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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약초의 쓰임
작성일 : 17-11-25 16:43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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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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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월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아영이 제법 똘똘하여 수빈의 가르침을 잘 따라왔고 그 덕에 목표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영이 떠난 지 한 달 후 그 일이 일어났다.

 

 #

 

 편전 안, 평소와 같이 서로를 물어뜯기 바쁜 대신들을 내려다보는 혜종의 안색이 어두웠다.

 

 제 살길만 찾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해지고 화가 치밀었다.

 

 “후--”

 

 #

 

 후원을 겄고있는 선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뒤를 따르는 이들 또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별일 아니라 여겼던 일이 이제는 것잡을수 없게 되었다.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돌림병은 어느새 조선 팔도로 번져 나가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해결 방법을 찾아냈다는 사실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화전민 마을 몇 곳에 병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해답을 찾아냈는데, 문제가 생겼다. 그것은 사람들의 욕심에서 비롯됐다.

 

 화전민들이 안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평소 복용하는 약초 때문이었다. 이 약초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그늘에 천천히 말려야만 효과가 있었다. 몇몇 상인이 많은 양을 사들였고 문제가 발생한다. 그들이 말린 약초는 효과가 거의 없었다. 제대로 손질하지 않아 그 약효가 미미하다는 말인데, 그 말은 병자는 늘어가는데 처방할 약초가 없다는 뜻과 같았다.

 

 시간이 필요했다. 약초를 채집하고 손질하여 약효를 고스란히 가지고 말려질 시간이.

 

 생것을 먹여보았지만, 독이 제거되지 않아 상태가 더욱 나빠졌다. 약초가 준비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것만,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이들로 인해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

 

 선은 제 상단을 움직여 약초를 구하려 해보았지만 구할 수 없었다. 결국,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되었다.

 

 “망할 인사들.”

 

 #

 

 오늘도 중전이씨는 수빈을 불러 차를 마셨다. 한정당 밖으로 출입하지 않는 수빈이 유일하게 문을 넘는 것이 중궁전의 부름을 받을 때뿐이어서 일부러라도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차를 마신 수빈이 한정당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저만치 세자의 일행이 보였다. 이 시간이면 시강원에 있어야 했는데 어인 일인지 후원을 거닐고 있었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세자와 눈이 마주쳤다.

 

 ‘이런.’

 

 잠시 멈칫하는 사이 그가 수빈에게로 다가왔다.

 

 “세자저하는 뵙습니다.”

 

 사람들의 인사를 받은 그가 수빈에게 다가섰다.

 

 “중궁전에서 오시는 길이오?”

 

 “예, 저하. 저하는 어디로 향하시는 길이셨는지요?”

 

 “아니오, 그저 답답하여 생각을 정리할 겸 겄고 있었소.”

 

 그러고 보니 그의 안색이 어두웠다. 평소라면 그러하냐고 지나갈 일이었는데 걸리는 것이 있었다.

 

 “무슨 근심이라도 있으신지요?”

 

 “민가에 돌림병이 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알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이셨군요. 그 때문에 조정이 시끄럽다 들었습니다.”

 

 “백성들은 목숨을 내놓고 살아보겠다고 저리 발버둥을 치고 있는데, 대신이란 자들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니…….”

 

 편전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들이 떠오른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약초만 구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몇몇 멍청한 위인들이 사재기를 하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하더군. 그것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여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다고 하니 답답할 뿐이오. 시간을 어찌어찌 벌 수, 아니 벌어볼 수도 있겠는데 약초를 구할 방도가 없으니 발만 동동 구르는 형국이라오.”

 

 궐담 너머를 바라보는 그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선점한 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좀처럼 찾을 수가 없더군.”

 

 머뭇거리던 수빈이 눈짓을 하자 나인들과 내관들이 몇 걸음 더 뒤로 물러섰다.

 

 “혹시 어떠한 약초인지 알 수 있을까요?”

 

 뜬금없는 물음에 의아한 시선을 보내던 선은 피식 웃고는 약초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었다. 처음 듣는다는 듯한 표정을 유지하던 그녀가 무언가를 깨달은 것처럼 탄성을 내뱉었다.

 

 “아- 그것이라면 혹시 배앓이 풀이 아니온지요?”

 

 “배앓이 풀? 그러고 보니 그렇게 불렸다 하였소. 빈궁이 그것을 어찌 아시오?”

 

 “사가에 있을 적에 배앓이를 할 때면 유모가 다려주던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혹시 유모라면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뜻밖의 말에 선의 안색이 밝아지는 것이 보였다.

 

 “그것이 가능하겠소? 조선 팔도 온산을 쥐잡듯이 뒤져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였소?

 

 “제 유모는 본디 상인 집안의 여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알고 있는 상인이 제법 되는데 그중 누군가에게 그 약초를 얻었다 하였습니다. 혹시 수소문하다보면 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작은 가능성이었지만 선은 그것에라도 매달려야 할 판이었다.

 

 “그럼 연통을 넣어주겠소?”

 

 “예, 그럼 알아보라고 서신을 넣겠습니다.”

 

 “아니, 아니요. 내 직접 보는 것이 좋겠소. 내 지금은 궐 밖 출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입궐을 하라 이르시오.”

 

 “예? 입궐 말씀입니까?”

 

 “아-, 최대한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으니 빈궁의 처소로 불러들이는 것이 좋겠소. 오는 날 연락을 주면 내 사람을 보내겠소.”

 

 “알겠습니다.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리 된 것입니다. 그러니 말을 잘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예, 마마.”

 

 찻잔을 들어 입에 댄 수빈의 눈가에 기분 좋은 웃음이 걸렸다

 

 약초를 사들이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것을 어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던 그녀였다.

 상단이 전면으로 내세우기에는 쓸데없는 주목을 받을 것이고, 세가 약한 상단이라 그 뒷감당을 할 수 없을 것은 당연했다.

 

 때마침 세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떠오른 것이 그의 상단이었다.

 

 이제 얼마후면 영상에 의해 와해되는 상단.

 

 지금쯤 이미 꼬리가 밟혔을지도 몰랐다. 결국 와해된다면 그전에 최대한 이용을 해야 했다.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행동한 것이다.

 

 “잠시 후에 사람이 올 것입니다. 옷을 갈아입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상궁에게 준비시켜놓았으니 준비하고 계세요.”

 

 #

 

 “그대가 빈궁의 유모인가?”

 

 “예, 저하. 박가 순혜라 하옵니다.”

 

 천천히 그녀를 살피던 그가 설핏 웃는 것이 보였다.

 

 “빈궁이 준비한 것인가?”

 

 “예?”

 

 그녀는 지금 상궁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깨달은 유모가 그리하다 대답했다.

 

 “빈궁에게 대략 이야기는 들었겠지?”

 

 “예, 저하. 제가 아는 이 중에 약재상 몇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예전부터 배앓이 풀을 판매하고 있다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약초를 들였는데, 그 양이 조금 많다고 했나이다.”

 

 “양이 많다?”

 

 “예, 저하.”

 

 “이유가 무엇이었지?”

 

 “매년 양이 늘기도 했었고, 작년에 채집된 양이 적어 올해는 무리하였다 했습니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섣불리 팔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합니다.”

 

 “왜지?”

 

 “그것이… 저희 같은 비천한 신분들은 웃전의 눈치를 보고 사는 이들이 아닙니까? 혹여나 생길 문제가 염려되어 그리하는 것이겠지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세도가의 상단들이 더럽고 추한 방법으로 상권을 휘어잡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돈 몇 푼 벌기 위해 그들의 눈 밖에 나는 행동은 제 살 깎아 먹는 것뿐만 아니라 심하면 목숨까지 잃는 일이었다. 그가 현명하게 행동한 것이다.

 

 “그럼 믿을만한 자를 붙여주도록 할 터이니 물건을 넘기라고 전해줄 수 있겠나?”

 

 “그렇다하면 그자가 드러나지 않게 은밀히 진행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누군가에 귀에 들어간다면 그자의 사업체는 물론 목숨까지 위험할 것입니다.”

 

 “그렇게 위험한 상태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에게 그자를 알려주는 이유는 무엇이지?”

 

 “저는 그저 세자빈마마의 뜻을 따랐을 뿐입니다.”

 

 ‘세자빈이라…’

 

 “알았다. 내 조용히 처리하도록 할 터이니 어디로 사람을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나?”

 

 “저는 연언각 저자에서 포목점을 운영하고 있사옵니다. 그곳으로 보내주십시오. 그리고 그치는 담이 작은 자입니다. 절대 나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니 저를 통하시는 것이 나을 듯싶습니다.”

 

 “알겠다. 내 그리 처리하라 이르지. 이만 물러가 보도록 하게.”

 

 

 #

 

 며칠 뒤 선이 말한 이가 포목점을 찾았다. 그는 능숙하게 거래를 주도했고, 유모는 조용히 그를 따르기만 했다. 그것이 수빈이 원한 모습이었다. 눈에 띄지 말 것, 포목점 주인 정도의 능력만 보여줄 것. 그들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는 방법이었다.

 

 다만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최소한의 이문만 남기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것과 양반들에게는 수빈이 제시한 가격으로 판매를 한다는 조건이었다.

 

 그 조건은 충실히 이행되었고, 그렇게 약초는 선의 상단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곧 전국 팔도로 흘러 들어갔다.

 

 한 달이란 시간이 흐른 뒤 더 이상 피를 토하며 사경을 헤매는 이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약초를 넘긴 수빈은 자신의 상단을 세상에 내놓을 기본적인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

 

 흔들리는 호롱에 의지해 서책을 보던 수빈이 억눌린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따라 조용한 한정궁이 답답하게 여겨졌다. 들리는 것은 서책 넘기는 소리뿐.

 

 바람이라도 쐬면 괜찮아질 듯싶어 창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젖혔다.

 

 “헉”

 

 놀란 신음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어둠이 내려앉은 정원 한가운데 검은 인형이 서있었다. 막 사람을 부르려는데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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