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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호미를 든 세자빈
작성일 : 17-11-24 17:43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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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며칠 후 수빈은 일정에 맞춰서 입궐한다. 그리고 거처를 한정당으로 옮겼다.

 

 혜종이 신경을 많이 쓴 것인지 한정당의 많은 부분이 바뀌어있었다. 말끔하게 정리된 곳을 둘러보던 민희도 감탄을 할 정도였다. 본채 뒤쪽에 창고 같은 건물도 들어섰다. 이것은 수빈인 혜종에게 부탁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한정당은 고즈넉한 살림채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궐의 다른 곳과는 다르게 작은 부엌이 딸려 있었고, 넓은 정원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창을 열면 난간 너머로 정원이 보이는 모양새였다

 

 “생각보다 좋군요.”

 

 “그래 보이기는 하지만…….”

 

 민희는 아직도 거처를 옮긴 것이 불만스러운 모양이었다.

 

 “나인들은 어찌 되었습니까?”

 

 “예, 말씀하신 데로 처리하였습니다.”

 

 “무리한 부탁이었는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상궁.”

 

 “아닙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제가 송구할 따름입니다.”

 

 거처를 옮기면서 대신들과 왕실에 조금이라도 관련된 이들은 제외시켜버렸다. 당연히 반발이 있었지만, 조용히 지내고 싶다는 세자빈의 주장대로 인원을 최소한으로 줄이게 했다.

 

 그래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디에 어떤 틈이 생길지 모르니 항상 주의해야했다.

 

 “여호위는 아직도 복귀하지 못했나요?”

 

 “예, 마마. 시일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입궐 후 수빈을 호위했던 인원들을 무슨 이유 때문인지 세자에게 불려가 호되게 혼이 났다고 했다. 덤으로 그가 계획한 훈련을 받아야 했다.

 

 풍등제때 수빈이 인파에 휩쓸려 일행과 떨어져 다닌 일이 원인인 듯싶었다.

 

 그날 집에 돌아온 수빈은 사람을 보내 소식을 전했다. 소식을 받고 돌아온 이들의 몰골은 전쟁이라도 치르고 온 것 같은 모양새였다. 자신도 잘못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딱히 뭐라 하지 않고 넘어갔는데, 세자는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래요? 고생스럽겠어요.”

 

 평소 무섭기로 유명한 찬혁이 감시를 하고 있다고 하니 그 고생은 보지 않아도 알 것이었다.

 

 #

 

 단희는 한정당으로 복귀하는 길이었다. 그녀는 풍등제때 있었던 일을 다음 날에서 들었다. 개인적인 일을 보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그사이 일이 생겼다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은 확실하니 문책당할 것을 확실했다.

 

 하지만 세자는 생각했던 것 보다 더욱 화가 난 상태였다. 그 것은 세자빈이 낯선 이들에게 쫓겨 일행들과 떨어졌는데도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과 낯선 이가 세자빈의 곁에 다가가는데도 그냥 보고만 있었다는 두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다른 이들은 세자의 화에 눌려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단희는 새로운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첫째는 세자빈이 낯선 이들에게 쫓겨서 일행과 떨어졌다는 것, 두 번째는 세자가 그런 그녀를 보호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몇 년 동안 세자는 세자빈을 없는 사람 취급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자리에 놔둔 이유는 다른 이가 세자빈이 되면 복잡해지고 성가셔질 것이란 사실 때문이었다. 단희를 그녀의 호위로 붙인 이유도 감시의 목적이 컸다. 물론 죽어버리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세자빈 자리가 비어버리면 새로운 이를 들여야 했고, 그 자리를 탐내는 이들은 넘쳐났다. 특히 대비의 사람들이 그러했다.

 

 아무튼, 겨우 세자의 훈련에서 벗어난 단희는 한정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눈에 이상한 장면이 들어왔다.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는 나인 몇과 멀찌감치 떨어져서 누군가를 지키고 있는 한상궁과 서나인이었다.

 

 의아한 생각에 두 사람에게 다가간 그녀가 본 것은, 머릿수건을 두르고 호미질을 하는 세자빈이었다.

 

 “마마!!”

 

 깜짝 놀란 그녀가 빠르게 다가가 호미를 빼앗아 들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십니까?!”

 

 수빈이 멍한 얼굴로 호미를 빼앗아간 이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아! 여호위군요. 오늘부터 오신다고 들었는데 잘 오셨습니다. 힘드셨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호미 좀 주시겠습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마저 해놓아야 해서요.”

 

 “마마!!!”

 

 절대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하는 단희를 보며 수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수빈이 호미를 든 첫날 보였던 한상궁의 모습과 똑같았다. 한상궁은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표정으로 저를 보고 있었다. 말리는 민희를 떼어내고 처음으로 땅을 팠을 때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결국, 그날은 땅 한번 파본 것이 끝이었다. 그다음 날 수빈이 본 것은 텅 빈 창고였다.

 [하·하] 헛웃음 짓던 그녀는 한상궁과 나인들을 불러 모아 호통을 쳐야 했다. 결국, 물건들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다음날부터는 기구들의 손잡이가 망가지기 시작했다.

 

 결국, 수빈은 다른 곳에서 몰래 호미를 가져오는 방법을 택해야 했다. 한상궁과 나인들이 두 눈 벌겋게 뜨고 지키고 있었지만, 어떻게 가져오는 것인지 하루가 멀다고 호미가 생겨났고 그녀는 땅을 팠다.

 

 얼마 후 창고에 손잡이가 망가진 호미들이 산처럼 쌓이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결국, 손을 든 것은 한상궁과 나인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호위였다. 그녀의 고집을 또 어찌 꺾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한숨을 푹 내쉰 수빈은 그녀에게 다시한번호미를 내어 달라고 부탁했다. 여호위는 절대로 안 된다며 호미를 제 뒤로 숨겨버렸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는 거로 하죠. 서나인 물을 좀 준비해주세요.”

 

 “네 마마, 목욕물은 준비하라 이르겠습니다.”

 

 “그럼 정리하고 갈 터이니 준비되면 말해주세요.”

 

 단희는 수빈을 쫒아 창고로 가려 했지만 말리는 손길이 있었다. 한상궁이었다.

 

 “마마님. 왜 막으시는 겁니까? 지금 이게 무엇입니까? 제가 무엇을 본 것인지…….”

 

 혼란스런 단희의 물음에 단호한 답이 돌아왔다.

 

 “가지 마십시오.”

 

 “예? 왜 저를 잡으시는 것입니까?”

 

 “그냥 놔두세요.”

 

 “예?”

 

 한상궁은 며칠 전부터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주었다. 이야기가 다 끝났을 때 단희의 얼굴은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툭툭 어깨를 두드려준 한상궁이 자리를 벗어났다.

 

 처음 제대로 호미질을 하던 날, 그녀는 창고에 들어가 주위를 물린 후 한참이고 나오지 않았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그녀가 나오지 않자 한상궁과 몇몇 나인들이 창고 안을 살폈는데 수빈이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 없이 통곡을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처절하던지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수빈이 나온 후 조심히 물어보니,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고 했다. 아무리 가라앉히고 달래어도 멍울진 가슴이 풀어지지 않더라며, 이리 펑펑 울면 조금 나아지지 않겠냐고. 자신은 제 못난 마음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그때야 한상궁은 지금 그녀가 스스로 다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처를 옮기며 정원을 가꾸고 마음을 다스리겠다고 한 말의 진짜 뜻을 알게 된 것이다. 직접 땅을 파서 꽃과 나무를 일구며 제 아프고 힘든 마음을 다스리겠다는 것은 이런 뜻이라는 것을 그때서와 깨달았다.

 

 평소처럼 행동하던 세자빈의 가슴이 이미 재가되어있었다며, 휘를 보낸 그녀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고 했다.

 

 그 후엔 직접 정원을 가꾸는 것을 지켜보다가, 일을 마무리한 수빈이 창고에 들어서면 주위를 물려 아무도 다가가지 못하게 했다. 혹시라도 새어나올 세자빈의 울음소리 때문에 한상궁과 민희가 번을 서기도 했고, 시간에 맞춰 목욕물을 준비해놓았다.

 

 거기까지 들은 단희의 표정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호미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휘의 일은 어쩌면 자신이 막을 수도 있었던 일이었는데, 누구 하나도 자신을 탓하는 이가 없었다. 세자의 명은 감시였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녀는 세자빈의 호위였다.

 

 #

 

 창고에 들어선 수빈이 문을 걸어 잠갔다. 겉옷들을 벗어 한쪽에 놔둔 그녀가 창고 구석으로 다가갔다. 쌓여있는 막대 사이에 손을 넣어 무엇인가를 꺼내었다.

 

 자연스레 내려진 그녀의 손에 잡혀있는 것은 목검이었다. 한숨을 내쉰 그녀가 창고 가운데로 가 섰다. 자세를 잡은 그녀가 목검을 내리그었다.

 

 #

 

 지금의 소현은 힘이 없었다. 배경도 권력도 돈도 사람도 없었다. 소중한 사람들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선 최후의 한 수가 필요했다.

 수빈은 당장 제 몸 하나 지킬 수 없다는 것이 제일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검을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창고가 필요했다. 정원을 직접 가꾸겠다는 핑계를 대고 이 공간을 마련하고, 주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한 한 편의 연극도 준비했다.

 

 한상궁과 나인들이 본 것이 그것이었다. 처음 며칠은 같은 일을 반복했다. 호미질하고 창고로 들어와 오열을 한 후 바로 옆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이동해서 목욕했다. 원래라면 시중을 드는 이가 있어야 했지만 수빈이 거부했다. 분명 검을 휘두르다 보면 자연스레 몸이 달라질 것이고, 그것을 보고 누군가는 의심을 할 것이었다. 그럼, 일이 틀어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최측근이라도 몰라야 했다.

 

 모든 것이 계획한데로 되는 듯 보였지만 그녀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소현의 몸이었다. 판타지 소설을 보면 몸이 바뀌어도 제 실력이 바로바로 드러나서 오히려 최고가 되던데, 소현은 몸치였다. 그것도 최악!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검을 휘두른 첫날, 예상을 뛰어넘는 최악의 몸 상태에 절망하고 말았다. 온몸의 근육들이 생전 처음 움직인 것처럼 아우성이었고, 균형이 무너져 넘어지기 일쑤였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갈 길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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