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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주님의 남편은 마왕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2

며칠간 어린 공주의 부모노릇을 하고 있던 마왕.
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다치는 경우가 생기자 마왕은 공주를 다시 궁으로 돌려보낸다.
그렇게 7년 후 공주는 당당하게 마왕을 향해 8서클 마법을 날려 죽이려 하고 공주가 내뱉는 상큼한 말 한마디.
“뮤트라! 나랑 결혼하자!”
“....야. 꼬맹이. 장난하냐!?”
마왕의 공주님 길들이기? 공주님의 마왕 길들이기?
어느 쪽이든 이들의 미래는 밝기만 한 것이 아니다.
신을 위한 복수를 목표로 두고 오늘도 마왕은 공주에게 시달리고 자유를.....얻을 시간도 없이 시달린다.

 
[13.아빠와의 데이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작성일 : 17-11-24 20:19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3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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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13.아빠와의 데이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체 저런 걸 왜 하는 거야?!”

 “네가 하자고 했었다.”

 “이건 사기야, 볼 때는 분명 재미있어 보였는데 이게 뭐야!”

 “지렁이 싫어할 때부터 알아 봤다.....”

 

 낚시를 시작한지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해변에 낚싯대를 던져버리는 아샤.

 아마 물고기가 계속 입질이 오지 않아 짜증났던 모양이다.

 

 “도대체 이런 식으로 잡아서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는 거지?!”

 “어부는 배타고 나간다.”

 “어....?”

 “이런 방파제에서 잡는 게 아니라 배타고 멀리 나가서 잡는다고.”

 “그래! 그거야!!”

 

 ......내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길 빌고 또 빌어본다.

 주신, 마신, 벨리이르, 아샤님이시여. 제발......

 

 “뮤트라! 지금 당장 배를 빌리자!”

 “.......”

 

 왜 불길한 예감은 항상 빗나가지 않는 것일까.....

 

 “아샤, 배를 끌고 나가면 다른 곳은 못 가는데?”

 “어째서?”

 “그야, 배를 빌리고 출항시켰다가 다시 육지로 돌아오면 잠잘 시간도 없이 다음 마을로 갈 시간인데?”

 “허허, 젊은이. 요새는 3시간짜리 배도 대여가 가능하다네.”

 “정말요, 할아버지?”

 

 하......살다 살다 길을 걷다 우리에게 조언을 해 주는 할어버지에게 살인욕구가 치솟아 오른다.

 노인공경이라는 말이 있지만 순수 나이로 치면 내가 훨씬 많으니 한 대 쳐도 되는 거냐? 그런 거라고 말해. 지금 당장!

 

 “음....뮤트라.”

 “어, 왜.”

 “그냥 우리 다른 데 갈까?”

 “........어째서.”

 “이런 걸로 3시간 쓰기는 너무 아깝지 않아? 배를 탄다고 물고기가 잡히는 것도 아니고.”

 

 어? 뜻밖의 이득인가?

 순순히 내가 원하는 대로 낚시를 하지 않는 아샤.

 솔직히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 것은 시간이라도 빨리 가지, 낚시는 시간도 안가고 심심해 죽을 것 같았다.

 

 “그럼 어디 갈래?”

 “음.....시장? 아까 검 만드는 곳 아저씨가 공연 같은 거 한다고 그랬잖아.”

 “아, 그러네. 한 번 가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

 “그럼 가자!”

 

 마지막 날에 공연이라.....

 그다지 나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 마을에서의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일종의 의식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이 넓은 곳에서 어떻게 찾지?”

 “왜? 우리가 늘 하던 거 있잖아.”

 “아아....그거.....”

 

 아샤가 말하는 ‘늘 하던 거’

 지나가던 행인에게 말 걸기......

 암울해진다. 이런 게 ‘늘 하던 거’라는 의미를 지닌다니.....

 

 “왜 그래. 창피한 거 아니야.”

 “어쩌면 넌 왕족의 피가 아닐 지도 모르겠다.”

 

 길 묻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왕족이라.....

 전혀 현실성 없네.

 

 “.........”

 “왜 그런 표정을 지어, 장난이야.”

 “아, 아아.....장난. 장난인 건 알지.”

 “.......?”

 

 내 농담에 아샤는 순간 핏기가 싹없어진 얼굴을 하였다.

 앞으로 나이에 안 맞게 농담은 하면 안 되겠다......요새 젊은 애들의 유머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

 

 순간 눈앞에 유유히 시장 한복판을 걸어 다니며 유일하게 붉은 빛을 내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아샤, 이 마을에 빨간 머리가 또 있던가?”

 “없던 걸로 아는데?”

 “빙고. 나도 그렇게 생각 해.”

 

 나는 인파를 빠른 속도로 해쳐나가며 아무런 위화감도 느끼지 못하는 불쌍한 자식에게 다가갔다.

 아무 것도 모르는 게 좋다고 하지만 너무 몰라도 좋은 건 아니지.

 

 “야.”

 “어? 어제 그....”

 “이렇게 태연할 때가 아닐 것 같은데?”“아샤, 안녕. 또 만났네.”

 

 빨갱이는 웃으며 아샤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 흔들리는 손을 본 순간 아샤는 미간을 찌푸렸으며 그 표정에는 수많은 말이 담겨있었다.

 

 “뮤트라, 죽여.”

 “공주님, 지금 허락 한 거다.”

 “어쩔 수 없이 ‘실수로’ 죽은 걸로 해줄게.”

 “저, 저기.....?”

 “말 하지 마. 빨갱이.”

 “아, 아샤마저 나한테 빨갱이라고 하는 거야? 오빤 참 슬프.....”

 

 빨갱이는 말을 더 이상 이어나가지 못 하였다.

 아샤의 롱소드가 빨갱이의 목 바로 앞에 겨눠지자 천천히 양 손을 들어 올려 항복의 제스처를 표시할 뿐이었다.

 그나저나 계속 빨갱이, 빨갱이 하니까 기분이 이상하네.....

 

 “야, 빨갱이, 이름은 뭐냐?”

 “나? 이 위대한 나를 모른단 말이야? 이 베일 그랑리우스를?”

 

 어이구.....위대함은 동네 개도 안 주워 먹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어린 여자애를 룸살롱에 데려다 준 인간이 위대한 인간이었냐?

 

 “아샤, 진짜 찔러버려.”

 “안 돼. 사람이 너무 많아. 조금 한적한 곳으로 이동하자.”

 “그거 좋네.”

 

 지금 이곳에는 무슨 공연이 이루어지는 탓에 사람이 붐비고 있었다.

 지금 아샤의 검이 베일 그랑리우스의 목을 위협하고 있자 주변의 사람들이 계속해서 시선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

 확실히 여기서 죽이면 나도 아샤도 그리고 주민 사람들도 곤란하겠지.

 하.......베일 그랑리우스. 죽는 것마저도 남들에게 민폐인 인생이구나.

 

 “자, 잠깐만....!!”

 “뭐, 유언은 짧게 해.”

 

 아샤는 베일이 얼마나 싫었는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과격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샤도 저런 면모가 있었다니......

 

 “아빠라도 마지막으로 한 번 보게.....”

 “아빠?”

 

 아샤는 베일의 말을 끊은 뒤 가볍게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그쪽 아빠도 널 포기했는데?”

 “......아빠가 그럴 리가.”

 “있어, 지금 당장이라도 내가 부르면 달려올 사람인 것 같던데.”

 “하.....그 망할 영감탱이......그 나이가 돼서도 여자를 밝히고 있어.”

 

 음....확실히 그 말은 동감한다.

 그 나이에 젊은 여자를 그렇게 밝히다니......

 베일의 어머니가 새삼 안쓰러워지기 시작한다.

 

 “뭐야, 그 표정은. 우리 엄마 이미 돌아가셨어.”

 “아.....미안하다.”

 

 의도치 않게 베일의 아픈 부분을 찔러버린 것 같아서 나는 재빨리 사과했다.

 빠른 사과는 인생에 효율적인 윤활유니까.

 

 “상관없어, 지금의 아빠처럼 다른 남자 밝히다가 눈 맞아서 집 나가버렸거든. 그것도 모르고 사과해버렸네? 그 자존심 강하던 인간이? 쯧쯧.”

 

 진짜 윤활유에 불태워버리고 싶어진 건 처음이다.

 잘 타지 않는 윤활유? 10서클 마법을 써서라도 내가 불붙이고 만다.

 

 “그나저나 오늘 공연이 있다는데 뭐 좀 아는 거 있냐?”

 “그런 거 알아서 뭐하게?”

 “오늘 뮤트라랑 데이트하거든!”

 “오, 저 평범하게 생긴 아저씨랑?”

 

 ........이 정도면 됐지 얼굴에 뭘 더 바라는 거냐!! 그리고 아저씨는 누가 아저씨야!? 내가 자그마치 400살은 넘고 얼굴은 20대 중반 밖에 안 되는데 무슨 아저씨냐!!

 

 “그래도 난 뮤트라가 좋은 걸!”

 

 아샤....너마저 내가 평범하게 생겼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는구나....

 나로서는 조금 쇼크였다.

 

 “오늘 천재 음악가가 온다는 모양이야, 마법으로 엄청 아름다운 음색을 낸다나 뭐라나.....”

 “그 사람이 오늘 여기서 공연을 한다는 말이네.”

 “그래, 한 번 보려고 오긴 했지. 소문으로는 매우 실력이 좋다고 평판이 자자해서.”

 

 음.....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아샤에게 음악 같은 것도 보여주고 싶기는 한데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어서 지금껏 보여준 적이 없었지만 이번 기회에 한 번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갈래?”

 “응, 뮤트라가 가고 싶으면 어디든 따라갈 거야.”

 “아니, 네가 가고 싶은지 묻는 거야. 오늘 네가 가고 싶은 곳에 가기로 했잖아.”

 “음.....음악은 궁중음악 밖에 들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한 번 들어보고는 싶어!”

 “그래, 그럼 결정된 거네.”

 “저기....왜 정보를 알려 준 내 의견은 무시하는 건데?”

 “아직 안 갔어? 베일 그랑리우스.”

 “아샤, 너무해!!”

 

 시끄러운 놈이 한 명 붙기는 했지만 나는 이곳에서 만나면 안 되는 사람을 만나 버렸다.

 아니, 일반 사람은 아닌 존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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