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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레몬 타르트
작가 : 소피아
작품등록일 : 2017.11.19

이제는 배우입니다. 남장여자 배우 데뷔기!

 
5화
작성일 : 17-11-24 01:23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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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아빠. 난데, 저녁 먹고 갈게. 응, 아니. 친구가 밥 사준대서. 네. 몰라. 결과 나와봐야지. 응. 네, 일찍 들어갈게요.”

 

 컵라면과 참치 마요 삼각김밥을 앞에 둔 유진은 전화를 끊었다. 아버지를 걱정시키기 싫어 거짓말을 했다. 집에 가도 아무도 없고 라면이나 끓여 먹어야 하기에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유진이 후루룩 소리를 내며 컵라면을 다 비워갈 무렵, 복도에서 한 무리의 아저씨들이 다가오는 게 편의점 창문으로 보였다. 유진이 오디션을 볼 때 앞에 앉아있던 심사위원들이다. 유진은 자기를 볼까 얼른 몸을 낮췄다. 그 무리는 곧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하하. 역시 준모 군은 다르네. 처음에는 맡겨도 되나 했는데, 같은 나이대라 그런지 보는 눈이 좋아.”

 “과찬이세요. 저도 아직 학생인걸요.”

 “아냐 아냐. 나도 오늘 학생들 보는데, 우리 준모하고는 차원이 다르더라. 넌 이미 배우야, 배우.”

 

 유진은 편의점 뒤쪽으로 완전히 몸을 숨겼다. 마주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심사위원들이 자기를 알아볼까 봐 였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 저도 힘내서 더 열심히 하려구요.”

 “아휴, 정말. 이러니 안 예뻐할 수가 없지! 뭐 마실래?”

 “저는 괜찮은데, 아, 주스 마실게요.”

 

 유진이 고개를 빼꼼 내밀어 심사위원 무리가 나가는 것을 보았다. 괜히 나쁜 짓이라도 한 것 같았다. 키가 큰 윤준모와 다른 사람들이 복도에서 하하 호호 떠드는 것이 보였다.

 

 윤준모는 오디션을 보러 온 것이 아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왔다. 그를 보러 일부러 추가 모집 오디션에 지원한 학생도 있었다.

 

 유진은 다 먹은 컵라면과 삼각 김밥을 정리하고 편의점을 나왔다. 아직 날이 추워서 해가 금방 지기에 밖은 이미 어둑어둑했다.

 

 이때가 아니라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마주쳤더라면 지금처럼 유진이 대놓고 준모를 싫어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유진은 핸드폰으로 돌아가는 길의 버스 노선을 확인하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유진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탄 남자가 있었다. 밤중에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하고 있어서 유진은 이상한 사람일까 봐 흘깃흘깃 쳐다봤다.

 

 “여보세요? 형, 나 좀 태우러 와줘요. 어딘데요? 바쁘긴요, 꼰대들이 놔주질 않잖아요. 2차까지 가자는 거 내일 일찍 스케줄 있다고 하고 겨우 나왔어요. 아우, 오디션도 다들 하나같이 수준이 낮아서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뭐라고?’ 유진은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지는 느낌이었다. 목소리는 윤준모다. 진작 떠난 줄 알았더니 아직 건물 안에 있었다. ‘잠깐, 저거 나를 말하는 거지? 수준이 뭐가 어쩌고 저째?’

 

 전화 통화를 하는 목소리를 듣고 바로 알아챘다. 유진의 오디션을 본 심사위원 중 하나. 윤준모다.

 

 “... 못하면 열심히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재능이 없으면 일찌감치 포기하던가… 아야!”

 

 1층에 도착하자마자 유진은 준모의 발을 세게 밟았다. 그리고 냅다 달렸다! 유진도 그렇게 빨리 달려본 적이 없었기에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지만 일단 앞만 보고 달렸다.

 

 “야! 너 누구야! 거기 안 서? 야!”

 

 다행히 준모는 당황했는지 핸드폰도 떨어뜨리고 ‘야!’ 라고 소리만 지르고 있었다.

 

 ‘후훗훗, 멍청한 놈.’ 유진이 속으로 외쳤다. 시답잖은 일이지만 유진은 얹힌 속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분명 준모가 한 말은 맞는 말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렇게 말하는 건 매너가 아니잖아? 다들 열심히 하는데 응원은 못 해줄 망정…’

 

 유진은 그다지 연기를 잘하는 편은 아니다. 유진 스스로도 그렇게 느낀다. 특출난 점이 있다면 이미 그쪽으로 스카우트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처럼 연기에 뜻이 있고, 인생을 바칠 정도라면 유진이처럼 대충하면 안 되겠지만, 유진이도 그렇게까지 목숨을 건 게 아니라 이 역시 할 말은 없다.

 

 ‘아무리 그래도 누군가가 무대에서 열연하는데, 나가버리는 게 어디 있어?’

 

 유진은 엘리베이터에서 저지른 자기의 행동을 서둘러 합리화했다. 윤준모는 당해도 싸다는 생각으로 뒤덮여있었다.

 

 ‘게다가 지가 뭐라고 남을 무시해! 아까는 ‘저도 열심히 해야겠어요~’ 하던 주제에. 역시 연예인들은 이래서 안 돼.’

 

 유진은 준모가 그렇게 연기 도중에 나가버리자, 아주 잠깐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중간에 대사도 잊어버려 얼버무려 버렸다. 윤준모는 나중에 들어와서는 꾸벅 고개만 숙였을 뿐이었다.

 

 유진도 준모에게 진중한 사과를 받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자리에 앉아버리는 행동에 기가 찼다.

 

 “준모 군은 질문 없어?”

 “아, 네. 유진 씨, 유진 씨가 왜 연기를 하는 지가 궁금해요.”

 “네?”

 

 가벼운 질의응답을 할 때 유진은 ‘이 어린놈이 뭐길래 이렇게 버르장머리가 없나?’ 하고 유심히 그 사람을 쳐다봤다. 다른 심사위원들과 달리 젊은 사람이었다. 자세히 뜯어보니 아무리 연예인을 잘 모르는 유진도 티비에서 자주 보던 사람이었다.

 

 바로 윤준모. 유진은 티비에서 보다는 가끔 듣는 라디오에서 종종 접했던 사람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라디오를 틀면, 사연에 공감해주고 다정하게 말하던 사람이었다.

 

 유진이 본래 생각해오던 연예인의 이미지는 멍청하거나 일반인과 급이 다르다고 자만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유진이 조금 특별하게 생각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종종 기분이 울적한 날에는 준모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일부러 챙겨서 들을 정도였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다 만들어진 이미지야.’ 유진의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원래 기대하던 것이 그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면 그보다 더 실망하게 되는 법이다.

 

 ‘됐어. 쟤나 나나 앞으로 볼 일도 없는데.’

 

 유진은 혀끝을 찼다. 이렇게 알고 싶지 않았던 것까지 알게 되어 오히려 기분이 나빴다.

 

 몰랐으면 어쩌면 평생 모르고 즐겁게 라디오나 들었을 텐데, 이게 다 아버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다 말고 아버지께서는 수저를 놓으셨다. 오늘 날씨를 얘기하는 듯 스리슬쩍 엄청난 이야기를 꺼내셨다.

 

 “너, 학교는 남학교로 가라.”

 

 뜬금없이 아버지가 유진에게 했던 말이다.

 

 “농담은...”

 “쓰읍, 장난 아니야. 가라면 가.”

 “아 왜. 뭔데. 나 애들하고 약속했어. 여고 갈 거라니까.”

 “안 돼.”

 “아 아빠!”

 

 아버지가 식탁에서 일어나 방에 들어가서 큰 가방 하나를 유진이 앞에 던졌다.

 

 “오늘 안에 짐 싸.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그놈들이 내가 딸이 있는 걸 알아. 잔말 말고 짐 싸.”

 “그놈들이 누군데… 우리 어디 가?”

 “얼른 밥 먹고 학교 가. 이따 데리러 갈 테니까.”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여고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던 유진의 꿈이 산산이 조각나던 날이었다. 아버지가 빚을 못 갚고 쫓기는 신세가 되어 유진도 같이 집을 나와야 했다.

 

 어머니는 유진이 말을 떼지도 못할 무렵 진작 집을 나가서 행방을 모른다. 그나마 하나 있는 보호자님의 말씀을 들어야만 했다.

 

 줄여서 이야기하자면 소녀들의 꿈 같은 미래를 그리며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던 유진이 갑자기 남장을 해야 하는 날이 온 것이다.

 

 ‘그놈들은 누구며, 왜 딸이 있는 걸 알게 된 건가요? 아버지, 제가 많이 위험한 겁니까?’

 

 유진이 저렇게 착하게 물어보진 않았지만, 하여튼 간 아버지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원래 유진의 아버지는 그런 사람이다.

 

 평생을 살아온 동네를 떠났다. 유진은 ‘근처의 남학교로만 가면 되겠다’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아버지는 반대했다. 주변의 학교는 당연히 진학할 수 없다. 아버지는 ‘그놈들이 찾아올 거다’ 라는 소리만 늘어놓았다.

 

 그리고 가능하면 기숙사가 있는 남학교를 찾기 시작했다. 친구들에게는 아버지 일 때문에 이사한다고 둘러대야 했다. 유진의 소박한 꿈 중 하나는 애들하고 같이 여고로 진학해서 귀밑 3cm 단발머리를 하고 여고생으로서의 추억을 쌓는 것이었다.

 

 이 연예인 학교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해서 오디션을 본 거지만, 사실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유진은 심사위원 중 하나의 발을 시원하게 밟아버리기도 했다. 그 윤준모 님의 발을 말이다.

 

 “… 아빠! 나 됐어!”

 

 차와 모텔을 오가며 지내는 생활이 계속되고, 유진은 윤준모를 다시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합격발표를 들어보니 대기 순번이었던 유진이 그 안에 겨우 들어갔다.

 

 

 
작가의 말
 

 jihyey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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