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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화에 관하여
작가 : 펭윙
작품등록일 : 2017.11.3

21세기,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이시대에 갑자기 오래전 모습을 감췄던 신들과 악마들이 나타난다. 인류와 함께 악마들과의 마지막 전쟁을 준비하는 신들과, 신들을 굴복시키고 인류를 타락시키려는 악마들의 마지막 이야기


 
납치(2)
작성일 : 17-11-25 15:13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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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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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우는 머리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지끈거림에 눈을 떴다. 그의 몸은 의자에 단단히 묶여있었다. 보우는 곧 자신이 납치되었음을 자각하고 정신을 차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는 공사를 하다 만 폐건물 어딘가에 갇혀있었고, 그의 주변에는 인부들이 공사를 하다 말고 두고 간 여러 연장과 자재들이 버려져 있었다. 천장의 구멍에서 나오는 한 줄기 햇빛만이 보우를 비추고 있었다.

  ‘햇빛...? 설마 또 하루가 지난건가?’

  보우는 자신을 휘감고 있는 밧줄로부터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당연히 불가능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의자 위에서 몸부림을 치는 것을 반복했다. 그 때, 반대편 쪽의 문이 열리더니 여러 사람들이 그를 향해 다가왔다. 보우는 그들이 공사장의 인부임을 확신하고 구조요청을 보냈다.

  “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 이것 좀 풀어주세요!”

  보우의 외침을 들은 것인지 그들은 보우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웬일로 쉽게 풀릴 것만 같은 느낌에 밝아진 보우의 표정은, 그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이내 어두워졌다. 그의 앞으로 다가온 것은 그를 납치했던 천자마와 그녀의 하수인이었다.

  “좋은 아침? 한참을 안 일어나서 죽어버린 줄 알았어. 네놈이 죽으면 우리가 다시 골치 아파지거든?”

  “누, 누구세요? 왜 저를 여기 데려왔어요?”

  “너 보기보다 겁이 많구나? 보통 사춘기 애들은 뭣도 모르고 겁도 없이 달려들다가 항상 안 좋은 결과를 보기 마련인데.”

  그녀는 그의 주변에 너부러져 있는 연장 중 망치를 들어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망치를 보우를 향해 휘둘렀다. 망치는 보우의 가랑이 사이로 떨어졌다. 보우는 갑자기 일어난 일에 겁이 나 벙어리가 된 채 공포에 질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런데 말이야... 지금처럼 항상 겁먹은 강아지 새끼처럼 조용히 있으면 내가 네놈을 납치할 일도 없었을 텐데. 하긴 뭐 어쩌겠니. 이게 너의 가련한 운명인데, 그치?”

  천자마는 그녀의 멱살을 잡고 위로 올렸다. 보우는 의자에 묶여있는 채로 그녀의 팔에 들려 공중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었다. 천자마는 보우에게 조용히 물었다.

  “뭐, 이미 천사들에게 웬만큼 다 들었을 테니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원천, 그거 어디 있는지 알지? 어디 있는지 말하면 널 풀어주고 다시 집에 돌려보내줄게.”

  “그, 그게 뭐에요? 전 아무것도 들은 적이...”

  보우가 밀려오는 공포를 애써 견뎌내고 시치미를 때려하자 천자마는 얼굴을 찡그리고 보우를 들어 올린 채 뒤를 돌아 하수인 한 명을 불렀다. 그는 눈이 가려진 채 아무 저항도 없이 로봇처럼 그녀에게 다가갔다. 천자마는 하수인이 다가오자마자 남은 손으로 그의 목을 잡았다. 하수인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기침을 하다가 이내 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간 채 앙상한 뼈와 가죽만이 남은 채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얘도 원래 너처럼 평범한 인간이었다? 근데 왜 지금 이 꼴이 됐는지 알아? 내가 비위 몇 번 맞춰주고 여우처럼 아부 좀 했더니 지가 무슨 대단한 새끼인 줄 알고 나대는 거 있지? 그래서 내가 여기로 유인해서 노예로 좀 써먹었어. 얼마나 건방진 놈이니. 주제도 모르고 남의 아첨 따위에 금세 우쭐해져 별 짓을 다하다니.”

  천자마는 지금껏 들고 있는 보우를 땅에 내던졌다. 보우는 순식간에 의자에 묶인 채 땅바닥에 부딪혔다. 의자가 충격을 받고 산산조각이 나고, 보우의 등은 의자의 파편에 찔려 어느새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난 네놈이 저 새끼보단 나은 인간이라고 믿고 싶다. 어제도 천사들이랑 여기저기 쑤시고 다녔지? 네놈이 본 걸 모두 말해라.”

  보우는 땅바닥에 엎드린 채 몸을 벌벌 떨었다. 천자마는 당장이라도 원천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보우를 의자처럼 산산조각 날 기세였다. 그러나 보우는 그동안 그녀와 같은 마귀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봐왔다. 만일 그녀가 원천마저 손에 넣는다면 천사들과 시엔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게 뻔했다. 보우는 망설이다가 겨우겨우 한 마디 했다.

  “...경복궁...어제 경복궁에 원천이 있을 것 같아서 다녀왔는데 그곳에 없었어요...이게 제가 마지막으로 본 거에요.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진짜에요...”

  천자마는 떨리는 입술로 더듬더듬 말하는 보우를 내려다봤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땅바닥만을 바라본 채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엎드려있는 보우를 다시 들어 올린 채 그의 머리를 잡았다.

  “너, 끝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구나?”

  보우는 당황하여 더욱 말을 더듬거리며 끝까지 원천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 애썼다.

  “지, 진짜에요! 어제 갔는데 이상한 상자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이 이상은 아무것도 몰라요!”

  천자마는 끝까지 저항하려는 보우를 보고 한숨을 쉬더니 그의 머리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줬다.

  “내가 이정도로 했을 때 말하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 거다. 어리석은 놈.”

  순간 보우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머릿속에서 정체모를 빛이 나오더니 천자마의 손과 팔을 따라 그녀의 머릿속으로 들어갔다. 천자마는 한참을 보우의 머리를 잡고 가만히 있더니 이내 그를 보고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종묘라...그곳에 숨겨두면 우리가 못 찾을 것 같았나?”

  종묘라는 단어가 그녀의 입에서 나오자 보우는 눈에 초점을 잃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너 같은 놈을 상대로 이정도도 못 알아낼 것 같았니? 네가 예전에 따르던 중놈이 너한테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니 뭐니 하면서 꽤 좋은 말을 떠들었나본데, 강한 것도 강한 거 나름이지, 그래봤자 인간이 어찌 나를 상대로 저항할 수 있겠니.”

  중놈? 설마 혜산 스님? 중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보우는 혜산 스님을 공격한 정체가 그녀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다시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분노에 휩싸였다.

  “네가!...네가 스님을 죽였어! 대체 왜! 아무 잘못도 없는 스님을...”

  “왜 죽였냐고? 나 같은 마귀에게 사람 죽이는 데에 이유가 필요할 거라 생각해? 그냥 좀 거슬려서야. 너희들도 길가다 보이는 벌레들 보이면 괜히 밟잖아? 그런 거야.”

  보우는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그녀의 팔을 잡고 자신의 머리에서 떼어내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팔은 콘크리트처럼 견고하고 단단하게 보우의 머리에 고정되어있었다.

  “아까 말했지? 진작 말하지 않은 걸 후회할 거라고. 이원천이 있는 곳도 알았고 몸집이 크지도 않으니 노예로 쓸 수도 없으니 네놈도 그만 저세상으로 가야겠어.”

  보우의 머리를 잡고 있던 손은 어느새 그의 목에 힘주고 있었다. 보우는 점점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고, 몸 전체의 힘이 점점 빠지기 시작했다.

  “잘 가렴. 짧지만 꽤 인상 깊었어.”

  그 때 보우의 목에서 무언가가 떠오르더니 강한 빛을 내뿜었다. 천자마는 그 빛에 놀라 황급히 손을 목에서 때고 뒤로 물러섰다. 뒤에서 그 장면을 멍하니 보고 있었던 그녀의 하수인들은 눈을 가리고 괴로워하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뭐야! 저 망할 놈의 빛은!’

  모두를 당혹감에 빠트리게 한 빛의 주인은 혜산 스님의 사리였다. 사리에서 나오는 빛은 점점 더 강해져 온 건물을 밝힐 듯 했다. 천자마의 눈에는 혜산 스님의 환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천자마는 겨우 눈을 뜨고 스님의 환영을 노려봤다.

  “일개 중놈주제 감히 누구를 농락하려 드는가!”

  천자마는 사리를 향해 어젯밤 시엔에게 그랬던 것처럼 검은 연기를 쏘았다. 그러자 사리는 빛을 내뿜는 걸 멈추고 다시 보우의 목에 걸려있는 채 축 늘어졌다. 보우는 다시 정신을 잃고 털썩 주저앉았다.

  “천자마! 괜찮으십니까! 방금 그 빛은...”

  건물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아수라 하나가 빛을 보고 곧장 천자마가 있는 곳으로 다녀왔다. 천자마는 정신을 잃은 보우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놈... 꽤 번거로운 놈이야. 조용히 처리하기는 글렀군.”

  “그럼 다른 곳으로 이동하시죠. 이미 인간들 눈에 잘 안 띄는 곳을 여러 곳 알아봐두었습니다.”

  “...아니지.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놈을 조금만 더 이용해야겠어.” 시엔은 잠시 생각한 뒤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용이요? 어떻게 이용하신단 말씀이십니까?”

  “네놈은 알 필요 없어. 다른 아수라들과 함께 종묘를 뒤져서 원천이나 가지고 와. 그 후에 알려주겠다.”

  “원천을 드디어 찾으신 겁니까? 경축 드립니다, 천자마!” 원천이란 말에 아수라는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천자마는 그의 행동에 흡족한 표정을 짓고 그를 바라봤다.

  “이참에 원천도 얻고 망할 놈의 천사들도 다 없애버릴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여왕도 되찾을 것이야. 이제 드디어 우리의 세상이 오는 거야!” 천자마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사이코패스 같았다.

  한참 천자마의 웃음소리가 온 방을 뒤덮고 있을 때, 그들 근처에서 무슨 인기척이 났다. 아수라는 즉시 인기척이 나는 곳을 돌아보더니 이내 두 눈이 동그래졌다. 방금까지 충실한 천자마의 하수인들이였던 자들이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다시 평범한 인간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대, 대체 여기는 어디야. 그리고 누구야 당신들은! 날 왜 이곳으로 데리고 온 거야!” 그들 중 한명이 아수라에게 외쳤다. 그 소리를 듣고 천자마도 그들을 바라봤다.

  ‘뭐야, 어떻게 다시 정신이 되돌아온 거야!? 설마 아까 그 빛 때문에...?’

  그들은 천자마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다 같이 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야, 너! 클럽에서 나한테 꼬리친 년 맞지!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너, 술집에서 나한테 다가와 술 따라준 여자지? 술에 뭘 탄 거야!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건데!”

  “이거 이제 보니까 꽃뱀이네! 한두 명한테 이런 짓을 한 게 아니었구만! 내가 누군지 알아? 너 이제 큰일났어 임마!”

  아수라는 그들을 한심하게 쳐다보고 천자마한테 물었다.

  “어쩔까요. 천자마. 다시 세뇌를 하시는 것이...”

  “아니, 이제 저놈들은 질렸어. 지들이 멍청해서 넘어간 걸 모르고 저렇게 주절대니 기분 더럽네. 그냥 다 찢어버려.”

  천자마는 얼굴을 찡그리고 뒤를 돌아 다시 보우에게 다가갔다. 아수라는 천자마의 명을 받고 칼을 들어 그들한테 달려갔다. 이내 칼이 휘둘리는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한데에 뒤섞여 천자마의 귓속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끔직한 소리를 듣고도 아무렇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소리를 즐기고 있는 듯 했다. 그는 허리를 숙여 보우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래, 지금은 마음껏 자렴. 자고 일어나면 네놈의 천사들과 친구들이 네 눈앞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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