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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원령
작가 : 아브
작품등록일 : 2017.8.18

은동마을에서 매년 벌어지는 사망사건. 그리고 마을에 귀농을 하게 된 주인공. 마을의 저주를 둘러싸고 그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

 
13
작성일 : 17-11-27 07:41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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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살… 이요?”

 

 일기에 따르면 후지와카 스미레의 교통사고는 분명히 5월. 저주가 발동되는 것은 8월부터 10월 사이!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녀가 살해 당할 이유가 있었던가? 원한? 원한문제는 아닐 거다. 자신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마을이니까. 강도살해일리도 없다. 금전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교통사고를 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그 동안 그 마을과 관련된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연구해 왔네. 4년이라는 시간은 짧은 시간이 아니었어. 고향을 두고 타국의 시골에 연구를 하러 온 스미레양의 의도도 덩달아 추론하게 되더군.”

 

 “아… 후지와카 가문의 발자취!”

 

 “오호. 그걸 어떻게 알았나? 맞네. 그녀의 본가인 후지와카 가문이 은동마을을 실질적으로 지배했었네. 아니 당시의 표현으론 후지무라라고 해야하겠지. 가문의 비사, 혹은 가문의 보물같은 것을 찾으러 온 게 아니었을까?”

 

 “은동마을이 후지무라입니까?”

 

 “그렇네. 자네, 후지무라를 알고 있었나?”

 

 꿈에서 들어보았다는 말을 해야 할까. 미친 놈 취급하지는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단서가 될 수 있는 건 다 이야기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이상하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어젯밤 꿈에서 후지와카 스미레 양의 과거의 단편을 보았습니다.”

 

 “그녀의 꿈을 꿨단 말인가? 흥미롭구만.”

 

 “제 이야기를 믿어주시는 겁니까?”

 

 “이보게. 나는 민속학 전공일세. 꿈은 과거 인류의 문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었네. 성경의 묵시록도 결국 꿈을 기록한 것이지. 그런 걸 연구하는 내가 자네가 꿈에서 스미레 양이 되었다고 한들 매도할 리가 있겠나.”

 

 “꿈에서 저는 열 두 살의 후지와카 스미레 였습니다. 그다지 크지는 않은 시골의 오래된 기와집에 살고 있었고요. 제가 꿈에서 본 그 날은 아마도 특별한 날 같더군요. 할머니가 저에게 붉은 기모노를 입혀 주었거든요. 그러면서 그 기모노는 할머니가 후지무라에서 살던 때에 입던 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후지무라. 그래서 자네가 그 이름을 알고 있었군. 넘겨짚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 꿈은 스미레가 자네에게 뭔가를 알려주고 싶어하는게 아닐까 싶네.”

 

 “제게 말입니까?”

 

 “자네의 아버지와 스미레 양은 가까운 사이였네. 그녀의 입장에선 자네는 매우 가까운 존재일수도 있지. 도움을 주고 싶은 건지도 모르고.”

 

 “도움이라…. 어쩌면 살해당한 자신의 원한을 찾아서 갚아달라는 의도 일수도 있겠지요.”

 

 나는 어젯밤 꿈에서 보았던 그녀의 붉은 기모노를 떠올렸다. 꿈에서 언뜻 본 것이었지만 굉장히 귀한 것으로 보였다. 은동마을에 그런 것들이 더 있어서 찾아왔던 것일까…? 그리고 보물의 실 소유주들이 그녀를 살해했다는….

 

 “살해는 내 추측일 뿐일세. 실제로 스미레 양이 어떤 생각으로 이 곳을 방문했었는지, 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자네 아버지가 아닌 나로서는 전혀 알지 못하니 정확한 판단이라고 할 수 없네.”

 

 후지와카 스미레의 생각. 그것이 내가 교수를 찾아오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아버지가 남겨주신 것이 있습니다. 당신께 보여드리라고 했었지요.”

 

 나는 붉은 수첩을 꺼내 전달했다. 교수는 굉장히 흥미로운 표정으로 수첩을 훑어보더니 갑자기 껄껄 웃어댔다.

 

 “아하하하! 정답은 항상 옆에 있다더니. 자네에게 있었군. 이런 걸 이제서야 보게 되다니… 후우.”

 

 “죄송합니다.”

 

 “아아. 아닐세. 그럼 자네는 이 내용을 알고 싶어 날 찾아온건가?”

 

 “네. 아버지의 말씀도 있었구요.”

 

 “수첩의 앞 부분은 논문형식으로 된 연구노트고 중간부터는 은동마을의 토속신앙과 이상현상에 대한 기록들인걸로 보이네. 해석은 그렇게 길게 걸리지 않을 것 같네. 내일 아침에 다시 방문해주겠나?”

 

 “반나절로 충분하단 말씀이십니까?”

 

 200페이지가 넘는 내용이다. 물론 크기는 작은 수첩이지만… 번역은 단순히 언어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문맥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작업이다. 한글로 되어 있어도 저 내용을 다 이해하려면 몇 시간은 걸릴 거다.

 

 “충분하네. 고어도 아니고 그냥 현대일본어일 뿐이잖나. 이래뵈도 난 대학에서 일본문학을 가르쳤다네. 전공은 민속학이지만 그건 통 벌이가 시원찮아서 말이지. 그럼, 일단은 내일 보는 걸로 하지.”

 

 교수는 뭔가 서두르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만큼 저 수첩의 내용이 궁금하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나도 궁금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좀 더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니. 지금은 나가주게. 자네는 모르겠지만 커피를 다 마신 후부터 자네가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보이고 있거든. 솔직히 미칠 것 같은 상황이니… 나가주게.”

 

 아! 나는 그 순간 교수와 눈을 마주쳤다. 그의 눈동자는 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나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그에게 굉장히 두렵고 마주치기 싫은 존재로 보이는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 교수의 부탁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를 향한 진한 살기가 그에게서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례했습니다.”

 

 “이해하게. 눈 앞에 괴물이 보이면 자네라도 그럴 걸세. 좀 전부터 솔직하게 말하면 자네의 머리를 깨부수고 싶은 심정이었거든. 자네도 저주가 진행되면 내 마음을 이해할 걸세.”

 

 “이해합니다.”

 

 “아! 아내에게 말해 놓을 테니 2층의 다락방에 자도록 하게. 별채를 짓기 전에 내가 머물던 방일세. 그 곳이라면 여기만큼은 아니지만 지금의 자네 정도라면 견딜만 할걸세.”

 

 나는 교수를 마주한 그대로 뒷걸음 쳐 밖으로 나왔다. 교수의 아내는 그 사이 연락을 받았는지 별채 현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에게 들었어요. 2층으로 따라 오세요. 식사는 방에 넣어뒀어요.”

 

 “아…. 감사합니다.”

 

 “좀 씻으라고 말하고 싶지만 곧 날이 저무니 오늘은 이 걸로 참도록 해요.”

 

 부인은 내게 마른 타올을 내밀었다. 그러고보니 온통 땀 범벅이다. 나는 타올로 대충 얼굴을 닦으며 부인의 안내를 따라 2층으로 향했다.

 

 “저주에 걸린 사람 뒷바라지를 4년 간 해와서 대충은 알아요. 내 집처럼 생각하세요.”

 

 보통의 다락방과는 그다지 다를 바가 없는 방이다. 아. 창문이 완전히 시멘트로 막혀 있다. 그리고 페인트 칠이 벗겨진 벽 곳곳에 핏자국으로 보이는 검은 얼룩과 손톱 자국이 남아 있다. 교수가 저주를 견뎌 낸 흔적들임에 틀림없다.

 

 “감사합니다.”

 

 “남편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객사해도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그 쪽이 잘못한 게 뭐가 있겠어요. 지철씨가 잘못이었지. 푹 자도록 해요.”

 

 묘하게 가슴을 찌르는 말에 나는 그만 꿀먹은 벙어리마냥 고개만 끄덕였다. 부인은 덤덤한 표정으로 문을 닫고 내려갔다. 나는 그녀가 가져다 준 식사를 먹고 잠을 청했다. 내일의 기대를 가득 품고.

 

 

 

 꺄아아악!!!!!

 

 “으으음…?”

 

 쾅쾅쾅!

 

 부서질 듯 문을 두들겨 대는 소리에 나는 깜빡 들었던 잠에서 완전히 깼다. 대체 뭐지…?

 

 “현도 씨! 큰일났어요! 남편이!! 남편이 그만!!”

 

 “으… 무슨… 일입니까?”

 

 “남편이 별채에서 목을 맸어요!!!!”

 

 뭐?! 이런… 젠장!! 내가 잠든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나는 벗어둔 옷가지를 대충 걸쳐 입고 방문을 왈칵 열어 젖혔다. 그리고는 계단 아래로 달려 내려갔다.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의 복도 중간 즈음에서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부인은 어디갔지?

 

 먼저 내려간건가?

 

 방금 그 목소리는 부인의 것이 맞았다. 별채를 언급한 것도 부인이 아니라면 알 리가 없는 내용….

 아니야. 모든 것이 내 착각에서 일어나는 것일수도 있다. 심지어 이 상황이 꿈일 수도 있고.

 

 박성배는 밤에 누가 찾아와도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건 현관문을 말하는 거다. 방문을 뜻하는 건 아닐거다. 애초에 현관이 닫혀 있는데 방문을 연다고 누가 들어올 수 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상하지 않을까?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되는 경우도 있다. 저주란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거잖아.

 

 젠장.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내려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 순간 아랫층에서 부인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도 씨! 도와줘요!”

 

 나는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아랫층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가자 거실의 중앙에 부인이 엎드려 울고 있는게 보였다.

 

 “부인! 경찰에 신고 하셨습니까? 경황이 없으시겠지만 울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는 부인의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다가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내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그녀는 눈 코 입이 없이 맨들맨들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이런…! 씨발…!”

 

 나는 계단으로 뒷걸음질을 치면서 나직이 욕을 내뱉었다. 장담할 수 있다. 이건 교수의 아내가 아니다.

 

 그것은 괴상한 비명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여자로 착각할 정도로 작았던 형태가 거실 천정에 닿을 만큼 커졌다. 그리고 맨들맨들한 얼굴이 가로로 쪼개지면서 귀 밑까지 찢어진 거대한 입이 생겨났다.

 

 나는 계단을 달려 2층으로 도망쳤다. 현관으로 나가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락방!! 다락방으로 돌아가야 한다!

 

 10초도 안걸려 내려왔던 복도가 너무나 길게 느껴진다. 아니 실제로 너무나 길다. 숨이 터져라 달리고 있는데도 아직도 3미터 남짓한 복도의 절반도 지나가지 못하고 있다.

 

 젠장! 젠장!! 이건 저주다. 어제는 이 정도로 심하지 않았는데. 대체 왜 이리 진행된 거지? 마을을 떠나서? 아니면 교수를 만났기 때문인가?

 

 쿵. 쿵.

 

 계단을 올라오는 그 것의 소리가 들려온다.

 

 끝없이 느껴지던 복도의 벽 좌측에 계단이 보였다. 다락으로 가는 계단! 나는 미칠듯한 공포와 긴장 속에서도 정신을 놓지 않으려 애를 썼다.

 

 잡히면 죽는다. 정신을 놓아도 죽는다. 나는 다락방으로 돌아가야 한다!

 

 복도를 벗어나 다락으로 향하는 계단에 발을 올린 순간 나는 시간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것을 느꼈다. 숨을 돌릴 새도 없이 나는 바로 다락으로 돌아가 문을 잠궜다.

 

 살았다.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도 풀렸다. 나는 문 옆에 그대로 쓰러지듯 주저 앉았다. 땀이 온 몸을 적시고 있다. 소나기를 맞은 듯한 느낌이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였다. 더 이상 자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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