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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제는 지나간 것들에게
작가 : 은호
작품등록일 : 2017.10.28

"엄마의 새 남편이라는 사람을 만났다."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이름과
이제는 식어버린 이름
가까이 있어도 이해하지 못 했던 이름들에게 보내는 이야기

 
1부_13회
작성일 : 17-11-21 20:44     조회 : 214     추천 : 0     분량 : 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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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20분 정도 걸리겠네? 알았어. 맞춰서 나갈게.”

  12월 25일의 아침. 전혀 분위기는 안 나지만 그래도 성탄절이 아닌가. 나를 데리러 온다는 남자친구의 전화에 대답하고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아마 이런 데이트도 저쪽이 바빠지면 당분간 못 할 테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생각이었다. 건넌방에 있는 남자는 이번 주 내내 글 쓰는 데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이따금씩 티백을 우려서 가져다주었을 때 푸석한 얼굴로 지어보이는 미소가 안쓰러울 정도로.

  방에서 나오는데 그의 방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열려있는 문틈으로 살짝 들여다보니, 엄마가 웃음 띤 얼굴로 팔짱을 끼고 그의 책상에 걸터앉아 있고 그는 의자에 앉은 채로 엄마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엄마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꿈틀, 내 안에 뭔가가 움직인다. 엄마가 말한다.

  “…김 대리는, 결혼 버프라던가 그런 단어까지 쓰던데 말이죠. 아무튼 신선하긴 하네요. 당신답지 않게 표현도 부드러워진 것 같아요? 이제 철이 들었나?”

  “철은 무슨.” 그도 웃음을 섞어서 대꾸한다. 나는 문 옆으로 숨어 벽에 기댔다.

  “취재 갔던 건 괜찮았나 봐요? 그 장면에 공을 많이 들였던데? 아무튼, 이번 건 반응이 궁금하네요. 데뷔 후 처음으로, 거진 15년 만에 로맨스에 손을 댔는데. 뭐, 로맨스까진 아니겠지만. 김 대리도 처음 기획이랑 다르다고 툴툴대긴 했지만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만나서 점검 한 번 하는 것도 괜찮겠어요. 스케줄 잡아보라고 할게요.”

  “알겠어요.”

  “좋아요, 에세이도 겹쳐서 빠듯했을 텐데 기한 맞춰줘서 고마워요.”

  “언제는 늦었습니까.”

 작품 이야기구나. 김 대리라는 사람이 그의 담당자인 모양이다. 엄마가 걸어 나오다가 문득 멈춘다.

  “설마 진짜로, 결혼하고 심경에 변화가 온 건 아니겠죠?”

  “모르죠.”

 이제 진짜로 나온다. 나는 재빨리 다시 내 방으로 소리 없이 뛰어 들어갔고. 문간에 서서, 기분이 좋은 듯한 엄마가 가벼운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는 걸 보고나서야 복도로 나갔다. 문이 활짝 열린 방안에서 기지개를 펴던 그와 얼굴이 마주쳤다. 오늘도 피곤해 보이는 모습으로 이제 나가느냐고 묻는다.

  “아, 친구랑…약속이 있어서요.”

 알고야 있겠지만 대놓고 남자친구를 만난다고 하기는 어렵더라. 다녀올게요-하는 나에게 그는 별 말 않고 그러라 한다.

 

 

 

  “어디 갔었어? 엄마 애인이랑?”

  “그냥, 조금 걷다가 집에 갔지. 추워서.”

  남자친구는 석연치 않은 소리를 낸다.

  어둑어둑한 저녁. 아침부터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차를 마시는 일상적인 만남. 우리는 자주 왔던 합정역 근처의 카페에 들어와서 가만히 서로에게 기대어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 말 하지 않아도 편한 사이가 된지 오래이다. 내 어깨에 얼굴을 묻은 그가 눈을 깜박인다. 미안, 양심만이 그에게 속삭이고 나머지 의식은 방관하고 있었다.

  “친해졌어?”

  “그냥 저냥.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나한테 얘기도 안 해주고.”

  “오빠 바쁘니까, 별거 아닌 일들 떠들기 싫어서 그러지.”

  “나는 사소한 것까지 다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어.”

 그러면 당신이 지금처럼 내게 기대있지는 못 할 테니까.

  “질투쟁이네.”

 당연한 거 아니냐는 반문이 즉시 날아온다.

  “아무튼…방에 들러서 몸 좀 녹이고 갈래?”

  그의 입에서 나온 문장이 벌써부터 나를 더듬는 기분이었다. 데이트의 끝이 또 침대라니. 진부하고. 내키지 않아. 고개를 살짝 젓고 내 몫인 페퍼민트 차를 쭉 들이켰다. 차갑게 식었다.

  “나는 내일도 쉬지만 오빠는 내일 출근하잖아. 피곤하게 하기 싫어.”

  “오늘 아니면 당분간은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못 있을 테니까 그렇지.”

 부루퉁해진 남자친구는 아랫입술을 쭉 내민다. 그는 삐치고 나는 달래고. 무수히 반복한 패턴에 기가 질리지만 매몰차게 굴 줄 모르는 나는 그것을 외면하고. 하지만 이내 이해한다는 듯 그의 손길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자기가 싫은데 떼써서 하는 건 싫어.”

 떼써서, 해? 뭐를? 왠지 모를 불쾌감이 들었기에, “미안.” 요구받지 않은 사과를 나는 반사적으로 내뱉는다.

  “뭐가 미안하냐.”

  “내 생각만 해서.”

 손길이 멈춘다. 그는 내 등에 몸을 기대고 어깨를 감쌌다.

  “좀 더 이기적이어도 돼.”

 고생만 시켜서 오빠가 더 미안해. 라며 수십 번도 더 했던 말을 남자친구는 또 반복했다. 나는 대꾸하지 않는다. 옆에 계속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목소리엔 나지막한 한숨으로 답했다. 내가 가진 죄가 더 클지라도 죄인처럼 구는 쪽은 저쪽이다. 어떤 관계든지 기본 값이라는 게 있는데, 이 사람과 나 사이의 기본 값은 이것이다. 어느 날부터 그렇게 설정되고 말았다.

 

 

 

  집 앞에 다다랐을 때, 엄마의 흰색 차와 그의 검은색 차가 앞뒤로 나란히 주차되어 있었다.

  “어머니 들어오셨나 보네.”

  “안 나간 걸 수도 있고.”

 언니는 또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을 테니, 오늘 같은 날은 저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짐작하는 것이다.

  남자친구는 내 손을 잡고 대문을 지나쳐 반대쪽 담벼락으로 갔다. 으레 그렇듯 헤어지기 전의 의식을 치르려는 것이다. 예상대로 한참을 끌어안고서 놔주지 않았다. 우린 키가 비슷한데 이 남자는 항상 내 어깨 위로 팔을 두른다. 이 때문에 포옹을 할 때면 내가 턱을 더 높이 들어 그의 어깨에 올려놓아야 했고, 이런 자세는 얼마 안 가 숨이 막히게 마련이다. 떼어내자 이번엔 입술이 다가왔다. 그러나 내 혀는 딱딱하게 굳어 이 사람을 마중 나가지 않는다.

  한참 뒤에야 “들어가자.”며 내 손을 잡고 대문까지 바래다준다. 뭔가 이해한다는 듯한 미소는 보고 싶지 않아, 앞을 향해 얼굴을 고정시켰다.

  “어.”

  남자친구가 걸음을 멈췄다. 무슨 일인가, 옆을 보고 남자친구의 시선을 따라간 그곳에는. 신우진 씨가 서 있었다. 대문 앞에서 담뱃불을 붙이려다 이쪽을 보곤 멈춘 동작을 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남자친구와 깍지 끼고 있던 손을 놓았다.

  “안녕하세요.”

  “아.”

 채 불이 붙지 않은 연초를 다시 담뱃갑에 넣는다.

  “두리 데려다주느라고요.”

  “고마워요.”

 그를 마주치자 남자친구는 저번 날처럼 나와 그를 향해 어색한 작별인사를 하고, 애매하게 웃어 보이며 뒤돌아서 언덕길을 내려갔다.

  둘만 남아, 그에게 들어갈 건지 물었다. 그는 채 태우지 못 한 담배를 들여다보곤 외투 주머니에 넣었다.

  “나온 김에 밑에 편의점 한번 가야겠네. 같이 가.”

 나를 지나쳐 앞장서서 가는 그를 별 말 않고 따라 나선다. 가다가 그의 팔을 살짝 잡았다. 방향을 틀어 골목길로 들어갔다.

 

  좁다란 길을 내가 앞서 걷고 그는 뒤에 있었다. 가로등이 비추는 곳은 지나치게 밝고, 불빛이 없는 곳은 몹시 어둡다. 이런 골목길은 언제나 마음이 편하다.

  “이쪽 길은 처음이네.”

  “조금 돌아가긴 하지만, 거리는 비슷해요.”

  “마주칠까봐?”

  “…네.”

  “특별하게 보이진 않을 텐데.”

  “그래도요.”

  그때 그가 내 손을 잡아챘다. 순식간에 나를 뒤돌리곤 다른 쪽 팔로 내 허리를 감싸 안는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는 사이, 그는 내 입술을 삼켜 짤막하고 깊게 키스했다. 나는 당황했어도 내 혀는 당황하지 않았다.

  입술을 떼고도 그는 나를 놓지 않았다. 심장소리가 들리고 숨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올려다본 그의 얼굴은 어딘지 씁쓸해 보였다. 착각일까.

  “…무슨 생각하세요?”

 그제야 나를 풀어주는 팔. 나는 가로등 밑에 서 있고 그는 불빛이 닿지 않는 곳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고, 그는 무어라 말하려는 듯하다가 다시 입을 굳게 닫았다. 이내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이 정도는 해야 숨어 다닐만하지.”

 다시 빛 속으로 들어온 그는 웃으며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팔뚝을 잡는 손의 압력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목에서 맥박이 빨라지는 게 느껴진다. 선뜻 움직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손을 잡아 살살 떼어냈다.

 

  “혹시 봤어요?”

  “뭘?”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의 간이 테이블 앞에 서서 물었다. 여기서 그는 외산 담배 한 갑을 샀고, 나에게도 필요한 게 있으면 고르라고 하기에 없다 했더니 그는 따뜻한 캔 밀크티 두 개를 꺼내와 마저 계산했다. 테이블 앞에서 건네주는 음료 캔을 잡고 손을 녹였다.

  혹시 보았느냐는 질문에는 정말로 모르는 눈치다. 느닷없이 길바닥에서 키스를 할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남자친구와 담벼락 밑에 있던 걸 봤는가 싶었는데 헛짚었던가.

  “아무것도 아니에요. 바쁜 건 좀 끝나셨어요?”

  “얼추.”

  “엄마는, 요즘 어때요? 얼굴보기 힘들던데.” 딸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평소 같지.”

  “남편 맞아요?”

  “나보다도 바쁘니까. 예전부터 그랬지만. …하긴, 그러니 여기까지 왔겠지.”

 혼잣말 같았던 대사 속에서, ‘여기까지’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오늘은….”

  “오늘은 그냥 와인 한 잔 하고, 일 얘기 좀 했어.”

 금방 내 의도를 간파한 그는 느긋하지만 단호한 말투로 나를 안심시켰다. 그 앞에서 나는 그저 눈을 피하며 고개를 끄덕일 뿐.

  “신경 쓰여?”

  “안 쓰이진 않아요.”

  “걱정하지 마.”

 무엇을요. “진짜, 부부 맞아요?”

 눈썹을 치켜 올려 이마 주름이 도드라져 보이는 얼굴을 하곤, 창밖에서 시선을 옮겨 나를 보는 그의 까만 눈이 웃고 있었다. 내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도록. 하고 싶지 않도록.

  아침부터 돌아다닌 탓인지 피로감이 느껴져 뭔가를 더 묻거나 캐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가만히 유리창 밖의 어두운 거리를 응시하고 있을 때에 그가 먼저 말을 걸었다.

  “엄마랑 안 친한가?”

 내용이 다소 뜻밖이긴 했지만.

  “아뇨, 딱히 친하지도 안 친하지도…. 그럼에도 그렇게 보인다면, 사이가 먼 거겠죠.”

  “왜?”

 왜. 자식이 머리가 커지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이건 변명이다. 왜-라는 것의 답을 찾던 나는 개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평범한 것으로 골라잡았다.

  “저 어릴 때부터 엄마는…일 때문에 많이 바빴거든요. 같이 있을 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학교 다닐 때는 언니가 거의 챙겨줬고. 약간 어렵죠 엄마가. 근데 딱히 불만은 없어요. …여자 혼자 애 둘 키우면서 일까지 한다는 건, 충분히 힘든 거잖아요. 이해해요.”

 진짜예요. 그가 빤히 나를 바라보기에 웃으며 덧붙였다.

  “어릴 때 부모랑 스스럼없이 지냈어도 자라면 조금씩 서먹해지는데, 어쩔 수 없죠.”

  “아빠는?”

 아빠? 그것은 아주 희미한, 뿌옇게 김이 서린 유리창 너머에 일렁이는 단상이었다. 키가 큰 남자였지. 키가 크고…얼굴은 어땠지? 목소리는? 자세히 보려고 해도 그 이상의 형체는 없고. 조금쯤은 내 멋대로 각색되고 왜곡되었을 지도 모른다.

  “엄마는 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아빠랑 헤어졌다는 걸요. 유치원 다닐 때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몇 번 봤던 게 다예요. 그나마도 엄마가 싫어해서, 하굣길 같은 때에나 잠깐씩.”

 엄마 화나면 어떤지 알아요? 물었더니 그는 잘 안다며 웃었다. 나는 직접 당한 적은 없지만 화를 겪는 사람은 몇 번 봤다. 엄마의 분노는 침착하지만 타격이 크다. 말로 난도질을 하고 짓밟는다. 아빠라는 사람도 제대로 당했는지 어쨌는지, 점차 잘 나타나지 않더니 아예 연락이 끊겼다. 하지만 나도 딱히 아빠에 대해 묻거나 찾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사람이 있었지, 정도. 가끔씩 생각이 났지만 이내 희미해지곤 했다.

  “그래도 엄마가 많이 누그러졌는지 요즘엔 가끔씩 지나가는 말로 아빠 얘길 하더라고요.”

  “그렇구나.”

  “이런 거 전혀 모르세요?”

 별로, 란다. 역시 재혼하면서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던 건가. 나도 괜히 얘기했나. 하지만 먼저 물어본 거니까 괜찮겠지.

  “작가님은 엄마 어디가 좋았어요? 결혼까지 할 정도면 그래도 꽤 확신이 있어서 하는 거 아닌가….”

  “…존경스러웠어.”

 결혼 사유가 존경이라. 이런 남자도 있는 건가, 아니면 이 사람이 특이한 건가.

  “나랑은 달랐지. 진숙 씨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평탄하게 일할 순 없었을 거야. 별 재능도 없는 인간을 데려다 이렇게 만들 수 있는 능력도 대단하고. 나한텐 고마운 사람이야.” 그런데 지금 이렇게 됐네-라고 덧붙인다. 양심이란 게 아주 없는 건 아니었구나. 난 또 불혹을 넘기면 양심은 소멸해버리는 줄 알았지.

  “그럼 저는요?”

 장난스럽게는 했지만 내심 그럴싸한 답변을 기대하며 있었는데 웬걸, ‘기억이 안 난다.’는 김빠지는 말을 했다. 웃어넘기기로 했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곤 하지 마세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이 그렇게 육하원칙으로 설명이 안 돼.”

  말을 끝낸 그는 갑자기 코트 주머니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작고 넓적하게 생긴 검은색 상자를 쑥 꺼내서 나에게 건넸다. 얼떨결에 받긴 했는데 뭔지 몰라 그를 쳐다봤다. 약간 멋쩍은 얼굴을 하곤 선물이라 한다. 처음 보는 표정인데다, 그 얼굴엔 도무지 안 어울려서 내가 더 당황했다. 이런 건 전혀 생각 못 했는데. 열어봐도 되느냐 했더니 그러라 한다. 살살 열어봤더니 작은 눈송이 모양 팬던트가 달린 목걸이가 있었다.

  “…이러실 필요까진 없는데.”

  “그냥 지나가기엔 섭섭하니까. 다음 달에 생일도 있다며.”

 이렇게 쑥스러워질 거면 그냥 지나가는 게 나았을 것 같은데-생각은 그랬지만 마음은 기뻤다.

  “감사해요. 잘 하고 다닐게요.”

 그의 표정은 다시 평정을 찾은 뒤였고 그 위로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편의점을 나서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아침에 엄마가 그의 방에서 했던 이야기 말이다. 걸어가는 그의 팔을 톡톡 쳤다.

  “아침에 엄마가 ‘버프’라는 말 썼잖아요. 무슨 말인지 아세요?”

 그는 소리 내어 웃었다. 오, 어딘지 여유로움이 느껴져서 나를 뭘로 보느냐는 말이 나올 줄 알았다. 그랬는데…

  “그게 무슨 뜻이야?” 란다. 정말이지 종잡을 수가 없군. 웃음이 났지만 꾹 참았다.

  “인터넷에 쳐보세요.”

 사실 나도 작년쯤에 인터넷으로 그 단어를 검색했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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