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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내게 진주를 주세요
작가 : sillyswan
작품등록일 : 2017.11.2

기묘한 이야기와 섬의 소녀와 밖에서 온 소년.

 
꿈인가 현실인가
작성일 : 17-11-20 19:13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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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꿈이다.

 

 전 날. 비가 추적추적 내려 날씨가 매우 추워졌다.

 어머니는 그 날도 아버지와 싸웠다.

 싸움이 끝나길 기다리는 어린 내가 마당에서 풀장난을 하고 있다. 그것을 나는 관목으로 된 담장 너머에서 지켜보고 있다.

 내가 갑자기 웃으며 눈치를 보듯 뒤쪽을 살핀다. 부모님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확인 후 작게 부른다.

 

 “토끼야”

 

 그 말 한마디에 이파리가 말라버린 담장에 숨어있던 토끼가 나왔다. 어린 내가 기뻐하며 꼭 안아준다. 토끼풀로 빼곡히 들어차 있는 토끼다. 추억 속의 내가 길렀던 것은 토끼가 아닌 토끼를 닮은 무언가다. 그것은 내게 안겨 몸을 부비적거렸다.

 그 당시 어머니의 거부로 우리 집은 부적을 걸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토끼’는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토끼’와 즐겁게 놀고 있던 나를 어머니가 부른다. 그래. 내게 갈 곳이 있다며 매우 다정하게 불렀다. 싸움이 끝나고 아버지는 방에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토끼를 얼른 담장에 숨겼다. 나뭇가지가 빼곡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는 내 손을 잡고 숲으로 향한다. 어린 나를 따라 ‘내’ 위치도 그들을 따라가게 된다.

 어머니가 다정하지만 무서웠다. 속으로 눈물이 났다.

 진주네 집이 멀리서 보였다. 상냥한 진주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내 마음을 읽은 듯이 진주가 문 앞에 나와있었다.

 

 “친구니?”

 “네, 잠시 인사하고 와도 돼요?”

 “빨리 인사하고 오렴.”

 

 진주의 집 앞에 놔두고 어머니는 먼저 걸어간다.

 

 “안녕, 겨울아.”

 “안녕, 진주야”

 “어디 가는 길이야?”

 “어머니가 같이 가자고만 하시고 어딘지 이야기 해주지 않으셔서 어딘지 몰라.”

 “그렇구나.”

 

 진주는 잠시 내 어머니를 보다 어린 나의 손에 토끼풀 꽃으로 만든 반지를 끼워준다.

 

 “이게 뭐야?”

 “네 친구가 전해달래.”

 

 당시의 친구는 진주뿐이라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지금은 예상이 간다. ‘토끼’가 내게 준거다.

 

 “이건 네 어머니에게 드려. 지켜줄거야.”

 

 그러며 내 손에 닭 조각을 쥐어준다.

 어머니가 내 이름을 부른다. 인사하는 진주를 뒤돌아보고 뛰어간다.

 

 어머니의 목적지는 숲이었다. 이 숲에서 무사히 돌아가면 자신의 의견을 납득시킬 수 있다며 두려워하는 나를 강제로 끌고 간다. 그러면 이거라도 가지고 들어가자며 어린 내가 준 조각도 필요 없다며 멀리 던져버린다.

 

 금을 넘어간 순간 삭막한 겨울의 숲이 아닌 파릇파릇한 여름의 숲이 보인다.

 돌아가자는 내 말은 들리지 않아. 어린 나는 슬퍼한다.

 

 그렇게 끌려가던 내 눈 앞에 거대한 존재가 보이기 시작했다.

 

 외뿔을 가지고 있었고, 짧고 헤진 반바지와 갈대로 엮은 조끼를 입고 있었다. 피부는 파란색. 근육이 울끈불끈한 형태였다. 눈은 하나인데 그 안의 눈동자 네 개가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인간이 여긴 무슨 일이지.”

 

 내 목소리도 들리지 않은 어머니에겐 그 또한 들리지 않았다. 어린 내가 급히 팔을 끌어당긴다.

 

 “사정을 말하지도 않고... 약속을 어긴 자는 대가를 치러라.”

 

 거대한 손이 옆에서 다가와도 어머니는 간 길을 간다. 파란 손이 어머니 목을 잡고 들었다. 반대 손은 어머니 입에 쑥 들어가더니 무언가를 찾는 시늉을 하다 혼을 끄집어 내 으적 으적 씹어 먹는다. 비명 하나 들리지 않고 사람이 죽었다.

 

 어머니의 시신이 바닥에 털썩.

 그리고 어린 나도 털썩.

 

 어머니를 죽인 파란손이 내게도 뻗어져온다.

 그리고 팅하고 투명한 무언가에 막혔다.

 

 “풀깽이의 부적인가. 하지만 약하군.”

 

 손이 한번 두드리자 허공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옅은 초록빛 금은 점점 늘어나더니 조각났다. 그와 동시에 손가락의 반지가 시들었다.

 나는 이제 죽겠지. 어린 내가 체념한다.

 

 “뭐하는 거야?”

 

 익숙한 목소리에 나로부터 고개를 돌리니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여섯 살의 진주가 보인다.

 

 “숲에 들어온 침입자를 처리중입니다.”

 “풀깽이의 부적도 무시하고 죽이는 거야?”

 “제 규칙을 우선시 할 뿐입니다.”

 “그러면 그만 멈추도록 해. 나는 어머니에게 끌려온 가여운 아이를 집에 돌려보내야겠어.”

 “이 곳은 제 구역. 그리고 숲이 생겼을 때 정해진 규칙입니다. 아무리 주인의 동생이라 할지라도 고작 인간의 거죽을 쓰고 있는 당신이 벌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진주의 눈이 노랗게 빛난다. 꿈임에도 무시할 수 없는 압력이 느껴진다.

 

 “무시하는 거야? 기강을 잡아야 겠네.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봐 사눈아.”

 

 

 

 암전.

 눈앞의 모두가 사라졌다.

 내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겨울이의 어머니란 자는 돌이킬 수 없겠네.”

 “약속을 어긴 것도 있지만 부의 감정이 가득 차있었기에 사눈이가 완전히 흡수했다. 내 능력 밖이야.”

 “치유와 소망의 용인 당신이 어렵다면 어려운 거겠네.”

 “어린 풀깽이는 장로가 회복되며 성장할 때 까지 재웠다. 그 꼬마는 어쩔 거냐.”

 “감당하기 어렵겠지. 기억을 견딜 수 있을 때 까지 왜곡해 둘 거야. 풀깽이를 토끼로. 사눈이를 절벽에서의 사고로.”

 “그것만이 아니야. 넌 부모가 죽으면 돌아오기로 약조했다. 그런데 그 아이에게 간섭해서 어쩔 거냐. 그 꼬마가 바라는 만큼 죽을 때 까지 지켜볼 시간은 줄 수 없어. 그 때처럼 우리는 오래 관계를 맺지 못해.”

 “...그 만큼 버티지는 않을 거야. 내 의무가 있으니까.”

 “에휴. 얼른 왜곡을 마쳐라. 그 후 사고였던 것처럼 돌려보내주지.”

 “알았어. 오라버니. 약하고 여린 겨울아 달콤하지 않지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네게 줄게. 그러니 잠시 밀어두자. 숲은 두려운 곳. 밤은 위험한 시간. 네 어린 친구는 야생 토끼. 숲 안에는 안개 낀 절벽이 있단다.”

 

 그것으로 꿈과 왜곡은 끝났다.

 

 

 

 
작가의 말
 

 꿈에서 깨어난 뒤도 쓸까 했는데 감기약이 멍해서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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