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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박상궁
작성일 : 17-11-25 22:35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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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아침에 눈을 뜬 수빈은 이불킥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크게 실수한 것은 없었지만 해롱거리던 제 모습이 떠올라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또 술을 먹으면 개다!’

 

 그런데 문제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민희가 일을 내고 말았다. 조반을 들기 전 몸단장을 할 때였다.

 

 “마마, 혹시 술 드셨습니까?”

 

 “뭐? 무. 무슨 소리인지? 술이라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오는 물음에 시치미를 때보았지만 민희는 더욱더 확실하다는 듯이 두 눈에 힘을 주고는 한상궁을 불러들였다.

 

 “한상궁 마마님, 마마가 술을 드신 것 같습니다. 방안에서 느껴지는 이 이상한 냄새! 이건 필시 술내입니다.”

 

 확신을 담아 당당하게 말하는 민희의 모습이 여간 얄미운것이 아니었다.

 

 한숨을 내쉰 수빈이 두 사람을 쫓아내 버렸다. 밤새 있었던 일이 실시간 오색찬란 컬러 플로 떠오르는 것도 모자라서, 두 사람의 으름장과 잔소리를 더하자니 몸서리가 쳐졌다. 두 사람을 내보내버리고 보료에 누웠다. 얼마 뒤 한상궁이 술국을 들고 들어온 후에는 아예 이불을 뒤집어써 버렸다.

 

 #

 

 “준비는 다 되었습니까?”

 

 “예, 아가씨. 말씀하신 데로 사람을 뽑아 놓았습니다.”

 

 “그럼 그들의 두령을 불러 주십시오.”

 

 “예, 희아는 발을 내리고, 여서 아가씨의 시중을 들고 있거라.

 

 고개를 끄덕인 여인이 앞쪽에 말려 있던 발을 조심스레 내려주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였다. 상단주의 첫째 아들 진기가 명에서 데려온 아이였는데, 죽을 뻔한 것을 그가 구해준 뒤 그를 따라 다니고 있다고 한다. ‘희아’ 라는 이름도 그가 지어준 것이라고 했다.

 

 특이한 것은 말을 못 하는 것도 아니면서 평소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대화를 하는 이는 진기뿐이었다. 그녀가 한쪽에 조용히 시립 하자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들어왔다.

 

 건장한 체격의 사내였다. 짙은 눈썹과 꽉 다문 입술이 제법 고집 있게 생긴 이였다.

 그가 크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해왔다.

 

 “최득수라고 합니다.”

 

 이름으로 보아 평민으로 보였지만, 그는 양반가의 자제였다. 영상 세력의 수작으로 몰락한 집안의 자제인 그를 끌어들인 것은 수빈 이었다.

 

 “처음 뵈어요. 최가라 합니다.”

 

 발 너머에서 고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눈동자가 잘게 떨렸지만, 곧 무심한 듯 변했다.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 수빈이 그에게 몇 가지 사항을 당부했다.

 

 “절대 상단의 존재가 드러나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혹여 그대들의 존재가 들통나더라도 여러분은 파락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불필요한 살생을 금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무뢰배가 아닙니다. 큰 뜻을 품었다면 그만한 행동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그대들의 목숨을 가벼이 여겨서는 아니 된다는 것입니다.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안전하게 일을 마무리 지으셔야 합니다. 그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아셨지요?”

 

 그녀의 말에 절로 고개가 들렸다. 보통 목숨을 바쳐서라도 완수하라 하는 것이 웃전들의 행태였다. 하지만 자신이 모시기로 한 여인은 목숨을 귀하게 여기라 했다. 얼떨떨하기는 했지만 알겠다고 대답했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들을 일러 드릴 것입니다. 어떠한 실수도 있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예, 어떠한 실수도 없이 해내겠습니다.”

 

 “함경도 무산으로 가세요. 그곳에서 김무재라는 자를 찾으세요.”

 

 “그자가 누구입니까?”

 

 “영상의 주머니를 두둑하니 채워주는 이들 중 하나지요. 어린 여인들을 잡아, 외세에 팔아넘기는 무뢰배이기도 하지요.”

 

 “예?”

 

 방 안의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내려진 발 때문에 안쪽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유일하게 그녀의 곁에서 호위를 서고 있는 단희만이 차갑게 식은 그녀의 표정을 살필 수 있었다.

 

 “명나라 상단에 투자한답시고 거금을 쏟아 붇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그 돈은 모두 영상의 주머니 속으로 고스란히 들어가고 있어요. 손해를 보기는커녕 오히려 여인들과 아이들을 팔아 막대한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지요. 영상은 자세한 내막을 모르지만 구린 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 속으로 챙겨 넣고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우린 그 돈을 나누어 가질 예정입니다.”

 

 그녀는 몇 가지 사항을 일러주었다. 어떻게 정보를 모아야 하는지, 어디에 가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부터 어떻게 그들을 치고 재물을 빼 와야 하는지를 세세하게 알려주었다.

 

 도성에 앉아 있는 이가 어떻게 저 멀리 떨어져 있는 함경도의 일을 세세히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묻지 않았다. 자신이 알아야 하는 것은 앞으로 완수해야 할 일들과 계획뿐이었다.

 

 “잘하실 수 있으시지요?”

 

 몇 가지 일을 지시한 그녀가 그에게 물어왔다. 그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꼭 완수하겠노라 대답했다.

 

 그가 나가고 이젠 상단주가 된 유모가 걱정스레 물어왔다.

 

 “아가씨 괜찮으시겠습니까? 저는 아가씨가 하신 말씀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일이 중한 것은 알겠습니다. 뒤탈이 없겠는지요?”

 

 그도 그럴 것이 직접 그곳에 가봐야지만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어서 지금은 이해하려고 해도 할 수 없었다. 그에게도 그 사실을 일러주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너무 걱정할 것 없어요. 득수라는 자, 아니 최성호라는 자는 보기보다 심계가 깊고 영리한 자이니 잘 해낼 것이에요. 그러고 보니 잘 고르셨네요. 일행 중에 그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수빈의 칭찬에 손사래를 쳤지만, 기분만은 좋아 보였다.

 

 “희아라 했지요?”

 

 옆을 돌아본 그녀가 차를 한잔 더했으면 한다며 그녀에게 차를 내올 것을 부탁했다. 여인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자리를 벗어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진기는 저 아이를 어찌한답니까? 마음에 담은 아이랍니까?”

 

 “저도 그것을 잘 모르겠습니다. 이곳까지 데려온 것을 보면 쉬이여기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속을 알 수가 있어야지요.”

 

 “그에게 물어보세요. 그의 대답 여하에 따라 어디에 쓰일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하시고요.”

 

 “예? 그것이 무슨 말씀이신지.”

 

 “말 그대로예요. 진기에게 마음 똑바로 먹으라고 협박하는 것이지요. 저 아이가 대화를 나누는 상대도 진기 한 명뿐이라면서요. 그런데도 이곳에 던져 놓고는 코빼기도 안 비추다니, 어디 할 짓이 없어 저를 따라 이 먼 곳까지 온 아이를 내버려 둔답니까?

 

 이곳까지 따라온 것으로 보아 저 아이 마음속엔 진기가 있다는 말인데, 하는 짓을 보면 쯧… 아무튼 마음에 들진 않네요. 그리고 돌아온 것이 언제인데 여태 제 앞에 머리카락 한 올도 보여주지 않는 것인지, 그에 대한 투정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러니 그리 전해주셔야 해요. 아셨죠?”

 

 “예 아가씨.”

 

 두 여인이 마주 보며 미소 짓는데 희아라는 아이가 집무실로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두 사람이 의미심장하게 자신을 보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차를 내렸다.

 

 #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선은 암행을 나간 듯싶었지만, 그가 궐을 나선 것을 아무도 몰랐다. 평소와 같은 날이었다. 봄이 오면서 정원을 손질하는 그녀의 손놀림이 더욱 바빠졌다.

 

 오늘은 그녀가 좋아하는 도라지를 옮겨 심을 예정이었다. 그녀가 바삐 손을 움직이는데 궁인들의 소란스레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때 한 상궁의 노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은 함부로 들어오실 수 없는 곳입니다. 나가주시지요.”

 

 “어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이곳이 무슨 전하의 침전이나 편전 같은 곳이라도 되는 곳이랍니까? 여기는 끈 떨어진 이들이 지내는 하찮은 전각이 아닙니까? 그렇지요? 노상궁.”

 

 “예? 예 마마님 그렇습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떠오르는 여인이 있었다. 고개를 돌려 소리 나는 곳을 확인하니, 역시나 그녀가 맞았다. 박나인, 아니 이젠 승은 상궁이 되었으니 박상궁이었다.

 

 “그 무슨, 불손한 말씀입니까? 어서 나가주시지요. 주상 전하께서도 함부로 찾지 않는 곳입니다. 예를 다해도 모자랄 곳에서 어찌 이리 무례를 저지르시는 겁니까?”

 

 한 상궁의 노기 어린 목소리 뒤이어 파열음이 들려왔다. 지숙이 한 상궁의 뺨을 내리친 것이었다.

 

 “흥! 무례는 누가 저지르는 것인지 모르겠군! 어찌 세자저하의 승은을 입은 나에게 일개 상궁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대드는 것이냐!!”

 

 그냥 돌아가면 좋았을 것을 이쯤 되면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일이었다. 수빈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무슨 일이냐.”

 

 평소와 같은 존대가 아니었다. 그것을 알아챈 한상궁이 고개를 숙이며 별일 아니라 아뢰었지만 쓸데없는 것이었다.

 

 “별일 아니기는 이리 소란을 떨어 놓고 그리 말하면 넙죽 알겠다고 할 것 같은가? 한상궁, 그대는 내가 귀머거리로 보이는 모양이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이었다. 그에 한껏 고개를 숙인 그녀가 연신 죄송하다 아뢰었다.

 

 “어머! 설마 세자빈마마셨습니까? 머릿수건까지 하시고, 저는 정원을 손보는 이인 줄 알았지 몹니까? 참 좋아 보이십니다.”

 

 분위기 파악 못 한 그녀가 쓸데없이 끼어들었다. 명백히 비꼬는 말이었다. 일개 상궁이 세자빈에게 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 듯했다. 그에 수빈의 입꼬리가 묘하게 비틀렸다.

 

 “그대는 누구지? 저 여인은 누구인데 내 처소에 든 것이야? 너는 누구더냐?”

 

 명백한 하대였다. 자신은 세자의 총애를 입고 있는 여인이었는데, 수절 과부 소리나 듣는 세자빈 주제에 저를 무시하고 있었다. 언제 폐서인이 돼서 궐 밖으로 쫓겨날지 모르는 주제에 어이가 없었다.

 

 똑똑히 알려주고 싶었다. 저하의 여인은 자신이라는 것을, 그래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당당하게 말했다.

 

 “저는 박가 지숙이라 하옵니다. 부족하지만 저하의 승은을 입었기에 잠시 들려 보았습니다.”

 

 “그래?”

 

 수빈이 그녀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그럼 인사를 받았으니 이만 이곳에서 나가주었으면 하네.”

 

 다른 이들이었다면 차를 내오고 자신에게 잘 보이려 했을 터인데 세자빈을 자신을 문 앞에서 쫓아내고 있었다.

 

 “아니 어찌, 찾아온 이에게 차라도 한잔 내주셔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겠습니까?”

 

 점잖게 예의를 차리려고 했던 박상궁은 세자빈의 행태가 마음에 차지 않았다.

 

 “내 지금 정원을 돌보는 상태라 차를 대접할 수 없으니 다음에 다시 오시게.”

 

 손을 휘휘 저으며 귀찮으니 빨리 가보라는 세자빈의 모습이 어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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