전에도 아무것도 찾은 것이 없었다. 발더그린은 점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마지막 기둥 조각이 들려나온 이후에도 아무것도 나온 것이 없었다고 보고하자 발더그린은 나온 대리석 기둥을 모조리 부셔보라고 하였다.

 

 인부들은 불만이 많았지만 왕궁의 귀족이 하는 일이라 군소리 못하고 큰 망치로 기둥 조각을 부수기 시작했다. 수도원 안에 대리석 먼지가 가득 들어찼다. 발더그린은 인부들의 기합소리와 기둥 부수는 소리를 들어가며 수도원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 발더그린이 기둥을 들어낸 자리에 멈췄다. 기둥 밑에 어떤 바위 같은 것이 있는 듯 했다. 감독관을 불러 다시 물었다.

 

 - 이것은 무엇이냐?

 

 - 이것은 기둥이 땅으로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큰 바위를 박아 놓은 것입니다.

 

 - 파 보아라.

 

 감독관은 기둥 조각을 부수던 인부들 몇을 데리고 와서 수도원 바닥의 판석을 덜어낸 후에 다시 기둥이 있던 자리의 주위를 파내기 시작했다. 1미터 정도를 파 들어가니 바위의 밑 부분이 들어났다. 바위를 끈으로 묶어서 모든 인부들이 다 달려들어 바위를 들어내었다. 바위 밑에서는 반질반질하게 다져진 흙과 자갈이 나왔다.

 

 - 저기도 파보아라.

 

 인부들이 달려들어 거기를 또다시 파내려갔다. 한 시간 정도 파내려가고 있던 중이었다. 시간은 자정을 넘어 어느새 새벽으로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땅을 파던 인부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 뭐가 있는 것 같은데?

 

 - 저게 뭐지?

 

 이 소리를 들은 발더그린이 급히 땅을 파던 장소로 갔다. 가죽으로 쌓여진 어떤 물체가 땅속에서 나왔다. 인부들이 급히 그 물건을 가져다 발더그린에게 바쳤다. 발더그린이 가죽을 풀어 헤치니 회색빛 초승달 무늬의 단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니메데스였다. 그것은 발더그린이 책에서 본 가니메데스의 그림과 동일했다. 키르테스는 가니메데스를 양가죽으로 싸서 기둥을 박기 위해 바닥을 다지는 작업 중 구덩이에 던져 넣었던 것이었다. 수도원 안의 횃불의 불빛에 같이 반짝이는 단검을 보며 발더그린을 생각했다.

 

 … 단검을 찾았으니, 이젠 이 검을 다룰 자를 찾아야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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