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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르세라의 딸들
작가 : Alphafemale
작품등록일 : 2017.11.17

미래의 가상의 어느 나라.

무슨 이유에서인지 남성의 인구 비율이 여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자 정부가 남여를 차별하는 남아 특혜 정책을 시작한지 어언 삼십 년. 게다가 파산 직전의 정부는 도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들의 개발 투자를 급격히 제한하며 도시간의 빈부 차이를 심하게 조장해왔다.

이런 불평등한 정부 정책에 강하게 반대하는 깡촌 르세라. 그곳에서 자란 어린 클로이가 도시 청년 케이시를 만나면서 그들의 불평등한 계약관계가 암암리에 시작된다.


alisa46@hotmail.com

englishchung@gmail.com

 
남아 특혜 정책
작성일 : 17-11-24 06:47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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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날 이후로 클로이는 본의 아니게 그가 말한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뭐에 명령이라도 받은 듯이 시도 때도 없이 들락날락하는 간호원 때문에 도저히 도망칠 수가 없게 된 그녀가 결국에는 포기를 해버렸다.

 

 매튜가 하루에 한번씩 짧게나마 방문을 했고 버니 할아버지가 그녀가 제일로 좋아하는 초코렛 푸딩을 만들어 오셨다. 고맙게도 그 젊은 남자는 그녀가 퇴원할 때까지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 남자 누구였어?”

 

 클로이를 집에 데려다주는 차안에서 아니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누구?”

 

 그에 대해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았던 클로이가 그녀의 질문을 모른 척하며 딴청을 부렸다.

 

 “그때 그 남자… 병원에서 만났던 그 젊은 남자 말이야.”

 

 “모르는 사람이야.”

 

 클로이가 딱 잘라 말했다.

 

 “뭐? 그런데 그 사람이 병실에 왜 있었어?“

 

 “잘못 들어온 거였어.”

 

 “아~”

 

 다행히 순진한 그녀는 그에 대해 더이상 묻지 않았다.

 

 아니카의 작은 픽업트럭이 무거운 장비들을 실어나르는 거대한 트럭들이 남기고 간 바퀴 자국 위를 지나자 덜컹덜컹 흔들리는 강도가 더욱 심해졌다.

 

 “엄마 때문에 걱정이야.”

 

 아니카가 둘 사이에 잠시 흐르던 정적을 깨고 입을 열었다.

 

 “나 학교 관둬야 할 것 같아.”

 

 “뭐? 마지막 학기를 두 달 앞두고?”

 

 “어차피 항상 왜 다니는지도 모르는 학교였어.”

 

 “무슨 소리야. 여자도 남자처럼 배워야…”

 

 “배워서 어디다 쓰게?”

 

 매튜가 항상 자기 자신에게 했던 말을 아무 생각없이 아니카에게 그대로 옮긴 게 화근이었다.

 

 “양 키우고 소 키우는데 수학이 무슨 소용인데? 과학이 무슨 소용인데? 아님 시집이라도 잘 가게 메이크업이나 미용이라도 가르치던가.“

 

 그녀의 입에서 하루라도 안 빠지는 주제다. 남자. 결혼. 어쩌면 클로이를 제외한 이 나라 모든 여자들의 관심사인지도 몰랐다.

 

 지난 백 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남아의 출생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정부는 그 이유를 파악하는데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혹자는 무분별한 염색체 조작을 의심했고 환경보호 단체들은 환경 오염을 지적했으며 종교인들은 탐욕을 추구하는 인간들에게 신이 내리는 저주라 믿었다.

 

 그러나 정부가 그 오랜 기간 동안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자 결국 그 문제를 대처하는 다른 방안을 모색했다. 그것이 바로 삼십 년 전 선포된 ‘아봇 프로젝트’이었다.

 

 즉, 이 나라의 모든 남아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정부로부터 특혜를 얻었다. 뱃속의 모든 아기들은 임신 18주부터 스캔을 통해 성별 확인을 받았고 그 아기가 남아로 판명이 되면 그 아기의 엄마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최고급 음식만을 섭취해야 했다. 엄마가 그 음식을 좋아하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남아를 위해 특별히 짜여진 고영양소 음식을 섭취해 아기에게 전달하는 것만이 엄마의 의무였다.

 

 남아 보호 정책과 더불어 눈에 띄게 드러난 또다른 변화는 교육, 경제, 문화 등의 모든 면에서 남자는 여자에 비해 특혜를 누렸다. 부유층이 아닌 바에는 단지 남아를 낳은 여자들만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며 다음 출산을 권장받았다.

 

 정부의 성별에 대한 불평등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십 년 전 들어선 맥레리 정부의 정책은 그 어느 정부보다도 극단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정부의 고위직을 백 퍼센트 장악한 남자들이 일부 다처, 다첩제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그 외에 여자에게 불합리한 조항들을 만들어 국법화시킨 것이다. 예를 들어 보호자가 없는 여자는 남자가 클레임을 걸어올 때까지 정부 소속이 되어 농장이나 공장에서 숙식을 제공받아 일해야 했다. 물론 그들이 소액의 인건비를 받긴 했지만 그것으로 자유와 독립을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맥레리 정부는 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급진적인 정책을 폈다. 정부의 자금이 거의 파산 지경에 이르자 농업, 어업, 목축업과 같은 일차산업이 발달한 지역의 개발에 대한 지원을 파격적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먼고 국립공원이 위치한 르세라는 개발지역 후보감에서도 완전히 제외되었다. 그러니 도시와 나머지 지역간의 빈부 격차가 심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었고 여성과 남성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르세라의 주민들이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었다.

 

 

 

 

 저녁을 간단히 마친 클로이와 매튜가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차를 한 모금 마신 그녀가 아빠를 돌아보고는 다정하게 물었다.

 

 “아빠, 머리 다듬어줄까?”

 

 “다듬을 때가 되긴 했지.”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가위와 빗, 물이 담긴 스프레이를 들고 되돌아온 클로이가 매튜를 보고는 말했다.

 

 “상의 벗어. 그래야 머리카락을 자르지.“

 

 아무 말도 없이 상의를 벗은 매튜가 의자에 도로 앉자, 그녀가 물을 머리카락에 고루 뿌리고는 빗질을 시작했다.

 

 “아니카 엄마가 많이 아프신가봐. 거동을 겨우 하신다네.“

 

 “그렇잖아도 오늘 그 집에 오는 길에 잠깐 들렸다.“

 

 “그래?”

 

 “지난번에 가 보니까 이것저것 고쳐야 할 것들이 많더라.“

 

 남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 농장 일을 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그녀는 묵묵히 빗질에 집중했다.

 

 클로이가 매튜에게 오래전에 들은 바로는-아니카는 자신의 아빠에 대해 한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르세라에서 한 미모를 자랑했던 아니카의 엄마가 밀듀라를 방문한 정부 공무원과 사랑에 빠지면서 도시로 이주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딸을 낳자 실망한 남편이 다른 여자들을 첩으로 들이기 시작했고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녀가 결국 이혼을 결정했다.

 

 남자가 신청하는 것과는 달리 여자가 이혼 신청을 하게 되면 남편으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슬하의 자식, 남아는 제외, 에 대한 양육권까지 백퍼센트 떠맡아야 했다. 남편이 클레임을 걸지 않는 한에서 말이다.

 

 어린 아니카까지 데리고 르세라로 돌아온 그녀는 농장 일에 대한 기본 지식조차도 없었다. 오히려 어린 아니카가 이웃들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그 기술을 습득해 나갔다.

 

 “… 아니카가 학교를 그만두겠대. 그래서 말인데… 나도 학교를 그만두면 어떨까 생각하는데 아빠 생각은…”

 

 “뭐야? 이제까지 십오 년 동안 널 교육시켰는데 마지막 학기 두 달 남게 놓고 졸업을 포기한다는 게 말이나 돼?“

 

 그녀의 손을 밀어낸 매튜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나도 학교 관두고 아빠 도우면 살림에도 도움이 되잖아.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운 거 아는데 나도 돕고…”

 

 “그건 남자가 걱정할 일이야! 그리고 너 르세라에 평생 눌러 살라고 그 큰 돈 들여서 공부시킨 것도 아니고!“

 

 “그럼 내가 고등학교 졸업해서 뭐가 되길 바래? 시티에 가서 직장이라도 잡길 원한거야?“

 

 “네 인생이잖아! 열여덟 살이면 네 인생 정도는 생각하고 살아야지! 그것까지 아빠가 결정해줘야 하니?“

 

 매튜가 이렇게까지 화가 난 것을 이전에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클로이가 금세 성질을 죽이고는 고개를 숙였다.

 

 “병원비도 많이 나왔을텐데… 미안해.“

 

 “걱정할 필요 없어. 그 남자가 다 지불했어.“

 

 매튜가 차갑게 말을 내뱉고서는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들어갔다. 선반에서 알콜 농도가 높은 데킬라를 꺼내 잔에 콸콸 내리부은 그가 술을 오랫동안 들이켰다.

 

 “카~~“

 

 그 모습이 클로이에게 과거의 오래전 어느날을 떠올렸다. 아빠가 지금과 똑같은 모습으로 술을 한없이 마시던 바로 그날. 엄마가 돌아가셨던 그날.

 

 “그 남자가 누구야?”

 

 클로이가 조용히 물었다.

 

 “그 도시에서 온 젊은 청년.“

 

 그의 목소리가 굉장히 침착했다. 술을 빠르게 마신 매튜가 다시 잔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 남자가 왜 내 병원비를 내?”

 

 “나도 묻고 싶은 바야. 네가 뭘 어떻게 하고 돌아다녔길래 그 외지에서 온 사람이 너의 병원비를 내니?“

 

  “뭐야? 어떻게 아빠가 나한테 그런 말을…”

 

 그제서야 그녀는 왜 아빠가 병원에 올 때마다 그렇게 짧은 방문만을 했는지, 그리고 와서도 거의 아무 말 없이 신문만 읽다가 떠났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도 병원에서 이미 그를 마주쳤으리라.

 

 “더이상 할말 없다. 방에 들어가라.”

 

 눈에서 눈물이 주루룩 흐르는 것을 빠르게 훔친 그녀가 가위와 빗을 테이블에 올려 놓았다.

 

 “아빠가 그 어미 캥거루를 죽이지만 않았더라도 이런 일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았을거야.”

 

 목발을 짚고 몇 발자국을 뗀 클로이가 그 자리에 잠시 멈춰섰다.

 

 “더이상 할말 없다고 했지? 나도 더이상 할말 없어. 자기 딸도 못 믿는 사람이랑 무슨 할말이 더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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