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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너무나 특별한 소녀
작가 : 최윤슬
작품등록일 : 2017.11.5

'이대로 아무런 일도 없이 삶이 끝날지도 몰라.'
만사가 무기력한 열여덟 수연에게 너무나 특별한 찬별이 다가온다.
그들의 친구 프랑소와까지, 세 사람의 너무나 특별한 성장담.

 
-14화- 낭독의 밤
작성일 : 17-11-22 20:11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2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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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낭독의 밤

 

  ‘낭독의 밤’의 장소는 대학로의 한 소극장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한 시간이나 걸려 대학로에 닿은 수연과 찬별은 낯선 동네에 대한 설렘으로 맘이 부풀었다.

 

  “초딩 때 한 번 왔던 기억 나. 수민언니랑 내 방학숙제 때문에 왔었는데, 온몸에 희게 페인팅 한 남자가 퍼포먼스 하고 있었어. 막 이렇게.”

 

  수연이 뻣뻣하게 로봇과 같은 동작을 해보이자 찬별이 휘파람을 불고 대답했다.

 

  “예술가 동네!”

 

  언제 다툼이 있었냐는 듯 다시 화기가 애애해진 두 소녀였다.

 

 

  너무 일찍 도착한 나머지 근처를 배회하며 시간을 죽여야 했다. 돌아다니면서 프랑소와에게 줄 괜찮은 선물을 골라보자는 이야기도 했다.

 

  둘은 공연 호객행위를 하는 남자에게 쫓기기도 하고, 회오리 감자를 사 먹기도 하고, 동상 옆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아르코 극장 앞에서 기타 버스킹을 하는 아저씨를 구경하기도 했다.

 

  다리가 아파질 때쯤 간식을 사서 마로니에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있잖아, 차수.”

 

  대학로의 분위기에 푹 빠진 찬별이 발그레해진 얼굴로 말했다.

 

  “실은 나. 영화 공부를 하고 싶어.”

  “오, 진짜? 존멋......”

  “허세부리는 것처럼 보일까봐 말 안 했는데, 어릴 때부터 영화에 관심이 갔거든.”

 

  수연은 찬별이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처음인지라 눈이 동그래졌다.

  둘은 편의점 표 푸딩을 한 입 두 입 떠먹으며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심재가 좋아진 것도 영화 취향이 비슷해서 그런 것 같아.”

  “그렇구나......”

 

  수연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해보려 애썼다. 언니 수민은 영화를 좋아했지만 자신은 별로 흥미가 없어서 영화관에 가자고 해도 집에 있던 기억만이 떠올랐다. 그나마 재미있게 봤던 것은 해리포터 류의 환타지 물.

 

  “왕가위 영화를 특히 좋아해! 차수 너 본 적 있어?”

  “아니.”

 

  수연은 부끄러워지는 마음을 숨기며 무표정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왕가위 영화 중에 중경삼림 진짜 좋아해. 그렇게 모던하면서도 감성적이면서 섹시하면서 우울하면서...... 그런 영화 만들고 싶어.”

 

  수연은 찬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며 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부러움이란 것이 언제나 그랬듯이 약간의 우울이 수연의 가슴을 두드렸다.

 

  ‘찬별이는 정말 모든 걸 가진 애야. 나한테 없는 꿈까지.’

 

  찬별이가 아빠와 함께 살지 못한다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이혼을 했다지만 어딘가에 아빠가 살아있는 것은 분명하니 결국 찬별은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수연은 찬별이 푸딩을 비워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다 공원을 둘러보았다. 서울의 다른 동네에서는 느낄 수 없던 자유로움이 공기 중에 부유하는 것 같아, 수연은 자기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러자 찬별도 수연을 따라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둘은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프랑!”

 

  찬별의 목소리에 프랑소와가 흠칫 놀라며 돌아보았다.

 

  “뭐야, 너네! 일찍 왔네.”

 

  수연이 내민 꽃다발에 프랑이 살짝 웃으며 고마워, 하고 말했다.

  낭독회를 보러 온 손님은 아직 수연과 찬별뿐이었다. 그밖에는 모두 낭독회를 준비하는 스텝들과 출연자들이었다. 최대한 농땡이를 부리다 꽃을 샀음에도 아직 7시 40분밖에 안 됐던 것이다. 프랑소와는 지나가던 스텝에게 뭐라뭐라 설명을 했고 스텝은 괜찮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 앉고 싶은 데에 앉아 있어.”

 

  수연과 찬별은 더 이상 프랑소와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얌전히 객석에 가 앉았다. 총 4-50석이나 될까 싶게 좁은 공간이었지만 어둡고, 따뜻한 조명에, 아늑하니 기분 좋은 곳이었다. 주황빛 조명이 떨어진 무대 위로 엔틱한 테이블과 의자가 배우처럼 놓여 있었다.

 

  “왠지 떨린다, 그치?”

 

  찬별이 그렇게 속삭였고 수연은 동조의 눈빛을 보냈다.

 

  8시가 가까워지면서 객석을 채우는 사람이 많아졌다. 수연은 자신들과 같은 고등학생도 있을까 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부분이 대학생이나 일반인으로 어른들 같았다. 오늘 수연과 찬별은 ‘너네 웬 일로 그렇게 학생처럼 입고 왔어?’라고 할 정도로 고등학생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사복 차림이었다. 휴일의 외출이긴 했지만 부모님들께는 ‘과외의 연장선’인 외출이기 때문에 바른 모습으로 나와야 했다.

 

  8시 정각, 사회자가 앞으로 나오더니 객석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관객들이 박수를 쳤다. 수연과 찬별도 따라서 짝짝짝 물개 박수를 쳤다. 사회자는 오늘의 낭독회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출연진들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찬별은 사회자가 목소리가 참 좋다, 하고 수연에게 귓속말을 했고 수연도 같은 생각 중이었다고 귓속말을 했다. 귓속말치고 조금 소리가 컸지만 말이다.

 

  “첫번째 낭독은 시인 최이로 님께서 수고해주시겠습니다.”

 

  다시 한 번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한 남자가 무대 위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몸이 아주 가벼워 보이는 그 남자는 나이는 40대 정도로 수연, 찬별의 부모님 세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어려 보였다. 말라서 그런 것인지 조금 차가워 보이는 인상의 남자였다. 은테 안경이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잘 어울렸다.

 

  “그, 그! 그 사람 닮았다.”

 

  찬별이 또 속삭였다.

 

  “누구?”

  “그, 있잖아. jtbc 뉴스 진행하는 아저씨.”

 

  수연이 무릎을 딱 치며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대답했다.

 

  “아, 손석희!”

 

  주변에서 웃음소리와 째려보는 눈길이 동시에 수연과 찬별에게로 쏟아졌다.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던 최이로 시인이 비로소 낭독을 시작했다. 모두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침묵을 지켰다. 수연과 찬별도 집중을 해보려 했지만 좀이 쑤셔 서로를 바라보고 미소 짓기 일쑤였다. 어서 빨리 프랑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프랑이 나왔을 때 웃음이 터지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두 사람의 가슴을 간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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