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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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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22. 처형
작성일 : 17-11-27 11:56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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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리드의 에르윈 백작 공관의 뒤뜰이 횃불로 대낮처럼 밝혀졌다.

 

 두 사람이 묶여 에르윈 백작 앞에 끌려와 있었다. 한 명은 온몸이 피투성이였고, 두 사람 모두 입에 재갈이 물려져 있었다. 멀찌가니 프린이 팔짱을 끼고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 재갈을 풀어라.

 

 하인이 두 사람의 입에 물려있던 재갈을 풀었다. 그 중 한 명이 재갈이 풀리자마자 머리를 바닥에 찧으며 말했다.

 

 - 나리.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목숨 만 살려주십시오!

 

 백작이 말없이 그 자를 노려봤다. 옆에 있던 하인이 단봉으로 외치던 자의 입을 내리쳤다. 입술이 터지고 이빨이 부러져 튀었다. 그 자는 피를 토하면서도 백작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그때마다 하인은 단봉을 내리쳤다. 한참을 내리친 이후에야 잠잠해졌다.

 

 백작이 싸늘하게 말했다.

 

 - 브리스톨 산골짜기에서 내 너를 거둔지 벌써 8년이 넘었다. 은혜를 모르고 네가 이렇게 나를 배신한 까닭이 무엇이냐?

 

 그 자는 무언가 말을 하였지만 입이 부서져 무슨 말인지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아마 자기도 옆에 묶인 자에게 속았다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백작은 더 이상 듣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 재갈을 물리고, 통을 가져와라.

 

 부서져 별로 남은 게 없는 입에 재갈을 물렸다. 재갈을 물리는 고통에 뿜어져 나온 신음 소리가 횃불과 함께 일렁였다. 하인들이 포도주를 담아 두는 오크통을 가지고 왔다.

 

 - 저 두 놈을 통에 넣어라.

 

 들어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는 두 사람을 하인들이 들어서 오크통 속으로 집어넣었다. 통은 남자 두 명이 들어가기에는 비좁았지만 하인들은 그냥 물건 집어넣듯이 사람을 쑤셔 넣었다. 둘이 들어가자 바로 뚜껑이 덮여졌다. 몇 년을 쓴 오크통은 약간의 통기성은 남아있기 때문에 안에 있는 사람이 바로 숨이 막혀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숨을 쉴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공기가 제공되지는 않았기에 긴 시간을 더욱 고통 속에서 죽어갔다.

 

 네트레시아에서는 불륜을 저지른 남녀는 오크통형으로 처벌했다. 어떤 경우에는 남자가 조금 이라도 더 오래 살기위해 여자를 목 졸라 죽이는 경우도 있었다. 두 남자가 들어간 오크통은 덜컹덜컹 흔들렸다. 아마도 내일 아침 무렵에는 조용해질 것이었다.

 

 처형이 끝나자 프린이 에르윈에게 다가왔다. 에르윈이 프린에게 말했다.

 

 - 공작 전하의 혜안이 아니었다면 집에 이런 간자가 있는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사실 에르윈 백작은 집안에 간자가 있다는 공작의 말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아스트리드 공관의 하인들은 모두 브리스톨에 있는 자신의 영지에서 몇 년 동안 있었던 믿을 만한 자들만 데려 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프린은 간자가 있음을 확신하고 백작에게 한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프린과 백작이 아침 이른 시각에 그날 저녁 남문 밖에서 방문자를 만나기로 했다는 말을 저택 안에서 공공연히 하고 다녔다. 그 이후 그들은 저택의 하인들 중 외부 사람을 접촉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정오 무렵 응접실 시종이 밖으로 나갔고 프린이 뒤를 따랐다. 그 시종은 장터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고, 프린은 둘의 만남이 끝나고 헤어진 직후에 시종이 만났던 자를 족쳐 자백을 받아냈다.

 

 그 자는 백작 저택의 시종에게 들은 정보를 왕궁 내무부의 레브킨이라는 자에게 전했는데, 레브킨은 다름 아닌 발더그린의 부관이라고 했다. 발더그린이 에르윈 백작을 계속 감시해왔음이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에르윈 백작이 노발대발하며 당장 발더그린을 찾아가려고 하는 것을 프린 공작이 말렸다. 어차피 발더그린은 모든 것을 레브킨에게 덮어씌울 것이고, 설령 레브킨을 족쳐 발더그린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자백 받는다고 해도 원래 그의 일이 귀족들의 동향을 감시하는 것이라 큰 처벌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었다.

 

 -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발더그린은 백작께서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으리라 짐작할 것이오. 조용하게 처리하는 것이 발더그린에게 더욱 큰 공포를 줄 것이니 굳이 일을 크게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오.

 

 프린의 말이 그럴듯했기 때문에 백작은 일단 두 사람을 처단하기만 하고 이 사건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다만, 백작은 오히려 자신의 세력을 이용해서 발더그린에 대한 뒷조사를 은밀히 지시했다.

 

 두 사람이 다시 응접실로 들어오자 늙은 시종이 그들에게 남자 두 명이 메이를 데려왔다고 알렸다.

 

 - 메이를 데려왔다고?

 

 - 우리 일행이 이제야 도착한 모양이군.

 

 ***

 

 준석 일행은 에르윈 백작 저택의 2층 접견실에 있었다. 그들은 메이를 소파위에 눕혀두고 있었고, 메이의 아버지인 나모가 메이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프린과 에르윈이 방으로 들어가니 베르나르가 낌새를 눈치 채고 후다닥 일어나서 인사를 올렸다.

 

 - 처음 뵙겠습니다. 실버포트의 베르나르 인사드립니다.

 

 준석은 그대로 앉아 그들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에르윈 백작이 준석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프린에게 이야기 했다.

 

 - 이 친구가 그 방문자인가 보군요.

 

 준석은 자신을 동물원 동물 보듯이 하는 그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도 빤히 에르윈 백작을 쳐다보았다. 둘 사이에 싸늘한 분위기가 형성되자 멋쩍어진 베르나르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 방문자가 아직 이 쪽 세상의 풍습을 익히지 못하였습니다. 다소 예의가 없어보여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프린은 준석이 다소 까칠한 성격임을 알고 있었기에 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메이의 곁에 다가가 말했다.

 

 - 메이는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느냐?

 

 - 소인이 알아본 바에 따르면 수석행정관에게 잡혀간 이후에 흑마법에 당한 것 같습니다.

 

 - 흑마법……? 왕국 내무부에 흑마법을 쓰는 자가 있단 말이냐?

 

 - 그것까지는 저희도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프린은 수석행정관인 발더그린이 단순한 정보를 캐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굳이 메이를 이렇게 만들었을 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현재까지도 자신들이 모르는 거대한 음모가 있는 듯 했고, 아이린도 메이도 그 음모 속에서 희생되었을 수도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 음모로 인해서 저 까칠한 방문자 또한 이 세상으로 오게 되었을 것이었다.

 

 - 치료할 방법이 있느냐?

 

 - 제가 아는 바로는 없습니다. 다만…….

 

 - 다만?

 

 - 네트레시아에서 유일하게 흑마법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실버포트와 스트렌 대학입니다. 그런데 실버포트는 아시다시피 얼마 전에 불타 버렸는지라 이에 대한 전문가가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트렌 대학에는 흑마법의 후유증에 대한 치료법을 알고 있는 학자나 서적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 스트렌 대학이라…….

 

 에르윈 백작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스트렌 대학은 네트레시아의 남쪽 끝인 아르켄 지방에 있었다. 특히나 중간의 브리스톨 고원지대와 에르피스 산맥을 넘어야 하는 엄청난 여정이 필요한 장소였다.

 

 프린 공작이 말했다.

 

 - 우선 메이의 치료법을 알아내는 것 보다는, 발더그린이 무슨 속셈을 가지고 에르윈 백작을 감시하고, 메이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며, 아이린의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실버포트로 갔다는 키르테스라는 자의 행적을 알아봐야 할 것이다.

 

 프린은 에르윈 백작에게 들은 이야기를 간단하게 준석과 베르나르에게 설명해주었다. 베르나르가 맞장구를 쳤다.

 

 - 그 키르테스가 라데온 수도회의 인물이라면 아마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 터입니다. 아이린 아가씨가 죽은 이유와 방문자가 이 땅에 오게 된 이유까지 말이지요.

 

 준석이 메이를 보고 있다가 말했다.

 

 - 그럼. 메이는요?

 

 프린이 이야기 했다.

 

 - 메이는 그 이후에 스트렌 대학으로 가서 방법을 찾아봐야 할 테지.

 

 준석은 냉소했다. 이 사람들은 메이가 어떻게 되던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어차피 메이는 그들에게는 부속품에 지나지 않은 것인가. 정신을 완전히 상실한 메이는 혼자서는 먹고 마실 수도 없었다. 옆에서 누가 계속 간호를 한다면 명줄을 이어갈 수는 있겠지만, 저 상태로는 오래는 살 수 없어 보였다. 이 세상에 포도당 링거가 있을 리도 만무했다.

 

 - 이 상태로는 메이는 오래 살지 못 할 거요. 지금 바로 그 대학으로 출발하지 않는 것은 메이를 죽이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오. 난 당신들의 그런 결정에는 동의할 수 없어요.

 

 프린 공작은 준석의 혼잣말에 얼굴에 노기를 띠며 말했다.

 

 - 너도 어차피 다시 네가 있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더냐?

 

 - 나도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다른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켜가며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당신들은 실버포트로 가서 찾던 것을 찾아보시오. 난 메이를 데리고 그 대학으로 가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소.

 

 에르윈 백작이 노기를 띠며 말했다.

 

 - 이놈이 어느 안전이라고 말하는 것이 무엄하구나!

 

 백작의 고함소리에 밖에 있던 하인들 몇 명이 방으로 들어왔다. 프린이 다시 준석에게 이야기 했다.

 

 - 우리도 굳이 네 놈을 데리고 다니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아이린의 숙원을 풀어 주기 위해서는 네 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지 않느냐.

 

 준석은 기가 막힌다는 듯이 말했다.

 

 - 당신은 매일 그 죽은 아이린 타령이지. 나는 죽은 당신의 약혼자 보다는 아직 살아있는 메이가 더 중요하거든.

 

 아이린을 모욕하는 것 같은 준석의 말에 프린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허리춤의 레이피어를 뽑아서 준석의 목을 겨누었다. 죽은 약혼자를 모욕하는 것은 자신의 명예를 업신여기는 행동이었다.

 

 - 뭐라고? 그 소리 다시 한 번 해봐.

 

 준석도 화가 치밀어 프린의 레이피어를 맨 손으로 잡았다.

 

 - 왜. 날 죽이게? 할 수 있으면 해봐. 다시 한 번 말해달라고? 그렇게 해주지. 당신의 죽은 약혼자 따위는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다고!

 

 준석의 손에 푸른 불길이 올라와 레이피어가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검 자루까지 타고 내려온 불길에 프린은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하인들이 준석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그들의 발밑에서도 푸른 불길이 타올랐다. 에르윈 백작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표정으로 역력했다.

 

 베르나르가 뒤에서 준석을 붙잡으며 말했다.

 

 - 이거 왜 이러시오. 자 진정하고 말로 합시다. 이러다가 집 다 태우겠소.

 

 준석은 베르나르의 말에 흥분을 다소 가라 앉혔다. 그는 들고 있던 불이 붙은 레이피어를 바닥으로 집어 던지며 말했다.

 

 - 난 더 이상 당신들과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내일까지 메이를 데려갈 수 있도록 말과 마차를 준비해줘. 그리고 저기 메이의 아버님도 나와 같이 가실 수 있도록 해줘. 내 말에 따르지 않는다면 이 집은 물론 이 도시 까지도 모두 불타 없어질 테니 그렇게 알아.

 

 프린은 분노에 손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에르윈 백작은 프린과 준석을 번갈아 쳐다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준석은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방을 나와 저택의 앞뜰로 나왔다. 분노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준석의 손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끊었던 담배 한대가 갑자기 절실히 생각났다. 오늘 따라 밤하늘의 별은 유난히도 더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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