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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리빌더
작가 : 서재현
작품등록일 : 2017.11.6

회귀한 사내의 인생 재설계 도전기.

 
Chap 12. 까불면 다친다.
작성일 : 17-11-21 12:25     조회 : 362     추천 : 0     분량 : 5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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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 12. 까불면 다친다.

 

 다음 날 출근한 진혁은 최영재에게 재고품 판매 건에 대해 보고했다.

 “알았어. 전화 오면 알려줄게.”

 “잘 부탁드립니다.”

 인사를 하고 돌아온 진혁은 밀린 업무를 했다.

 곧 있으면 6월이 끝나간다.

 그건 상사원에게 단순히 한해의 반이 지나가는 의미 이상이었다.

 반기실적을 정리해야 하고 그에 따른 분석을 하고 하반기 대책도 세워야 한다.

 그건 비단 진혁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않았다.

 지사원 모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손민한은 그것을 정리해서 지사전체보고서를 작성해 본사에 보고해야 한다.

 단순히 보고서만 제출하는 게 아니었다.

 한국으로 들어가 임원들 앞에서 직접 발표도 해야 했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다.

 그래서 요즘 손민한은 물론 지사원 모두가 그 일에 매달리고 있었다.

 그날 점심시간이 지나고도 최영재가 부르지 않았다.

 그것은 한국은 퇴근시간이 지나 오늘은 연락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다음 날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가리가 계속 전화로 재촉하고 있었다.

 결국 참지 못한 진혁이 먼저 최영재를 찾아갔다.

 “대리님. 혹시 이강일 대리님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까?”

 “아. 연락은 왔어. 위에 결재를 올렸데. 기다려 봐.”

 “제가 좀 급한데……”

 “이 자식이. 전에도 그러더니. 너 혼자 일하는 거 아니거든. 회사에는 절차라는 게 있어. 미리 가격 네고도 안 받고 멋대로 상담했다고 얼마나 뭐라 하는 지 달래느라 혼났어. 인마. 가서 기다려.”

 최영재의 역정에 진혁이 주먹을 움켜쥐고 돌아섰다.

 그에게 화내봤자 의미 없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밖으로 나와 오희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 또 한건했다며. 한 선배 만났는데 네 이야기를 하더라. 그 차가운 분이 누굴 칭찬하는 것은 처음 들었어.”

 “그게 문제가 있어.”

 “왜? 언제 팔릴 지도 모른데 괜히 창고비 무느니 얼른 처리하는 게 나을 텐데.”

 “패션의 총무본부에 아는 사람 있어?”

 “거기 우리 동기 손창섭이가 있잖아.”

 “……”

 “하긴 동기 모임에 한 번도 안 나온 네 놈이 알겠냐.”

 “계속 외국에서 근무했잖아.”

 “그래도 모임 한다면 오는 놈들이 더 많거든.”

 태후 그룹은 한꺼번에 신입사원을 받아 연수과정을 통해 적성과 점수에 따라 계열사로 발령을 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연수원에서 동기모임이 만들어져 회사가 달라도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었다.

 물론 진혁은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자기만 잘난 줄 알고 독불장군처럼 행동해 희준을 제외하고는 딱히 회사에서 친한 사람이 없었었다.

 회사에서 밀려나 바깥세상에 던져지고 나니 그게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후회해도 이미 늦은 다음이었다.

 앞으로는 사교적인 부분도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말을 이었다.

 “느낌이 좋지 않아.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 지 좀 알아봐달라고 해줘.”

 “맨입으로?”

 “야이. 도적놈아. 밥 아니 고기 사고 술사기로 했는데 뭘 또 원해.”

 “듣고 보니 내가 좀 심하긴 심했다. 알았어. 이번 건은 적립해 놓을게.”

 “뭘 또 적립해.”

 “싫음 말고.”

 “에잇. 나쁜 놈. 제대로 알아보기나 해.”

 거친 말과는 달리 통화를 끝낸 진혁의 표정은 펴져있었다.

 희준은 말과는 달리 자신의 일처럼 최선을 다해 알아봐 줄 것이다.

 

 역시 희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퇴근 시간이 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밖으로 나가 받았다.

 “한국은 한 밤중일 텐데 왜 안자고 전화질이야.”

 “어떤 덜 떨어진 놈 때문에 내가 이 시간까지 접대를 했다. 접대를. 바이어도 아니고 동기 놈을 말이다. 씨펄.”

 희준의 목소리에는 잔뜩 알콜 냄새가 실려 있었다.

 “창섭이 자식. 그렇게 안 봤는데 상종하지 못할 놈이더라. 어떻게 동기 부탁 들어주면서 마지막까지 뽕을 뽑아 먹냐. 그럼 안되지.”

 ‘너도 마찬가지야. 자식아.’

 물론 진혁이 속으로만 한 말이었다.

 그 사이 희준은 창섭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씹고 또 씹었다.

 끝이 없을 것 같아 진혁이 잘랐다.

 “그래서 어떻게 됐데?”

 “너 거기 최대리 하고 무슨 일 있냐?”

 “그건 또 왜?”

 “이강일 대리하고 동기인가 봐. 전화해서 홀딩하라고 했다는데?”

 “뭐?!”

 “그래서 네 보고서는 이강일 대리 책상에 고이 모셔져 있단다. 아예 위로 올라가지도 않았나 봐.”

 “개자식들.”

 당장 사무실로 뛰어 들어가 최영재의 멱살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희준의 말이 더 빨랐다.

 “너 지금. 최대리 멱살 잡을라고 하지?”

 “아니야. 인마.”

 “아니긴 개뿔. 내가 너를 하루 이틀 보냐.”

 “그럼 이렇게 참으라고.”

 “그건 아니지. 하지만 할 거면 제대로 엿 먹여야지. 멱살 잡고 끝낼 일이 아니잖아.”

 역시 희준이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멱살 잡으면 속은 후련하겠지만 일은 더 꼬일게 분명했다.

 희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한 선배에게 부탁해 볼까?”

 “아니야. 내가 해결할 게.”

 “성질대로 하면 안 돼.”

 “걱정 마. 멱살 잡지는 않을 테니까. 아무튼 고맙다.”

 “오늘 돈 많이 깨졌어. 인마.”

 “반 보낼게.”

 “왜 반이야?”

 “너도 처먹었잖아. 자식아.”

 “에라. 도적놈. 끊자.”

 오늘은 어쩐 일인지 희준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사무실로 돌아온 진혁은 묵묵히 컴퓨터만 쳐다봤다.

 최영재도 사무실에 있었지만 일부러 시선도 두지 않았다.

 얼굴을 보면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심호흡을 하며 화를 억누르다가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사무실을 나왔다.

 

 시장에 들려 카라즈로 갔다.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태에서 결정이 늦어지자 가리 사장도 불안했을 터였다.

 진혁이 일부러 편한 얼굴을 하고 문제없이 진행돼 최종결정만 남았다며 안심시켰다.

 차 한 잔을 얻어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기분이 엉망이라 웃는 얼굴로 시장을 돌 자신이 없었다.

 

 다음 날 출근해서 만반의 준비를 한 진혁이 손민한이 출근하자마자 지사장실을 찾았다.

 손민한은 얼굴이 까칠해져 있었다.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목표달성은커녕 미달 폭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아직 기간이 남은 오더마저 가격을 낮춰주겠다며 미리 당겨서 계약을 하고 있는 판이었다.

 제 살 깎아 먹기지만 우선은 살아남고 봐야할 일이었다.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일 것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진혁이 강하게 말했다.

 “진행하는 오더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뭐야! 바이어가 변심한 거야.”

 “그건 아닙니다. 그 쪽은 하루 빨리 계약하자고 합니다.”

 “그럼 뭐가 문젠데?”

 “패션의 담당자가 홀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자식이 미쳤나. 실적이 얼마나 급한데. 이 놈을 당장.”

 화를 버럭 냈던 손민한이었지만 성급히 전화기를 들지는 않았다.

 지사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산전수전을 거친 내공이 있었다. 일방적으로 한 사람의 말만 듣고 행동할 수는 없었다.

 냉정을 되찾고 물었다.

 “이유가 뭐야?”

 입을 열려던 진혁이 얼른 침을 삼키며 말을 멈췄다.

 최영재의 이름이 튀어나올 뻔했다.

 손민한은 지금 실적이 급했다.

 최영재가 잘못했지만 이 일로 그를 심하게 압박할 수는 없었다.

 반짝 화를 내다가 시간이 지나면 묻힐 수밖에 없다. 그건 자신이 원하는 게 아니었다.

 생각하는 사이 손민한이 재촉했다.

 “이유도 알아봤을 거 아니야?”

 “제가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상담을 진행한 걸 문제 삼으시는 것 같습니다.”

 “그거 미친 놈 아니야. 정해진 게 없는 데 협의는 무슨 협의. 아무튼 책상에 앉아 자판만 두드리는 놈들은 재 수대가리가 없어.”

 “……”

 “다른 문제는 없고?”

 “제가 파악하기로는 없습니다.”

 “알았어. 내가 처리할테니 나가서 일 해.”

 “감사합니다. 그리고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실적만 가져와 상사원은 그거면 돼.”

 다시 한 번 손민한이 실적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 지 알 수 있었다.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오자 최영재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모른 척했다.

 아니 보는 게 역겨웠다.

 대신 옆자리의 김동식이 물었다.

 “지사장실에는 무슨 일로 간 거야?”

 “반기실적 보고 때문에 갔습니다.”

 “빌어먹을. 실적보고. 우리 아들놈이 상사원한다면 도시락을 싸들고 말릴 거야.”

 스트레스 받는 사람은 손민한 만이 아니었다.

 

 어젯밤 진혁은 계급으로 거들먹거리는 놈은 계급으로 찍는 게 제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김동식에게 부탁할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김동식의 성격도 문제지만 그 정도면 강도가 약했다.

 한 방에 해결하려면 지사장이 제격이었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아무런 말이 없자 진혁도 점점 초조해져 갔다.

 점심시간이 다 될 때쯤 소마야가 뒤를 돌아봤다.

 “미스터 서. 한국 전화에요. 돌려드릴게요.”

 전화기의 LED가 깜박이는 것을 잠시 노려보다가 호흡을 가다듬고 수화기를 들었다.

 “서진혁입니다.”

 “너 이 자식. 감히 뒤통수를 쳐.”

 욕설부터 들려왔지만 모른 척 능청을 떨었다.

 “전화 잘못거신 것 같습니다.”

 “나 패션의 이강일 대리야.”

 “아. 이대리님이시군요. 제 건은 처리 됐습니까?”

 “아우. 이 자식. 완전 오리발이네. 최대리한테 듣던 대로 아주 싸가지 없는 자식이잖아. 이거.”

 “누구에게 들으셨다고요?”

 길길이 날뛰던 이강일이 갑자기 침묵했다.

 최영재의 이름을 언급한 게 실수였는데 확인까지 시켜줄 수는 없었다.

 진혁이 먼저 말했다.

 “제가 요청한 건은 바쁘시면 천천히 해주셔도 됩니다.”

 “너 이 자식 두고 보자. 내가 절대 가만히 안 둔다.”

 “알겠습니다. 지사장님께 이번 실적에 넣기는 힘들겠다고 보고 드리겠습니다. 바쁘실테니 이만……”

 “기다리지 못해. 휴. 네 요청대로 처리할 테니 그렇게 알고 진행해. 공문은 내일까지 받게 될 거야.”

 “감사합니다. 고생하십시오.”

 진혁이 시원하게 전화기를 내려놓고 감자를 먹였다.

 “뭣도 아닌 놈이 대리라고 까불어. 이거나 먹어라. 자식아.”

 “야. 아무리 화난다고 최대리 있는데 그럼 안 되지.”

 “죄송합니다.”

 진혁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김동식을 향해서였다.

 최영재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지만 무슨 일인지 충분히 짐작되기에 반발하지는 못했다.

 그 때 지사장실의 문이 열리며 겉옷을 걸친 손민한이 나왔다.

 “점심 먹어야지. 진혁이는 나랑 먹자.”

 “바로 준비 하겠습니다.”

 손민한을 따라 나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최영재의 시선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어디까지 알고 있는 지, 어디까지 이야기 한 건지 불안해 미칠 것이다.

 점심 먹다 확 체해 버려라. 개자식.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카이로 지사도 실적이 급했고 가리 사장측도 중국업체에 크게 놀란 터라 빨리 확정 짓고 싶어 했다.

 패션의 이강일 대리도 더 이상 딴 지를 걸지는 못했다.

 6월말까지 계약은 물론 신용장 거래까지 마쳤다.

 상반기 실적에 포함됐다는 의미였다.

 기뿐 일이 하나 더 있었다.

 마침내 시장에 나눠준 카달로그를 보고 상담을 해서 작지만 15만 달러어치의 생활용품 계약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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