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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공녀 아영
작성일 : 17-11-24 22:11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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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빈의 일상은 똑같았다. 매일 산보를 다니고 정원을 돌보거나 서책을 읽는 것이 전부였다. 한정당 문을 넘어서는 일은 거의 없었고, 유일하게 넘어설 때는 왕실 어른들에게 문안을 올릴 때뿐이었다.

 

 어떻게 이야기가 세어나간 것인지 세자빈이 직접 호미질을 하고 매일 세자를 원망하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

 

 평안한 날이었다.

 

 “마마, 빈궁마마”

 

 서책을 보던 수빈이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민희가 뛰어오고 있었다.

 

 “마마, 왔습니다. 왔어요.”

 

 “누가?”

 

 “아영이가, 아영이가 돌아왔다고 합니다.”

 

 몇 개월 전, 그러니까 소현이 수빈이 아니었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명 황실의 첫째 황자의 탄신에 맞춰 선물을 보내는 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이 있었다. 처음은 사사로운 충돌이었지만 일은 일파만파 커지고 만다. 그로 인해 황제가 크게 노하여, 사신과 병사들을 파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때 일을 해결하겠다며 앞으로 나선이가 우찬성의 측근인 최명균이었다.

 

 그런데 그 해결 방법이 어이없게도 공녀였다. 간혹 공녀를 받치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영상의 패거리가 먼저 나선 것은 처음인지라 의문이었다.

 

 알고 보니 그자의 독단이었다. 공녀를 보내는 것을 알게 된 왕세자가 분노한 것은 당연한 일, 그가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니며 또다시 명황실과 마찰이 일었다.

 

 결국 영상이 나서서 공녀 인원을 조정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는데. 그때 포함된 인원 중 한 명이 아영이었다.

 

 그녀는 본디 소현을 감시하기 위해 영상이 붙여놓은 간자였다. 그것을 알면서도 소현은 그녀를 내치지 않았다. 그런데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 소현이 나서서 빼내려 했지만 결국 그녀에겐 질타와 비난만이 돌아왔다.

 

 결국, 아영은 몰래 도망을 친다. 그리고 얼마 전 붙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대신들은 엄벌을 내려야 한다며 그녀를 고신 하려 했고 그때 나선 것이 수빈이었다.

 

 수빈은 이미 공녀들의 명단이 문서로 작성되어 전달되었는데, 흠이 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 물었다. 어찌 되었든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상 그녀는 황실의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에게 돌려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그때 그녀의 의견에 힘을 얹어 준 것이 세자였다. 약조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앞뒤 구별도 못 하는 자들이라고 비아냥거리는 것이 다였지만 그 효과는 컸다.

 

 처음 세자빈의 말에 찬성하던 세자가 의아했던 그들은, 그럼 그렇지란 생각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세자빈의 의견을 받아 들이는 것으로 해결되었다.

 

 “세자빈마마를 뵈옵니다.”

 

 절을 하고 일어서는 아영은 그간 고생이 심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힘겨워 보였다.

 

 “앉으세요.”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마마께 또 은혜를 입었습니다.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아영의 영상의 세작이었다. 세자빈의 감시를 위해 궐에 들어온 이인데, 소현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그녀를 살뜰히 챙겨주었다.

 

 아영은 사헌부 장령 김서겸의 서녀였다. 본부인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이었다. 부인 사랑이 지극했던 김소겸은 첩을 들이는 것을 극구 거부했지만, 부인 지 씨는 그럴 수 없는 위치였다. 그때 나선 것이 본부인 지씨가 친동생처럼 아껴주던 몸종, 아영의 어미였다.

 

 아영의 어미는 허울뿐인 양반의 후손이었다. 제 몸 하나 건사할 수 없던 그녀의 부모가 택한 것은 양반집 종살이였다. 그녀는 엄연한 양반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집안 누구도 그녀가 첩의 자리에 오르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첩의 자리에 올랐고 2남 1녀의 후사를 본다. 그리고 몇 년 후 돌림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고 만다.

 

 본부인은 남은 아이들을 지극정성으로 기른다. 모르는 이가 보면 제 친자식이라 여길 만큼 아낌없은 애정을 쏟았다.

 

 어느 날 아영에게 혼사 자리가 들어온다. 어느 나이 많은 서출의 후처자리였다.

 

 본부인 지씨는 기가 막혔다. 제가 금이야 옥이야 키운 아이를 저리 대접하는 현실에 화가 났다. 그것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고, 그 횟수가 더해질수록 내외의 한숨은 늘어만 갔다.

 

 그때 영상이 손을 내민다. 아영을 궁녀로 들이자는 제안이었다. 세자빈의 동태를 자신에게 전해주기만 한다면 가문은 탄탄대로를 겄게 될 것이라는 말로 그녀를 꼬여냈다. 아영은 원치 않는 혼처 자리로 가느니 궁녀가 되어 가문에 도움이 되는 길을 택한다.

 

 그런데 공녀 명단에 떡하니 이름이 오른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영상이 직접 올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세자빈의 위치가 흔들리는 것을 확인한 그가 쓸모없어진 아영을 버렸다.

 

 평소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자들이, 자신을 벌하여서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영상은 방관했다. 오히려 자신을 구해준 것은 소현이었다.

 

 “김나인.”

 

 “예, 마마.”

 

 “그대가 어떠한 심정일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억울하고 참담하겠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아영의 어깨가 살짝 떨렸다.

 

 “생각을 해봤어요. 그대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그러다 사람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나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예요.”

 

 [탁]

 

 수빈이 서안 위에 작은 보따리를 내려놓았다. 고운 보자기에 무엇인가가 싸여 있었다.

 아영의 눈에 의문이 깃들었다.

 

 “김나인. 궁녀는 왕의 여인이라 하지요? 평생 이 좁은 궐 안에서 한 남자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여인이 궁녀라는 존재입니다. 생각을 조금만 바꿔 봅시다. 이번에 공녀로 보내지는 인원이 어디에서 생활하게 될지 그대는 아십니까?”

 

 이번 공녀들은 황실에 보내질 이였다. 황성에서도 가장 처우가 나쁜 곳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황실에서 생활하게 된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조선 왕과 명나라 황제, 조선의 궁궐과 명나라 황실. 웃전과 장소만 바뀔 뿐 그대의 상황은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이 작은 궁궐보다는, 오히려 황실이 나은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자면…….”

 

 황실은 예전부터 자손의 수가 많기로 유명했다. 그로 인해 저들끼리의 다툼이 끊이지 않는 다는 부작용이 있기는 했지만, 남아도는 것이 황실의 남자였다. 그리고 황실에는 높은 관직의 남자들도 넘쳐난다. 그것을 돌려 말하는 것이었다.

 

 아영의 눈이 화들짝 커지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슬며시 웃음을 짓던 수빈이 보자기를 그녀 쪽으로 밀어주었다.

 

 “나는 그대가 그곳에서 잘 생활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곳에서 좋은 웃전을 만나 편안한 삶을 살길 원하고, 더 이상 다른 이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욕심대로 살길, 그대가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그녀는 무어라 대답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수빈의 말이 자꾸만 무언가를 건드리고 있었는데 그것이 낯설었다.

 

 “내일부터 공녀가 되어 황실에 가게 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에요.”

 

 ‘아아, 이것이었어.’

 

 수빈이 지금 자신에게 해주려던 이야기의 본질은 이것이었다.

 

 아영의 눈가가 시큰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돌려서 말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눈치 보며 힘들게 살지 말고 어차피 가는 거 좀 더 나은 삶을 살 방법을 찾으라고.

 

 이 시대의 여인의 삶이야 뻔했다. 좋은 남자 만나 평생 그 남자의 여인으로 사는 것. 그렇다면 저를 버리려는 조선 땅에 연연하지 말고, 더 넓은 곳으로 가서 기회를 잡으라는 것이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게 자신이 도와주겠다며 아영에게 너는 어떻게 할 것이냐 물어오고 있었다. 생각에 생각이 더해지자 절망적이던 그녀의 사고가, 자연스레 수빈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아영은 모르지만 수빈은 그녀의 미래의 단편을 알고 있었다. 소현의 꿈에서 본 그녀는 힘든 삶을 살게 되지만 결국 제힘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쟁취한다. 아무것도 없었던 그때도 그 정도였는데, 도움을 준다면 더 좋은 상황이 될 것이 분명했다.

 

 생각이 정리된 아영이 세자빈을 바로 보았다. 단단하게 정돈된 표정을 본 수빈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다음날, 아영에게 처음 가르친 것은 명나라 말이었다. 생활함에 있어서 기본중의 기본은 언어였다. 공녀로 끌려가는 아영이 그나라 말을 안다는 것은 큰 이점이 될것이었다.

 

 수빈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알아낸 것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언어였다. 현시대에 비슷한 뜻이나 명사가 있으면 수빈이 실수를 해도 상대방은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뜻으로 알아들었다. 일종의 치완 기능이었다.

 

 또한 수빈은 중국어를 꽤 잘하는 편이었다. 집안 환경 때문이기도 했지만, 직업상의 영향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한자와 중국어에 능통했는데. 그녀가 알고 있는 중국어와 명시대의 언어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빈은 그것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 사실에 의문이 들었지만, 신의 배려 정도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나이 든 사람에게 하대를 하는 것도 불편하고 말투 자체가 입에 붙지 않아 어버버 거리다 보니 실수가 잦았다. 처음에야 꾸역꾸역 어쩔 수 없이 하긴 했는데, 그것도 한계였다. 여러 가지 상황을 실험해본 수빈은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 실수도 적고 상대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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