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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별똥별
작가 : 보장대밥수
작품등록일 : 2017.11.5

별똥별은 별 그 자신의 죽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별똥별-15
작성일 : 17-11-23 15:12     조회 : 301     추천 : 1     분량 : 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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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

 봄비가 눈을 뜬다. 천막 안에는 버들가지 씨가 막 갈아놓은 붕대를 모닥불에 집어넣고 있다. 모로비 씨는 활을 끌어안고 앉은 채로 잠들어있다. 나바재 씨는 천쪼가리로 상처 주위를 닦아주느라 그가 깨어난 것도 눈치를 못 챈다.

 "돌아오셨군요. 이 상태로 며칠이나 지난 겁니까."

 나바재 씨가 그와 눈을 맞춘다.

 "창을 맞은 뒤로 이레 째에요. 사실 야영지 내에서는 당신이 죽었다는 소문도 돌고 있었답니다."

 봄비가 일어나려 하지만 버들가지 씨가 겨우 새살이 차오르는 상처를 팡팡 두드리는 통에 다시 쓰러지듯 눕는다.

 "무리하지 마세요. 이번 상처도 화살 박힌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모로비 씨가 깨어난다. 묶어놓은 머리가 잔뜩 떡져있다. 그녀의 손이 습관적으로 화살을 집는다.

 "깨어나셨군요. 모두들 당신의 쾌유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봄비는 일어나 자세를 고쳐잡고 앉는다. 그가 묻는다.

 "이레 동안 다른 일은 없었습니까? 내가 아직 듣지 않은 것들은 모두 얘기하시오."

 나바재 씨도 그를 따라 앉는다.

 "봄단풍 씨족과 잿빛양털 씨가 숲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경계를 게을리 하지는 않았지만 그 때의 야습 이후로는 어떤 충돌도 없었어요. 최후의 발악이었던 셈이지요."

 "그럴리가 없습니다. 봄단풍 아씨가 살아있는 한 내 목숨을 포기하진 않을 터인데..."

 모로비 씨가 말을 막는다.

 "제가 죽였습니다."

 봄비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 그렇습니까. 또 누가 죽었습니까?"

 "야습 당시에 씨족장들이 모두 죽었습니다..."

 봄비는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얼버무리려는 게 눈에 보입니다. 자세히 얘기하세요."

 나바재 씨가 한 쪽 무릎을 꿇은 채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전 회의에 불만을 표출했던 목련꽃 씨가 도토립비 씨와 고라니 씨를 일에 끌어들였습니다. 그들이 씨족장들을 죽이고 땅을 멋대로 나누려 한 겁니다. 봄단풍에서 의탁해온 네 사람에게서 명령을 받고 은밀히 문을 열었다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그럼 네 사람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배신자 일곱 사람은 씨족장들을 해치고 적에게 이로운 일을 했으므로,"

 "죽였습니까?"

 "...네."

 봄비가 처음으로 눈에 성난 기색을 담는다. 그의 상처가 온전히 나았더라면 앞에 있는 사람을 한 대 쳤을지도 모르겠다. 나바재 씨는 여태까지 그런 표정을 본 적이 없다.

 "난 기대조차 걸지 않는 사람에게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나바재 씨가 고개를 숙인다.

 "내가 당신에게 기대를 아주 많이 걸고 있었나 봅니다."

 모로비 씨가 나선다.

 "진정하십시오. 나바재 씨는..."

 "입 다물고 계세요. 내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나바재 씨가 허리춤에서 돌칼을 빼어 봄비의 손에 쥐어준다.

 "화내실 줄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죽이더라도, 그 전에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는 전부 들으셔야겠지요."

 봄비는 돌칼을 바로 집어던진다.

 "당신한테는 들을 것도 없어. 비키시오."

 그가 힘겹게 일어나 천막 밖으로 나선다. 어쩐 일인지 사람들이 모두 봄비를 쳐다보고 있다. 군중 사이에서 술렁이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가 일어나 소리친다. '염통먹는 자'가 잿빛양털 씨의 창에 맞아 죽은지 이레 만에 다시 살아났다고. 즉각적인 환호가 온갖 의혹을 희석한다. 봄비는 그들을 내버려둔 채로 다시 천막에 들어간다. 그가 나바재 씨의 멱살을 부여잡더니 무릎에 힘이 풀려 쓰러진다.

 "당신이 벌인 모든 일을 나의 책임으로 만드는구려."

 나바재 씨가 그를 부축해 다시 눕힌다. 겨우 아문 상처가 다시 터지고 만다.

 

 82.

 봄비가 비스듬히 누워 나바재 씨를 추궁한다.

 "솔직하게 얘기하세요. 당신이 죽인 사람들이 정말 봄단풍과 내통하였소?"

 "그렇습니다."

 "계속 거짓말을 하면 얘기를 더 듣지 않고 죽여버릴거야."

 나바재 씨가 한 숨을 쉬고 대답한다.

 "나중에라도 내통할 작자들이었어요. 목련꽃 씨가 회의장을 어떻게 박차고 나갔는지 기억하실 겁니다."

 "설득은 해보았습니까?"

 "설득해보았자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생각하면 무의미합니다. 모든 목표를 이루었지만 우리는 계속 싸워야 하니까요. 흑단들소 벌판에서는 대놓고 우리를 적대하고 있습니다. 벽 밖의 땅까지 차지하기 위해 군사들을 양성하는 중이지요. 그 뿐입니까? 봄단풍 씨족들은 노을녘으로 물러났지만 아씨가 죽었고 잿빛양털 씨가 개입했습니다. 꼭 복수가 아니라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겠지요. 앞으로도 적들은 계속 불어날 겁니다."

 봄비가 옆구리를 부여잡고 자세를 고쳐 눕는다.

 "봄비 씨. 우리는 더 이상 압도적인 다수가 아닙니다. 싸움을 걸어오는 이들에게 아량을 베풀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을 포섭하고 한 사람의 우두머리 아래로 단결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가 결국 저겁니다. 동족을 죽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 한 사람의 명령 때문에 자기 목숨을 내던져야 하는 사람,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 사람."

 "봄비 씨."

 "그리고 내가 해온 모든 일들이 고작 그것들을 위해 한 셈이 되지 않았소! 저 밖의 사람들이 나를 뭐라 부르는지 들어보셨습니까? 염통먹는 자, 죽었다 살아난 자, 자기들을 구원한 자라고 부릅니다!"

 "어찌 그렇게만 말씀하시오!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까!"

 "이 중에 염통 못 먹는 사람도 있습니까? 제가 언제 죽었다 살아났습니까! 내가 언제 저들을 구원했습니까? 저 사람들은 스스로를 구원해놓고 그것을 내가 한 것인양 착각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씨족장들을 다 죽일 때 나도 죽이지 그러셨습니까? 그랬으면 지금과 같은 위선자는 되지 않았을 것 아니오!"

 "봄비 씨. 내가 멀쩡하게 돌아다니는 씨족장들 대신에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당신을 선택한 이유가 그겁니다. 당신은 스스로 그런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않으니까. 그런 뻔뻔한 사람이 아니니까 당신을 '단 한 사람'으로 남겨놓은 거요."

 "대체 당신이 무슨 권리로..."

 "봄비 씨가 제게 가르쳐주지 않았습니까. 권리 같은 건 애초에 없어요."

 

 83.

 너럭바우가 승냥이를 어깨에 지고 나타난다. 그는 거칠게 시체를 바닥에 내려놓고 돌칼로 가죽을 벗겨낸다. 기름덩이는 따로 떼어 모아놓고 내장은 전부 버린다. 잿빛양털 씨가 그것을 보고 소리친다.

 "내장을 왜 다 버리냐! 간이랑 똥창만 버려. 나머지는 눈 녹인 물에 씻으면 된다."

 "똥창은 그렇다치고 간은 왜 버립니까? 순록 간은 잘만 드시면서."

 "궁금하면 두 입만 먹어봐. 얼마나 아픈지 죽기 전에 나한테도 알려주고."

 "말투 하고는..."

 너럭바우는 들은 체 만 체 살코기를 발라내어 매단다.

 "며칠이나 날뛰고 오려고 고기를 그렇게 많이 말리니?"

 "같이 갈 것도 아니고, 도와줄 것도 아닌데 어찌 그리 관심이 많으십니까?"

 잿빛양털 씨가 육포를 뜯으며 이죽거린다.

 "내가 너를 혼자 보낼 것 같으냐?"

 "저 사람들 다 죽일 일 있습니까? 한 놈만 죽이고 돌아올 겁니다. 끼어들지 마십시오."

 "아직도 깨닫지 못했구나. 원래 한 놈을 죽이려면, 다 죽여야 하는 법이다."

 

 84.

 "나바재 씨."

 "듣고 있습니다."

 "당신의 씨족을 이끌고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을 모아오세요. 흑단들소 벌판의 우상숭배자들보다 먼저 손을 써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모로비 씨."

 "듣고 있습니다."

 "야영지를 정리하세요. 우리는 오늘 숲으로 들어갑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경계를 풀지 마시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이제 당신에게 숲 전체를 순찰하며 남아있는 짐승들을 사냥하는 역할을 맡길 겁니다."

 나바재 씨가 의아해하며 묻는다.

 "야영지를 정리하다뇨. 아직 몸이 채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봄비가 일어나 옷을 걸친다.

 "당신 말대로 우리는 단결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어요.

 
작가의 말
 

 트와이스의 'touchdown' 들어봐요 아주 통통 튀네

 이런 곡 좀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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