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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완더러스(wanderers)-방랑자들의 세계
작가 : Ryan
작품등록일 : 2017.11.17

미지의 세계로 전이된 서로 다른 사정을 가진 세력과 인물들이 살아남고 살아가기 위해 투쟁과 암투를 벌이는 가운데 혼자만 낯선 세계로 떨어진 범상치 않은 한 남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액션 멜로 미스테리 판타지물

 
잿빛 성채와 폐허
작성일 : 17-11-22 19:59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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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마법진의 빛이 사라졌다. 작게 숨을 내쉰 에이리브가 망토를 들고 일어서서 미르에게 다가와 건넸다.

 

 “당신의 말처럼 마법이 걸린 물건, 아티팩트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죠. 다음에도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와요. 물론 그에 맞는 대가는 받을 거지만요.”

 

 미르는 그녀가 건네 준 망토를 받아 살펴보았다. 망토는 처음 받았던 모습처럼 복원되어 있었다. 감탄한 얼굴이 된 미르는 망토를 다시 착용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혹시 지난번에 부탁드렸던 물건은 연구를 해보셨어요?”

 “아, 그거.”

 

 그의 말을 들은 에이리브가 그제야 생각났다는 얼굴로 실험도구들이 있는 탁자로 걸어가서 작은 상자 하나를 가져왔다. 그것을 본 미르의 눈이 설마 하는 기대감에 반짝였다.

 

 “외부의 충격에는 강한데 내부에서 시작되는 충격에는 약한 쇠 조각을 채운 물건을 만들어 보라니. 재미있는 발상이었어요.”

 “그 말은 성공했다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에이리브는 그녀 특유의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가늘게 뻗은 손가락으로 안경테를 잡고 올렸다.

 

 “제가 누구인지 지난번에 설명 드렸던 것 같은데요. 최연소 5클래스 마스터이자 연금술의 천재라고 불렸던 에이리브 바그너가 바로 저예요. 조금 까다로운 주문이긴 했지만 그 정도는 제게 별 문제가 아니었어요. 확인해 보세요.”

 

 미르는 마치 선물을 확인하는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나무상자를 열었다. 푹신한 천이 두툼하게 깔린 상자 안에는 동그란 모양의 푸른색의 공처럼 생긴 물건이 2개 담겨 있었다. 반투명한 그것의 안에는 파랗게 빛나는 액체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수정을 이용해 외부로 노출된 외벽과 마력을 감싸고 있는 내벽으로 이중구조로 만들었어요. 외벽에는 강화마법을 걸고 내벽과의 사이에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날카로운 쇠 조각을 채워 넣었어요. 그리고 설명해 주었던 것 중에 지연폭발이라고 했나요? 위에 살짝 안쪽으로 파인 곳에 있는 버튼을 누르고 정확히 셋을 세면 터지며 담고 있는 쇠 조각과 강화마법이 걸린 외벽의 조각들이 함께 터져 나갈 거예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폭탄을 중심으로 3미터 안에 있는 것은 뭐가 되었든 사지가 멀쩡할 수 없을 거라고 예상해요. 어때요? 만족해요?”

 

 에이리브의 설명을 들은 미르는 놀란 눈을 하고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럴 것이 이것은 그가 처음 그녀에게 설명해주었던 것보다 더 세심하고 위력적이었다. 연막탄을 만들어준 그녀라면 혹시 싶어서 말했던 것이 생각지도 못한 무기가 되어 돌아왔다. 더듬거리며 말하는 미르의 말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이, 이건 정말 굉장해요! 전부터 대단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에이리브, 당신은 정말 천재예요.”

 

 그의 칭찬에 에이리브는 우쭐한 얼굴로 가슴을 활짝 폈다. 안 그래도 작지 않은 흉부가 더욱 도드라지자 조금 민망해진 미르가 시선을 위로 돌렸다.

 

 “당연하죠. 아, 그런데 지금 만들 수 있는 건 그 2개뿐이었어요. 생각보다 예민하고 까다로운 물건이라서 대충 만들다가는 제가 죽겠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연구도 해야 하고요. 그러니까 한 번에 드릴 수 있는 수는 최대 3개가 한계예요. 그 이상은 힘들어요.”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설마 이정도로 만들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앞으로 더 기대해도 좋아요. 만들다보니까 여러 방향으로 개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거든요. 예를 들면 아이스포그와 아이스필드를 결합해 압축한 초소형 마법진을 담아 터뜨려서 얼음지대를 만들어 버리던가, 아니면 독구름을 터뜨려 버리던가. 한참 연구가 필요할 것 같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녀가 말 한대로만 된다면 성채는 이터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소유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생존하는데 있어서 대단한 가능성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르는 생각했다.

 

 “당신의 말대로만 된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건 제가 할 말인 걸요. 미르 당신이 살던 세계에서 사용하던 무기 중에 하나라고 했었죠? 어쩜 이렇게 기발하고 살의가 가득한 물건을 만들 수 있어요?”

 

 그녀의 말에 미르가 쓰게 웃었다.

 

 “정확하게는 군대에서 사용하던 물건이죠. 전쟁과 인간의 욕심에 창의력이 더해져서 여러 가지 물건들이 만들어졌죠. 마법과 이능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원초적이고 잔인한 무기들이 발달했어요. 그로 인한 희생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죠.”

 

 우울한 눈빛으로 무언가를 회상하는 느낌을 보이는 그를 에이리브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가끔 이렇게 슬퍼 보이는 얼굴을 할 때 매력 있다는 것을 이 남자는 알고 있을까. 그녀에게 과거가 있는 남자는 매력적이었고, 그 과거가 위험할수록 치명적이었다.

 

 ‘아, 위험한데.’

 

 에이리브는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입술이 마르는 것을 느껴 혀로 살짝 핥았다. 선홍빛의 혀가 닿은 입술이 촉촉하게 빛났다. 평소에 장난삼아 미르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지만 그가 가볍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굵으면서 날렵한 이목구비와 홀로 낯선 세계에 떨어져 강인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녀의 취향에 맞았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떨어지고 싸우고 연구하며 지내다 보니까 남자를 만난 것이 언제였는지 가물거렸다.

 

 “저기......”

 “네?”

 “혹시 지금 시간 괜찮다면......”

 ‘콰앙!’

 

 옅은 분홍빛으로 볼을 물들인 에이리브가 노골적인 눈으로 미르에게 말을 건네려던 찰나에 그들이 있는 방 바로 위에서 건물을 뒤흔드는 굉음이 들렸다.

 

 “콜록! 콜록! 리브! 리브 어디 있느냐?!”

 “이런! 스승님! 미르 실례 할게요!”

 

 먼지 때문인지 기침을 하며 그녀를 찾는 스승의 외침에 에이리브가 다급히 방을 나서려하는 것을 미르가 붙잡았다.

 

 “잠깐! 연막탄이요!”

 “저기! 오른쪽 진열대 3번째 서랍! 알아서 찾아가요!”

 

 그 말을 남기고 그녀는 쿵쿵대는 발소리를 내며 위층으로 서둘러 달려 올라가버렸다. 정신없는 마무리가 되어버리자 미르도 황망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피식 웃음을 흘리고 에이리브가 말한 진열대로 가서 3번째 서랍을 열었다. 거기에 그녀가 미리 준비해 둔 것인지 작은 고리가 달린 연막탄 3개가 들어 있었다. 미르는 그것들을 챙겨 상의 옆구리부근에 있는 주머니에 넣어두고 가방에서 수정들과 은, 보석 조각 몇 개를 작업대 위에 올려두고 방을 나왔다.

 

 위에서 웅성대는 소리를 뒤로 하고 마탑을 나온 미르는 손을 눈 위로 올려 그늘을 만들고 하늘을 올려 보았다. 어느새 해는 하늘 정 가운데를 지나가려하고 있었다. 점심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자 허기가 느껴졌다. 미르는 오랜만에 자주 가던 장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하늘을 바라보던 고개를 내릴 때 마탑 맨 위층 한 곳의 창문이 열리며 주황빛 연기가 밖으로 새어 나왔다.

 

 그리고 문을 연 노인과 미르의 눈이 마주쳤다. 커다란 회색 로브(원래 하얀색이었다고 하는데 색이 바랐는지 때가 탔는지 누가 보든 회색으로 보였다)를 입고 있는 백발의 차가운 눈빛을 가진 그를 본 미르가 두 손을 모으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노인은 그의 등 위를 내려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인사를 한 미르는 몸을 돌려 거리를 빠져 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고개를 살짝 돌린 노인의 알 수 없는 눈빛이 쫓고 있었다.

 

 -

 

 푸른색이 물결처럼 퍼지는 공간. 초록색의 잎 대신 청록색의 잎이 무성한 큰 나무에 손을 대고 있는 한 여인이 살며시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금색의 짧은 단발머리가 푸른빛을 받아 신비하게 반짝이는 여인의 붉은 입술이 움직였다.

 

 “시간이 얼마 없어요. 당신은 그 순간을 준비해야 할 거예요.”

 

 그리고 여인은 다시 눈을 감았다. 앙 다문 입술을 지나 턱으로 한줄기 물방울이 흘러 내렸다.

 

 “미르.”

 ‘쏴아아......’

 

 신비롭게 빛나는 나무의 가지가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그녀를 위로하듯이 움직이며 소리를 냈다.

 

 -

 

 미르는 가만히 성벽 끝에 앉아 허공에 내놓은 발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지금 성채의 뒤쪽에 있는 망루에 올라와 있었다. 성채 애쉬트레이의 앞쪽은 숲이 있고 그 너머에 폐허가 이어지지만 뒤편에는 성벽 바로 아래 깎아내린 듯이 보이는 절벽과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 이어져 있었다. 건너편 절벽이나 땅은 보이지 않고 그저 어둠과 더 어두운 심연뿐이었다.

 

 ‘합. 우물, 우물. 꿀꺽.’

 

 가로로 자른 빵 사이에 얇게 저민 햄과 치즈, 적당히 채소를 넣어 만든 샌드위치의 남은 부분을 통째로 입에 넣은 미르는 몇 번 우물거리다 꿀꺽 삼켰다. 옆에 놓아둔 가죽 수통을 들어 물을 마시고 입가에 남은 물기를 닦아 내고서 다시 아래를 내려 보았다. 어둠이 스멀스멀 기어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어둠 속에서 마치 누군가가 그를 향해 손짓하며 부르는 것 같았다.

 

 ‘이리와. 어서. 한 걸음만 내밀면 돼. 그럼 편해질 거야.’

 

 무언가의 속삭임이 들린 것 같았다. 무표정한 그의 눈은 바라보고 있는 어둠에 물든 것처럼 더욱 진해진 것 같이 보였다.

 

 ‘고오오오......’

 

 절벽 아래로 부는 바람의 울림이 웅크린 괴물의 숨소리처럼 들렸다. 미르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어둠을 응시하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식사를 위해 풀었던 터번을 다시 눈만 보이고 꽁꽁 싸맨 미르는 발을 내밀어 아래로 뛰어 내렸다.

 

 ‘타닥’

 

 성벽 안쪽으로 내려선 그는 멀리 보이는 푸른색의 수호목을 바라보며 곧장 걸음을 옮겼다.

 

 ‘아직 아니야. 아직은……. 더 버틸 수 있어.’

 

 -

 

 수호목 아래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었다. 기둥에 놓인 촛불의 불빛과 수호목이 뿜어내는 빛을 받아 신비하게 빛나는 스테인레스글래스 덕분에 내부는 구석진 곳이나 기둥 뒤를 빼고 어둡지 않았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선 미르는 천천히 가운데를 걸어 등을 보이고 있는 여인에게서 거리를 두고 멈췄다. 그가 왔음을 알아차렸음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그녀의 등을 바라보던 미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예배당에 울려 퍼졌다. 그제야 뒤돌아 있던 여인이 돌아서서 그와 얼굴을 마주보았다. 짧은 금색 단발머리를 하고 하얀 피부에 오뚝하게 솟은 콧대와 붉게 빛나는 입술. 그리고 가늘고 길게 뻗은 속눈썹 아래 살짝 내려 뜬 파란 눈이 아름다운 이 여인이 바로 수호자였다. 수호목의 수호자, 차가운 심장을 가진 예지자. 그리고 기사단이 소환된 왕국 그린펠드의 비운의 마지막 왕녀 로렌 그린펠드가 바로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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