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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충고
작성일 : 17-11-25 18:22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5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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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차를 마신 후 몸이 노곤하게 풀린 선은 비현각으로 가려던 것을 취소하고 침소로 향했다.

 

 세자가 갑자기 돌아오자 홍내관이 급히 뒤를 따르며 수선을 떨었다.

 

 “동이 튼 뒤에야 오실 줄 알았더니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어느새 편안한 차림새가 된 그가 자리에 앉으니 세자의 안색을 살피며 홍내관이 물었다.

 

 “왜 그러는 것이냐?”

 

 “예? 아니옵니다.”

 

 “뭐가 아닌데?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그러지 말고, 물어볼 때 이야기 해.”

 

 “그것이… 나가실 때는 분명 험악하기 그지없으셨는데 들어오실 때는 봄날 버들잎처럼 부드럽기 그지없으니, 궁금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닙니겠습니까? 제가 따르겠다고 해도 굳이 두고 가시더니,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그의 말에 자신의 얼굴을 쓸어 보던 그가 나지막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그럴 일이 무어 있겠느냐. 실없는 말 그만하고 나가보거라. 이만 자야겠다.”

 

 입을 삐죽거리던 홍내관이 알겠다며 밖으로 나가자 이제야 편히 쉬겠다면 이불속으로 찾아 들어간다. 눈을 감은 그는 조금 전 소현과의 일을 떠올렸다.

 

 #

 

 “동월이란 마을에 어린 사내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그날도 다른 날과 똑같이 산에 올랐답니다. 그런데 한참을 오르던 아이는 깜짝 놀라고 맙니다. 생전 처음 보는 장소에 자신이 서 있었던 것이지요. 놀란 아이는 숲을 헤매며 길을 찾았지만, 처음과 같은 장소로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답니다. 아이는 결국 울음을 터트리죠. 밤새 두려움에 떨며 울다 잠이 들었는데, 얼마 후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뜹니다. 눈을 떠보니 부모와 마을 사람들이 자신 빙 둘러, 보고 있더랍니다.

 

 밤이 늦어도 돌아오지 않는 아이를 찾기 위해 온 마을 사람들이 나선 것이지요. 잠시 뒤 동이 터오고, 커다란 굉음과 함께 마을이 물에 잠겨버립니다. 놀란 마을 사람들은 제자리에 주저앉아버리지요. 아직 잠을 자고 있을 시간, 아이를 찾아 나서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수몰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마을을 나서기 전 아이들을 마을 제일 높은 곳에 살던 촌장 집에 맡겨 놓고 왔었기에 때문에 몇몇을 제외한다면 마을 대부분의 사람은 살아남았답니다.”

 

 “왜 그 이야기를 내게 하는 것이요?”

 

 “저하, 생각해 보셨습니까? 아이가 어두운 숲속에 혼자 남겨졌을 때 그 아이는 밤새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마을 사람들은요? 아이를 찾고 수몰된 마을을 보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녀가 묻고 있었다. 뜬금없는 말이었지만 떠오르는 것은…….

 

 “그들에게 어둠은 익숙한 시간이었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아침이 오는 익숙한 시간 말입니다. 그런 시간이 혼자 남겨진 아이에게는 두려움으로 부모에겐 안타까움으로, 마을 사람들에겐 걱정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 후 아침을 맞은 이들이 갖게 된 감정은 무엇일까요? 안도와 탄식, 기쁨 그런 감정이었겠지요? 저하, 어둠이란 것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한 시간의 잔재일 뿐입니다. 잘 보이지도, 알지도 못하는 이 시간은 누군가에겐 귀하게 쓰일 시간이지요. 그런데 저하는 이 시간을 헛되이 흐르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녀가 말하고 있었다. 겉이 아닌 속으로 전하고 있는 말은 분명, 분노와 절망으로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지금 이 시간들을 이용하고 이겨내라고, 그래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아이는 밤새 두려움을 떨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겠지만, 결국 그 때문에 부모를 포함한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 그러니 너도 이 시간 뒤에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며 이겨내라 하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이 새삼스레 눈에 들어왔다.

 

 “그러니 이만 침소에 드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내일을 위한 휴식도 하나의 전략이지 않겠습니까?”

 

 눈앞의 여인은 자신에게 힘을 내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분노를 삼키고 그 인내로 앞날을 도모하라 말하며, 자신의 몸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졌다. 그를 보던 그녀의 얼굴도 그와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만을 볼뿐 자신이 어떠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몰랐다.

 

 

 #

 

 보고를 들은 영상의 얼굴에 못마땅한 기색이 가득했다. 세자가 꼬리를 자르려 상단을 와해시켰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눈치챘을 때는 이미 어느 정도 진행이 된 후여서 손쓰기도 뭐한 상태였다. 진작 알았다면 그리 끝나지 않았을 것인데, 그래서 서둘러 마무리 지으라며 몰아붙이던 것을 그만두었다.

 

 시간을 두며 지켜보다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는데, 분명 그러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보는 눈이 많아 시간을 둔다는 것이, 다른 이들에게 기회를 준 꼴이 된 것이다. 그사이 다른 상단이 떡하니 그 자리에 들어서서 제가 먹을 이익을 차지해 버렸다.

 

 일사천리였다. 꼭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게 치고 들어왔다. 혹시나 싶어 세자의 상단을 운영하던 이들에게 사람을 붙여놓았는데, 일은 다른 곳에서 터졌다.

 

 “그러니까 세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지?”

 

 “예, 그렇습니다. 한양일대는 박순혜라는 여인의 상단에게 넘어갔고, 다른 지역들도 그 지역 상인들이 차지하였다 합니다.”

 

 “그래? 그런데 시기가 참말로 절묘하다 생각되는 것은 나뿐인 것인가?”

 

 “제가 알아본 바로는, 박순혜라는 여인은 수완 좋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작은 포목점을 운영했지만, 수입이 소규모 상단과 비슷할 정도로 좋아서, 그녀가 상단을 차렸을 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합니다. 상단을 준비하는 중에 기회를 잡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냐?”

 

 “예, 하도 절묘하여 여러 방면으로 알아봤지만, 나오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상단을 꾸리려는 준비를 몇 개월 전부터 천천히 해왔다고 합니다.”

 

 “하- 그래도 너무 빠르지 않은가? 꼭 그 시간동안 이때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야. 세자가 빠진 자리에 단숨에 치고 들어오다니, 다른 곳은 어떻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지역상인 중 일부가 차지했다고 하는데, 그들 사이에 어떠한 연결 고리도 없었습니다. 다들 할만한 사람들이 했다는 분위기입니다.”

 

 “이상해. 이상해. 뭔가 걸리는데 그게 무엇인지를 모르겠어.”

 

 영상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불만스러운 제 감정을 가감 없이 내비쳤다.

 

 “저도 이상해서 몇 번이고 알아봤는데,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그리고 미리 알고 대비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지라. 세자와도 관계없던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와서.”

 

 “그건 나도 알고 있어. 이 일을 알 리가 없지. 세자가 알고 준비했다는 것은 말이 안돼. 그럼 우리에게 걸릴 일도 없었을 것이고, 제 손으로 망가트리지도 않았겠지. 하지만 너무나 절묘하단 말이지.”

 

 “그럼 다시 뒤를 캐볼까요?”

 

 “아니, 되었다. 뒤져봐야 똑같은 결론만 나올 것을 뭐 하러 정성을 쏟아. 운이 나빴음이야. 하긴 세자가 손을 쓰면서 낌새를 알아챈 사람들이 몇은 있었겠지. 제 잇속 챙기기에 이골이 난 작자들을 생각하지 못한 내 실책이다. 안일했어. 하는 수 없지 이번 건은 그냥 덮도록 한다. 어차피 손해 본 것은 없으니 말이야. 아니 오히려 득이 되었으니…….”

 

 ‘그 세자의 팔 하나는 잘라 내었으니 남는 장사였어. 그래도 뭔가 석연치가 않아. 눈을 붙여놔야 할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더는 자잘한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여겼다. 그는 이어지려는 생각들을 애써 끊어 내며 최근에 생긴 문제들을 고민했다.

 

 #

 

 날이 좋았다. 푸른 하늘도 따사로운 햇살도, 평소라면 좋았을 오늘 날씨가 불만스러웠다.

 

 “후--.”

 

 “하--.”

 

 바로 옆에서 들려온 한숨 소리에 서로를 바라본 한상궁과 민희의 입에서 좀 전보다 더욱 무거운 한숨이 흘러나왔다.

 

 “후--”

 

 두 사람이 이러는 것은, 궐 안에 파다한 소문 때문이었다. 세자와 나인 박씨의 이야기, 그리고 세자빈의 이야기는 이미 궐 담을 넘어 멀리멀리 퍼져 나갔다.

 

 세자는 상단사건 이후 여인의 치마폭에 빠져 제 할 일을 내팽개치고 한량 짓을 하고 있고, 세자빈은 곧 폐서인이 될 것이며, 박나인이 승은상궁이 된다는 소문이었다.

 

 지금까지와 똑같이 헛소문으로 치부하고 넘기면 되는 것이었기에 그들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인박씨는 승은 상궁이 되었다. 그것이 바로 오늘이었다.

 

 세자의 총애가 깊어 더한 자리를 주고 싶어 했으나, 왕실 어른들의 반대에 부닥쳐 그 정도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뒷이야기도 함께였다.

 

 두 사람은 눈앞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태평하게 가위를 들고 상한 가지를 자르고 있는 수빈 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절도 한숨을 흘러나왔다.

 

 “후-- ”

 

 결국 그녀는 두 사람을 타박했다.

 

 “왜들 그러고 서 있습니까?”

 

 평소라면 멀찌감치 서서 살피던 이들이 뒤에 바짝 붙어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으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입을 꾹 하니 다물고는 불만스레 저를 보고 있으니 성가셨다. 결국, 수빈이 가위를 내려놓고 두 사람에게 다가섰다.

 

 “내가 어찌하길 원하십니까?”

 

 “예?”

 

 “두 사람은 내가 어찌하길 원하시냐고 물었습니다.”

 

 말 못 하고 우물쭈물하자 두 사람의 행태가 못마땅했던 수빈이 짧게 혀를 찼다.

 

 “제가 어찌 해야 할까요? 눈물이라도 쏟아야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화를 내고 중궁전이라도 찾아가 하소연이라도 해야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저하에게 찾아가 뺨이라도 올려붙일까요?”

 

 수빈이 말을 이을 때마다 두 사람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갔다.

 

 “마마!!”

 

 “왜요? 내가 못할 것 같습니까? 기억 안 나세요? 휘가 그리 갔을 때 제가 무엇을 했었는지?”

 

 “마마 그러시면 아니 되십니다.”

 

 한상궁이 사색이 되어 그녀를 말렸다.

 

 “그래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지요. 그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박나인을 찾아가 머리끄덩이라도 잡아채야 합니까?”

 

 이쯤 되자 수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저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평상시 그대로 생활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제가 무엇인가를 해주길 바라지만, 저는 그러지 않을 것이에요. 제가 왜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어야 합니까? 제가 이리 평안하다는 것을 안다면 그들이 약이 좀 오르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그만 하십시오.”

 

 타박하듯 내뱉는 그녀의 말에 두 사람의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어찌 보면 그들보다 화가 나고 슬픈 것은 눈앞의 세자빈일 것인데, 위로는 못 하고 못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죄스러웠다. 그녀를 보필하겠다던 사람들로서 실격이었다.

 

 “죄송합니다. 마마. 목이 타실 터이니 시원한 차를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녀라면 변명 같은 것이 아닌 이런 배려를 원할 것이라 생각한 한상궁이 민희의 옷깃을 잡아끌며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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