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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웰컴 투 뉴 월드!!!!
작가 : 안경잡이
작품등록일 : 2017.11.1

뷰티스트리머로 성공하려는 영화와 성공에 눈이 먼 친누나때문에
동성애자들의 세계인 뉴월드에 빠지게 되는 남동생(소망이)의 이야기입니다.



 
8.
작성일 : 17-11-22 14:24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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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거 먹고 어른의 세계로 들어와 봐, 누나가 반겨줄게.”

 

 개소리였다. 분명 말도 안 되는 개소리였다. 하지만 멋있었다. 돈이 없다는 자신의 단점을 숨긴 채, 목표를 달성하려는 영화의 모습은 굉장히 영악한 암사자를 보는 것 같았다. 게다가 소망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산타할아버지는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을 만큼 순수한 아이였다. 곱상한 외모에, 착한 성격, 그리고 뛰어난 성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칭찬만 듣고 자란 소망이는 떼가 거의 묻지 않은 새로 산 지우개 같은 학생이었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영화의 이야기도 사실처럼 들렸다. 아직 어른이 되기에는 어린 나이였지만, 영화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소망이는 조심스럽게 닭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으...... 저걸 어떻게 먹냐.’

 

 소망이가 훈제닭을 해체하자 반대편에 있던 영화가 얼굴을 찌푸렸다. 온갖 멋있는 척은 다했지만, 보기와 달리 비위가 약했던 영화는 훈제닭은커녕 삼계탕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고나리같은 손으로 닭을 쫙쫙 찢는 소망이의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며칠 전 계약서에서 봤었던 "적출."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협박용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와~ 이거 되게 맛있다.”

 

 본연의 고기맛 보다는 양념에 치중하는 요즘 치킨에 익숙했던 소망이한테 불로만 맛을 낸 훈제닭은 신세계나 마찬가지였다. 짠맛과 불맛이 적당하게 스며든 껍떼기와 그 안에서 부드러운 식감을 담당하고 있는 뽀얀 닭다리살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왜 들어있는지는 모르지만 내장 있던 부분에 들어있는 밥과 견과류들은 소망이에게 감탄을 넘어 감동을 선사했다.

 

 “누나도 먹어.”

 

 처음엔 영화의 의도를 의심했지만 어느새 훈제닭에 홀딱 빠져버린 소망이는 멀뚱멀뚱 자신을 바라보는 영화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큼지막한 닭다리를 영화에게 건내며 말했다.

 

 “나는 다이어트 중이라서 다음에 먹을게.”

 

 보는 것만으로도 인상이 찌푸려졌던 영화한테 이걸 먹는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끔찍한 일이었다. 영화의 대답에 미안한 마음을 덜어낸 소망이는 다시 훈제닭을 뜯기 시작했다. MSG와 인위적인 기름기가 없기 때문일까? 소망이는 음료수 없이 흰 무만으로 치킨을 꾸역꾸역 입 안으로 집어넣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흰 무에만 의존할 수 없었던 소망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냉장고로 향했다. 그러자 영화가 소망이의 옷을 잡으며 말했다.

 

 “야! 안 먹고 어디 가?”

 “콜라 가지러.”

 “콜라가 왜 필요한데?”

 

 영화의 말에 소망이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치킨에 콜라가 필요하다는 건, 아니 꼭 콜라가 아니어도 탄산음료가 필요하다는 건 치킨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부분이었으니까. 숨겨진 뜻이 있다고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소망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영화가 먼저 말하길 기다렸다.

 

 “너 누나가 훈제닭 먹으면서 뭐라고 했어?”

 “맛있게 먹으라고?”

 “내가 언제 그런 말 했어. 잘 생각해봐. 내가 뭐라고 했는지.”

 

 몇 분 전에 들었던 말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 소망이는 손에 들고 있던 치킨까지 내려놓으며 생각에 빠졌다.

 

 “어른의 세계로 들어오라는 거?”

 “그렇지! 어른들이 치킨 먹을 때 뭐랑 먹어?”

 “맥주.”

 “그럼 니가 지금 마셔야 될 게 뭐야? 콜라야? 맥주야?”

 “누나 나 아직 미성년자야.”

 “괜찮아. 여긴 집이고 누나도 있잖아.”

 

 영화는 소망이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소망이한테 가장 위험한 건 다름 아닌 영화였다. 맥주캔에 그려진 코끼리를 보여주며 소망이를 안심시킨 영화는 유리컵에 맥주를 따라줬다. 거품이 올라오는 맥주는 TV속에서 나오는 비주얼 그대로였다.

 

 “한 번 마셔봐. 학생용으로 나온 거라서 독하진 않을 거야.”

 

 어떻게 해서든 소망이에게 맥주를 마시게 해야했던 영화는 입에서 나오는대로 지껄이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었다면 영화가 말하기도 전에 맥주를 마셨겠지만, 지금껏 일탈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소망이는 맥주를 앞에 놓고 고민에 빠졌다. 소망이의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진 영화는 유리컵에 따른 뒤 남은 맥주를 한 번에 마셔버렸다. 그리고 광고 속 연예인들이 그렇듯이 가식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 맛에 산다!”

 

 표정, 멘트, 리액션까지 맥주 모델과는 비할 순 없겠지만, 일반인들 중에선 탑이라고 할 만큼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소망이를 유혹했다. 하지만 소망이는 우등생이자 모범생이었다. 주위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8년째 묵묵히 공부의 길을 걷고 있는 소망이한테 영화의 유혹은 다 먹고 버린 닭뼈에 아주 조금 남아있는 튀김옷만큼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

 

 “그래. 콜라 줄게. 콜라.”

 

 소망이의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진 영화는 직접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왔다. 하늘이 도운 걸까? 아니면 집에서 나가기 전부터 영화가 작업한 걸까? 탄산이 새어나가는 걸 막기 위해 병뚜껑을 세게 닫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상식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꺼낸 콜라에는 뚜껑이 닫혀있는 게 아니라 위에 살짝 얹혀있었다. 탄산이 완전히 빠져버린 콜라는 맛없는 설탕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김 빠진 콜라로 치킨을 먹을 수 없었던 소망이는 어쩔 수 없이 맥주잔을 들었다. 소망이가 맥주를 마시기 시작하자 영화는 더없이 인자한 미소를 보였다.

 

 “우와. 이거 진짜 맛있다. 이 맛에 어른들이 맥주를 먹는 거구나.”

 

 기분 나쁜 표정으로 첫 모금을 마셨지만, 이내 맥주맛에 적응한 소망이는 콜라 마시듯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소망이는 맥주를 처음 먹는 거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맥주를 마셨다. 이대로 취하기만 한다면 좋겠지만, 그건 확정된 사실이 아닌 영화의 바램일 뿐이었다. 맥주가 많이 있었다면 취할 때까지 줄 수 있었지만, 남은 맥주는 1캔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다음 잔에서 소망이를 보내야했던(?) 영화는 냉장고를 열어 먹다 남은 술을 찾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칵테일이야. 소, 아니. 맥주랑 와인을 섞은 거니까 이전보다 먹기 편할 거야. 마셔봐.”

 

 이번 잔에서 모든 걸 걸어야했던 영화는 냉장고에 있던 소주와 와인, 그리고 이름 모를 외국술까지 잔에 부은 뒤 토핑처럼 아주 살짝 맥주를 부었다. 다양한 술이 섞이면서 색은 굉장히 아름다웠지만, 맛은 보장할 수 없었다. 맥주잔, 아니 폭탄주잔을 소망이한테 건넨 영화는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소망이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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