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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완더러스(wanderers)-방랑자들의 세계
작가 : Ryan
작품등록일 : 2017.11.17

미지의 세계로 전이된 서로 다른 사정을 가진 세력과 인물들이 살아남고 살아가기 위해 투쟁과 암투를 벌이는 가운데 혼자만 낯선 세계로 떨어진 범상치 않은 한 남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액션 멜로 미스테리 판타지물

 
어설픈 동행과 폐허 속으로
작성일 : 17-11-26 16:03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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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로렌이 말한 기한 중에 하루가 지났지만 미르에게서 서두르는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평소 탐색을 할 때와 같이 일정한 속도로 주변을 살피며 걷던 그는 햇빛이 비출 때쯤 숲을 빠져나와 폐허가 시작되는 입구를 지나 몇 개의 골목을 지나자 최근 복귀 할 때 하운드를 죽였던 막다른 벽이 있는 골목에 도착했다. 그 곳에는 하운드가 그물에 잡혀 발버둥 칠 때 생긴 흔적들과 부서진 나무 조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가 떠나고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을 테니 당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흔적들과 함께 그 자리에 남아 있어야 할 하운드의 시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홍건하게 바닥을 덮었던 핏자국마저 사라져 버려 그 곳은 피 흘리는 전투가 있었다기보다는 그저 누군가 난동을 부린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일반인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지만 당사자인 미르는 동요하지 않았다.

 

 이미 여러 번 목격한 모습이기도 했거니와 어차피 이 세계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인간에게 적의를 가지고 공격해서 잡아먹는 괴물이나 그런 괴물에게서 보호해주는 나무라든지 하는 것들에서 이미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 세계는 원래 그런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은 살아가고 있는 것뿐이다. 미르도 처음에는 시체가 사라지는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 이터를 죽인 후 근처에 숨어 시체를 주시했었다.

 

  정말 맹세하건대 미르는 최대한 절제하면서 눈을 깜박이는 순간을 빼고 단 한 순간도 시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 참다 참다 한번 눈을 감았다 뜬 순간 찢겨지고 피투성이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이터의 시체는 말 그대로 사라져 있었다. 마치 증발하듯이 말이다.

 

 그것을 본 미르는 그의 눈을 의심하며 달려 나왔지만 시체가 있던 자리에는 흔적만 남아 있을 뿐 어디에도 고깃덩이가 된 시체와 핏자국은 남아 있지 않았다. 미르는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의 위치를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와 그다지 변하지 않았기에 깜박 존 것도 아니었다. 아니, 졸았다고 해도 그가 알아차리지 못 할리 없으며 이토록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었다. 그 때 미르는 깨달았다.

 

  이 세계의 법칙은 그의 인식에서 벗어나 있었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때부터 그는 될 수 있으면 이 세계의 근원을 파고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복귀를 위한 단서도 얻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신기한 점은 이터에게 채취한 부위들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그것을 활용해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연구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졌다.

 

 다시 돌아와서, 미르는 등에 지고 있는 배낭을 열어 어제 빈스에게 받은 수리된 쇠 그물을 꺼냈다. 바닥에 펼쳐서 내려놓고 그가 알고 있는 비법대로 그물의 바깥쪽을 차곡차곡 접은 뒤에 다시 들어 올려 설치해 두었던 벽 아래로 걸어갔다. 부서진 잔해를 치우고 둥글고 긴 철통에 그물을 넣은 그는 움푹 파인 곳에 통을 집어넣고 지난번 사용으로 끊어진 끈을 좌우로 연결하고 손잡이를 돌려 뒤로 최대한 당긴 뒤 고리를 연결해 장전을 마쳤다.

 

 통을 붙잡아 당기고 있는 끝은 당기면 탄성이 있는 것으로 ‘해머타우로스’라고 불리는 이터의 힘줄을 가공해서 만든 물건이었다. 마지막으로 고정된 고리를 해제하는 작동 장치인 나무판을 다시 원 상태로 돌리면 그물함정의 설치가 끝난다. 작업을 마친 그는 일어서면서 한참을 작업하느라 구부리고 있던 허리와 다리를 쭉 펴다가 이왕 하는 김에 몸 여기저기를 돌리고 뻗으며 스트레칭까지 해버렸다.

 

 팔을 붕붕 돌리던 미르는 준비동작 없이 튀어나가더니 직선으로 가로막고 있는 벽을 두 번 발로 차며 오르고서 벽 끝을 손으로 잡고 몸을 당기며 둥글게 몸을 말아 공중제비를 도는 모습으로 벽을 넘었다. 가볍게 착지한 그는 뒤로 돌아 다행히 아직 무사히 벽에 박혀 있는 단검 두 자루를 확인하고 회수하여 날을 살펴본 뒤 갑옷벨트에 넣어두었다. 이가 조금 빠지긴 했지만 아직 쓸만해보였다.

 

 다시 걸음을 옮기던 그는 갑자기 뒤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기척에 뒤를 돌아보았다. 평소 같으면 이터의 추격을 대비해서 긴장했을 테지만 지금은 로렌이 준 수호목의 나뭇가지가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럼 이터가 아니라면 벽 너머의 추격자는 어제 밤부터 느꼈던 기척의 주인공일 것이라고 미르는 확신했다. 추격자가 붙은 것을 알아차린 건 새벽에 잠깐 잠을 깼을 때였다.

 

 흠칫 놀라며 눈을 뜬 그와 동시에 어디선가 긴장하는 기척을 느낀 것이다.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주변을 탐지해 의심 가는 나무를 아침까지 예의 주시했지만 별다른 위협이 없자 평소에 하던 대로 움직였다. 그리고 함정을 수리할 겸 일부러 막다른 벽이 있는 골목으로 왔다. 확신하건대 추격자는 곧장 벽을 넘으면 소음이 생기고 엄폐물이 없는 골목에 떨어져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과 그렇다고 안전하게 벽을 넘을 수 있도록 미르가 멀어지기를 기다리자니 목표물을 놓칠지 모른다는 위험성 중간에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지 몰라도 고생 좀 해라.’

 

 짓궂게 웃은 미르는 최대한 발소리를 죽여 골목을 빠져나갔다. 그가 골목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고 한참 뒤 골목 뒤에서 서두르는 기척이 들리더니 후드를 쓴 사람이 날렵하게 벽을 넘어왔다. 바닥에 착지하며 본 골목에 아무도 없자 낭패한 탄식이 흘러나왔다.

 

 “빌어먹을!”

 ‘타닥!’

 

 착지와 동시에 빠르게 달려 골목 끝에서 바닥과 벽을 살펴본 추격자는 흔적을 발견할 수 없자 잠시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보이는 동작으로 오른쪽 골목으로 달려 나갔다.

 

 그가 사라지고 왼쪽 골목 중간 쯤 짙은 그림자가 있는 곳에서 흔적 없이 사라졌던 미르가 모습을 드러냈다. 날카로운 눈으로 추격자가 사라진 방향을 보던 그는 곧 신속하면서 은밀하게 뒤를 쫓기 시작했다. 이제 그가 추격자가 될 차례였다.

 

 -

 

 시그룬은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 쪽이 아닌 건 확실해. 제길……. 확실히 살펴보고 다른 길을 선택했어야 했는데 너무 성급했어.’

 

 입술을 꾹 깨물며 후회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그 순간에는 서둘러 선택하지 않으면 목표 대상을 잃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목표물을 놓쳐서 선택한 길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다니, 파수꾼으로서 실격이었다. 성채에서 여러 방면으로 이름 높은 회색 파수꾼의 뒤를 쫓으라니, 그 말을 들었을 때 지금 자신을 불러놓고 농담을 하는 줄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받아들였다. 물론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평소 호승심을 가지고 있던 대상이었고 워낙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기에 호기심까지 더해져 승낙하고 말았다. 거기에 더해 선 보상으로 받은 크고 아름다운 ‘그 물건’에 마음이 흔들린 것은 사소한 일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아무튼 시그룬은 그래도 처음에는 자신이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녀도 폐허에 발을 들이고 거의 반년이 넘도록 살아남은 전사가 아니겠는가. 파수꾼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지켜지는 규칙대로 다른 사람들과 겹치지 않는 지역에 들어가 그녀 나름대로 개척한 경로와 괴물들을 피해가며 탐색을 해나가던 시그룬은 목숨을 건 스릴 넘치는 모험가가 된 것 같은 자부심과 폐허를 다녀올 때마다 챙길 수 있는 원재료들과 물건들을 부족에 가져가면 받게 되는 인정에 고취되어 자신감이 최고조에 올라 있었다.

 

 그렇기에 제아무리 회색 파수꾼이라 해도 놓치지 않을 자신이, 아니. 넘어서지는 못해도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건 터무니없는 자만이었다는 사실이 단 한 수만에 드러났다. 그것도 추격을 시작한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서 말이다. 자존심이 무척이나 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현재 중요한 것은 그녀가 헤매고 있는 길을 빠져나가 다시 목표의 뒤를 쫓아 따라붙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잔인하고 위험한 폐허의 괴물들에 의해 갈가리 찢겨 시커먼 목구멍에 삼켜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거의 일정한 간격과 비슷한 구조로 일관되어 있는 그녀가 탐색하던 구역과는 다르게 직선이던 골목이 급격하게 틀어지거나 갑자기 낭떠러지가 나오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막다른 골목이 나타나기도 했다. 일정한 규칙 없이 제멋대로 지어진 모습이 마치 미로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분하지만 결국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로 결정한 그녀는 발을 돌렸다. 회색 파수꾼이 이쪽 길로 간 것이 맞는다면 빠르게 이동한 그녀에게 따라잡혀도 벌써 잡혀야 했다. 그녀가 틀린 것이 확실하다.

 

 길을 되짚으며 돌아가는 시그룬은 초조해졌다. 의뢰인은 회색 파수꾼을 중심으로 일정 범위를 벗어나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이터들에게서 이목을 숨겨주니 만약 그녀 홀로 떨어지게 된다면 안전을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갈림길에서 길을 잃고 헤맨 시간은 10분 남짓. 그녀는 달리면서 하늘을 확인했다. 아직 박쥐날개와 긴 귀를 가진 이터-데빌윙은 보이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폐허는 수호목의 영향권에서 가까운 외곽이 가장 안전하다지만 배회하는 이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방심하는 순간 어두운 골목 어디서 튀어나온 하운드의 손톱이 튀어나올 수 있고, 하늘 높은 곳에서 지상을 바라보고 있던 데빌윙이 등 뒤로 날아와 그녀를 낚아채 올라가 몸속의 피를 전부 빨아먹을지 모른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만에 하나 소뿔을 가진 외눈박이 괴물과 마주치는 순간 의뢰고 뭐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쳐야 한다.

 

 다행히 돌아가는 길목을 기억하고 있는 그녀는 문제의 원인 이었던 갈림길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금 안심되는 마음에 걸음을 늦추려는 순간이었다.

 

 ‘오싹’

 

 갑자기 등줄기를 타고 느껴지는 섬뜩한 느낌에 그녀는 달리던 발을 멈추고 벽에 바짝 달라붙어 몸을 숨겼다.

 

 ‘쿵, 쿵, 쿵, 쿵’

 

 심장이 요란하게 박동하는 것은 달린 것 때문이 아니다. 겨우 이정도 달린 것으로 그녀가 무리를 느낄 리 없다. 그녀는 선천적으로 기척을 느끼거나 위험을 감지하는 것에 뛰어났다. 꼬챙이 하나 들고 들판을 뛰어 놀던 어린 시절부터 그것은 감각적이라고 할 정도로 그녀의 몸에 각인 되어 있었다. 덕분에 초원과 숲에 숨어서 어린 그녀를 노리던 맹수의 이빨과 발톱에서 무사할 수 있었고 몇 번이나 되는 암살과 전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기에 그녀는 자신의 감각을 무엇보다 믿고 있었다. 그것은 이 세계로 넘어와서 폐허를 탐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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