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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푸른 장미 세 송이
작가 : 최너구리
작품등록일 : 2017.11.1

네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야.
푸른 장미 가시덩쿨에 갇힌 너의 전생을 바꾸는 일.
그게 네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 이유.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지 마.
도망가려고 하면 할 수록 가시덩쿨이 너의 숨통을 조이게 될테니까.
살고 싶다면 전생을 바꿔.

 
푸른 장미 05
작성일 : 17-11-21 23:10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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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김소영의 눈이 아까보다 눈에 띄게 커졌다. 그녀는 지금 몹시 당황했고 놀랐다. 다른 감정이 그녀의 표정을 지배했다. 그래서 그녀의 얼굴에서 겁이란 감정을 찾을 수 없었다. 김소영은 놀란 마음을 다스리며 제로에게 설명을 해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말해... 봐요. 이 목걸이는 뭐고, 그 빛은 또 뭐고,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파란 머리의 여자는 또 누구예요?! 그리고 당신은...”

 

 어린아이의 모습인 제로에게 뿜어져 나오는 무거운 위압감 때문에 김소영은 쉽게 반말을 할 수 없었다. 겉모습과 다르게 그에게서 너무 어른스러움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녀는 저절로 존댓말을 했다. 제로는 경계심을 많이 풀은 김소영을 바라보다가 편하게 자리에 앉았다.

 

 앉자마자 그는 손의 마찰음 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어두운 방안에 울리는 것과 함께 전등이 켜졌다. 주변이 환해지고 원래 하얀 김소영의 피부가 더 눈에 띄게 하얗게 보였다. 그녀는 불안함 때문에 혈색을 잃었었다. 그녀의 반대편에 앉은 제로의 은색 빛의 머릿결이 별을 연상하며 반짝였다. 그는 고운 미간을 얇은 굴곡을 만들며 말했다.

 

 “역시 그 아이가 널 찾아갔군.”

 

 “.....”

 

 앞뒤가 없는 그의 말에 김소영은 눈살을 구겼다. 의심스러운 점이 많아 질문도 많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먼저 말을 걸지 않고 그가 말을 하기를 기다렸다. 기다림이 점점 길어질 찰나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아이의 너의 전생. 아마 네가 도와주길 바랐겠지. 그러니 널 찾아왔을 것이다. 그 아이의 부탁을 받고 내가 네 앞에 있는 것처럼.”

 

 그는 잠깐 말을 멈추고 심하게 흔들리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김소영의 얼굴이 푸른 머릿결을 자랑하는 여자와 겹쳐 보였다. 한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닮은 그녀의 얼굴에 그의 눈동자가 한편으로 아련해지면서도 흐릿한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 반가움의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그가 말을 이어갔다.

 

 “너의 전생은 사람을 치우해주는 인간. 한마디로 힐러였다. 지금 이 세계로 치면 의사와 비슷하겠지. 그래도 엄연히 다...”

 

 “힐러가 뭔지는 잘 알아요. 판타지 소설에서 읽은 적이 있어요.”

 

 말을 끊는 김소영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금세 찌푸렸던 눈살을 폈다. 그녀가 안다는 사실은 설명하기 수월해졌다는 것과 같았다. 제로는 최대한 인간과 말을 덜 섞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좋았다. 그는 감정이 한 점도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에 김소영의 모습을 담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왜 네 몸에서 빛이 나온 이유는 대충 설명이 되겠군.”

 

 이해가 간 김소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로는 그 모습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빛은 치유할 때 나는 힘을 의미한다. 그리고 목걸이는 너의 전생의 절실함이 만들어낸 조각들이다. 그걸 하고 있다 보면 전생의 기억을 끄집어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얘기를 듣던 김소영은 자신의 몸에서 빛이 나온 것을 이해했다. 그리고 전에 머릿속에서 나왔던 애절한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생각을 하던 김소영의 머릿속에 하나의 의문점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근데 왜...’

 

 생각을 해보니 그녀는 그들이 굳이 자신에게 나타날 이유도 없었고, 자신에게 기억을 심을 이유도 마땅히 없었다. 그런데 그는 김소영 앞에 있고 기억까지 심었다.

 

 왜?

 

 생각들은 의문만 크게 키워나갔다.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이 김소영의 미간에 굴곡을 만들어졌다. 제로는 그녀의 찌푸려진 눈살을 보고 같이 눈을 찌푸렸다.

 

 “지금 넌 궁금하겠지. 지금 아무 상관도 없는 너에게 왜 그러는지.”

 

 제로의 말이 김소영의 마음을 정통으로 찔렀다. 김소영의 의심의 눈초리로 제로를 바라보았다. 혹시 자신의 생각을 읽는 것인지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그녀의 표정에 경계심이 다시 떠올랐다. 제로는 그녀의 표정에 더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하긴, 내 존재를 모르는 이 아이가 경계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더 문제지.’

 

 제로는 속으로 깊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짧을 것 같던 대화가 길어졌다.

 

 “내가 너를 만들었으니 너의 생각을 모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난 이 세계를, 인간들을 만든 제로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신이라는 존재지. 그러니 내가 이런 얘기를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좀 경계심을 풀 거라.”

 

 한번 생겨버린 경계심은 쉽게 풀기란 어려웠다. 그래도 김소영은 경계심을 풀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자신의 손톱에 시선을 옮겼다. 일정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손톱은 그녀의 불안정했던 심리가 보였다. 특히 제로의 손수건이 감싸고 있는 손톱이 더 그랬다. 손수건에 피들이 모여 물든 모습이 김소영이 잠깐 잊고 있던 생각을 끄집어내기에 충분했다.

 

 서준이 했던 말.

 

 김소영은 자신인 저주 인형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초조했고 불안했다. 전생이 무슨 잘못을 하였기에 이런 가... 김소영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제로에게 이 상황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제로의 표정이 차가웠다. 안 그래도 차가운 표정이 소름 돋을 정도로 서늘했다. 하려 했던 말이 힘겹게 입 밖으로 내뱉기가 너무 어려웠다.

 

 “저, 서준이 했던… 제가 주변 사람에게 피해만 준다는,…”

 

 “거짓말이다. 네 전생은 참 착하고 밝았다.”

 

 제로는 김소영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끊었다. 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로의 말은 서준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김소영을 분노로 이끌리지 않고, 안도감으로 이끌렸다. 김소영의 입 밖으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손톱을 괴롭히려던 것을 그만두었다. 불안함이 이미 김소영의 곁을 떠나고 없었다. 이제 그녀의 마음을 짓이기고 있었던 짐이 없어지니 편하게 그의 말을 더 들을 준비가 되었다.

 

 “궁금증이 풀린 모양이군. 그럼 다시 내가 말을 해도 되는 건가?”

 

 덤덤하게 말을 하는 그에게 김소영은 말을 대신해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했다. 제로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내가 설명해야 하는 건, 내가 왜 네 앞에 나타나는 이유다.”

 

 “......”

 

 “그건 간단하다. 네가 네 전생을 살려내면 나와 서준은 너를 다시 찾아올 이유가 없다.”

 

 “전생을 살리라고요?!”

 

 그녀의 목소리가 아까와는 다르게 커졌고, 당황함이 담겨 있었다. 하긴, 어떤 누군가가 그 사실에 놀라지 않겠는가? 과거에 살다가 죽은 사람을 살리라니... 길을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개소리라고 말을 할 게 뻔했다. 그만큼 그의 말이 당황스러웠다. 김소영이 많이 놀란 것 같자 제로는 아하고 입 밖으로 탄식을 내뱉었다.

 

 “아, 내 말은 전생으로 같이 가자는 것이다. 가서 오늘처럼 그 빛을 그 아이에게 옮겨주면 된다.”

 

 진지하게 말을 하는 그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허당 끼가 있는 모습에 김소영은 경계심이 완전히 사그라들었다. 그걸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제로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 지금 나와 같이 전생으로 가자꾸나.”

 

 “네?”

 

 “그 이아만 살리면 너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여기로 돌아올 수 있을 거다. 그러니 걱정 말거라. 다만... 너의 능력이 네가 조절을 할 수 있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그, 그럼... 제가 능력을 조절 못하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그런...”

 

 “돌아올 수는 있겠지만 이미 여기는 망가져 있거나 너의 존재 자체가 없어졌겠지...”

 

 김소영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그녀에게 있어 좀 자리를 비우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걱정을 해주는 부모님은 없고, 그녀와 같이 사는 언니는 집에 자주 들어오지 않으니 상관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남매와 다를 것 없이 지내온 고우현만은 달랐다.

 

 그가 입원을 하고 있는 동안 갔다 오는 것은 괜찮을 것이다. 근데… 오랫동안이면 고우현이 퇴원을 하고 돌아와서 학교를 다니고도 남을 시간이다. 게다가 제일 문제인 것은 늦게 돌아오면 올수록 그녀의 존재를 잊는다는 것이다.

 

 김소영은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르게 잊혀 질 게 뻔했다. 아마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녀 주변에는 고우현과 그의 가족, 그리고 그녀의 하나뿐인 핏줄인 언니뿐이었다. 그런데 언니는 매달 필요한 생활비만 입금할 뿐 얼굴 한번 그녀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김소영의 눈시울이 붉어지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고 맺히지도 않는다. 침묵만이 방안에 가득 찼다. 제로는 그녀가 말을 하길 기다렸다. 그가 신이라고 하더라도 그에게는 인간의 결정에 관여할 수는 없었다. 그는 소원과 비슷한 약속이 아닌 이상은 인간과 엮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결정을 최우선으로 했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김소영을 바라보기만 했다. 길고 긴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럼... 좀만 기다려 주세요.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요.”

 

 그녀의 심리가 불안정하다. 혼란이 그녀의 수면에 지장을 줄만큼 불안정했다. 제로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눈동자에 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문 손잡이를 잡으며 목소리를 방안에 흘렸다.

 

 “시간은 오래 주지 못할 거다. 그러니 빨리 정리하도록.”

 

 문을 여는 순간, 은색 빛의 나비가 되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김소영은 문이 열리자 눈에 들어오는 서글픈 달을 점이라고 생각하며 바라보았다.

 

 아까 편해졌던 마음은 아마 하늘이 김소영에게 잠깐 준 마음의 휴식이었나 보다. 김소영은 답답한 마음을 타이르며 연신 한숨만 내뱉었다. 그녀의 마음이 울적했다.

 

 * * *

 

 선과 악이 공존하듯이 흑과 백이 공존하는 방에 있다. 그 방의 중간에는 큰 의자가 있다. 제로는 그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린아이의 보폭으로는 그 의자에 가기에는 오래 걸린다. 그래서 제로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주먹을 쥐었다. 그러자 그는 더 이상 미취학 아동의 모습이 아니었다. 어엿한 성인의 모습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는 20살 후반으로 보였다. 그의 외모는 수려했다. 위로 약간 올라간 눈매가 그의 외모를 돋보이게 했다.

 

 키가 커지고 그에게서 성숙미가 넘쳤다. 아까와 다르게 넓은 보폭은 긴 다리를 자랑했다. 그리고 의자 앞에 도착했다. 푹신한 의자에 그는 몸을 맡겼다.

 

 제로가 의자에 착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앞에 예를 갖추어 자세를 낮추고 있는 형체가 나타났다. 그 형체는 신을 보좌하는 영혼이었다. 영혼을 눈에 담다가 그는 눈을 감았다. 어두워진 곳에서 한 소녀의 목소리를 생각해낸다. 하지만 맑은 목소리가 전처럼 선명하게 들리지 않는다. 그런 사실에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뜨며 빛을 눈동자에 담았다.

 

 그의 차가운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옮겨진다. 제로는 아직도 예를 갖추고 있는 영혼에게 말을 걸었다.

 

 “서준을 불러와라.”

 

 “예.”

 

 영혼은 고개를 들지 않고 얘기를 했다.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영혼이 다시 나타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시 영혼의 형체가 드러나고 옆에 서준의 모습도 같이 드러났다. 서준은 뭔가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제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뒤늦게 자세를 낮추어 예를 갖추었다. 무릎에 이마를 대고 말했다.

 

 “제로님 부르셨습니까.”

 

 서준의 말이 시작되자 영혼이 모습을 감추었다. 이 방안에 서준과 자신뿐인 것을 확인한 제로는 입을 열었다.

 

 “그래.”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분위기가 무거웠다. 그런데도 둘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제로는 은빛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말했다.

 

 “내가 할 일은 끝났다. 이제 네가 알아서 해 나가라.”

 

 “예.”

 

 “그런데 그 아이에게 시간을 좀 주고 찾아가도록 해라. 그 아이 지금 엄청 복잡할 것이다. 그리고 겁도 나겠지.”

 

 “......”

 

 “그러니 오늘처럼 그 아이를 겁먹게 하는 날이 없길 바란다.”

 

 “예...”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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