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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전생에 나라를 팔았나
작가 : 황제아
작품등록일 : 2017.11.18

 
03. 퇴짜는 내가 놨거든
작성일 : 17-11-21 19:08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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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자신을 김태오라고 소개한 맞선남은 자연스럽게 명함을 꺼내 주원의 앞에 건넸다.

 선이 아니라 미팅이라도 나온 것처럼 대하는 행동에 주원은 자신도 모르게 백 안에서 자신도 명함을 꺼내야 할 것 같았다.

 

 ‘뭐야. 맞선 나온 거 아니야?’

 

 자신도 모르게 백으로 손을 가져 갔던 주원은 그의 명함을 찬찬히 보며 말했다.

 

 “죄송해요. 저는 오늘 명함을 두고 와서.”

 

 말을 하며 명함을 보던 주원의 두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뭐야. 이거. 나 헛것 보니?’

 

 양 손으로 명함을 쥔 주원은 두 눈을 껌뻑였다.

 

 “괜찮습니다.”

 

 주원이 죄송하다며 자신의 명함만 들여다 보고 있는 동안 태오는 짧게 대답했다.

 그에게 이 자리는 의미없었다. 그녀의 명함을 받아도, 안받아도 그만이었다.

 다만 이 자리가 어색해서 자신도 모르게 미팅 할 때처럼 명함이 먼저 나간 것 뿐이었다.

 

 “저.. 저기. 플..플라잉 톡 대표님?”

 

 명함만 바라보던 주원의 두 눈이 태오를 올려다 보았다.

 

 “네.”

 

 태오는 대답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가 자리에 앉자 주원도 더듬더듬 그의 맞은 편에 앉았다.

 

 “세상에.”

 

 주원은 한 손에서 명함을 쥔 채로 다른 한 손은 놀라 벌어진 입 앞으로 갔다.

 태오는 맞선녀가 이런 반응일 줄 몰랐지만, 생각보다 놀라는 반응에 머쓱해졌다.

 

 어제 밤에도 플라잉톡 광고만 따 오면 유학을 가 버리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주원의 앞에 플라잉톡의 대표가 앉아 있다는 것 만으로도 주원은 머리가 쭈뼛서는 기분이었다.

 

 ‘대박사건. 플라잉톡 대표가 맞선남이라고?’

 

 주원은 머리 속이 혼란스러웠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전우의 손주라는 간단한 정보만 들은 갑작스럽게 잡힌 주원의 맞선이 당장 코 앞에 있는 프로젝트 플라잉톡 대표라니.

 

 ‘뭐, 다른 광고 모델 필요없이 대표가 광고 모델로 나서도 되겠는데?’

 

 주원은 꿈뻑이던 시선을 주원의 외모를 찬찬히 뜯어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당장 집으로 돌아가 자신이 어제 밤새 기획한 기획안을 새로 작성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태오가 그의 어머니와 통화를 한 다음 날, 아버지에게서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이번 일요일. 충주로 오지 말고 L호텔 커피숍 11시.

 

 어머니의 조심스러운 이야기에 선뜻 본가로 내려가겠다 대답한 태오에게 갑작스럽게 온 메시지는 그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고도 남았다.

 주말 점심시간 호텔 커피숍이라는 건 딱 하나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맞선.

 

 장손인 태오가 33살이 될 때까지 결혼에 대해 일절 없는 부모님과 할아버지의 행동에 태오도 고개를 갸웃 할 정도였다.

 보통 장손이라 하면 20대 후반부터 맞선을 수 없이 보는 친구들을 봐온 태오는 내심 안심하며 자신이 비혼 주의라는 걸 알게 되면 쓰러지고도 남을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위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왔었다.

 

 그러던 그에게 올 것이 왔다.

 

 맞선.

 

 태오는 곧장 아버지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무뚝뚝한 그의 아버지에게 좀처럼 전화를 하지 않는 그였지만, 당황스러움에 곧장 전화를 걸었다.

 

 -그래. 전화 받았다.

 

 태연하게 전화를 받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태오는 뒷목이 당기는 기분이 들었다.

 

 “메시지 내용 뭡니까.”

 

 -뭐긴 뭐야. 너도 바로 연락을 한 걸 보니 예상 했구만. 할아버지께서 꼭 소원이시라니까 한번이라도 나가서 만나봐.

 

 “아니, 아버지.”

 

 -여태까지 할아버지가 가만히 너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두셨잖니.

 

 아버지의 이야기에 태오도 할 말은 없었다.

 자신도 이상할 정도로 점점 결혼과 멀어지는 행동을 하고 있는 태오에게 아무 터치 안하시는 분들이셨기 때문에.

 

 -나도 아들로서 할아버지 뜻을 거스를 순 없으니, 나가보기라도 해.

 

 “후우.”

 태오는 한 숨을 깊이 내쉬었다.

 

 “나가기만 하면 되는 거죠?”

 

 -이왕이면, 친절하게 대하고 할아버지가 오래 찾던 친구분 손녀야. 예의를 다해서 만나.

 

 차가운 자신의 아들의 성격을 다 알고 계신 아버지는 태오에게 당부했다.

 

 “알겠습니다. 이번 한번 뿐입니다.”

 

 -그래, 할아버지도 딱 한번, 소원이시랬어.

 

 태오는 아버지와의 짧은 통화를 마쳤다.

 

 **

 

 태오는 L호텔로 오는 동안에 속으로 수 없이 다짐했다.

 

 -최대한 정중하게, 거절을 하고 오면 되는 거야.

 

 할아버지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으니 맞선 자리에는 나가야했다.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찾으셨다는 친구 분이라면, 태오도 어릴 적에 수 없이 들었던 그 분이 분명했다.

 

 65년 전 백마고개에서 허벅지에 총탄을 맞은 할아버지를 목숨을 걸고 구하셨다는 전우를 50년간 찾아 헤메시던 분이셨기에.

 

 그래, 이왕 비혼으로 불효 저지를 거라면, 할아버지 소원이시라는 데 딱 한번 나가서 거절만 잘하면 되는 거야.

 

 전 날도 주말 근무를 한 태오는 말쑥하게 차려입은 정장을 탁탁 털며 속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이주원씨?”

 

 한 참을 자신의 명함을 바라보고 있는 주원의 이름을 불렀다.

 

 “네?”

 

 양 손에 명함을 소중히 쥐고 있던 주원이 그를 바라봤다.

 제 아무리 거절 할 것이라 속으로 외치며 선자리에 나온 태오였지만 막상 시간을 내서 선자리에 나온 여자에게 퇴짜를 놓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후”

 

 그녀가 들릴 듯 말 듯 얕게 숨을 쉰 태오는 결심했다는 듯이 입을 뗐다.

 

 “이주원씨는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 지 알고 오셨죠?”

 

 “네. 맞선...?”

 주원의 눈 앞에 있는 클라이언트 태오와의 맞선이라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 그녀였지만 태오의 질문에 맞선이라고 대답했다.

 

 태오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주원의 맘을 아는 지 모르는 지, 태오는 자신이 생각하는 최대한 예의 바르게 자신의 뜻을 전했다.

 

 “부모님, 아니 양가 할아버지께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한 약속에 당황스러워 하시며 나온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물론 그랬으니까요. 근데 저는 맞선으로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양 손에 소중히 태오의 명함을 쥐고 있는 주원의 손이 신경이 쓰인 태오는 그녀의 눈을 바라 보지 못한 채 그녀의 손만 응시하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아직 어안이 벙벙한 표정인 주원은 자신 앞에서 맞선 거절의 의사를 아주 친절하고 길게 늘어 놓고 있는 태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의 할 말만 끝낸 태오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자신이 왜 처음 보는 주원에게 감사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 하셨으니, 이 모든게 효도라고 생각하는 게 양심에 조금 덜 찔리는 기분이었다.

 

 “아, 아. 네.”

 

 태오 맞은 편에 앉아서 그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던 주원은 태오의 이야기를 이해했다는 듯이 그를 따라 일어났다.

 

 그리고 묵례를 하는 태오를 따라 꾸벅 인사했다.

 

 “네네. 저도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를 꾸벅하고 고개를 든 두 사람은 어색하게 서 있었다.

 얼떨결에 나온 맞선이었지만, 방금 자신이 퇴짜 맞았다는 기분나쁜 상황에도 주원은 전혀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

 

 당장 집으로 돌아가 내일 부장님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기획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뭐지? 이제 가야하나?’

 

 “저, 그럼 저 먼저 가도 되죠?”

 

 태오는 뜻밖에 주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 여자도 나처럼 끔찍이도 맞선이 하기 싫었나?’

 

 걱정을 하며 거절의사를 표했던 그는 부리나케 호텔을 빠져나가는 주원의 뒷모습을 보며 안도하면서도 웬지 모를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

 

 “대박, 대박, 이화영. 대박사건.”

 

 호텔을 나온 주원은 나오자 마자 어제 밤에 통화했던 화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요일 12시 늘어지게 늦잠을 자던 화영은 어제 밤까지도 일에 치여있던 주원의 전화를 잠결에 받았다.

 -으응? 뭐가 대박 사건인데?

 

 “오늘 맞선 본 사람 누군 줄 알아?”

 

 -누군데 그래? 내가 아는 사람이야?

 

 “네가 알 리가 없지!”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며 잔뜩 흥분된 목소리의 주원의 통화에 화영은 침대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누구길래 그래.

 

 “플라잉톡 대표. 김태오.

 

 -응?

 

 선뜻 플라잉톡대표가 누군지 떠 오르지 않는 화영이 되물었다.

 

 “어제 밤에 내가 큰 프로젝트 있댔잖아. 그 회사 대표. 대박 완전. 와.”

 

 -응? 너네 그럼 클라이언트야?

 

 13센치 힐을 신고도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다리를 쭉쭉 뻗어 로비를 빠져 나온 주원은 택시를 잡아탔다.

 

 “응. 와, 나 어제 밤새 했던 기획안 뒤집어야겠어.”

 

 -왜? 별로야?

 

 “아니, 거기 플라잉톡 대표가 모델이야. 다른 광고 모델 필요 없겠어.”

 

 -야, 너 오늘 맞선 본다며, 뭐야. 벌써 집에가?

 

 그제야 잠이 좀 깨는 화영은 시계를 들여다 보며 물었다.

 

 “맞선은 무슨. 나 비혼이라니까? 이번 광고 따고, 김태오 모델로 세우고. 나는 유학갈거야.”

 

 눈 앞에 유학행 비행기 표라도 이미 티켓팅 한 듯한 잔뜩 상기 된 목소리로 주원은 말했다.

 그녀의 잔뜩 흥분한 목소리에 택시기사님도 백미러를 통해 주원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

 

 거절 의사를 밝히자 마자 호텔 커피숍을 떠나 버린 주원의 뒷 모습을 본 태오는 찝찝한 기분을 가지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미안한 마음에 퇴짜를 놓았지만 왠지 자신이 퇴짜 맞은 기분이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닌데.”

 

 그래도 예의상 말쑥하게 입고 나온 정장과 오늘 따라 반듯하게 묶인 넥타이를 백미러를 통해 한번 쓱 본 태오는 오른 손으로 반듯했던 넥타이를 힘주어 풀었다.

 

 시동을 건 태오는 운전을 해 호텔 주차장을 빠져 나가며 김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주말 점심부터 전화질이야! 내가 주말에는 나 좀 가만히 두랬지!

 

 이번 주말 맞선을 본다며 골치 아파하던 태오에게서 전화가 오자 신경질 적으로 전화를 받은 지훈의 태도에도 태오는 눈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나 지금 사무실로 들어가는 중이야. 너 언제 나올래? 샌드위치나 좀 사와라.”

 

 주말에도 퇴근이 당연하다는 듯 태오는 지훈에게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안가. 오늘 일요일이야. 회사를 왜가! 야, 김태오. 너 근데 오늘 맞선이라고 하지 않았냐? 설마 너 싸가지 없는 모습에 맞선 나가자마자 퇴짜 맞은 거 아니지?

 

 점심도 못 먹고 사무실로 가고 있다는 태오의 전화에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라는 듯이 지훈이 말했다.

 

 “아니거든.”

 

 태오는 잊고 있었던 찝찝함을 다시 상기한 지훈에게 정색했다.

 

 
작가의 말
 

 흥칫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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