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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집사와 남편 사이
작가 : 루야
작품등록일 : 2017.11.7

메이블 공작, 비올레타 메이블에게 7살 이전의 기억은 없다.

그녀의 나이 7살, 죽을 뻔한 비올레타의 앞에서 부모는 걱정 하나 하지 않았다는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죽을뻔한 너를 살린 사람은 황제 폐하이니 그 분께 평생을 바쳐라.'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소녀는 그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노예처럼 부려지는 것에 불만을 가졌고 스물이 넘은 후로는 반항심이 생겼다. 하지만 무려 7살 때부터 지속된 세뇌는 그녀를 당당해질 수 없게 만들었다.

26살, 19년 동안의 속박을 마침내 예정된 죽음으로서 벗어나게 된 그녀. 행복한 삶은 고사하고 그저 죽음으로 도망칠 생각 뿐이었는데...

'저는 주인님의 충직한 종복이니까요.'

그대는 왜 내게 다가오는가.
마음을 열어 내 뒤를 맡기고 했건만 그대는 왜 존재하지 않을 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가.


[ 시한부여주, 공작여주, 무심여주, 흑막남주, 여주호구남주, 남주후보 아마도 셋, 조금의 힐링물(잔잔X), 피폐물ㄴㄴ 초반부에 살짝 스릴러, 새드엔딩 아니에요 :D ]

-표지는 shutterstock!
-조아라와 동시 연재중..!

 
12화. 이상한 집사님
작성일 : 17-11-21 18:38     조회 : 296     추천 : 0     분량 : 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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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찬이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비올레타는 뭐가 문제냐는 듯 피식 웃으며 은밀하게 속삭였다.

 

  “뭐가 문제냐, 사직서는 기사단장의 집무실에 있을 터인데.”

  “마, 맞는 말이십니다만……. 혹시 필체 구분이라도 해보시려고 하십니까?”

  “그래, 영리하구나.”

 

 노엘이 범인이 아닐 경우에 미지의 인물을 찾기 위해서 꼭 필요한 증거였다. 이미 받아들여진 사직서를 빼오는 것은 법적으로 책임이 없으니 혹시 들켜도 크리스찬은 가벼운 문책만 받을 뿐이다. 이처럼 좋은 수법이 어디에 있나.

 

 비올레타는 잠시 고민하다 확신을 가진 얼굴을 한 충직한 부관을 만족스레 바라보았다.

 

  “알겠습니다. 당장 오늘 밤에 은밀히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고맙구나, 내가 직접 움직이기에는 잡음이 많아 곤란했는데 이렇게 딱 와주다니.”

 

 크리스찬이 고개를 꾸벅여 인사를 올리고 잰걸음으로 제 방을 향해 갔다. 그녀는 잠시 동안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엘에게 사실을 물어보기 위해 방을 나서려는 비올레타는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커다란 그림자에 흠칫 놀라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전혀 충직하지 않은, 조금 비틀어진 얼굴을 하고 선 노엘이 고개를 삐딱이 기울이고 있었다. 흐트러진 느낌이 강했다.

 

  “……그대는 사직서를 보낸 이가 내가 아님을 알 터인데.”

 

 그는 자신의 일그러진 표정을 알아차렸는지 급하게 미소를 지으며 일단 앉아서 이야기하시라고 자리를 권했다. 하지만 노엘의 이면을 보아버린 비올레타는 그 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말을 이었다.

 

  “내 대신 사직서를 보낸 이가…… 혹시 그대더냐?”

  “어떤 답을…… 원하십니까.”

 

 정중한 손길로 비올레타를 이끌어 의자에 앉힌 노엘이 그녀가 앉은 의자 뒷머리에 두 손을 올렸다. 느리게 감긴 노엘의 눈꺼풀 사이로 검푸른 눈동자가 사라졌다.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한숨이 비올레타의 머리칼을 살짝 날렸다.

 

 어깨를 살짝 덮은 탐스러운 흑발이 허공을 부유하다 서로 엉켜들었다.

 

  “진실을, 원한다.”

  “이미 짐작하고 계신 듯한데…….”

  “그대의 입으로 듣기를 바라.”

 

 노엘의 긴 손가락이 의자 등받이 위를 톡톡 두드리며 움직였다. 비올레타는 계속 머리칼을 간질여대는 그의 날숨에 불편함을 느끼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가 비올레타의 불편을 눈치 챘는지 손을 떼고 방 안을 거닐었다.

 

 살짝 열린 문을 꼭 닫은 노엘이 뒤돌아 문에 기대었다. 의자에 앉은 그녀와 문을 뒤로한 그의 시선이 딱 마주쳤다.

 

  “예, 제가 그랬습니다.”

  “……하.”

 

 설마 했더니 정말로 노엘일 줄이야, 비올레타가 배신당한 믿음에 헛웃음을 내뱉었다.

 

  “허면, 왜 그랬더냐.”

 

 나를 속이고, 아무 말 없이 사직서를 위조해 수도로 보낸 그 가상한 이유나 들어 보자꾸나. 다리를 꼬고 앉아 턱을 괸 비올레타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농담조로 말했다. 하지만 실로 그녀의 안에서는 차가운 열불이 끌어 오르고 있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믿게 된 사람이었다. 절대 그녀를 배신하지 않으리라 생각해 거의 모든 비밀을 누설한 사람이었다. 그만큼 신뢰하고 그만큼 애정을 줬었다. 헌데 지금 노엘이 자백하고 있는 사실은 그동안 쌓아올린 신의를 무너뜨려 바스라지게 만들고 있었다.

 

  “주인님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제가 모를 것이라 생각하셨습니까?”

  “무슨…….”

  “심장병에 걸리셨다는 사실도 모를 줄 알았냐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핑계냐?”

 

 성큼성큼 비올레타에게로 다가온 노엘이 한쪽 무릎을 꿇고 서글픈 눈을 했다.

 

  “시얀에게 들었습니다. 의술에 대해 조금 밖에 알지 못하는 그 아이가 보아도 주인님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노엘의 눈에 억울함과 비통함이 서렸다.

 

  “살라미스로 떠난다 하시지 않습니까. 얼마 없는 시간 동안 그곳에서 썩으실 수는 없는 일입니다.”

  “모두 나를 위해서였다?”

  “제 잘못을 마땅히 알고 있습니다. 벌을 내리신다면 군말 없이 받아들이겠지만, 주인님께서 다시 살라미스로 떠나시려 한다면 제 목숨을 던져서라도 막을 것입니다.”

 

 비올레타는 광기와 비슷한 어두운 기운이 일렁이는 노엘을 지긋이 노려보았다. 그래, 그녀를 생각해 사직서를 위조해 제출했다는 것은 이해가 갔다. 그가 보기에도 황제의 개 같은 명에 저항하지 못하는 주인은 멍청해 보였을 테니 말이다.

 

 그의 사직서 위조를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역시 이유모를 배신감과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주인 몰래 사직서를 조작해 수도로 보낸 것에 대한 화가 아니었다. 노엘에게 준 모든 믿음과 의리가 저버림을 당한 기분이었다.

 

 한쪽 구석에는 자신이 못한 일을 너무나 쉽고 빠르게 처리해버린 그에 대한 묘한 화남이 자리하고도 있었다. 반쯤은 배신감, 반쯤은 화남, 조그마한 감정은 치졸한 질투와 비슷했다.

 

  “왜 그렇게까지 나를 위했나.”

  “저는…… 주인님의 충직한 종복이니까요.”

 

 그 마지막 말이 조금 어색했다. 무언가 진심을 숨기고 다른 이유를 가져다 대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사로잡힌 비올레타는 노엘의 숨기지 못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저를 덮친 감정의 파도에서 허우적거리며 벗어나려 애썼다.

 

 노엘의 사직서 위조 사건은 유독 비올레타를 화나게 만들었다.

 

  “그 어떠한 벌이라도 받겠다고 했지?”

 

 턱을 괴고 한쪽 입 꼬리를 끌어올린 비올레타가 화려하게 눈웃음 지었다. 노엘은 처벌을 충분히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그들의 모습이 마치 벌을 기다리는 신하와 그를 눈앞에 둔 여왕과도 같았다.

 

 비올레타는 과연 주인을 강제로 사직시켜 버린 집사에 대한 처벌로 적절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가장 쉬운 결론을 내렸다.

 

  “일주일 동안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매우, 그것도 엄청나게 관대한 처벌이었다. 당장 치안대를 불러 공문서 위조 혐의로 감옥으로 넘길 수도 있는 것을 겨우 자숙으로 끝내다니. 그녀의 애정이 넘치다 못해 너무나 많이 첨가된 징벌이 분명했다.

 

  “관대한, 처벌에 감사드립니다.”

 

 노엘의 대답을 듣고 있던 비올레타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성난 발걸음으로 방을 빠져나갔다. 그녀가 사라져버린 방 안에는 한쪽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의 노엘만이 남았다. 그는 자신의 결정을 절대 후회하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비올레타의 화를 빨리 풀어줄 수 있을까, 그것을 고민했다.

 

 

 * * *

 

 

 황제의 칙사라는 허울 좋은 직책을 뒤집어쓴 세인 백작이 비올레타에게 전해준 ‘칙령’의 내용을 본 순간 노엘은 하마터면 그동안 잘 유지해오던 가면을 깨트릴 뻔 했다.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얼마인데 한순간의 실수로 그것을 깨트릴 수가 없어 간신히 버티기는 했지만 주체할 수 없는 짜증은 그를 감성적인 결정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그대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노엘은 바로 ‘비올레타 헤이즈 경의 사직서’를 작성하는 데에 힘을 쏟았다. 약 한달 동안 그녀의 필체를 보며 간간히 익혀온 것을 바탕으로, 꼼꼼히 정성을 들여 위조한 사직서는 몇 시간 뒤에 완성이 되었다.

 

 완벽을 추구하는 노엘이 보기에도 근사해 보였으니 제 뇌를 삶아먹은 황제와 그 수하들은 당연히 속아 넘어갈 것이 분명했다. 그는 그대로 심부름꾼을 통해 사직서를 수도로 실어 날랐다. 며칠 동안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수하의 전갈이 온 순간부터 노엘은 기쁘게 콧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집사님?’

 

 평소 그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표시하던, 그러나 항상 무시당하던 시녀가 말을 걸었을 때도 노엘은 이례적으로 웃으며 답했다.

 

  ‘있죠, 누군가 내 손에서 도망가지 못하게 되었거든요.’

  ‘아. 다, 다행이에요.’

 

 노엘의 어조에서 섬뜩한 집착의 광기를 느꼈는지 시녀를 주춤거리며 코너를 돌아 사라져 버렸다. 그는 자신이 과하게 감정을 드러내고 있고 그것을 좀 숨겨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녀와 관련된 일에서 항상 이렇게 흥분해버린다면 머지않아 들통 날 것이 뻔했기에.

 

 다른 시종인 들과 대화할 때는 멀쩡한 척 해도 비올레타의 앞에서 웃음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노엘은 한동안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미소를 참느라 고생 좀 했다. 그렇게 9월에 접어들고 살라미스로 떠날 준비를 하던 비올레타에게 새로운 황제의 전언이 날아왔다.

 

  ‘헤이즈 경, 그대가 낸 사직서가 받아 들여졌소.’

  ‘또한 1기사단의 부단장으로서 살라미스 요새로 발령을 명받았던 일 또한 없는 일이 되었으니 요양을 계속해도 될 듯하오.’

 

 그는 킥킥거리며 웃어버렸다. 수도의 황궁에 앉아 위조된 사직서를 보며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가며 비올레타를 다시 길들여야하나 고민했을 황제의 얼빠진 얼굴이 상상되어서였다. 사직서로 대응했다는 것은 비올레타가 그들에게서 벗어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나불댔겠지.

 

 그리고 이제는 채찍뿐만 아니라 당근도 동원되어야 한다며 1기사단의 부단장 직을 사임한다는 사직서를 받아들이고 1기사단의 기사적(籍)에서 그녀의 이름을 지워줬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살라미스 건으로 그녀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게 안타까워 한숨지었을 것이 뻔했다.

 

 노엘이 제 손바닥 안에서 놀고 있는 멍청한 이들의 머리꼭대기에 서 그들의 생각을 엿보고 있을 때, 비올레타가 명했다.

 

  ‘……노엘, 여기 이 세분께 거처를 안내해줘.’

 

 제법 기분이 좋았던 그는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기쁜 소식을 전한 세 명의 기사를 안내했다. 비올레타에게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고 오히려 황제의 종이라 볼 수 있는 에이든 리켈이 자신의 부군과 수군대기 전까지면 해도 노엘의 미소는 유려했다.

 

 그래, 그들이 그녀에 대해 험담 같은 대화를 나누기 전에만 해도 말이다.

 

  ‘메이블 공작이 이상해졌더군.’

 

 작은 소리였지만 노엘의 귀에는 그 어떤 소리보다 크게 들렸다.

 

  ‘예,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감히 황제폐하의 명에 반발하고 발칙한 소리를 지껄여놓은 사직서를 제출하다니, 이상한 쪽으로 발전했어.’

 

 마침 비올레타도 없던 터라 노엘이 한 말 하려던 참이었다. 에이든과 엘라이자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만 있던 크리스찬이 불편하고 화난 얼굴로 에이든의 말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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