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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별똥별
작가 : 보장대밥수
작품등록일 : 2017.11.5

별똥별은 별 그 자신의 죽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별똥별-13
작성일 : 17-11-20 19:03     조회 : 304     추천 : 1     분량 : 3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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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

 잿빛양털 씨가 구출한 아기들의 수를 센다. 하나, 둘, 셋, 넷... 많기도 하다.

 "서른 네 마리?"

 봄단풍 아씨가 불쾌해하며 말을 자른다.

 "서른 네 명입니다."

 잿빛양털 씨도 지지 않는다.

 "마흔 여덟 명이지. 고작 서른 네 마리와 맞바꿀 만한 목숨이었을까?"

 "짐승 취급하지 마세요. 우리의 동족입니다."

 "어딜 봐서?"

 아씨가 짜증을 느낀다.

 "지금은 쓰잘데없는 말다툼으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네요."

 "쓰잘데없는 말다툼이라 생각 말아라. 굳이 말귀 못 알아먹는 짐승들을 동족이라 부르는 데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니?"

 "말은 가르치면 그만입니다. 나나 당신이나 이렇게 말 한 마디 할 줄 모르던 때는 있지 않았나요?"

 "네가 이젠 어르신들 흉내를 내려고 하는구나."

 아씨가 품에 안은 꽃사슴을 쓰다듬는다.

 "가르쳐주신 대로 살아가려 노력할 뿐입니다."

 

 69.

 "싸움에서 죽은 사람이 칠백 구십하고도 둘, 전멸한 씨족이 셋. 다친 사람은 이천 이십하고도 여섯입니다."

 보고하는 나바재 씨의 말투가 제법 침울하다.

 "그 중에서도 밤 사이 예순 다섯이 죽었습니다."

 턱을 괴던 봄비 씨가 시선을 그에게로 옮긴다.

 "씨족 회의를 소집해야겠습니다."

 "네. 일어날 수 있는 사람들만이라도 불러오겠습니다."

 나바재 씨가 나가자마자 목련꽃 씨가 들어온다.

 "봄비 씨. 모로비 씨가 사냥꾼들을 데리고 찾아왔습니다."

 "좀 더 일찍 왔다면 좋았을텐데. 들여보내세요."

 피칠갑을 한 모로비 씨가 천막 안으로 들어온다.

 "모로비 씨.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다리를 절던 모로비 씨가 털썩 주저앉는다.

 "염통먹는 자여. 흑단들소 벌판에 남은 이들이 내전을 벌였습니다."

 봄비가 목련꽃 씨에게 손짓해 의원을 불러온다.

 "싸우기 싫어 남았다는 자들이 대체 무슨 이유로 패를 갈라 싸웠답니까?"

 "밭에 개울물을 끌어다 쓰는 문제로 하류에 사는 사람들이 불만을 품었습니다. 그들이 상류 주민들을 흙벽 밖으로 쫓아냈습니다."

 "쫓겨난 사람들이 이 곳으로 찾아온 거요?"

 "다 이 곳으로 온 것은 아닙니다. 저는 사냥꾼들을 인솔해 크게 다친 사람들을 부축했지만 다른 씨족들은 농지를 찾아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버들가지 씨가 약재를 챙겨 허둥지둥 들어온다. 모로비 씨가 얘기를 이어간다.

 "그리고... 난리통에 능금아재가 죽었습니다."

 

 70.

 회의에 참여한 씨족장들은 봄비와 나바재 씨를 포함해 일곱 명 뿐이다.

 "흰소뿔재 씨. 보고하세요."

 "네. 사로잡은 아기들이 이천 육백 하고도 일흔 일곱 마리입니다."

 "각 씨족에 골고루 나누어주세요. 바로 잡아먹지 말고 자라게 두어 새끼를 치되 말을 가르치지 말고 채찍으로 다루십시오."

 "알겠습니다."

 목련꽃 씨가 손을 들자 봄비가 손짓한다.

 "염통먹는 자여. 흑단들소 벌판에서 벌어진 내전에는 개입하실 겁니까?"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그들의 문제는, 직접 해결하도록 하세요. 아직은 이 숲을 온전히 차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봄비가 나바재 씨를 쳐다본다.

 "조만간 사람 대신 짐승이 쟁기를 끌 수 있도록 개량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농사짓는 수고로움을 줄일 수 있겠지요."

 그의 시선이 돌다리골 씨에게로 옮겨간다.

 "이번에 얻은 코끼리와 멧돼지의 가죽에 기름을 발라 볕에 말리고 있습니다. 갑옷을 완성하면 화살로는 뚫지 못하게 될 겁니다."

 봄비 씨가 고개를 끄덕인다. 돌연 목련꽃 씨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회의를 하려고 찾아왔더니 다들 보고나 하고 앉아있구만."

 나바재 씨가 허리춤의 돌칼에 손을 얹자 봄비가 제지한다.

 "목련꽃 씨. 무슨 뜻으로 하는 말씀입니까?"

 "아니올시다. 앞으로 이런 회의 자리에는 나를 부르지 않았으면 하오. 안녕히 계시오."

 

 71.

 "나바재 씨."

 "네. 봄비 씨."

 "씨족들을 이끌고 흑단들소 벌판에 다녀오셔야겠습니다."

 "내전에 개입하실 생각입니까?"

 "아니요. 전에도 말했듯이 당분간은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럼 왜..."

 "주모자가 누군지만 알아오고 나머지는 마음대로 하세요. 안부를 물어도 좋고, 선물을 주어도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자리를 비워도 괜찮겠습니까?"

 "모로비 씨가 오셨으니 걱정 안해도 될 겁니다."

 

 72.

 야영지에 안개가 드리운다. 보초들이 뿔나팔을 불어 야습을 경계한다. 싸울 수 있는 인원들은 무장하고 성벽으로 올라 응전할 태세를 갖춘다.

 "거 봐라. 같은 방법은 여러 번 써먹는 게 아니라니까."

 잿빛양털 씨가 툴툴대자 너럭바우가 활시위를 당긴다.

 "그럴 시간에 한 놈이라도 더 맞추세요. 안개를 부르기 전에 아씨가 숨어들어갔으니 뒤를 찌를 수 있을 겁니다."

 그가 바위 뒤에 숨어 불길을 뿜는다. 너럭바우는 여태 그만한 불을 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안개 속의 빛을 발견한 보초들이 화살을 쏘아댄다. 그것을 신호로 봄단풍 아씨의 병력이 창고에 불을 지르자 야영지의 병력들이 우왕좌왕한다.

 "성공한 것 같군."

 "역시 불 뿜는 사람이 있으니까 한결 편하네요."

 사냥에 임하는 잿빛양털 씨의 눈빛이 달라진다. 너럭바우가 화살을 한 번 쏘는 동안 그는 이미 네 명의 왼쪽 눈에 정확히 창을 꽂는다.

 "느리구나."

 "아, 네. 네."

 "기억해라. 봄비 씨도 사냥감이다. 방금 네가 옆구리에 화살 박아놓은 사람과 다를 게 없어."

 "닥치고 목책에 불이나 지르세요!"

 같은 순간 봄비가 보초병들에게 흙벽에서 내려올 것을 지시한다.

 "바깥의 안개는 눈속임이다! 안에 숨어든 적들부터 찾아내서 처리해라!"

 너럭바우가 흙벽이 비는 것을 목격한다.

 "지금입니다."

 

 73.

 잿빛양털 씨가 이끄는 가죽옷 입은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의 목책을 불사른다. 엮어둔 새끼줄이 끊어지고 박혀있는 기둥은 뿌리가 드러난 채 쓰러진다. 너럭바우는 먼 발치서 포박당한 봄단풍 아씨의 머리채를 쥐고 있는 봄비를 마주한다.

 "너럭바우야! 데리고 돌아가거라."

 봄비가 아씨를 내동댕이치자 너럭바우가 달려가 그녀를 받아낸다.

 "동족들끼리는 싸우지 말자꾸나."

 그 순간 잿빛양털 씨가 나타나 봄비를 겨눈다.

 "오랜만입니다."

 "너럭바우는 왜 데려간 겁니까."

 "제가 데려간 것이 아니라, 이 아이가 나를 따랐지요."

 "당신과는 할 말이 너무나 많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요. 하지만 더 이상 당신과는 말하지 않기로 했소."

 "그게 무슨..."

 봄비의 귀 위에 오싹한 느낌이 지난다. 배에 창이 박히자 그는 당황한 나머지 뒤로 자빠진다. 야영지는 다시 싸움판이 된다. 창과 화살이 날아드는 와중에 잿빛양털 씨는 여전히 차분하다.

 "너는 이제 내 사냥감이니까."

 잿빛양털 씨가 다시 창을 겨눈다.

 "납득할 만한 이유 따위가 없다는 점은 당신과 다를 것이 없군."

 봄비가 극심한 통증에 입술을 깨물며 대답한다.

 "이해합니다."

 너럭바우가 봄단풍 아씨를 묶은 줄을 풀다가 소리친다.

 "아저씨! 안돼요! 봄비 씨를..."

 잿빛양털 씨는 들은 체도 않고는 다시 창을 던진다. 창이 봄비의 울대를 스쳐지나간다.

 "뭐!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봄비 씨를 죽이면 안된다고? 너랑 친한 사이니까? 동족들끼리는 싸우면 안되니까?

  고작 이유가 그것 뿐이냐!"

 너럭바우가 할 말을 잃는다. 잿빛양털 씨는 불길을 뿜어대며 그를 향해 날아오는 화살을 순식간에 숯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런 소리 지껄일 여유 있으면 네가 직접 마무리해라!"

 그가 한 자루 남은 창을 마저 던져버리고 시체들의 몸에 꽂혀있는 창을 뽑는다. 그 사이 불타는 목책이 쓰러지며 잿빛양털 씨와 봄비 사이를 가로막는다. 풀려난 봄단풍 아씨가 노래를 부르며 다시 먹구름을 불러일으킨다. 모로비 씨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씨를 쏘아맞춘다. 화살이 아씨의 어깨를 꿰뚫는다. 노랫소리가 비명으로 바뀐다. 모여들던 먹구름이 흩어진다. 너럭바우가 급히 화살을 부러뜨린다.

 "아씨! 괜찮으십니까!"

 "더 이상은 야습의 의미가 없다! 숫적으로 불리하니 우선 후"

 모로비 씨의 다음 화살이 봄단풍의 울대를 뚫는다. 그녀는 명령을 끝마치지 못하고 각혈해댄다. 너럭바우의 가죽옷이 토해낸 피로 젖는다. 아씨가 그에게 무언가 말하려 하지만 소리가 새어나가 소용이 없다.

 "후퇴해라!"

 너럭바우가 그녀를 들쳐업고 숲을 향해 달린다. 모로비 씨가 그 광경을 놓치지 않고 아씨의 등짝에 화살 네 대를 더 박아놓는다.

 
작가의 말
 

 내용이 점점 별똥별이랑은 아무 관련이 없어지는 듯 합니다. 제목을 바꿔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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