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위치 헌터
작가 : 데르벨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족의 복수를 위해 대륙을 떠돌며 마녀를 사냥하는 남자의 이야기

 
2화 어머니의 마음(2)
작성일 : 17-11-21 18:14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533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2-2

 “이 씹어 먹을 년! 개 같은 년! 빌어먹을 년! 쳐 죽일 년!”

 두나르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욕을 쏟아낼 기세로 사방에 소리쳤다.

 “진정하시오, 두나르.”

 알버트의 말에 두나르가 물기어린 눈을 부릅떴다.

 “진정하라고? 지금 눈앞에서 동생이 토막 나 있는 걸 본 사람한테 한 말이 맞는 건가?”

 “지금은 냉정해져야 할 때요. 성난 멧돼지마냥 여기저기 콧김을 뿜는다고 해결될 일은 없단 말입니다.”

 두나르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그의 아들이 불안한 눈으로 아버지와 알버트를 번갈아 쳐다봤다. 그러나 이내 두나르가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네 말이 옳아. 이럴 시간에 그 망할 년을 잡아올 방법을 찾는 게 더 낫겠어.”

 “동생의 아내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시오?”

 “자네 말대로 지금은 밭일을 하러 돌아다닐 시간이 아니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년은 코빼기도 보이고 있질 않잖아.”

 알버트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것만으론 그녀가 범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소.”

 “뭐? 그럼 자네 생각은 뭔데?”

 “어쩌면 그녀도 희생자일지 모르는 일이지. 범인 혹은 범인들이 동생을 잔혹하게 죽이고, 그녀를 어딘가로 끌고 갔을 수도 있잖소.”

 알버트는 의식의 흔적을 떠올리며 말했다. 마녀가 관련된 흔적이 확실했다. 그러나 두나르는 그의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거 현상금 사냥꾼으로서 말하는 건가?”

 “그건 아니오. 일종의 가설을 말했을 뿐입니다.”

 알버트의 대답을 들은 두나르가 콧김을 뿜으며 말했다.

 “좋아, 내 가설을 말해주지. 이 마을 어딘가에 그년의 정부가 있었던 거야. 눈이 맞은 두 연놈이 우나르를 죽이고, 도망을 친 거지. 내가 동생을 찾아올 거라는 건 꿈에도 생각 못하고 말이야.”

 그가 씩씩 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 두 연놈의 대가리에 도끼를 한 방씩 꽂아주지 않으면 동생의 원혼을 달랠 수가 없을 거야!”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아들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가, 두나르의 눈총을 받고 몸을 움츠렸다.

 “덜떨어진 소리 좀 하지 마라, 아들아. 마을 놈들이 알게 되면 법적인 절차를 밟는다느니 뭐니 하면서 시끄럽게 굴 것이 훤하다. 그럼 우리가 네 삼촌의 복수를 어떻게 갚을 수 있겠니!”

 “법적인 해결이 꼭 나쁜 것은 아니잖소.”

 두나르가 화가 난 눈으로 알버트를 노려봤다.

 “난 자네가 우리와 친구가 된 줄 알았는데!”

 “친구니까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도와주려는 거요.”

 두나르가 으르렁 거리며 확고하게 말했다.

 “나는 여태까지 우리 집안일을 남들 손에 맡겨 본 적이 없어! 법적인 절차? 마음대로 하라지. 우리가 볼 일을 마치고 마을을 떠난 다음에 말이야!”

 두나르를 말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알버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계획은 있소?”

 그의 말에 두나르가 처음으로 머뭇거리며 알버트에게 말했다.

 “집안일은 스스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친구의 도움을 빌릴 수는 있겠지.”

 그가 알버트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무슨?”

 “자네는 현상금 사냥꾼이잖아. 누군가를 추적하는 데는 도가 텄을 게 아닌가. 우리가 두 연놈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

 알버트는 생각에 잠겼다. 의식은 마녀의 짓이 확실했다. 집안에 남아있는 흔적을 봤을 때, 부인이 최근까지 우나르와 함께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두 가지가 연결되어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생각의 흐름은 계속 됐다. 어쨌든 자신은 마녀를 추적해야 했고, 동생의 부인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리고 만약 그녀가 마녀와 관련이 없다면, 두나르의 도끼질을 막을 사람도 필요했다. 알버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함께 갑시다.”

 그의 대답에 두나르의 얼굴색이 환해졌다.

 “그럼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

 “지금은 밤이 너무 깊으니, 해가 뜰 때까지 기다립시다.”

 “너무 늦지 않아?”

 두나르가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당신의 말대로 그들이 도피중이라면, 밤은 그 둘한테도 장애가 될 거요.”

 “그렇구만!”

 “그리고 날이 밝으면 마을 사람들에게 개를 한 마리 빌려오시오.”

 “개는 왜?”

 알버트가 망토를 벗으며 물음에 답했다.

 “개보다 뛰어난 추적자는 찾기 어렵 거든.”

 

 ----

 

 “크르릉, 크릉, 왈왈!”

 “아니, 이게 왜 이러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나르의 아들은 이미 개를 빌려온 상태였다. 그는 마구 짖어대는 개를 보며 당황해하고 있었다.

 “이런, 망할. 제대로 빌려 온 게 맞냐?”

 두나르의 말에 아들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동전을 5개나 주고 빌렸단 말이에요. 아까는 얌전했었는데, 여기 오니까 갑자기 짖기 시작하네요?”

 알버트는 가만히 그 개를 쳐다봤다. 녀석은 셋 중 누구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오직 뒷마당을 향해서만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좋은 개로군.”

 “뭐? 어딜 봐서 말인가?”

 “개의 후각은 사람을 훨씬 뛰어넘지. 녀석은 지금 이곳에 퍼져있는 불온한 냄새를 맡은 거요. 그런데도 꼬리를 말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경고를 하고 있잖소.”

 “냄새라고?”

 두나르가 코를 킁킁거렸다. 그러나 아무런 냄새도 맡지 못했는지, 미심쩍은 눈으로 알버트를 바라봤다.

 “노력해봐야 소용없소. 당신이 가능했다면 왜 개를 빌려오라고 했겠습니까.”

 알버트의 핀잔에 두나르가 무안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 사이 두나르의 아들이 우나르 부인의 옷 조각을 가져왔다. 알버트가 그것을 개에게 내밀자, 녀석이 킁킁 거리더니 거칠게 옷 조각을 물어뜯었다.

 “... 이건 또 이상하군.”

 “뭐가 말인가?”

 알버트는 대답하지 않고, 개에게서 천 조각을 뺏어 눈앞에 흔들었다. 개는 알버트의 의도를 알아차렸는지, 연신 움직이려고 목줄을 흔들었다.

 “이제 갑시다.”

 개는 일행을 뒷마당 쪽으로 안내했다. 그 너머에는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하거나 약초를 캐러 다니는 산이 있었다.

 “동생을 묻어줘야 하지 않을까?”

 두나르가 슬픔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알버트는 고개를 저었다. 의식의 목적을 알 수 없으니, 지금 건드리는 것은 위험했다. 은 단검으로 마법진을 조금 훼손해놓긴 했지만, 의식의 주체를 제거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었다. 어차피 야생동물들이 접근하지는 않을 터였다. 악의 기운이 사방에 넘쳐흐를 테니까.

 “죽은 자는 인내심이 많소.”

 알버트가 그렇게 말하며 앞장서자, 부자도 하는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

 

 가문비나무가 울창하게 자란 산이었다. 일행은 진액이 묻지 않도록 조심하며 산을 올랐다. 그러다 자연적으로 생긴 암석 계단이 나타났을 때, 개가 갑자기 발을 멈췄다.

 “끼이잉.”

 개가 목줄을 쥐고 있는 알버트의 눈치를 보며 낑낑거렸다. 냄새를 놓쳤나 싶어, 우나르 부인의 옷을 갖다 댔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무슨 일인가?”

 뒤에서 두나르가 숨을 가쁘게 쉬며 물었다. 알버트는 말없이 옆구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았다. 깜짝 놀란 두나르와 그의 아들이 갖고 있던 도끼와 석궁을 들어올렸다.

 “왜, 왜 그러나?”

 “여러분은 여기서 기다리거나, 마을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소.”

 “이봐, 그게 무슨 소리야! 가긴 어딜 가!”

 두나르가 도끼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소리쳤다.

 “그년을 잡기 전까지 난 아무데도 가지 않을 거야!”

 “동생의 부인이 이 앞에 있는 건 맞소.”

 “그런데?”

 “아무래도 그녀만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알버트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을 위로 휘둘렀다.

 -퍽!

 “캬오!”

 나무 위에서 뛰어내린 무언가가 알버트의 검에 맞아 괴성을 질렀다. 그러나 치명상은 아니었는지, 일행의 머리를 훌쩍 뛰어넘어 멀찌감치 앞에 내려섰다.

 “크르르르.”

 “끼잉, 끼잉.”

 괴 생명체가 으르렁대자, 개가 꼬리를 내리며 일행의 뒤로 도망쳤다. 두나르 부자의 입이 떡 벌어진 것이 보였다.

 “저, 저게 대체 뭔가?”

 “임프라고 불리는 악마요.”

 알버트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임... 뭐라고?”

 “악마라잖아요, 아버지!”

 두나르의 아들이 벌벌 떨며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본 두나르가 콧김을 뿜으며, 아들에게서 석궁을 낚아챘다.

 “흥! 악마라고? 웃기는 소리!”

 그가 쏜 화살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임프의 머리를 맞췄다.

 -탁!

 그러나 마치 돌을 향해 쏜 것처럼, 화살은 임프의 머리에 박히는 대신 튕겨나갔다.

 “아니, 어떻게...?”

 “악마는 일반적인 무기로 대적할 수 없소! 이래서 경고했던 것인데, 한 발 늦었군.”

 알버트가 심각한 얼굴로 말하며, 허리춤에서 은 단검을 꺼내 두나르에게 건넸다.

 “이걸로 뭘 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내가 무사히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여차하면 이걸로 자신과 아들의 몸을 지키시오!”

 “자네 검도 그냥 강철 검이잖아?”

 “내 검은 특별하오.”

 알버트가 임프에게 달려들며 말했다. 다행히 놈은 두나르 부자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임프의 눈은 오로지 알버트를 향해서만 고정돼있었다.

 ‘자기에게 상처를 입혔다 이건가. 차라리 잘됐군.’

 임프는 힘은 강하지 않지만, 머리가 좋고 몸이 재빨랐다. 승기를 잡았을 때 처리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환으로 남을 터였다.

 알버트는 검을 밑에서부터 사선으로 올려쳤다. 공격을 미처 막지 못한 임프의 팔이 검의 방향대로 베이며 녹색 피가 뿜어져 나왔다.

 “캬아아!”

 임프가 서둘러 뒤로 물러서며, 비명을 질렀다. 그것은 알버트로서도 의외였다. 당연히 임프가 피할 줄 알고 다음 공격을 준비했기 때문이었다.

 “흐아아?”

 놈이 당황하는 표정으로 알버트와 상처를 번갈아 쳐다봤다. 그러더니 몸을 돌려 그대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망! 마망!”

 “마망 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알버트는 빠르게 달아나는 임프를 미처 쫓지 못했다. 그것은 그가 알고 있는 임프와 부합되는 행동이 아니었다. 혹시 함정이 있을지도 몰랐다.

 “끄, 끝난 건가?”

 임프가 달아나는 모습을 본, 두나르가 뒤쪽에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알버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 놈을 쫓아야 하오.”

 “뭐? 그럼 내 동생의 복수는 어떡하고!”

 “저 놈을 쫓아가면, 아마 동생의 부인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소.”

 그의 말에 두나르가 머뭇거렸다. 저런 괴물을 상대하는 것은 계획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두 분은 내려가시오. 이젠 정분 난 두 남녀를 쫓는 시나리오는 물 건너갔소.”

 그러나 두나르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알버트의 말이 더 자극이 된 모양이었다.

 “아니, 가세! 이 두 눈으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똑똑히 봐야겠어!”

 “아버지, 제발 돌아가요...”

 “시끄러, 이 멍청아! 가고 싶으면 너나 가거라!”

 두나르의 아들이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숙였다.

 “좋소, 하지만 두 사람의 몸은 알아서 챙겨야 할 겁니다.”

 두나르가 눈을 부라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개는 이미 전의를 잃은 상태여서, 나중에 찾아가기 위해 근처 나무에 묶어 놨다. 그들이 다 죽거나, 야생 동물을 만나지만 않는다면 무사히 주인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터였다.

 일행은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바로 임프의 흔적을 따라갔다. 그 동안 알버트의 머릿속엔 계속 임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마망! 마망!’

 어디선가 들어본 단어였다. 정확한 장소는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것이 뜻하는 바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의 기억으로 그 단어의 의미는 바로 ‘엄마’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5 2화 어머니의 마음(4) 2017 / 11 / 27 235 0 5088   
4 2화 어머니의 마음 (3) 2017 / 11 / 22 244 0 5264   
3 2화 어머니의 마음(2) 2017 / 11 / 21 271 0 5336   
2 2화 어머니의 마음 (1) 2017 / 11 / 20 270 0 5256   
1 1화 비오는 밤의 여관 2017 / 11 / 19 388 0 561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