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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마와의 기묘한 동행
작가 : 김꽃분
작품등록일 : 2017.11.15

[배신당한 마족, 저주받은 하프엘프, 협관]
"너 나 싫어하지?" "무슨 그런 당연한 말씀을."
용병일을 하며 살아가는 헤임나알드 앞에 어느 날 스스로를 마족이라 주장하는 카렌이 나타난다. 자신을 마족들의 땅, 흑의 대륙까지 안전하게 모시라는 카렌의 의뢰를 수행하던 도중, 마왕을 봉인할 사명의 용사가 등장하고 둘의 여정은 생각지도 못한 음모에 휘말리게 되는데..
반전과 음모가 판치는 판타지 개막

 
배신과 거래 (5)
작성일 : 17-11-21 22:15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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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의뢰가 끝난 후,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떠나기로 한 용병단과 달리 카렌은 바로 마을을 떠나길 고집했다. 처음엔 반대하던 헤임나알드도 결국엔 그녀의 고집에 두 손을 들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조급해할 이유라도 있는 걸까? 의문을 뒤로 하고 카렌과 헤임나알드는 이내 마을 사람들과 용병단의 배웅을 받으며 여행길에 올랐다.

 

 

 "흑의 대륙으로 가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헤임나알드가 넌지시 질문을 했다.

 

 "당신 같은 마족들은 애초에 흑의 대륙에서 나올 일이 없을 텐데요. 나와야 했던 이유라도 있던 겁니까?"

 

 "으음.."

 

 한참을 고민하나 싶던 카렌은 결국 한 손으로 뒷머리를 헤집고 입을 열었다.

 

 "우린 지금 개새끼를 잡으러 가는 길이야. 주인을 문 개새끼."

 

 아하, 그러니까. 헤임나알드가 말을 받았다.

 

 "배신이라도 당하셨습니까? 기르던 부하한테?"

 "맞아."

 

 카렌이 대꾸했다.

 

 "그리고 너 마음에 안 들어."

 "상관 없습니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라고 당신이 마음에 든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헤임나알드는 마지막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나 잠깐 고민했지만 그렇다고 그런 말을 듣고도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사실이었으니까.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은 사이. 딱 그 정도였다.

 

 앞으로 반 년을 이렇게 지내야 하나 한숨이 나오다가도 어차피 서로의 목적만을 위해 모인 것이니 별 상관 없겠다 싶은 마음도 들었다.

 

 마음 맞지도 않는 사람이랑 동행이라니. 헤임나알드로써는 꽤나 생소한 경험이었다.

 

 애초에 누구랑 같이 다니는 성격도 아니었고 웬만하면 혼자 다녀버릇했었다. 이번에 일 년이나 같이 지낸 용병단이 특이한 경우였다. 지금만큼은 아니지만.

 

 마음에 들지도 않는 상대에, 여자에, 심지어 마족이기까지 했다. 동행 상대로선 최악이다. 과거의 자신이 보면 어딘가 맛이 갔다고 선언할 상황이었다.

 

 그래도 뭐.

 

 헤임나알드는 앞서가는 카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날개뼈 부근까지 오는 검은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렸다.

 

 전투 동료로선 제격이었다.

 

 

 

 카렌은 해가 질 무렵 나타난 마을에서 자고 가자는 헤임나알드의 말에 아무 말 없이 따랐다. 갈 길이 바쁘다며 그녀가 거부할 줄 알았던 헤임나알드로써는 의외이기도 했다.

 

 가장 커다란 여관에 가서 두개의 방을 잡았다. 그런 마을이 으레 그렇듯이 여행자들이 들렸다가는 여관은 1층에 식당을 겸하고 있었다. 헤임나알드가 두 명 분의 숙소 값과 저녁식사 값까지 지불하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던 카렌은 식사 후 헤임나알드에게 깨끗한 천과 붕대를 사오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어쩌다 자신이 자연스레 시키는 말에 따르는 입장이 된 건지 자신에게 반문하던 헤임나알드는 이내 여관을 나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겨우 깨끗한 천과 붕대를 사 돌아왔다. 사오란 한 이유를 떠올려보려 하여도 부상당한 경우를 빼고는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낮에 마물에게 당해 어딜 다치기라도 했나 추측해보았지만 그랬다면 용병단 중 누군가 분명 말했을 터였다.

 

 대체 알 수 없는 이 것의 용도는 둘째 치더라도 여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머릿속으로 가지고 있는 돈을 계산해보던 헤임나알드는 이대로 수입 없이 돌아다니다가는 한 달 안에 돈이 떨어질 것임을 예감했다. 카렌의 짐을 봐서는 그녀도 딱히 다른 자금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가는 길에 일거리라도 찾아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카렌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얘기를 해봐야 하나?'

 

 여관으로 도착한 직후 계단을 올라 카렌의 방 문 앞에서 노크를 했다.

 

 똑 똑 똑.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먼저 잠들었나?'

 

 "카렌? 카렌. 사오라 하신 것을 사왔습니다."

 

 그래도 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어차피 잠이 들었다면 그냥 방에 들어가 사온 것만 놓고 가면 될 일. 한밤중에 깨든지 내일 아침에 깨든지 하면 놓고 간 것을 알아서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헤임나알드는 노크하던 것을 멈추고 카렌의 방문을 열었다.

 

 카렌의 방 구조는 헤임나알드의 방과 정확히 일치했다. 바로 옆 방이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침대 위에 누워있는 카렌 뿐. 침대 옆에 놓인 탁자에 흰 천과 붕대를 놓고 가려던 헤임나알드는 자연스레 침대 위에서 한껏 몸을 웅크리고 있는 카렌을 보게 되었다.

 

 처음엔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몇 번 눈을 깜박이다가, 눈을 감고 오만상을 쓰고 있는 카렌을 불러보았다가,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일단 탁자 위에 놓았던 것들을 집어들었다.

 

 이제야 깨끗한 흰 천과 붕대의 용도를 알 수 있었다. 옆으로 몸을 돌린 카렌의 배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상처가 깊은 지 옷 위로 스며나온 피가 한 눈에 봐도 중상임을 알 수 있었다.

 

 "카렌, 카렌. 정신 차리십시오."

 

 언제부터 있던 상처지? 여기로 오는 길에는 아니다. 이렇게 큰 상처를 입을 만한 일이 없었다. 의뢰 수행 때도 아니고, 적어도 헤임나알드와 만나기 전이다. 용병단에 합류한 이후로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일주일 전부터 있던 부상이란 말인데. 그런 상처를 입고도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할 수가 있나? 아니 그보다.

 

 부하에게 배신당하고 여기까지 왔다던 카렌의 말이 떠올랐다. 그럼 그 때의 상처인가?

 

 "카렌."

 

 불러도 답이 없는 카렌에 헤임나알드느 확신을 가지고 카렌의 윗옷을 살짝 걷었다. 어차피 그녀는 지금 불러도 대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얼기설기 어설프게 매어져 있는 붕대를 발견한 그는 단검으로 그것을 모두 끊어내 풀어 옆으로 던졌다.

 

 그녀가 죽으면 곤란하다. 마족이니 이 정도로 죽지는 않겠지만 그녀의 상태가 안 좋아하도 그가 곤란하다. 죽지 않고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정도의 치료가 필요했다.

 

 마음을 먹자 행동은 빨랐다. 급하게 받아 온 깨끗한 물에 흰 천을 적셔 상처 부위 주변을 닦았다.

 

 '의원에게 가면 좋았겠지만..'

 

 함부로 의원에게 보였다간 깨어난 카렌에게 무슨 말을 들을 지 모른다. 옆구리 쪽에 나 있는 상처는 무언가에 찔린 듯 깊었고 헤임나알드는 그것이 검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정황상 배신했다던 부하의 짓으로 보였다.

 

 일주일도 전에 났을 부상인데 마치 방금 전 찔린 듯이 생생했다. 조금의 아문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마족들은 상처도 빨리 낫는 게 아니었나?'

 

 헤임나알드는 그가 안다고 생각했던 마족들의 특징이 하나씩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며 붕대를 꼼꼼히 감았다. 잠이 든 건지 상처로 인해 의식을 잃은 건지 누워 있는 사람 붙잡고 붕대를 감는 건 죽을 맛이었다. 제대로 감아야하는데 카렌은 협조 의사가 전혀 없이 눈만 감고 있을 뿐이었고 축 늘어진 몸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촘촘히 붕대를 감는 것은 순전히 헤임나알드의 몫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고생하는 걸 꼭 알아야 했다. 사람인 이상 눈이 달렸으니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상태를 보고 알긴 하겠지만 더욱 더 분명하고 확실하게 알아야했다. 자신이 그녀 때문에 이렇게 애쓴 것을 말이다.

 

 카렌의 윗옷을 어쩔까 하고 고민하던 헤임나알드는 그냥 그것을 냅두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모르는 사이에 믿지도 않는 남에게 부상까지 보이고 붕대까지 새로 감게 했는데 옷까지 벗겨 버리면 다음 날 일어날 카렌의 반응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대신 다시 여관을 나가 내일부터 입을 새 옷을 사오기로 했다. 역시 어떤 형태로든 그녀에게 여행 경비에 대해 말을 꺼내야 한다.

 

 생각해보니 부상 때문에 혼자 흑의 대륙까지 가기 힘들어 동행할 사람을 찾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러다 동시에, 그녀를 배신했다는 그 부하. 그 자나 다른 마족들이 카렌을 찾으려하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도 머리 속 한구석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좋거나 좋지 않은 목적으로.

 

 어쩐지 매우 귀찮은 일에 휘말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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