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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마녀를 부탁해!
작가 : 윤하라
작품등록일 : 2017.11.24

몰락한 왕국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핏줄, 하원. 목숨을 걸어가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하원을 주운 카넬리안. "죽고 싶지 않습니다." 황실에 맞서서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카넬리안과 하원,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모든 걸 바치려는 카넬과, 기꺼이 마녀가 되기로 한 하원의, 목숨을 건 로맨스!
[ha0ra0yoon@gmail.com / twitter.com/Hara_yn]

 
5화. 탈출 작전
작성일 : 17-11-26 03:12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4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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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원은 가만히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선 가만히 생각했다.

 지금 뭘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이게 꿈인 걸까.

 하원의 앞에 서 있던 자화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림자라는 게 되고 싶다고 되는 거였나요, 신사님?”

  “…압니다. 하지만.”

  “알고 계신다면 다행이네요. 더 이상의 할 말은 없을 것 같군요. 즐거웠어요.”

 

  자화의 명백한 축객령에 카넬리안은 입을 꾹 다물고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카넬리안을 비어있는 방으로 보낸 자화는 하원에게 깊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연락이 없어 걱정했어요, 주군.”

  “무사해서 다행이야.”

  “다행히 잡힌 동지는 많지 않아요. 지금 작전을 세우는 중이에요.”

 

  하원은 품에서 카넬리안이 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소문은 과장된 사실이었다.

 황실에서 굳이 일을 벌인 이유가 뭘까?

 

  “작전일은 언제야?”

  “내일이에요. 주군은 몸을 숨기고 계세요.”

  “황실이 내가 누군지 알고 잡아갈 일은 없지.”

 

  작전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하원은 담배를 피우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이곳에서 자화는 수많은 남자들을 들였을 것이고, 그렇게 보낸 수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웠을 것이다.

 

  “자화, 이젠 내가 정면에 나설 때도 되지 않았을까?”

  “위험해요.”

  “내가 무능하고 약했기 때문이지.”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하원은 앞에 있는 테이블을 내려다보았다.

 테이블 위 술잔 바닥에서 물이 소용돌이치며 잔을 가득 채웠다.

 잔에 넘쳐 테이블보를 흥건히 적신 물은 반투명한 안개로 피어오르며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나는 시레네의 하나 남은 후손이야.”

 

 

 

 

 

 

 

 

 

 

  “그림자가 실재하긴 하는군요.”

  “그런가요?”

 

  무심하게 대답한 하원은 카넬리안의 손목을 잡은 채로 밤거리를 걸었다.

 자화에게 작전을 전해 들었으니 내일 백작저의 지하 감옥을 털기만 하면 된다.

 특이하게도, 동지들은 황궁이 아니라 퀄트 가 저택의 지하에 갇혀 있다고 했다.

  황실에서 직접 손을 쓰고 싶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해봐야 했다.

 

  “그렇게 대놓고 얘기하면 누구라도 거절할 거예요.”

  “그렇겠죠. 더군다나 그림자에 자원하겠다는 사람은 없었겠죠?”

 

  카넬리안은 사람 좋은 미소로 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하원은 카넬리안을 날카롭게 살폈다.

 의심스러웠다.

 그림자를 찾는 것도, 그림자에 들어오겠다는 것도, 하나같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도움이 되겠죠.”

  “조언 감사합니다.”

 

  황실에서 심어둔 간첩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지나치게 귀족스러운 얼굴부터, 검을 오래 잡은 듯 굳은살이 밴 손도, 홍등가에 어울리지 못하는 태도도, 모두 이 거리와 동떨어져 있는 사람이었다.

 

  “시레네 출신들에게 살갑게 대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마운걸요.”

  “황실을 증오하기 때문이죠.”

 

  하원이 걸음을 옮기다 멈칫했다.

 미끼일까, 진실일까.

 하원은 흔쾌히 미끼를 물어주기로 했다.

 

  “그래서 그림자에 들어오고 싶다는 건가요?”

  “그런 셈이죠.”

 

  카넬리안은 황실의 사람일까?

 황실의 사람이라면, 정공법을 즐기는 황제보다는 능글맞은 황태자의 사람에 가까워 보였다.

 혹은 황실에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사람일까?

 복수에 눈이 먼 사람이라면 이렇게 적극적인 이유를 조금 이해할 것도 같았다.

 어느 방향이든, 그림자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잠시 시장에 들렀다 가요.”

  “살 게 있습니까?”

  “네. 이것저것.”

 

  하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애연가였기 때문에, 담배를 많이 쟁어 두어야 했다.

 담배와 술을 한 바구니 사면서 하원은 카넬리안에게 표시를 해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위험한 패인지, 도움이 될 카드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일단 그림자의 공격은 받지 않도록 해주어야 했다.

 

  ‘내일 표시할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네.’

 

  집에 도착하자마자, 하원은 방으로 들어와 담배를 꺼냈다. 내일을 위해 생각해둬야 할 일이 많았다.

 

 

 

 

 

 

 

 

 

 

  ‘작은 새와 같은 연약한 동지들을 이렇게 가둬두다니.’

 

  하원은 한숨을 쉬며 담배를 마저 피웠다.

 자화와 다른 동지들이 선택한 방법은 최대한 요란하게 지하 감옥을 부수는 것이었다.

 퀄트 가는 전통만을 따르는 허울덩어리였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끼 같은걸.”

  “미끼라면 한 번 걸려 주어야지요.”

 

  하원의 걱정스러운 말에, 옆에 있던 가야가 즐겁게 대답했다.

 가야는 무너져가는 왕궁에서 하원이 탈출할 수 있도록 몸을 바쳐 도와준 기사 중 한 명이었다.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를 드러내며, 가야는 하원과 함께 동지들이 차례대로 지하 감옥을 빠져나가는 것을 지켰다.

 

  “이제는 황제가 힘이 없나본데.”

  “제국신문에서는, 황제께서 이번 추수제를 특별히 화려하게 여신다고 하던데요.”

  “그래?”

 

  축제로 잔뜩 시끄러워질 생각에 하원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하원의 얼굴을 가리는 후드가 조금 답답했다.

 수십 명의 동지들이 안전하게 감옥을 빠져나가자, 가야는 검을 들어 동지들이 갇혀있던 바위 바닥에 메시지를 새겼다.

 

  ‘마귀의 그림자’

 

  몇 년 전 황제가 하원의 꾀에 넘어가 허탕을 쳤을 때, 분노에 못 이겨 시레네 출신의 건달들을 가리키며 지은 이름이었다.

 그 때 황제는 하원을 잡을 뻔했다.

 물론 그림자에게서 완벽한 비호를 받는 하원을 잡아낼 수는 없었다.

 

  “주군!”

 

  가야의 비명어린 소리와 함께, 하원이 밟은 바위가 폭발했다.

 콰광.

 고막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바위가 부서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감옥 안을 밝히던 횃불이 폭발과 함께 터졌다.

 

  이럴 줄 알았지.

 하원은 발아래가 무너짐을 느끼자마자 온몸을 물의 소용돌이로 보호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하원의 손이 달달 떨렸다.

 조금 늦었다면 죽었거나, 죽을 만치 다쳤을 것이다.

 

  “…아, 아아, 주군…, 주군…….”

 

  다행히 가야는 좁은 가운데서도 폭발을 피했는지 망연자실한 목소리로 하원을 찾고 있었다.

 능력이 있어 다행이었다.

 이런 식으로 미끼를 깔아둘 줄이야.

 지하 감옥은 어느새 부서진 돌덩어리로 가득 차 발 디딜 틈 없이 갇히게 되었다.

 

  “가야, 괜찮아? 다친 데 있어?”

  “…세상에, 주군, 괜찮으십니까? 세상에, 신이시여, 아아…….”

 

  하원은 가야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돌덩이를 부수며 길을 텄다.

 다행히 동지들이 다 빠져나가고 폭발했으니 그들은 괜찮을 것이다.

 하원과 가야가 무사히 지하에서 도망치기만 하면 작전은 성공할 것이다.

 

  “크게 다친 데는 없구나. 다행이야.”

  “시레네께서 굽어 살피신 덕입니다. 아아. 정말 다행입니다.”

 

  가야는 온몸에 생채기가 생긴 걸 빼고는 괜찮았다.

 구왕국의 신까지 찾으며 감사인사를 드리다니, 어지간히 놀랐나보다.

 피식거리며 웃은 하원은 위층의 소리에 기울였다.

 하원과 가야가 있는 바로 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렸다.

 유창한 제국어의 억양이 들리는 것을 보면, 미끼를 건져 올릴 사람들이 모여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야, 놀라지 말고 내 옆에 꼭 붙어 있어. 우린 이제 여기서 탈출할 거야.”

  “…어떻게 탈출을, 저희는 여기에 갇혔습니다.”

 

  낙담한 표정의 가야를 보며 어깨를 두드려준 하원은 천장을 지탱하는 바위에 가만히 손을 댔다.

 가야의 어깨를 꼭 잡으며 보호막을 친 하원은, 바위에 댄 손에 힘을 주었다.

 

  “으아아악!”

  “…어떻게…, 이게…….”

 

  하원의 예상대로 지하의 바로 위층에는 여러 기사들과 퀄트 가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사람들이 모인 중심의 바닥에 구멍이 뚫렸기에, 몇 명은 하원과 가야가 있던 지하로 속절없이 추락했다.

 

  “황제답지 않게 머리를 썼네. 칭찬할게.”

  “…네가, 그림자의 수장이냐?”

  “음. 네가 여기 집사구나. 잘됐다.”

 

  나이가 꽤 많아 보이는 남자를 콕 집어 가리킨 하원은 그 남자의 멱살을 잡아 가야 쪽으로 던졌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방금 하원이 흔들어놓은 지진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듯 했다.

 하원은 집사를 들쳐 맨 가야를 데리고 그대로 정문으로 뛰어나갔다.

 

  “잡아라!”

  “그림자의 수장이다!”

  “잡는 자에게 상을 내리겠다. 무조건 잡아!”

 

  하원은 동지들이 준비해줬을, 저택 앞 정원에서 풀을 뜯는 말 두 마리를 잡아채 그대로 타고 저택을 도망쳤다.

 혼란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들을 상대로 도망치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뒤에서 정신없이 따라오는 가야를 데리고 하원은 어디로 숨을 것인지 잠시 고민했다.

 

  “가야, 숨어있을 곳이 있어?”

  “…제 집은 이미 들켰을 겁니다. 홍등가로 숨어들까요?”

 

  탈출시킨 동지들은 저택의 뒷길을 통해 해당화의 중심에서 해산했을 것이다.

 홍등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피해야 했다.

 어디로 가야, 안전할까.

 

  “…따라와.”

 

  하원은 카넬리안이 머물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어제 카넬리안이 하원에게 미끼를 던졌다면, 이번에는 하원이 카넬리안에게 미끼를 던질 차례였다.

 그림자의 적이 될지, 유용한 카드가 될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골목을 요리조리 가로지르며 퀄트 가의 기사들을 피해 카넬리안의 집 문을 두드리자, 카넬리안이 반기며 문을 열어주었다.

 

  “카넬리안, 잠시 신세 좀 져도 될까요?”

  “…어, 뒤에 따라오는 분이 누구지요?”

  “당신이 원하던 그림자의 일원이에요.”

 
작가의 말
 

 6화부터 10화까지는 매일 한 편씩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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