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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7
작성일 : 17-11-21 23:16     조회 : 312     추천 : 0     분량 : 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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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의견을 나누다 첫 데이트이기도 하고 시간도 늦어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 카페에 가기로 했다. 윤영이 안내한 카페 안은 나름대로 아늑하고 편히 쉬다 갈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테이블도 많지 않아 소수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엔 최적의 장소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아마도 실제로 적은 사람들 속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겠지.

  “뭐 마실래?”

  윤영의 질문에 무엇을 마실지 고민하다가 적당한 가격에 마시기에 어렵지 않은 바닐라 라떼를 주문하기로 했다. 정작 이 카페로 안내한 그녀는 쓴 것을 잘 못 마신다며 캬라멜 마끼아또를 주문했다. 신기하게도 둘 다 아이스로 주문했다. 아무튼 그러고 나서 어디에 앉을까 고민하다가 기왕 보여주기가 목적이라면 카페 안쪽을 무심코 들여다봤을 때 바로 우리를 볼 수 있는 문 앞쪽에 배치된 테이블에 앉기로 했고 그녀도 내 제안에 토를 달지 않고 따라줬다. 개인적으로 사람과 나란히, 혹은 마주보고 앉아있을 때 그 사람을 보지 않고 핸드폰만 두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난 무슨 얘기라도 해보려고 기억 속의 일들을 이리저리 들쑤시기 시작했다. 지금 꺼내도 될 만한 대화 주제라던가 크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만한 주제들을 거르고 떠올리다 입을 열었다.

  “늘 가지고 다니는 그 책들은 뭐야?”

  “그냥 뭐 잡다해. 추리, 판타지, 참고서, 공책 같은 것들이지 뭐.”

  “흐음... 다 읽는 거야?”

  “그냥 적당히 읽는 거야. 할 게 없을 때나 상황에서 동떨어지고 싶을 때나. 당연히 읽고 싶을 때에도 읽고.”

  “내가 아니라 네가 더 왕따 아니냐, 이거.”

  “난 일부러 밀치는 거니까 그런 개념은 아니야.”

  “그럼 아웃사이더?”

  이런저런 농담과 진담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그녀의 얼굴을 아마 거의 처음으로 천천히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몇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을 학교 이외의 곳에서 보면 학교에서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보인다는 소리가 있다. 아마 내 앞에 앉아있는 윤영 또한 그 불특정 다수에 속하는 편일 것이다. 조금은 나와의 대화를 즐기고 있는지 옅은 웃음을 입가에 올리고 있고 윤곽이 뚜렷한 얼굴선과 검은 색 단발머리가 카페 유리를 뚫고 들어오는 노을빛과 한 데 어우러져 영화의 한 장면과 비슷한 느낌을 내뿜고 있었다. 뒤에서 들어오는 빛 때문인지 얼굴에 살짝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은 금상첨화? 아니, 화룡정점이라고 해야 맞겠다. 아무튼 굉장히 매력적이게 생겼는데 아웃사이더와 비슷한 처지인 이유는 본인의 성격 탓이 클 것이다. 뭐, 성격이니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점원 분께서 자그마한 접시 비슷한 곳에다가 커피 두 개를 올리고 오셨다. 맛있게 드시라며 학생임을 드러내는 교복을 입었음에도 존댓말을 쓰시면서 고개를 숙이셨다. 음, 나는 아마 저렇게 낮은 사람에게 형식적이라도 고개를 숙이기 까진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주문한 바닐라 라떼를 한 모금 입에 담고 넘겼다. 단 맛을 바탕으로 조금의 쓴 맛이 포함되어있어서 크게 달지도, 크게 쓰지도 않았다. 커피의 온도 자체도 차갑기 때문에 목넘김이 불편하지 않다. 적절한 밸런스다.

  “맛있네, 여기 커피.”

  “그렇지?”

  내 앞에서 캬라멜 마끼아또를 빨대로 마시고 있는 윤영이 내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한 말의 뉘앙스가 마치 내가 아는 단골가게를 소개하고 나서 소개를 받은 사람의 호의적인 반응에 대해 동의를 해주는 것 같아서 난 빨대에서 입을 떼고 그녀에게 물었다.

  “너 여기 자주 와?”

  “뭐, 대충은? 돈이 좀 여유가 될 때에 책을 읽거나 집에 있어도 할 게 없을 때? 그냥 마시고 싶어질 때도 오지.”

  평범하게 말해 오고 싶을 때 온다는 것이다. 요 이틀 간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건데 가끔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을 고의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찌 보면 그 후에 올 질문들을 대충 예상해서 미리 대답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뭐, 나는 본인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그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빨대를 입에 물고 커피를 음미하기 시작했다. 다음부턴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땐 여기로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윤영이 갑자기 내게 질문을 던졌다.

  “내일은 어쩔래?”

  “응? 뭘?”

  “내일도 데이트를 할 거냐고 묻는 거야.”

  “뭐... 어차피 서로 번호도 알겠다, 각자 집에서 전화로 상의할까?”

  “그것도 나쁘지 않네.”

  내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도 다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동안 카페에서 틀어준 은은한 클래식과 우리들의 마시는 소리, 그리고 카페 점원이 기계를 가동시키는 소리만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니 길고 긴 클래식이 끝나고, 대신 뒤를 이어 잔잔한 발라드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빨대로 마지막 남은 커피를 마시는 소리를 내며 일어섰고 점원 분은 기계를 껐다. 다 마신 용기를 카운터에 내니 또 오시라는 말을 남기고 점원 분은 용기를 치우셨다. 밖에 나오니 하늘은 짙은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집에 데려다줄까?”

  “뭐, 그럼 더 좋고.”

  내가 건넨 제안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의 집의 위치를 모르기 때문에 앞장을 서라고 말하며 손을 내 앞으로 내밀었더니 그녀는 나란히 가자며 내 손을 다시 잡아 내 교복 호주머니에 두 손을 넣었다. 우리 학교 교복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우리 옆을 지나갔다. 슬슬 저녁 시간대라서 근처에 있는 학원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거나 우르르 들어가는 시간대다. 우리의 목적과 정말이지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들 중엔 동갑인 학생도 있을 거고 그렇다면 나를 알 것이고 그로 인해 내 소문은 다시 일파만파 퍼질 것이다... 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애초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왜 보여주기 식의 데이트를 해야 하는 거야?”

  “음...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거야.”

  “그게 뭔데?”

  “저절로 나중에 알게 되어있어.”

  흠... 영 찜찜하지만 그녀를 믿기로 했고 그녀의 말대로 행동하게 되었으니 저절로 알게 된다는 말 또한 믿어보기로 했다. 그녀와 발을 맞춰 길을 걸었다. 아무런 말을 주고받지 않으며 걷자니 오늘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재생됐다. 내일부터는 그 참견들을 어떻게 대처할까, 생각을 하면서 걸으며 시간의 움직임을 따라 걸었다. 한참인지 찰나인지 시간은 모르겠으나 이렇게 대처하자! 라고 결론을 짓자마자 윤영이 발을 뚝 멈췄다. 무슨 일인가 해서 그녀의 시선을 따라 보니 아파트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여기까지면 돼. 수고했어.”

  “집 가서 통화할게, 조심히 가.”

  “엉.”

  그녀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더니 꽤나 늦은 시간이 되어있었다. 윤영과 함께 걸어온 길을 다시 혼자 걸으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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