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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흔한 양판소 세계의 클리셰 사냥꾼
작가 : 빈둥남
작품등록일 : 2017.11.9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다.
요즘 핫한 키워드들은 다 들어가 있는 양판소 세계.
하지만 짜여진 대로 흘러갈지는 글쎄요. 파란만장 퓨전 판타지의 시작.

 
이상한 노인 (3)
작성일 : 17-11-25 15:33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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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론은 초조한 얼굴로 부모님 앞에 앉아있었다.

 

 조마조마한 것은 마크와 멜리사도 마찬가지였다. 제국의 영웅이 누추한 집에 저녁 식사를 하러 온다고 한다. 게다가 과객이 아니라, 외동아들의 스승의 신분으로 온다고 하니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마크와 멜리사는 없는 살림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했다. 집은 깨끗하게 정돈했으며, 식탁위에 있는 음식들은 귀하고 좋은 것들로 가득했다.

 

 평민이 차린 상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편이었는데 그것은 마크가 친한 이웃사람들 닦달해서 진귀한 재료들을 강탈하다시피 했기 때문이었다.

 

 멜리사는 지금도 한창 요리를 하는 중이었으며, 가끔씩 원망스러운 눈길로 아론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도 그럴게 저런 중요한 손님을 대접하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가. 게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불과 이틀 전이었다.

 

 “…….”

 

 아론도 내심 변명거리가 없진 않았지만, 굳이 사족을 보태서 분위기를 악화시키지 않았다.

 

 현재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율리우스는 아론의 부탁을 열심히 행하고 있을 터였다.

 

 그 ‘부탁‘이란 것은 바로, 영주에게 블랙문의 매혼자가 출현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자신이 직접 설명하기에는 복잡하기도 했고, 귀찮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일개 소년이 얘기하는 것과, 검성이 말하는 것은 무게가 전혀 달랐다.

 

 ‘아무리 은퇴를 했다고 해도, 아직도 찬란한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노인이니까.’

 

 아론은 내심 그런 생각을 했다. 율리우스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지금도 그의 눈부신 위명은 조금도 빛을 바래지 않고 있었다.

 

 비단 영주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율리우스의 말을 경시하진 못할 것이다.

 

 ‘이걸로 보험은 들어놨고. 안심하고 떠날 수 있겠군. 그나저나 생각보다 늦으시는군.’

 

 율리우스는 호언장담을 하고 사라졌기 때문에 늦어도 도착할 것은 분명했다. 처음부터 제자에게 신뢰를 잃고 싶은 스승은 없을 테니까.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슈나이더가 사람들은 모두 행동을 멈추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았다.

 

 ‘왔다’

 

 아론은 직감적으로 율리우스가 온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재빨리 일어나 그쪽으로 걸었다.

 

 “누구신가요?”

 

 “…나다.”

 

 원래라면 스승의 목소리도 모르냐며 한 대 쥐어박았을 율리우스였지만 그도 이 자리의 중요성을 익히 아는지라 점잖게 말을 했다.

 

 아론은 문을 열어줬고, 백발이 성성하지만 체격만큼은 어느 젊은이 못지않은 단단함을 자랑하는 노인이 들어왔다.

 

 “…늦으셨네요.”

 

 아론이 다소 불경한 기색으로 말했다.

 

 “지금 핀잔주는 게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요.”

 

 사실 맞았지만 아론은 태연히 말했고, 율리우스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카르고 그 젊은 녀석이 좀처럼 놓아주지 않더구나.”

 

 “…그러시군요.”

 

 카르고는 영주의 이름이었다.

 

 아론은 카르고가 아무리 제국에 비하면 약소국인데다가 작은 영지의 주인이라지만, 저렇게 지나가는 친구이름 부르듯 편하게 불려 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

 

 

 율리우스는 이어서 마크를 바라보며 고개를 잠시 숙이며 말했다.

 

 “집주인께 실례가 많았습니다. 저는 율리우스 두라 폰 로엔그람입니다.”

 

 율리우스는 평민의 신분으로 사할리안 제국의 총사령관까지 올랐던 인물이며, 백작의 작위를 갖고있었다. 그리고 미들네임 ‘두라‘는 황제에게 직접하사 받은 것으로, ‘긍지’라는 뜻을 가진 고대어였다.

 

 슈나이더가의 가장 마크는 손사래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각하. 이렇게 오신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고마운 말씀입니다. 그리고 각하라는 말은 오래전에 물러난 저에게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그냥 이름으로 불러주시길.”

 

 “제가 어찌 감히….”

 

 “그게 더 편해서 그럽니다. 제가 평민출신인 것은 아실 테고. 식사시간만이라도 허례허식은 최대한 배제했으면 좋겠습니다.”

 

 마크는 율리스의 표정을 살피다가, 이내 수긍했다.

 

 “알겠습니다. 율리우스님.”

 

 “훨씬 좋군요.”

 

 율리우스는 포그한 미소를 지어보였고, 마크는 고위 귀족답지 않은 노인의 소탈함에 감격했다.

 

 이어서는 조용한 식사가 시작되었다. 마크와 멜리사는 이미 아론에게 들어서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었다. 이 최후의 만찬이 끝난다면 아들이 자신의 품을 떠날 것임을.

 

 허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떠들썩한 분위기로 식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주로 율리우스가 아론에 대해서 마크와 멜리사에게 물었고 그들은 친절히 대답하는 형식이었다.

 

 당연히 부모인 그들로서도 아들의 스승이 될 사람에게 궁금한 게 무척 많았겠지만, 신분의 벽 때문인지 열을 올려서 묻지는 않았다.

 

 율리우스가 소탈한 모습을 줄곧 보여줬음에도, 조심할 수밖에 없는 게 그들의 입장이었으니까.

 

 “잘 먹었습니다. 모처럼 마음에 드는 저녁 식사였군요.”

 

 율리우스가 나이프를 내려놓으며 한말이었다. 그리고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기도 했다. 화려한 황궁음식도 많이 접해본 그였지만 이렇게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오랜만이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 식사 테이블은 침묵에 휩싸였다. 그것을 가장 먼저 깬 것은 마크였다.

 

 “부족한 아들놈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율리우스님.”

 

 마크의 뜨거운 눈빛을, 울리우스는 진중한 태도로 받아주었다.

 

 “아론은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늠이 안 될 정도지요. 여러 제자를 두었지만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

 

 마크와 멜리사는 격정에 몸을 떨며, 한동안 아무 말도 못했다. 대륙 최고의 검호가 아들의 재능을 인정해주었다.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지금껏 아드님을 훌륭하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허락하신다면 제가 이어서 괜찮은 놈으로 담금질하고 싶습니다.”

 

 율리우스는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마크는 아연한 표정이 되었지만, 그것을 만류하지 않고 예를 받아주었다.

 

 “…저야 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것으로 그들의 만찬은 끝이 났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아론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율리우스를 바라보았다. 그냥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무식한 노인인줄 알았는데, 제법 괜찮은 사람이었다. 나이도 아버지보다 많고, 신분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드높았지만 시종일관 존댓말을 썼으며, 태도도 진중하고 무게가 있었다.

 

 이정도면 어느 부모라도 믿고 맡길 수 있지 않겠는가. 독립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큰 고뇌였던 아론에게는 무척이나 달가운 일이었다.

 

 “오늘 밤은 부모님과 함께 있다 내일 아침 나에게 오거라. 나는 여관에서 쉬고 있으마.”

 

 율리우스가 집밖으로 따라 나온 아론을 바라보며 꺼낸 말이었다.

 

 “에이. 이왕 내친걸음. 다시 들어가기 뭐한데요. 이미 인사도 다하고 나왔는데 민망하게.”

 

 따악-

 

 율리우스가 검집채로 아론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이눔 새끼가. 벌써부터 대드는 것이냐? 너는 몰라도 부모님이 하고 싶은 말이 있을지도 모른다. 잔말 말고 내일 아침 찾아 오거라”

 

 율리우스는 반론은 듣지 않겠다는 듯, 바람처럼 사라져버렸다.

 

 “…아오. 영감. 부모님 없다고 성격 나오는 것 봐.”

 

 아론은 그렇게 투덜거렸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

 

 아론은 잠시 뻘쭘하게 서 있다가, 자신의 집 문을 느릿하게 열어 들어갔다.

 

 

 ***

 

 

 다음날 아침. 집밖을 나선 아론의 표정은 후련해 보였다.

 

 어젯밤 그는 마크와 멜리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주로 율리우스의 영명에 누가되지 말라는 충고가 대부분이었다.

 

 아론은 인정하기 싫었지만, 부모님 눈에 율리우스는 뛰어난 인격자이자, 불세출의 영웅이었다. 자신도 직접 대면하지 않았으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실체를 알게 된 지금, 수긍은 못하고 그냥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것마저도 스승님 이야기를 하는데 표정이 왜 이렇게 불퉁스럽냐며, 마크에게 한소리를 들었다. 어젯밤 확실히 점수를 챙긴 듯, 어지간히 율리우스에게 빠진 모습이었다.

 

 멜리사는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아침식사를 차려주고는 기어코 눈물 한 방울을 흘렸다. 아론은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모든 게 다 잘 될 터이니. 너무 걱정 마세요. 아버지 어머니를 부탁합니다. 이만 떠날게요.”

 

 아론은 가족과 마지막으로 작별을 하고 약속대로 율리우스를 찾으러 여관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마침 건물 밖으로 나오는 백발의 노인이 있었다.

 

 “딱 좋을 때 왔군. 가볼까?”

 

 “네.”

 

 아론은 율리우스의 말에 군말 없이 대답했다. 그가 어디로 향할지 무엇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마나연공법만 얻을 수 있다면 어찌되든 상관없었다.

 

 아론은 전생은 물론 이번 생에도 연공법을 얻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개 평민의 신분으로는 그것이 무척 지난한 일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레벨 업’ 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기에, 그것을 잠시 멈췄을 뿐이지 결코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다시없을 행운이 스스로 아론의 품에 안겨왔다. 그로서는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아니 놓쳐서는 안 될 기회.

 

 ‘반드시 노인네의 모든 것을 탈탈 털어가겠다.’

 

 아론은 그런 불순한(?) 생각을 하며 율리우스의 뒤를 따라 걷고 있었다. 어느덧 몬스터가 서식하는 산을 지나고 있었지만 이 둘에게 그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한참을 묵언을 수행하는 것처럼 말없이 걷고 있었고, 이 침묵이 견디기 힘들었던 아론이 분위기를 바꾸고자 관심도 없었던 질문을 했다.

 

 “…그런데 어디를 가시는 겁니까. 영감ㄴ…”

 

 -따악

 

 아론이 ‘님‘자를 붙이기도 전에 율리우스의 디스카론이 날아와 머리를 후려쳤다.

 

 “…마스터.”

 

 아론이 머리를 감싸며 호칭을 정정하자, 율리우스는 담담하게 말했다.

 

 “흠. 원래는 인젠티 산맥에 처박혀서 너를 굴릴 생각이었다만….”

 

 인젠티 산맥은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지형으로 유명했었다. 그리고 트윈헤드 오우거 같은 희귀한 몬스터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아론은 고작 16살 소년을 그런 곳에 박으려는 율리우스의 독심에 놀랐지만, 티를 내지 않고 뒤에 올 말을 기다렸다.

 

 “…마음이 바뀌었다. 저번에 보니 제법 실전에 능하더구나. 네 나이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지.”

 

 “네. 뭐 그렇죠.”

 

 아론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는 전생의 경험도 녹아져있었으니까.

 

 “어떻게 그런 경험을 쌓았는지 알고 싶구나.”

 

 율리우스는 평범하게 살아서는 결코 지금의 아론 같은 강함을 얻기는 불가능이라고 생각하는 듯, 단정적인 말투로 말했다.

 

 “…….”

 

 아론은 한동안 할 말을 찾느라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율리우스는 걸음도 멈춘 채, 뚜렷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반드시 대답을 듣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리라.

 

 아론은 매우 난처했다. 진실을 이야기하려면 일단 전생과 환생에 대해서 말해야 되는데, 그것은 자신의 최대 비밀이었다. 이 믿기지 않는 얘기를 어떻게 납득시킬 것 인가는 제쳐두더라도, 아직까지 완전히 율리우스를 신뢰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적당히 대답하기에는 마치 확신하는 듯한, 눈빛과 어조여서 망설여졌다.

 

 아론은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그냥… 어렸을 때부터 주변 몬스터를 정리하며 경험을 쌓았을 뿐이에요.”

 

 아론은 자신이 생각해도 조잡한 변명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곧이곧대로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그와 신뢰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미친놈 취급을 받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지금 한 대답이 진실보다는 그나마 설득력이 있었으니까.

 

 “…그러냐? 그건 두고 보면 알 일이겠지.”

 

 율리우스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멈췄던 발을 움직였다.

 

 ‘젠장.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구나.’

 

 아론은 내심 그렇게 생각하며. 노인을 따라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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