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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픽미! 허그미! 키스미!
작가 : 하다온
작품등록일 : 2017.11.16

가수지망생 하린은 도망친 그(그놈?)가 돌아올때까지 슈퍼스타 도현에게 사로 잡히게 된다. 그런데 오히려 하린에게 마음을 사로 잡히게 된 도현은 하린을 놓아주려 하질 않는데. 알콩달콩 사랑의 하모니를 쌓아가는 하린과 도현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14. 키스는 오해.
작성일 : 17-11-26 22:43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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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키스는 오해.

 

 

 “뭐가 손해인데요? 어, 어라? 둘이 설마 또 싸워요?”

 

 

 품 안에 한가득 짐을 들고 들어온 승훈이 대치중인 둘을 번갈아 쳐다봤다. 아까는 잘 넘어가는 것 같더니 다시 시작인 건가?

 

 

 “승훈 씨 내 말 좀 들어봐요. 방금 간호사가 들어왔다가 나랑 도현 씨가 키스하는 줄 오해하고 나갔어요. 여기서 누가 손해예요? 당연히 내가 손해죠?”

 

 

 오해 당한 것도 억울한데 그 오해의 선의의 피해자를 마치 가해자처럼 매도하는 도현을 하린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선 객관적인 제3자의 의견이 필요했다.

 

 

 “무슨 말이에요? 간호사가 들어왔는데? 어? 키이이이이쓰?!!!!”

 

 

 승훈이 너무 놀라 비명을 내지르다가 성급히 자신의 입을 막았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둘이 친하게 지내길 바랐지, 언제 키스까지 하랬어!

 

 

 “둘이 키스했어요?! 형 미쳤어요?!”

 

 “어? 형 미쳤냐뇨? 그 말 무슨 뜻이에요? 나 무지 기분 나빠지려고 하는데!”

 

 “승훈이 말 들었지? 이건 당연히 내가 손해 볼 일이라고.”

 

 “뭐라고요? 그게 어떻게 강도현 씨가 손해라는 뜻인가요?”

 

 “그 뜻이 그 뜻이지, 아니면 무슨 뜻이야?”

 

 “그만!!! 이 양반들이! 교통사고도 모자라서! 키이쓰? 지금 스캔들 터트리려고 작정들 하신 겁니까? 아니면 둘 다 미친 겁니까?!”

 

 “마승훈…….”

 

 “승훈 씨…….”

 

 

 도현과 하린이 흥분한 승훈을 동시에 불렀다. 하지만 승훈은 더욱 흥분했다.

 

 

 “왜요?!!!”

 

 

 우진의 잠적으로 아일랜드는 지금 위기였다. 우진의 유학설을 그대로 믿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일랜드 내부의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팬들 사이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도현의 첫 열애설이라는 대박 사건이 터져 나온다면 아일랜드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었다.

 

 승훈은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었다.

 

 

 “마승훈, 오해니까. 그만 진정해!”

 

 “승훈 씨 오해에요. 그런 일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테니 걱정 하지 마세요!”

 

 

 하린은 장담했다.

 

 장담은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도현은 왜 하린이 저렇게 장담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수긍했다. 하지만 승훈은 수긍이 되지 않았다. 이번엔 왜 걱정이 되지?

 

 

 “정말 키스 안 한 거 맞죠?”

 

 

 승훈은 도현의 사생활을 터치한 적이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지만, 지금 시점의 스캔들은 정말 사절이었다.

 

 

 “미쳤어요!”

 

 “아우 깜짝이야!”

 

 

 승훈은 도현에 물은 거였지만 하린이 득달같이 소리를 질렀다. 소리 지르는 품새가 아주 강도현과 비슷했다.

 

 

 “왜 갑자기 그렇게 소리를 버럭 질러요, 수상하게.”

 

 

 그러고 보니 둘의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하린은 얼굴이 발그레한 게 잘 익은 복숭아 같았다. 한 번 베어물면 절대로 입을 뗄 수 없는.

 

 도현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분명 승훈에게 뭐라고 타박 한 마디 할 법했던 도현은 키스와 관계된 것에는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입을 벌리는 순간 입 안에 진주를 빼앗길지 모르는 조개처럼.

 

 

 “진짜 키스 한 거 아니에요?”

 

 

 승훈은 가장 그럴법한 결론을 내렸다. 잡아먹을 듯 싸우기만 해대던 게 며칠 안 되었는데 금세 이렇게 상황이 급진전되다니!!! 이런 혈기왕성한 사랑을 꿈꾸는 남녀들 같으니라고!

 

 

 “아니라니까요! 내가 미쳤어요? 게ㅇ……, 그러니까 저런 남자랑 키스를 하게?”

 

 

 하린은 부득이 튀어나오는 진심에 깜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마터면 강제로 강도현을 아웃팅 시킬 뻔 했다.

 

 승훈이 도현이 우진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함부로 그의 비밀을 폭로하면 그건 실례다. 자나 깨나 입조심 해야지!

 

 

 “저…… 런 남자? 설마, 잘생기고, 멋지고, 키 크고, 능력 좋은 나 같은 남자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

 

 “뭐라고요?”

 

 

 헉! 어떻게 자신의 입으로 저런 말을 할 수가 있지? 하린은 다물어지지 않은 입을 막으며 생각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객관적으로 잘생겼고 멋졌고 키도 컸고 누가 연예인 아니랄까봐 옷발은 타고났다.

 

 

 “아무튼 우리는 키스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 할 일도 없어요. 그 오해에 대한 손해는 저고요. 맞죠?”

 

 

 하린의 시선이 도현에게로 옮겨갔다. 그들의 시선이 얽혀들었다.

 

 하린은 이상한 여자였다. 다른 여자들처럼 자신에게 들러붙지 않을뿐더러 자신에 대한 이성적 관심이 전혀 없어보였다. 자신과의 키스를 이야기 할 때도 저렇게 담백할 수가 없다. 그야말로 저런 여자는 처음이었다.

 

 

 ‘아마도 강훈과 연인 사이이기 때문이겠지.’

 

 

 손해는 저라며 콕 박아 결론을 낸 하린의 편을 그냥 들어주자 싶으면서도 왠지 한 번 더 건드리고 싶은 장난기가 솟았다.

 

 

 “하지만 여전히 객관적으로 손해는 내 쪽이 많아.”

 

 “하! 당신만 인기가 많은 줄 알아요? 이제 와서 이야기지만, 나도 엄청 유명했거든요. 한국여고 박하린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고요. 매일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고백 순서 정하고. 뻑하면 따라다녀서 강훈이가 맨날 데리러 오고. 아휴. 얼마나 지겹던지.”

 

 “그렇군.”

 

 

 하린이 도현에게 지지 않겠다며 모험담을 늘어놓자 도현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이럴 땐 장난감 가지고 싸우는 어린 애 같아서 귀여웠다.

 

 

 “오~~ 진짜예요?”

 

 

 승훈이 놀라긴 했다. 하린이 인형처럼 아기자기하게 예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묘한 매력이 있었다. 완벽한 미인형은 아닐지라도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흘러나오는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하린의 매력을 외모로만 평가하기엔 너무 모자랐다. 진정한 매력은 그녀의 말투와 행동이었다. 쉽사리 사람에게 지거나 낮추지 않으면서도 절대 그 사람을 밟아 누르지도 않았다. 가끔 아이처럼 우길 때도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의 배려와 마음씀씀이가 하린을 다시 보게 했다.

 

 

 “그럼 진짜죠! 그러니까 이 오해는 내가 손해라고요.”

 

 “그럼 그렇다 치든지.”

 

 “그렇다 치는 게 아니라 정말 내 손해라고요. 객관적으로 완전 레알 백퍼.”

 

 “편할 대로 생각해.”

 

 “아~~~ 그게 아니라고요~~~~!!”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콧김을 뿜으며 이야기하는 하린과 그것이 몹시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숨기지 않고 말을 하는 도현 사이에서 승훈은 사온 음료수를 풀지도 못하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키스는 하지 않았다지만 둘 사이에 전에 없던 이상한 기류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연예계 숨은 커플 감지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승훈이 느끼기엔 이 기류는 심상치 않았다.

 

 

 ‘앞으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승훈의 조용함도 눈치 채지 못한 채 그들의 투덕거림은 끝이 없었다.

 

 “아 참, 물 안 줘요?”

 

 “아.”

 

 “물 말고도 많네. 좀 꺼내놓지. 어머! 이거 내가 어떻게 좋아하는 줄 알고 사왔지?”

 

 

 승훈은 혹시나 해서 빵을 몇 개 사왔다. 하린이 물을 마시자마자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까지 불렀다.

 

 

 “승훈 씨도 먹어요. 도현 씨는 먹을 거예요?”

 

 “먹을 거야.”

 

 “에이~ 안 먹을 거잖아요. 사람이 거짓말 하면 쓰나.”

 

 

 하린은 승훈에게는 이미 빵을 건네주고선 도현에겐 주지 않았다.

 

 

 “물어보고 안 주는 건 뭐야?”

 

 “호호호. 예의상 한 얘기죠. 동방예의지국에 살다보니 이런 빌어먹을 예의만 몸에 배어서. 연예인은 이런 빵 먹으면 큰일 나요. 탄수화물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죠? 다 내가 강도현 씨 생각해서 말해주는 거예요.”

 

 

 도현은 피식거리며 커피를 홀짝였다. 승훈은 빵을 손에 들고서 먹을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딱딱하고 어려운 도현이 연체동물처럼 물렁해 보이는 것에 입맛이 뚝 떨어졌다.

 

 

 “형, 이제 들어가 보세요. 여기는 제가 있을게요. 사무실 가실 거죠?”

 

 

 벌써 시간이 꽤나 흘러있었다. 오전에 집에서 나섰는데 예상치 못한 병원행으로 사무실은 아예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보통 가수들이 회사를 자주 가요?”

 

 

 하린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관해서 까막눈이었다. 언제라도 가수가 되고 싶고, 그쪽 생활에 동경이 가득 했지만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

 

 

 “회사에 형 작업실이 있으니까 자주 간다고 봐야죠.”

 

 “작업실이요? 거기서 무슨 작업 하는데요? 아일랜드 신보는 미뤄진다고 했던 것 같은데.”

 

 

 하린은 승훈을 건너 슬쩍 도현을 보았다.

 

 

 “형, 솔로 앨범 내요.”

 

 “솔로 앨범이요?”

 

 “아무래도 신보가 뒤로 미뤄지니까. 게다가 누나도 알지만 우진이 형이 언제쯤 돌아올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기약 없이 연기 된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렇구나.”

 

 “도현이형, 솔로 앨범 오랜만이라 엄청 신경 쓰고 있어요. 다들 기대가 있으니까. 작곡가 재우도 참여해요.”

 

 “작곡가 재우요?”

 

 

 작곡가 재우라니. 재우는 히트곡 제조기로 유명한 요즘 핫한 작곡가였다.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 것이 좋아서 하린도 자주 듣는 음악의 작곡가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아일랜드의 행보였다. 아일랜드는 항상 도현의 자작곡만으로 앨범을 발매했었다. 타 작곡가의 곡을 받지 않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의아해 하는 하린의 눈을 보며 승훈이 대답했다.

 

 

 “모험이자 도전이죠. 승부수를 던져 본다고나 할까?”

 

 

 갑작스러운 아일랜드 신보의 발매 취소로 팬들의 원성이 높았다. 하루라도 빨리 솔로 앨범을 발매해야 하는데 시간이 넉넉하진 않았다.

 

 재우 작곡가와이 협업은 새로운 시도이기도 했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분업이기도 했다. 우진과의 앨범을 위해 만들어 뒀던 곡들은 아일랜드 앨범을 위해 놓아두고 싶은 도현의 마음이었다.

 

 

 “그만.”

 

 

 도현이 길어지는 승훈의 말을 자르고 나섰다. 도현도 승훈도 이미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하린에게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었다.

 

 

 “제가 흥분해서 말이 길어졌네요. 누나 이거 다 비밀인거 알죠?”

 

 “그럼요. 입 꼭 다물고 있을게요.”

 

 “자, 형은 이제 그만 가셔요.”

 

 

 승훈의 채근에 일어나려던 도현은 하린의 눈과 시선이 딱 마주쳤다.

 

 병원에 입원하느라 끼니를 챙기지 못했던 하린은 무척이나 먹음직스럽게 빵을 먹고 있었다.

 

 그녀의 볼은 터질 듯이 빵빵했다. 이미 물 한 병은 비운 채였고 승훈이 사온 음료수를 쪽쪽 빨아먹고 있었다. 그녀의 손의 꽂혀 있는 수액은 똑똑똑, 정확한 간격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저러다 곧 근심을 풀어야겠다고 또 다시 아우성 칠 것 같았다. 그러면 승훈이 하린을 안고 화장실로 갈야 할 테지?

 

 생각이 거기까지 마친 도현의 얼굴이 작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원고지를 구기듯 구겨졌다.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형 안 가고 뭐하세요?”

 

 

 승훈이 나갈 생각도 않고 가만히 인상을 찌푸린 채 서 있는 도현을 독촉했다.

 

 

 “박하린이 못 걷지.”

 

 “네?”

 

 “박하린이 못 걷는다고.”

 

 “알아요. 누나 못 걷는 것. 그러니까 제가 잘 보살필게요.”

 

 

 두 볼을 꽉 채운 다람쥐처럼 빵으로 두 볼을 빵빵하게 채우고 있던 하린이 빵을 식도로 넘기며 말했다.

 

 

 “제 몸은 제가 혼자 잘 보살필 테니, 두 분 다 가세요. 나는 혼자 있으면 되니까.”

 

 “에?”

 

 “내가 애도 아니고 혼자 있을 수 있어요. 목발이나 갖다 두고 주고 가세요. 얼른 빨리!”

 

 

 하린이 손을 휘이휘이 저었다.

 

 하린의 말에 도현과 승훈 모두 불편한 시선으로 하린을 쳐다보았다.

 

 

 “가시라니까요!”

 

 

 하린 말이 맞았다. 하린을 승훈이가 간호하기도 그렇고, 가족이 없는 하린은 딱히 부른 만한 사람도 없었다. 미자에게 알릴 수도 없었다. 분명 하린이 죽을병이라도 걸린 줄 유난을 떨어줄 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간병인을 쓰기인 정말 멀쩡했다. 그냥 조금 걷기 불편할 뿐.

 

 

 “알겠어요. 누나 뭐 필요하면 바로 전화해요.”

 

 

 도현과 승훈이 병실을 떠나려는 찰나 띠링- 승훈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확인한 승훈이 경악에 찬 얼굴로 도현을 돌아보았다.

 

 

 “형! 큰일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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