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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승은상궁
작성일 : 17-11-25 20:50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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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이 멀어지자 그녀의 무표정한 얼굴에 혼란스런 감정이 떠올랐다.

 

 박나인이 승은 상궁이 된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몇 년간이 돌았던 이야기였기 대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리고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자신과는 상관없는 것이라 여겼다.

 

 자신의 목적은 선을 보위에 올려 운명을 바꾸는 것이었다. 소현을 만나 제 운명에서 벗어난 그를 제자리에 돌려놓고, 저주로 인해 변해버린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의 운명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었다. 그 계획에 그를 향한 감정 같은 것은 없었다.

 

 가끔 그가 제 운명에서 벗어나 여러 일을 겪어야 한다는 것에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있었으나. 그 외에는 딱히 다른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었다.

 

 그에게 조언하거나 도움을 주는 것도 그를 보위에 오르게 하기 위함이지. 소현 처럼 그를 좋아해서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

 

 가끔 심장이 두근거릴 때가 있지만, 그것은 그저 소현과의 동화로 인한 것일 뿐이었다.

 그러니 그가 후궁을 들이던, 열렬한 사랑을 나누던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분명 그랬어야 했는데, 막상 박나인이 승은상궁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떠올랐다. 애써 그것을 털어내려 평소처럼 행동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소현의 감정이 남아 있어서 그런 거야. 그녀에게 너무 동화 된 것이 문제겠지. 혼란스러워할 필요도 없어. 이것은 내 감정이 아니니까.’

 

 가위를 잡은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

 

 “저하 오늘 잠자리 시중은 제가 들게 해주실 것이지요?”

 

 제게 몸을 기대어 오는 여인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닿는 것을 싫어하는 선을 잘 알면서도 이리 붙어오다니,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거기에 분칠을 얼마나 많이 한 것인지 냄새 때문에 두통이 심해지고 있었다.

 

 제 기분에 취해 선의 기분조차 해아리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 화가 났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면서도 생글 꺼리는 것이 여간 우스운 것이 아니었다. 눈을 내리깔며 웃고 있는 모습이 역겹기까지 했다.

 

 “바람을 좀 쐬어야겠군.”

 

 그녀의 손길을 쳐낸 그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놀란 눈을 하던 지숙이 그를 따라나섰다.

 

 #

 

 전각 위에서 연못을 내려다보는 선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힐끔 제 옆에 붙어 서 있는 여인을 보는데, 그 눈길이 저를 마음에 차는 것으로 오해한 것인지 몸을 슬쩍 기대어 온다. 그 행태가 못마땅한 그가 몸을 돌려 저만치 가버렸다.

 

 대비전의 눈치가 심상치 않아 허락을 하였지만 이 상황을 만든 자신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승은상궁이라니!

 

 대신들과 영상, 대비의 눈을 속이기 위해 그녀를 옆에 둔지도 어느덧 10년이었다. 지숙은 대비가 붙인 여인이었는데, 그것을 모르던 시절 그녀와 자신이 잘 맞는 짝이라 여겼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싸늘한 현실이었다. 선이 알아챌 것을 걱정한 대비가 조심을 한 탓에 지금까지 숨길 수 있었지만 더는 힘들었다.

 

 이상함을 눈치를 챈 것인지 압박이 들어왔다. 세자의 곁에 오래 있던 여인이니 이대로 놔둘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저하 날이 참말로 좋은 것 같습니다. 보셔요. 저곳에 어여쁜 꽃이 피어 있습니다. 이곳을 많이 지나쳤는데도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녀가 손짓하는 곳을 보니 그도 처음 보는 꽃이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었다. 꽃들을 자세히 살피려 다가간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처음 보는 것이 분명했는데, 왠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어 의아해했었다. 그 이유를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소현의 정원에서 본 것이었다. 밤에만 보았던지라 단번에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바람을 타고 자리 잡은 것인지 누군가의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꽃들이 이곳에 예쁘게 피어났다.

 

 꽃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소현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의 모습을 떠올린 그가 저도 모르게 환한 미소를 지을 때였다.

 

 “어 멋!”

 

 인위적인 여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는데, 저만치 굳은 표정으로 뒤돌아서는 소현의 모습이 들어왔다.

 

 #

 

 ‘그렇게 좋은 것일까? 저렇게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저렇게 환한 미소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 수빈은 제 기분이 변한 것도 모르고 바삐 걸음을 옮겼다. 절로 두 발에 힘이 들어갔지만, 그것에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

 

 쿵쿵거리며 걸어가던 그녀의 시선에 반대편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홍내관의 모습이 들어왔다.

 

 뭐가 그리 급한지 저를 부르며 달려오는 모습이 의아했지만 그를 기다리기 위해 멈추는 것을 잊지 않았다.

 

 숨을 고르던 그가 눈치를 보자 한상궁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제야 다가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하의 전언이십니다. 저하가 말씀하시길 오늘 밤도 달빛이 좋을 것 같다 하셨습니다.”

 

 의문스러운 시선을 느낀 홍내관이 그리 말하면 알아들으실 거라 하셨다면서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이번에는 왔던 곳과 다른 방향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오늘도 달빛이 좋을 것 같다고?’

 

 물끄러미 그 모습을 보며 뜻을 생각하고 있자니 하나의 장면이 떠올랐다.

 저도 모르게 지어진 미소에 흠칫 놀란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어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

 

 늦은 밤이었다.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지 않았지만 지난 몇 번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자시와 축시 사이에 올 것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일찍이 주위를 물린 그녀가 조심스레 제 옷매무새를 살폈다.

 

 경대를 꺼낸 그녀가 제 머리를 단정히 정리할 때였다. 거울에 비친 낯선 표정의 그녀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당황한 수빈이 고개를 돌리며 경대를 옆으로 밀어놓았다.

 

 거울에 비친 그녀의 표정엔 설렘이란 감정이 가득 담겨 있었지만, 그녀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다만 그녀답지 않은 얼굴이라는 것은 잘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처음 보는 자신의 표정이었다.

 

 [톡]

 

 무언가가 창살을 건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톡]

 

 창가로 다가선 그녀가 창문을 열자 어정쩡한 자세로 멈춰선 그가 보였다.

 

 “무얼 하고 계신 겁니까?”

 

 민망한 그가 조심스레 팔을 내리며 헛기침을 했다.

 

 #

 

 “그냥 부르시지요.”

 

 그가 저답지 않게 딴청을 부리자. 수빈이 무표정한 얼굴로 콕 집어 이야기를 한다.

 

 “그리 하는 것은 어디서 배우신 겁니까?”

 

 “무엇을 말이요?”

 

 “창에 돌을 던지는 것 말입니다.”

 

 “큼…”

 

 “설마, 여인들에게 이리하고 다니시고 계셨던 것입니까?”

 

 “빈궁!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오!”

 

 그가 굳은 표정으로 당황하는 것을 보던 수빈이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럼 무엇입니까? 이러한 행동이 무슨 뜻인지는 알고 계시는 것입니까?”

 

 잠시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그가 고개를 내저었다.

 

 “지훈이가 이야기하기에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았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었소?”

 

 “지훈? 좌익위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뭐, 그렇소.”

 

 “설마 저하에게 좌익위가 연애사를 말하고,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요?”

 

 “뭐- 내게는 이야기하지 않지만 내 옆에 있는 찬혁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니, 나도 같이 듣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 같소만.”

 

 수빈은 두통이 밀려왔다. 그녀가 턱 하니 이마를 잡자 짐짓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한 것이 있나 싶은 선이 하나하나 따져볼 때였다.

 

 “세상에, 좌익위라는 사람이 모시는 웃전을 앞에 두고 자신의 연애사를 풀어냈다고요? 어느 정도는 가벼운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저하도 고생이십니다.”

 

 “뭐- 나는 집중을 하면 주위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하니 그러는 것일 수도 있고. 듣고도 무시를 해버리니 그런 것일 수도 있으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시오. 나도 그러하니까. 깊이 생각해봐야 머리만 아파집니다.”

 

 이럴 때 보면 칼바람 쌩쌩 날리는 냉혈 세자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저하, 좌익위가 그런 행동을 직접 하고 다녔답니까?”

 

 “뭐, 그렇소.”

 

 [흐음] 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녀가 말했다.

 

 “좌익위가 야설을 참으로 좋아하나 봅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에 놀란 선이 수빈을 돌아보았다. 야설이라니. 거기다 세자빈의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온 단어라 하기에는 너무 거리낌이 없었다.

 

 “저도 들은 이야기이지만 한동안 도성 안에서 유행하던 책의 내용 중 그런 것이 있었답니다. 사모하던 여인의 창에 돌을 던져 부르는 장면이었는데, 나인들이 어찌나 꺅꺅거리며 이야기하던지 꽤 멀리 있었는데도 제 귀에까지 들려오더군요. 혼을 내기야 했지만. 아무튼, 그 내용이라는 것이 젊은 도령과 양반집 안방마님의 사통을 담은 것이라 하더랍니다.”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내뱉는 수빈과는 달리 선의 얼굴은 티가 날 정도로 붉어지고 있었다.

 

 “큼큼”

 

 “그래서 한동안 연인들끼리 그런 행동을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설마 지체 높은 어느 댁 마님과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좌익위 이제 봤더니 바람둥이였군요. 궁녀 중에 좌익위가 호탕하고 재미있어서 좋다는 이가 많았었는데 주의를 좀 줘야겠습니다.”

 

 세자의 모습을 살피지 못한 수빈이 재미있다는 듯이 이야기를 이어가자 장난기가 돈 그도 그러는 것이 좋겠다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렇게 보면 우리 상황도 크게 벗어난 것 같진 않군.”

 

 “예? 무엇이 말입니까?”

 

 “늦은 밤 남녀가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만나려고 돌은 던진 것이 아니오? 그러니 크게 다른 상황은 아니란 말이지.”

 

 “저하! 그것이 어찌 그리되는 것입니까!”

 

 뚱한 표정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어딘가 간질거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이오.”

 

 뜬금없는 그의 말에 그녀가 동그란 눈을 또르르 굴리는 것이 보였다.

 

 평소라면 무시하고 지나칠 일이었다. 하지만 돌아서는 소현의 표정이 마을에 걸렸다. 지난 몇 년간 보아왔던 표정이었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그녀를 잡아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홍내관을 시켜 말을 건네게 했다.

 

 먼 길을 돌아서 뛰어다녔을 그가 떠올랐다. 힘들었다며 툴툴거리긴 했지만, 왠지 기분 좋아 보인 것은 그의 착각이 아니었다.

 잠자리 시중을 들겠다던 박나인을 있지도 않을 일들을 핑계 삼아 쫓아낸 것도 홍내관이었다.

 

 걱정스레 찾은 그녀의 표정은 평소와 같았다. 밤에 몰래 찾아와야만 보여주는 편안한 표정이었다. 좌익위가 기생집 창에 돌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돌을 던져 보았는데 예상외로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좌익위에게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평소 옆에서 시끄럽게 한 것의 대가로 치기로 했다.

 

 그녀의 표정은 항상 우울한 무표정이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보아왔던 그 모습이 가면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도 가면을 쓰려 하고 있었다. 의욕을 잃은 한심한 왕세자의 가면이었다.

 

 세자빈의 조언을 들은 그날 밤 이후, 그는 한껏 몸을 낮추고 앞날을 위해 준비하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에게도 좀처럼 속내를 보이지 않는 그도 이곳에만 오면 빗장이 저절로 열리는 듯싶었다. 그의 표정이 조금이라도 어둡거나 힘들어하는 내색이라도 보일라치면 어김없이 그를 다독이는 말을 해주었다.

 

 겉에서 보면 별것 아닌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의 상황을 빗대어 필요한 조언을 해주고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편안해지는 이유인지도 몰랐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단희에게 물어보면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었고, 딱히 무엇인가를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니 궐 밖까지 그녀가 수절 과부의 삶을 산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이겠지.

 

 그녀에게 묻고 싶었다. 그 조그마한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느냐고.

 

 #

 

 달빛이 좋다는 그의 말은 맡았다. 분위기 때문일까? 조용한 밤, 달빛 아래 그는 제법 근사해 보였다.

 

 상투관을 쓰고도 저런 비주얼이라니 현새에 태어났다면 배우 여럿 잡을 상이었다. 이 시대 사람치고는 큰 키였다. 제가 본 사람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평범한 무관들 사이에서도 머리 하나 정도는 큰 것 같으니 크다고 볼 수 있었다. 짙은 눈썹과 여인같이 풍성하고 긴 속눈썹, 살짝 올라간 눈꼬리는 색기마져 느껴졌다. 날렵하고 높은 콧대는 남자다움이 느껴졌으며, 도톰하고 붉은 입술은 그 끝이 묘하게 올라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살짝 각이진 턱선은 사내다움을 한껏 뽐냈고, 그 어깨는…… 하나하나 열거하는 것이 우스울 정도로 미남자였다. 대충 봐도 비율이 끝내줬다.

 

 이렇게 보고 있으니 소현이 한눈에 반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현뿐이랴? 한동안 선의 눈에 들려고 안달 난 여인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찬바람 쌩쌩 부는 성격을 알고 많이 떨어져 나가긴 했지만,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은 이들이 있을 정도였다.

 

 ‘ 쯧! 여자 여럿 울릴 상이야. 에비에비 저리 가라 에비~’

 

 무슨 생각인 것인지 입을 삐쭉이며 고민에 빠져있는 모습이 재미있어 한참을 보고 있는데, 그제야 자신이 보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챈 세자빈이 고개를 슬그머니 돌리는 것이 보였다.

 

 “박나인의 일은 미안하게 됐소.”

 

 갑작스러운 말이었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머뭇거리던 그녀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저하 오히려 늦은 감이 있는 일이었지요. 저는 신경 쓰실 필요 없으십니다.”

 

 그녀의 말에 한발자국 다가선 선이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정말입니다. 괘념치 마세요. 저하.”

 

 그러자 이번에는 성큼성큼 두 걸음 더 다가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고 그녀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흐흠~”

 

 그가 묘한 눈길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을 피해 눈동자를 굴리던 그녀가 고개를 살짝 틀어 보지만 그에 맞춰 선의 고개도 같이 움직였다.

 

 “진심이오?”

 

 “진심입니다.”

 

 “그럼 낮에는 왜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던 거요?”

 

 “낮에요? 제가 무슨?”

 

 “아니오, 되었소.”

 

 그가 의뭉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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