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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난세, 그리고 약속
작가 : 어둠속의빛
작품등록일 : 2017.10.30

"그때의 약속, 그런 말 따위 잊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지금 나와 당신은 적, 나의 주인을 위해 나는 당신을 칠 것입니다."
어지러운 천하, 혼돈 속에서 맺어진 약속. 서초 제일의 명장과 한나라의 대장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난세, 그리고 약속 》15. 한신의 남하.
작성일 : 17-11-21 19:43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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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영이 박살났다는 보고가 사흘이 지나서야 낙양에 전해졌다. 휘하의 3만 병사도 모두 몰살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는 말을 들은 유방은 분노를 넘어 두려움을 느꼈다. 항우보다 몇 수 아래인 영포에게, 그것도 불과 3만을 간신히 웃도는 병력을 가진 그 영포에게 이렇게 휘둘리는데 장차 항우의 본대와는 어찌 싸울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좌중을 돌아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과인이 잘못 생각한 모양이구려. 영포조차 어쩌지 못하는데 장차 항우는 어찌 상대한단 말인가? 과인은 관중을 취한 것에 만족하고 군사를 거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오."

 

  그 말에 그곳에 모인 대부분 무장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들 역시 유방과 같은 생각이었던 것이다. 영포가 이 정도인데 항우는 얼마나 무시무시할까. 그들은 두려워졌다. 영포를 통해 본 항우의 진정한 위력이 말이다.

  단 3명, 단 3명 만이 분개하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지금 뭣들 하고 있는 것인가?! 대왕께서 불안해하시면 그것을 떨치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무장들의 도리가 아닌가?! 어찌 꿀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다물고 있는가!!"

 

  번쾌가 좌중을 돌아보며 술병을 깨뜨리는 듯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일갈하였다. 그러자 역상도 그 옆에서 유방에게 한쪽 무릎을 꿇었다.

 

  "대왕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소장, 민망함을 감추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대왕, 관영이 패했다고 하여 한의 모든 장수들이 패한 것은 아닙니다. 소장 역시 대한의 장수이옵니다!!"

 

  역상이 나서자 유방은 두려움이 조금 가신 듯, 목소리의 떨림이 사그라들었다.

 

 "역상. 그대가 영포를 막을 수 있겠는가?"

  "이를 말이겠습니까! 소장에게 군사를 주십시오! 즉시 나아가 영포를 깨뜨리고 대왕의 심기를 평안하게 해 드리겠사옵니다. 소장을 믿어주십시오!"

  "신 번쾌도 있사옵니다! 대왕, 신이 역상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대왕께서는 부디 심기를 평안히 하고 승전보를 기다리십시오. 기필코 승리를 거두고 돌아오겠나이다!!"

 

  그러자 무장들의 앞에 서 있던 한신이 가만히 가운데로 나아가 둘에게 말하였다.

 

  "두 분 장군은 심정을 가라앉히시오. 분노로 싸움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분노로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소. 그러니 우선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시오."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유방을 향해 돌아섰다.

 

  "대왕. 비록 관영이 패했지만 이 두 장수의 투지가 시퍼렇게 살아있으니 아직 우리는 싸울 수 있습니다. 장수가 있고 병사가 있으니 우리가 불리할 것은 어디에도 없지 않습니까?"

  "흠......"

  "하지만 영포는 여러 장수들의 생각보다 훨씬 뛰어난 인물, 이 두 장수는 가히 일기당천의 용장이지만 영포를 이기긴 버거울 것입니다."

  "대장군!! 어찌 그런 말씀을......!!!"

 

  번쾌와 역상은 한나라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맹장이요, 용장이며 천하를 뒤져보아도 그들을 압도할 수 있는 장사는 항우를 제외하고는 없다는 것이 한나라 모든 이들의 평가였다. 심지어는 항우조차 이들을 동시에 상대한다면 패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한신은 그 둘이 나간다 하여도 영포를 막기는 힘들 것이라 단정하니 그들은 격분하여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녀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다시 그들에게 잘라 말했다.

 

  "사실이오. 그대들은 영포를 오래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그리 말할 수 있지만 나는 여기서 누구보다 오래 그를 경험한 사람이오. 그대들은 영포를 모릅니다."

  "대장군!!"

  "항우의 용맹은 천하의 으뜸입니다. 그런 항우의 선봉엔 언제나 영포가 있었지요.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그대들은 혹시 아십니까?"

 

  그 말에 둘의 말이 뚝 끊겼다. 항우가 가장 신임한 장수가 바로 영포라는 말이다. 항우에 가려져 있어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지만 그가 한번 떨쳐 일어나자 옛 초나라의 땅이 모두 평정되었고 파촉이 휩쓸렸으며 관영조차 상대가 되지 못했다.

 

  "영포는 용맹도 대단하지만 나름대로의 지략과 용병을 갖춘 용장입니다. 절대 가볍게 상대하지 마십시오. 관영은 우리 군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맹장이었는데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

  "그러니 전하, 신 대장군 한신이 아룁니다. 신이 두 장군과 함께 파촉으로 내려가 영포를 막고자 하옵니다."

  "대장군께서 직접 말이오?!"

 

  그녀의 말에 그곳에 모인 모든 이들의 눈이 그녀에게 쏠렸다. 한신의 능력은 삼진을 평정하고 한(韓)과 서위를 정벌하면서 보증이 되었다. 그녀는 한나라 제일의 명장이라는 것이 말이다. 이제 함양을 빼앗고 낙양까지 취하였으니 언제 항우의 서초군이 들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자리를 비우겠다고 하였다. 바로 영포를 저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 정도란 말입니까? 영포의 위력이 그 정도란 말입니까? 대장군이 직접 내려가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장량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뒤이어 달려올 서초의 정예군보다 영포의 침공이 더욱 심각하고 위험하다고 한신은 자신의 출정을 요청하며 간접적으로 말해주었다. 지금 영포를 정리하지 못하면 간신히 얻은 모든 것들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근거지인 남정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고.

 

  "좋다. 병사는 얼마나 필요한가?"

 

  이럴때 유방의 결단은 빠르다. 여러 신하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결론을 짓는 역할이 바로 유방의 역할, 이점이 바로 유방의 장점이요, 진나라를 무너뜨린 힘이었다. 그의 말에 그녀는 안심한듯 낮게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십중팔구 영포는 파촉의 험지에 주둔하여 아군을 끌어 들이려고 할 것입니다. 즉 우리가 적을 몰아 내려면 그 험지를 공격하여 격파해야 합니다."

  "결론을 말하라."

  "지금 군의 절반은 필요합니다."

 

  현재 한의 군세는 20만, 이 중 절반이라함은 10만이라는 뜻이다.

 

  "그 정도로 대군이 필요하단 말인가?"

  "파촉의 험지, 구강 군의 용맹. 그리고 아군이 파촉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피로, 마지막으로 낙양 일대를 수비할 병력까지 모두 고려하여 낸 결론입니다."

 

  아직 낙양 일대가 완전히 평정된 것도 아니니 적침에 대비하려면 최소 10만은 주둔해 있어야 한다. 때문에 그녀는 한도 내에서 끌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다 끌어내어 영포를 치려는 것이다. 유방도 지키고 영포도 잡을 수 있는 최대한의 군세, 그녀가 10만의 대군을 요구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당연히 주변에서 너무 많이 빼간다며 반대가 있었지만 유방은 그 모든 반대를 무마시키고 기꺼이 그녀에게 10만 군사를 맡겼다. 그러자 그녀는 포권을 취하며 번쾌, 역상과 함께 대전을 나서며 두 장수에게 명을 내렸다.

 

  "남정이 위험하니 선봉을 편성하여 먼저 내려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번 장군께서 선봉을 맡아 2만 군사와 함께 먼저 내려가십시오."

  "알겠습니다."

  "단 남정이 안전하다면 더 움직이지 말고 거기서 대기하십시오. 영포를 치기 위해 군사를 내었다간 반드시 적의 술수에 말릴 것입니다. 명심하십시오."

  "걱정 마십시오, 대장군. 이 번쾌도 만만한 놈이 아닙니다."

 

  그는 호탕하게 자신의 가슴을 치며 군례를 올리고 선봉대 2만을 추려 질풍과도 같은 속도로 남정을 향해 진군하였다. 이에 한신은 역상에게 명을 내렸다.

 

  "영포가 어떤 술수를 꾸미고 있을지 모르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군은 5천 군사를 이끌고 번 장군을 따르되 거리를 두고 따라 가십시오. 만일 적의 술수에 아군이 위험해지면 즉시 구하고 무사히 남정에 도착한다면 뒤따라 들어가도록 하십시오."

  "예 대장군, 그런데 몸은 괜찮으십니까?"

 

  아직 그녀의 등에 입은 검상이 완치되지 않았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갑옷이 막아준 덕분에 부상이 깊지 않았고 자신이 비상용으로 갖고 다니던 검이나 창상에 잘 듣는 약초를 발라 주었지만 그래도 사흘 만에 나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녀가 걱정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그래도 너무 무리하시는 것은 아닌지......"

  "한시가 급한 상황이니까요. 관영 장군은 목숨을 내걸고 싸우셨는데 저라고 어찌 몸을 사릴 수 있겠습니까?"

  "일개 장군과 대장군은 그 위치가 다릅니다. 대장군이 어떻게 된다면 우리 전체가 위험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무리는 하지 않을테니 너무 심려치 마시어요."

 

  역상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일단은 군령이 내려졌으니 당연히 따라야 하는 법. 그는 포권으로 군례를 올리고 5천 병사를 뽑아 번쾌의 뒤를 따라갔다. 한신은 군이 모두 집결하자 부대를 편성하고는 서신을 한(韓)나라의 신에게 보낸 후에야 비로소 출발하였다.

  그 무렵, 영포는 1만의 군사를 내어 남정을 한차례 공격하였다. 소하의 필사적인 수비와 지형의 험준함에 힘입어 그들은 구강군의 공세를 막아내는데 성공하였다. 공격이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들은 적잖은 이익을 얻었다.

 

  "그래? 한나라에서 지원군이 내려오고 있다고?"

 

  남정을 공격하는 틈을 타 샛길로 척후병들을 내보내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사흘이 지나자 그들에게서 보고가 들어왔는데 유방이 남정을 지원하기 위해 한신, 번쾌, 역상에게 10만 군사를 주어 내려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예 대왕! 한군의 선봉을 맡은 번쾌는 이미 진창을 지나 내려오고 있다고 하옵니다."

  "그럼 우리도 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적의 규모가 10만이라면 보통 일이 아닙니다."

 

  부장들에게서 달아나자는 말이 아니라 준비를 하고 싸우자고 말이 나왔다. 3배나 많은 적의 대군을 상대하면서도 오히려 싸울 생각으로 가득찬 이들, 그 정도로 구강군은 패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또 그럴만한 능력과 힘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영포의 입가에 오랜만에 미소가 나타났다.

 

  "준비를 해야겠지."

  "그럼 일단 군을 물려서......"

  "아니. 남정은 이대로 1만 군사로 계속 포위를 한다. 나머지는 과인과 함께 진창의 출구에서 기다렸다가 적이 나오면 지체없이 적을 친다."

 

  그는 오히려 적을 선제공격할 계획을 세웠다. 적의 선봉을 깨뜨림으로써 적의 기세를 꺾고 아군의 기세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대왕, 적의 본거지를 등 뒤에 그대로 남겨두는 것입니다.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위험하지만 적들도 우리가 감히 남정을 뒤에 두고 기습을 가하겠다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하겠지. 그러니 만일 성공만 한다면 적의 허를 제대로 찌를 수 있다."

  "알겠습니다. 대왕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그들은 영포의 말이라면 죽음도 불사할 각오가 되어 있는 정병. 군말없이 명령에 따라 본진을 이동시켰다. 1만의 군사로 포위를 계속한체 남정을 우회하는 구강군. 진창의 출구에 다다른 그들은 신속히 인근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남정으로 진군하는 한나라의 7만 5천 대군. 한신은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왠지 불안하다, 번쾌와 역상 모두 그간의 승전으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탓에 영포를 너무 가볍게 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그것이 그녀를 휘감았다.

 

  "전군 힘들겠지만 속보를 취하라. 서둘러 남정으로 내려가야한다!"

 

  반면 적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영포, 그는 자신의 창을 숫돌로 날카롭게 갈며 중얼거렸다.

 

  "조금만.... 조금만 기다리시오, 한신. 곧 그대에게 이 영포의 창이 얼마나 서슬퍼런지 가르쳐 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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