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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멍청한것들
작성일 : 17-11-23 02:48     조회 : 47     추천 : 1     분량 : 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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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판 위의 음식을 내려다보는 그녀의 얼굴은 누가 봐도 어두웠다. 이미 식판 위의 음식들은 처음 가져왔던 모습과는 다르게 엉망이 되어 있었지만, 양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은 가영은 짧게 혀를 차며 그녀를 불렀다.

 

 “차선생. 어이 차수빈선생. 차수빈. 수빈아, 야!”

 

 몇 번을 불렀는데도 그녀는 젓가락으로 음식들을 휘저어 놓을 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가영은 수저를 들어 그녀의 젓가락을 막아섰다.

 

 ‘응?’

 

 수빈의 시선이 수저를 쫓았다, 어이없는 표정의 가영이 그녀를 빤히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뭐 하는 거야?”

 

 “뭐가?”

 

 수저로 식판을 가리키자 자신이 엉망으로 만든 음식들이 보였다.

 

 “아-. 아-.”

 

 지저분해진 음식들을 보는 수빈의 인상은 저절로 찌푸려졌다.

 

 “후-, 못 먹겠네.”

 

 “뭔 생각을 그리하는데 음식이 그리되는지도 모르는 거야? 내가 몇 번이나 불렀는지 알아?”

 

 “아? 그랬어?”

 

 “무슨 일인데?”

 

 “아무 일도, 그냥 오전 내내 사모들 상대했더니 기분이 좀 그래서…….”

 

 “그리고 또?”

 “뭐?”

 

 무슨 소리 하는 거냐고 능청을 떨었지만 가영에겐 통하지 않았다.

 

 “네가 그 사모들 상대한 것이 하루 이틀이야?, 그런 하찮은 일로 먹는 걸 마다하는 네가 아니지. 그럴 인사가 아닌 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거야, 빨리 말해봐 뭐가 그렇게 우울한 건데?”

 

 역시 너한텐 안 통한다며 고개를 저은 수빈이 별것 아닌 투로 뒷말을 이었지만, 가영이 알기에 그것은 그저 그럴 일이 아니었다.

 뭐라고 말을 꺼내려 했지만 수빈은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저어 보였다.

 할 수 없이 가영도 조용히 남은 밥을 먹기 시작했다.

 

 가영은 그녀의 꿈에 대해 아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아주 어릴 때는 그게 무언인지도 모르고 마냥 신기해했었지만, 나이가 들고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시간이 꽤 흐른 뒤였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한 여인의 일상을 꿈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전혀 다른 복식과 생활 모습에 그녀는 신기하기만 했었지, 그것이 특이하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모두 다 꿈을 꾸니, 자신도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꿈속의 그녀는 점점 성장하고 있었고. 현실에서의 그녀도 자신이 꾸는 꿈이 평범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정도 성장하고 있었다.

 

 걱정된 부모님이 병원을 찾았지만, 그 어떤 해결책도 듣지 못했다. 그들에게선 그저 아이가 매체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꿈을 꾸는 것이라는 말만 반복해서 들었을 뿐이었다. 병원을 이곳저곳 옮길 때마다 주변에선 말이 나왔고 그럴 때마다 수빈은 위축되어갔다.

 

 자신의 꿈 때문에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이 병원 저 병원 끌려다니는 것이 싫었던 그녀는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해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도 꿈은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더는 꿈을 꾸지 않게 되었다. 처음엔 20여 년 가까운 시간 동안 꿔왔던 꿈을 하루아침에 꾸지 않게 되었다는 것에 불안 한해 했지만, 곧 잊어버리고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다시 꾼 꿈의 내용은 심상치가 않았다. 자신이 꿈을 꾸지 않은 시간 동안 그녀는 도대체 무슨 삶을 살았던 것일까?

 

 [후-]

 

 막 한숨을 쉬는데 몇 명이 이쪽 테이블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아 쓸데없이.’

 

 ‘짜증나게!’

 

 수빈과 가영은 서로의 생각을 단박에 읽어 낼 수 있었다.

 

 “어머~ 가영쌤. 혼자 식사하고 계셨어요?”

 

 저들 눈에는 수빈은 보이지도 않나 보다. 그것이 불만스러운 가영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작게 비아냥거렸다, 수빈이 눈치를 줬지만 모르는 척 더 크게 빈정거렸다.

 

 [움찔]

 

 웃으며 다가온 여자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지만 곧 태연하게 웃어 보이고는 가영의 옆에 앉았다. 여자의 뒤쪽에 있는 몇몇이 가영에게 앉아도 되겠냐고 물어왔다.

 

 가영은 식당 안의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이러고 있는 모양새가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어차피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앉아버렸으니 뭐라 말할 필요도 없었다.

 멋대로 앉을 거면서 뭐 하러 물어본 거냐며 구시렁거렸다.

 

 가영이 씨근덕거리며 밥을 먹는 모습을 보던 수빈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일어섰다.

 

 “왜? 나 다 안 먹었는데.”

 

 “넌 다 먹고 나와. 난 더 먹을 분위기도 아니고. 가보련다.”

 

 “나도 갈래.”

 

 한숨을 푹 내쉰 그녀가 가영에게 다 먹고 일어날 것을 부탁했다. 싫을 티를 팍팍 내던 가영은 식판 정리만 하고 돌아올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할 수 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한 수빈이 자리를 벗어났다.

 

 가영도 서둘러 남은 음식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그때 옆에 앉아있던 자들이 말을 걸어왔다.

 

 “이쌤은 너무 착한 것 같아요. 맨날 최쌤이랑 밥도 먹어주고.”

 

 “그러게. 가영선생은 우리랑 같이 움직이자니까 매번 그러더라. 착한 것도 좋지만 실속을 챙겨야지?”

 

 남자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그녀에게 내일은 병원 근처 맛집을 알아냈으니 같이 가자고 말했다.

 

 “그렇죠? 치프. 가영쌤은 보기보다 물렀다니까? 내일은 저희랑 같이 드세요? 아셨죠?”

 

 “전 됐으니, 마음 맞는 분들끼리 드세요.”

 

 쌀쌀맞은 대답이었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가영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최쌤이랑 동급으로 안다니까. 최쌤 분위기도 그렇고 능력도 별로고, 곧 잘린다는 소문도 있던데. 병원에서 막 정치하고 그런 것까진 아니지만 저런 상람하고 같이 다니다가 찍히는 건 안 좋잖아요.”

 

 “그래요. 쌤. 최쌤이랑 어울려 다니고 가영쌤 평판이 얼마나 안 좋아 졌는지 아세요?”

 

 헛웃음이 나왔다. 뒤로 이어지는 말들은 들어줄 가치가 없는 말들이었지만 이놈의 귀가 뚫려있으니 듣고 싶지 않아도 들려왔다.

 

 그녀의 평판이 나빠진 것은 가영자신의 태도 때문이지 수빈과 어울려 다녀서 그런 것은 아녔다. 그리고 그런 말을 하고 다니는 것은 그들이었다.

 

 수빈이 능력이 어쨌느니 저 쨌느니 떠드는 그들의 모습이 가소로워 보였다. 도대체 자신들이 몸담은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는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선 한양방협진병원』

 

 예전부터 대대로 유명한 (한) 의원을 배출한 가문이 세운 병원이었다. 『한방과 양뱡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서로 보완하는 것이 치료에 더욱 효과적이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국내 몇 되지 않은 협진 병원이자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병원이었다.

 

 이곳에 일하는 의사들의 역량 또한 뛰어났으며, 최고의 시설과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유명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이 찾는 곳이다.

 

 그런데 그들은 이런 곳에서 일하고 있는 수빈의 능력을 의심하며 험담하고 다녔다. 그들은 수빈이 모종의 뒷거래나, 운이 좋아서 들어 온 것이라 생각하는 듯싶었다. 그건 그것대로 이 병원의 위신을 깎아 먹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어이가 없었다.

 

 수빈은 조용하게 지내는 걸 좋아했다. 말 그대로 조용하게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띄는걸 싫어했다.

 

 사실 가영과 수빈은 기억이 있는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 그들의 부모가 친구다 보니 자연스레 그리되었고, 거기에 태어난 시기가 엇비슷하다 보니 더욱 가까울 수밖에 없었다.

 

 아주 어릴 때는 몰랐지만 어느 정도 자란 가영이 보아도 수빈은 평범한 아이가 아니었다. 남들은 그런 수빈을 천재, 영재, 수재 등으로 불렀다. 그녀의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성격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면서, 아니 어쩌면 그녀가 본가로 들어가는 시점부터 이미 변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가영이 보기에는 수빈은 빛나는 사람이었다. 태양처럼 따스하고 밝게 빛나는 사람. 그래서 자랑스러웠고 그만큼 그녀를 좋아했다.

 

 친할머니의 소망대로 한의대에 들어간 그녀는 모두의 주목을 받는 학생이었지만, 본과 3학년, 갑작스러운 할머니의 죽음이 그녀를 완전히 변하게 만들어 버렸다.

 

 마지막 버팀목이 사라진 그녀는 예전의 수빈이 아니었다. 그녀를 빛나게 하던 마지막 불씨마저 사라져 버렸고, 모두가 탐내는 재목은 그저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무채색 길을 택했다.

 

 이병원에 들어온 것도 가영과 가영의 아버지인 이 교수 때문이었다.

 최고라 불리는 이곳에 있다 보면 그녀의 의지가, 그녀의 재능이 다시 빛나지 않을까 싶어서 떼를 쓰다시피 데려다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모욕을 당하고 있다니. 이렇게 먹다가는 체할 것 같던 생각이 들 때였다.

 

 “가영쌤. 이 교수님도 가영쌤이 좀 더 실력 있고 좋은 분들하고 병원 생활하는 것을 바라고 계실 거예요. 그렇죠? 치프.”

 

 “그러게 말이야. 맨날 사모들만 상대하면서 다이어트 한약이나 지어주는 여자가 어찌 우리 병원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니까?”

 

 정말 모르는 건가? 수빈이 아니어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가영은 머리끝까지 열이 뻗치는 것이 느껴졌다. 막 입을 열어 한마디 하려 할 때였다. 언제 온 것인지 수빈이 그녀의 옆에 서 있었다.

 

 고개를 젓는 모습이 답답했지만 수빈의 성격의 알기에 조용히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가영의 모습을 확인한 수빈이 먼저 몸을 돌렸다. 저만치 가는 수빈을 확인한 가영이 짜증스레 한마디 내뱉었다.

 

 “멍청한 것들은 끼리끼리 논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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