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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주님의 남편은 마왕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2

며칠간 어린 공주의 부모노릇을 하고 있던 마왕.
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다치는 경우가 생기자 마왕은 공주를 다시 궁으로 돌려보낸다.
그렇게 7년 후 공주는 당당하게 마왕을 향해 8서클 마법을 날려 죽이려 하고 공주가 내뱉는 상큼한 말 한마디.
“뮤트라! 나랑 결혼하자!”
“....야. 꼬맹이. 장난하냐!?”
마왕의 공주님 길들이기? 공주님의 마왕 길들이기?
어느 쪽이든 이들의 미래는 밝기만 한 것이 아니다.
신을 위한 복수를 목표로 두고 오늘도 마왕은 공주에게 시달리고 자유를.....얻을 시간도 없이 시달린다.

 
[14.오해 받는 상황은 누구나 당황한다]
작성일 : 17-11-24 20:19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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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오해 받는 상황은 누구나 당황한다]

 거대 항구 마을인 리켈.

 오늘 4시에 이곳에서 천재 음악가의 공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좀 아니잖아.....”

 

 현재 시각은 오후 2시.

 아직 콘서트 준비도 안 된 시간이지만.......우리 앞에 서 있는 수 백 명의 사람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었으면 그냥오지말걸 그랬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 오면 이렇게 많이 모이는 걸까, 뮤트라?”

 “나도 모르겠다. 대단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바로 앞에 있는데?”

 “어디? 그 음악가 벌써 왔어?”

 “나 말하는 거잖아. 최연소 8서클 마법에 투사랭킹 4위.”

 “응, 그래. 대단하다 못해 위대하게 느껴진다.”

 “성의 없어!!”

 

 원래 대단한 사람 옆에서 같이 지내다보면 대단한 것들이 평범하게 보이는 게 정상이다.

 음.....지금의 아샤와 내가 맞붙게 된다면 누가 이길지 살짝 궁금해지긴 한다.

 이곳에서 절반의 마력을 잃고 천사의 특권도 잃은 나라도 인간계에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다. 다른 천사들과 싸우게 된다면 분명 질 게 분명하지만 인간들 사이에서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아무래도 이거 가까이서 보기는 글렀는데?”

 “동감이다, 빨갱이.”

 “이름 알려줬잖아!! 그냥 베일이라고 불러!!”

 “훗, 한 번 빨갱이는 영원한 빨갱이.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누가 이런 머리카락, 가지고 싶어서 가졌냐고!! 아아악!!”

 

 이제 완벽하게 베인 그랑리우스를 다루는 나.

 무척이나 자랑스러워진다.

 이런 걸 보고 형세역전이라고 하는 건가.........

 

 “뮤트라, 어디라도 돌아다닐래? 여기서 기다리는 거 재미없을 것 같아.”

 “그래, 이런 인파는.....딱 질색이야.”

 

 나는 다시 뒤로 나가려 하였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어느새 우리 뒤를 매우고 있는 사람들.....대체 오늘 오는 사람이 얼마나 유명하기에 이런 반응이 일어나는지 새삼 다시 궁금해진다.

 

 “.......아샤, 이건 뭐지?”

 “안 놓치려고 하는 건데?”

 “그럼 손 같은 걸 잡으면 되지 않아? 굳이 이럴 필요가.....”

 “아니야, 이게 더 안전해.”

 “안전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불편해, 게다가 무겁고.........”

 “여자한테 무겁다니, 그리고 나는 가벼운 편에 속하는 건데?”

 

 내가 인파를 뚫고 지나가려고 하자 아샤는 내게 업혔다.

 아샤가 나에게 업히자 등 뒤에 느껴지는 두 개의 감촉.

 때어내려고 하였지만 움직일수록 그 감촉은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기만 할 뿐이었다.

 아직 모자라긴 하지만.........꼬맹이, 잘 컸구나.

 

 “이봐, 신입!! 거기서 뭐하고 있나!?”

 “.......나?”

 

 아샤를 업고 인파를 뚫느라 힘들어 쉬고 있는 나에게 저 멀리서 30대로 보이는 갈색 머리의 남자가 성질을 내며 다가왔다.

 

 “그래, 너! 일일 알바로 뽑아줬더니 여기서 농땡이를 펴?!”

 “저, 저기요. 무슨 착각이 있나본데.....아아아아!!”

 “네가 농땡이 핀 착각은 잘 봤으니까 빨리 가서 일해!!”

 

 지, 지금 내 머리카락을 잡아 올린거야?!

 감히 내 머리카락을!?

 

 “뮤, 뮤트라.....진정하고.....”

 “응? 넌 뭐냐.”

 “이, 이 사람 일행인데요......”

 “그래, 그럼 너도 일하는 사람인가보네.”

 “네, 네?! 전 아닌....”

 “아니어도 우리 신입이 농땡이 도와줬으니까 따라와.”

 

 남자는 아샤를 보더니 나와 같이 농땡이를 폈다고 착각하여 그대로 휩쓸어버렸다.

 제길, 베일 그랑리우스를 버리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다시 말하지만 저는 그 신입이라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분은 이 나라의 공주인 르베이나 아샤님입니다. 예의를 지키십시오.”

 “오냐, 네놈이 드디어 미쳤구나.”

 “.........”

 

 이게 아닌데.

 

 “그래, 짙은 흑발에 저 나이 대는 공주님이 맞겠지. 아이구, 세상에 공주님 참 여럿 계시네.”

 “저, 정말인....”

 “그냥 좀 따라와라! 안 그래도 베류나 때문에 바빠 죽겠는데.”

 

 베류나? 오늘 4시에 공연하는데다 저 많은 인원이 보려고 달려온 그 천재 음악가?

 

 “뮤트라, 뮤트라.”

 “아샤, 그냥 무시하고 도망치.....”

 “우리 일이라는 거 해보자!”

 “그래, 빨리 도망.....어?! 하자고!?”

 

 아샤는 눈을 반짝반짝하게 빛내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 줄 알고 베류나 얘기만 들은 채 바로 생각이 바뀌는 걸까.....

 

 “하....될 대로 되라고 그래.”

 “아싸! 뮤트라, 고마워!!”

 “야, 야?!”

 

 감사를 표현하며 나를 안으며 달려드는 아샤.

 그 정도는 익숙하여 그냥 있으려 하였지만 1초 후 벌어지는 상황에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쪽.”

 “뭐, 뭐하는 거야?!”

 “헤헷, 뮤트라가 좋아서.”

 

 그녀가 내 볼에 입을 맞추었다.

 잠깐 붙었다 바로 떨어지긴 하였지만 그건 그거 나름대로 내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였고 나는 꼴좋게 당황하는 티가 드러났다.

 

 “신입, 빨리 오라고!! 정말 잘라버린다!!”

 “네, 갑니다. 가요.”

 

 정말 잘라버린다는 말을 보면 아무래도 나로 착각하고 있는 신입은 평상시에도 문제였나 보다.

 

 

 

 “어이, 아가씨, 일 좀 잘 하는데?”

 “헤헤....감사합니다.”

 

 맡은 일이 전부 끝난 후 우리는 무대의 뒤에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칭찬에 베시시 웃는 아샤와 불호령을 내리던 아저씨. 그리고 죽기 직전인 내가 서로 의자에 앉아있는 중이었다.

 

 “허억....허억.....”

 “형씨는 좀 힘 좀 내봐. 여자가 이러고 열심히 하는데 댁은 뭐하는 건가?”

 

 내가 알겠냐......

 내 몸은 최근 몇 년 동안 운동은 전혀 하지 않은 몸에 아직까지 부작용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태다. 반면에 저쪽은 여자임에도 왕실 기사단장까지 맡았던 사람이다.

 상대가 안 되는 게 당연하지.....

 

 “수고하셨어요.”

 “......그쪽은?”

 

 누군가가 작업실의 문을 열고 우리의 휴식장에 들어왔다.

 분홍빛을 띠는 긴 머리에 순해 보이는 인상은 평화를 떠올리게 만들었고 그녀의 뒤에는 매니저로 보이는 남자가 서 있었다.

 

 “베류나 씨, 여기는 어쩐 일로.....”

 “작업에 도움을 주신 분이라면 인사드리는 게 당연하죠. 인사 겸 들렸습니다.”

 

 우리에게 음료수를 하나 씩 건네는 베류나.

 자, 잠깐....베류나라면 아까 들었던 그 천재 음악가?!

 

 “음악가 베류나.....씨?”

 “네, 부르셨나요?”

 “아, 아아......본인을 보는 건 처음이라....실례했습니다.”

 “아니에요, 헤헷.”

 

 아샤의 말에 수줍은 듯 웃어넘기는 베류나.

 외모 못지않게 착한 성격.

 천사다.....여기에 천사가 강림하셨다.....

 

 “그런데 그분은.......누구시죠?”

 “아, 일종의 펫 같은 거예요. 이래보여도 꽤 순한 성격이랍니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험악하게 생겼었다.

 그런 보디가드를 펫이라고 부르고 순한 성격이라고 하다니.......어찌 보면 베류나는 강심장일 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스테이지 기대하고 있을게요!”

 “후훗, 감사해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베류나는 밖을 나섰다.

 아직 들고 있는 봉투에 음료수가 남은 것을 보아 다른 곳에도 인사를 하려는 것 같았다.

 

 “암튼, 오늘 수고했어. 둘 다.”

 “이건.....”

 

 내게 불호령을 하던 아저씨는 나와 아샤에게 무언가의 봉투를 건네었다.

 

 “아가씨는 덤이라도 도와줬으니 보수는 줘야지, 청년은 조금 이 아가씨 좀 본받고!”

 “아하하.....감사합니다.”

 “쩝.....”

 

 그렇게 일을 못했었나?

 나름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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