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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레몬 타르트
작가 : 소피아
작품등록일 : 2017.11.19

이제는 배우입니다. 남장여자 배우 데뷔기!

 
3화
작성일 : 17-11-22 00:58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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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애기들, 오늘은 동물이 되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 자, 다들 이 상자에서 쪽지를 하나씩 빼서 그 동물이 되는 거야.”

 

 언제나처럼 연기 수업은 대충 때우는 듯한 식이다. 몸풀기만 삼사십 분씩 하고 배를 짓이기는 듯한 호흡법 연습을 하고, 지쳐 떨어져 나갈 때 즈음이나 돼서 연기수업다운 수업이 진행된다.

 

 ‘동물을 연기하라고 하다니…’ 유진이 투덜거렸다. 그나마 저번에 나무를 연기하라고 한 것보다는 낫다. 팔 한번 움직이려면 바람이 불 때까지 우두커니 몇 분이고 서 있어야 했다.

 

 그나마 선생님이 유명 배우들을 제자로 데리고 있던 걸 아니까, 다른 학생들도 다 가만히 있다. 이 수업 때는 다들 초롱초롱한 눈으로 어떻게든 선생님의 눈에 띄길 바라고 있다. 그러면 드라마에라도 한번 나가게 될까 기대하는 눈치다.

 

 “유진, 뭐 걸렸어?”

 “알렉스는?”

 “나는 고양이, 야옹~.”

 

 야옹야옹 거리면서 손목을 활용해 갖은 애교를 다 떠는 남자를 보는 것도, 유진은 이제 적응이 되었다. 되려 유진은 알렉스가 본인보다 여자아이 같지 않나 싶은 생각을 자주 한다. 키도 비슷해서 둘이 같이 있으면 남들이 볼 때는 아마 그저 예쁜 아이들 같을 것이다.

 

 “하하, 난 나무늘보라 그냥 누워 있을거야.”

 “나무늘보가 뭐지?”

 “느린 거. 맨날 자는 애.”

 “오, Sloth? 좋겠네.”

 “아냐, 내면 연기가 얼마나 힘든데. 얘는 고민이 많은 나무늘보야.”

 

 그나저나 알렉스는 유진에게 너무 가깝게 다가온다. ‘보통 외국 애들은 다 적당히 선을 긋지 않나?’ 유진은 생각했다. 귓속말해도 될 정도로 거리가 너무 가깝다. 유진은 이럴 때 뒤로 조금 물러나는 게 알렉스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는 않을지 걱정을 했다.

 

 “무슨 고민?”

 “오늘은 뭘 먹나, 내일은 뭘 먹을까, 그런 거.”

 “그건 정말 심각한 고민이네.”

 “그렇다니까. 먹고 살기 힘들거든.”

 

 ‘킥킥’ 거리며 알렉스가 웃는다. 알렉스는 여러 인종이 섞인듯한데, 어릴 때부터 아동복 모델 같은 걸 해왔다고 한다. 유진이 볼 때도 확실히 얼굴이 예쁘장한 편이다.

 

 알렉스의 눈도 신기한 게, 원래는 초록색인데, 오후가 되면 파랗게 변한다. 전에 유진이 물어보니 할머니 유전이라고 했다. 그때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았다.

 

 “나는 그럼 단순한 고양이 할 거야. 나는 별생각이 없어.”

 “그게 뭔데?”

 “야옹, 난 예뻐. 난 귀여워. 이런 고양이야.”

 

 ‘타고나는 끼라는 건가?’ 유진이 웃었다. 알렉스는 유진이 볼 때는 연예인이 체질이다. ‘티비에 이런 애교 있는 모습이 나간다면 한 번에 국민 남동생으로 뜰 텐데,’ 유진은 알렉스를 보며 지그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원으로 빙 둘러서 앉은 자리의 반대편에는 유진의 룸메이트님과 그를 바라보며 모든 동작을 따라 하려는 학생이 있다.

 

 한종철은 준모만 있으면 유진을 본 척도 안 한다. ‘분명 저 녀석도 제정신은 아니야, 어휴.’ 똘망똘망해진 종철이를 보며 유진이 중얼거렸다.

 

 ‘설마 여기에 들어온 것도 윤준모 때문인가? 그렇다면 정말 병적인 건데.’ 유진은 크게 기지개를 켰다. 학교에 그런 애들이 한 둘은 아니지만, 저 정도로 흉내 내려고 하는 건 분명 문제다. 남들은 종철이를 미니 준모라고 놀리지만, 정작 본인은 그 별명을 명예롭게 생각한다.

 

 “좋아 좋아, 다들 자유롭게 시작해.”

 “이렇게 하면 되나요?”

 “선생님, 저도 좀 봐주세요.”

 

 그 와중에도 다른 아이들은 이미 네발로 기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려고 하는 등, 벌써 그놈의 동물 연기를 시작했다. ‘선생님에게 잘 보여서 점수를 딸 생각이겠지,’ 유진은 다른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벽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실제로 여기서 연기를 배우겠다는 마음을 가진 학생보다는 선생님과 개인적인 친목을 도모하려는 애들이 많다. 선생님의 그 인맥을 훌륭히 활용하려는 거다.

 

 그런 것과 무관한 유진은 대충 책상다리에 푹 퍼진 채로 매달렸다. ‘나무늘보라니,’ 생각과 휴식이 필요한 유진에게 적당한 동물이다. 앞으로 어떻게, 무얼 먹고 살아야 할까를 이렇게 계속 고민하다가는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이제 상황을 줘 볼게, 동물 여러분~!”

 “킁킁킁!”

 “끼요오오오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자마자 여러 곳에서 다양한 동물 소리가 튀어나왔다. 선생님은 그 반응에 매우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사이코가 가득한 세상에서는 정상인이 사이코라던데, 딱 유진이 그 짝이다. 선생님에게 어떻게든 잘 보이려는 무리 가운데 혼자 따로 동떨어진 기분이 묘하긴 하다.

 

 “불이 났어, 얘들아! 산이든 동물원이든!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을 활활 일으키고 있어! 집이 불타고 아아, 가족들이 위험해! 불이야! 불이야!”

 

 늑대를 연기하는 애의 하울링 소리가 그럴듯하게 들리고, ‘오랑우탄인가 저건? 고릴라인가,’ 유진은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았다. 가슴을 엄청 세게 두드리며 씩씩거리고 다니는 학생이 연신 소리를 질러댔다.

 

 유진은 그저 잠을 자는 나무늘보였다. 유진은 나무늘보가 뭘 할지 잘 모르겠는 눈치지만 보기엔 충실히 나무늘보 역을 하고 있다. ‘죽음도 또 하나의 안식이려니 하고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는 유진은 자기 자신이 터무니없어서 또 한 번 웃었다.

 

 유진은 지난번에 선생님이 자기만의 경험이나 철학을 가지고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에 대해 말한 기억을 떠올렸다. 위험할 수도 있지만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연기라고 했던 것 같다.

 

 “자, 비가 내려서 불길이 잦아들고 있네! 가족들이 날 찾는 소리가 들려요! 가족들은 무사한 것 같아, 무척 기뻐하고 있어!”

 “꾸꾸꾸꾸…”

 “후아효! 우우우!”

 

 ‘호호’ 거리는 원숭이 같은 소리와 커다란 함성 같은 것들이 강당을 메운다. 소리가 울려서 유진은 귀를 틀어막고 싶었다. 어떤 애는 울기 시작했다. 연기라기보단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이 학교에 수줍음이 많은 학생은 별로 없다. 유진은 괜히 다른 사람의 눈에 띄면 안 되기에 굉장히 말이 없고 쑥스러운 척 가장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보기 드문 타입이다. 그래서인지 유진은 첫 수업 때부터 선생님께 굉장히 많은 지적을 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연기를 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거였다.

 

 ‘하지만 선생님, 이 아이들의 부끄러움은 왜 제 몫인 걸까요,’

 

 유진은 몸을 웅크렸다. 최근에는 그나마 유진이 너무 수줍음이 많은 캐릭터로 자리잡혀 그나마 덜 지적을 받는 편이다. 그 전에는 수업 때마다 선생님이 유진의 연기를 빤히 지켜보았다. 제 딴에는 어떻게든 수줍음이 많은 유진이를 도와주고 싶었나 보다.

 

 “우우우!”

 “꺄오오오오…”

 ‘그나저나 그 연기 천재라는 윤준모는 무슨 동물일까?’ 유진은 문득 궁금해졌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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