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이상한 어플
작가 : UnKnown
작품등록일 : 2016.8.31

모태솔로 은선
나도 이제 연애를 하고 싶다!하지만 현실은 미연시 게임이나 하는 건어물녀
어느날 신작 미연시 게임을 받은 후 이상한 일들이 연달아 생겨나는데??

 
6월 21일
작성일 : 16-08-31 04:55     조회 : 692     추천 : 3     분량 : 882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런데요??]

 

 [넌 순진한 건가 멍청한 건가? 정체도 모르는 집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니. ]

 

 [문제가 되나요?]

 

 [아주 큰 문제가 되지! 열리지 않는 방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 방에 미친 놈이 있어서 네가 잠드는 것을 기다렸다가 널 어떻게 할지도 모른다. 혹시 모르니 냉장고에 뭐가 있든 목이 말라도 그 안에 음식물을 먹는건 권하고 싶지 않군. 그리고 세상에 변태가 얼마나 많은데 누가 네 모습을 몰카로 찍어서 인터넷에 생중계할지 어떻게 알고! 당장 그 집에 나와!]

 

 

 오싹.

 에이-설마. 여기는 게임하는 곳인데, 아마 민호가 하는 말은 게임 내의 설정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 곳이 자신의 자택 주변이라는 것이 더욱 은선의 그런 생각을 부추겼다. 설마, 설마 우리 동네에 그것도 우리 집 근처에서. 그것도 내가 있는 공간에 범죄자가 있을리가 없잖아? 세상에 아무리 변태나 범죄자가 많아도 설마 내 주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기야 하겠어?

 은선은 소름이 돋은 팔을 문지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배고프면 냉장고 안에 든 걸 꺼내먹어도 될까 라는 생각을 조용히 멀리 밀어냈다.

 

 

 [지금 날 걱정해주는 건가요? 냉장고의 음식은 절대 안 먹을게요. 여기서 잠들지도 않을게요!약속해요!]

 

 

 아무리 공략하는 캐릭터가 맘에 안들어도 공략하는 순간만큼은 난 캐릭터를 사랑하는 여자다!라는 마인드인 은선은 착실하게 작업을 걸기 시작했다.

 

 

 [복숭아!복숭아가 먹고 싶다! ]

 

 

 그때 준휘에게서 카톡이 날라왔다.

 오오오오! 복숭아?복숭아가 좋았어요? 우쭈쭈쭈쭈

 내가 아무리 민호를 공략하고 있어도 진캐릭터로 의심되는 너를 소홀히 할 수 없지!

 아무리 네가 잘생기지 않은 설정이라도 말이야.

 

 

 [하악.나도 궁디같이 이쁜 복숭아 한 입 깨물고 싶다.]

 

 [궁디 같은 이라니! 정력 발랄한 꽃띠 청년을 흥분시켰음. 하악하악.☆ 복숭아를 사주고 싶지만...은선 과 거리가 넘나 머네... 하지만 내가 방금 신내림을 받았는데, 아마 은선이 있는 집의 냉장고에 커다란 복숭아가 들어있을거라고 하네.. 그거라도 먹지 그래?]

 

 

 헐?설마?

 은선은 민호와 약속도 잊어버리고 벌떡 일어나 부엌 냉장고 앞으로 향했다.

 손잡이를 잡아당기자 냉장고 문 쪽에 위치한 각종 음료와 물들이 먼저 보였다. 그리고 각종 요리 소스들.

 그리고 날계란과 종류별 소시지와 요플레,피클통,과일이 박힌 동그란 치즈 등도 있었다.

 신선칸을 열어보니 과일이 종류별로 가득했다. 반쪽짜리 수박과 포도,자두,체리, 망고등 그리고 복숭아도 있었다. 사온지 얼마 안 된듯 굉장히 싱싱해보였다.

 뭐지?

 고작 게임을 위해 집을 사고, 그 안에 신선한 과일과 고기 및 소스등으로 채워넣고 정말로 민호 말대로 여기는 범죄자가 있는 곳인가?

 은선은 저도 모르게 잠겨진 문을 힐끗 쳐다보았다.

 차가운 에어컨 공기 때문인지 아니면 무서워서인지 소름이 가시지 않았다.

 은선은 서둘러 냉장고를 닫고 현관으로 달려갔다. 허둥지둥 신발을 신으려고 하니 신발이 자꾸만 구겨졌다. 은선은 신발을 제대로 신지도 않고 현관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는 여전히 5층에 있었다. 이젠 마치 이 건물에는 은선 외에 아무도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은선은 구겨 신어 자꾸만 벗어지려는 신발로 엉거주춤하게 달리며 그 건물을 뛰쳐나왔다.

 

 

 [장소를 이탈하였습니다.]

 

 ['고리'를 강제 종료합니다.]

 

 [게임을 종료합니다. 감사합니다.]

 

 

 건물을 빠져나오자 띠링띠링하는 알림음을 내며 까만 먹통 화면에 메시지가 순차적으로 떳다.

 그리고 은선이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자 핸드폰은 평소와 같은 배경화면으로 돌아왔다. 아까 아무리 눌러도 꺼지지 않던 게임은 어느새 눈모양 아이콘만 남긴 채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내가 방금 꿈을 꿨나?

 

 은선이 고개를 흔들며 집으로 터덜터덜 돌아갔다.

 차가운 공기 속에 있다가 나와서 그런지 바깥의 습기 가득한 더운 공기가 따뜻한 이불같이 느껴졌다.

 

 다음에...집에 누진세가 걱정되면 다시 가볼까?

 할 일 없으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 진짜로 누가 튀어나온 것도 아니고 냉장고가 찜찜하면 나중에 먹을거 내가 직접 사서 가면 되지 않나?

 그만한 장소 찾기도 힘든데.

 나중에 친구랑 같이 가는것도 괜찮겠다. 혼자 가면 좀 불안하지만, 여럿이 가면 괜찮지 않나?

 

 은선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집에 도착했다.

 컴컴한 집 안은 바깥보다 후끈한 열기가 더 많이 모여있었다. 은선은 열기를 가르며 집 안으로 들어가 대충 발만 닦고 잠자리에 누웠다.

 

 아까의 선덕선덕함이 다시 떠오르며 머릿속 망상이 풀가동 되었다.

 

 그런 게임은 정말 흔치 않지. 완전 리얼리티 그 자체잖아.

 역시 이대로 포기하긴 아까워. 나중에 꼭 또 가봐야지. 그리고 다음에는 좀 더 안전하게 하면 되지.

 이 게임 엔딩은 어떻게 끝나려나? 게임계의 혁명같은 시작을 했으니 분명 엔딩도 어마어마하겠지? 짐작도 안된다 정말.

 

 그렇게 게임을 생각하는 사이 잠이 들었다. 21일 자정이 지나가는 순간이였다.

 

 찬열아아..

 그 날 은선은 (잘생긴) 찬열과 망상을 실현하는 꿈을 꾸었다.

 

 

 빠아아아앙-

 

 바깥의 시끄러운 경적소리와 함께 잠이 깬 은선은 한쪽 눈을 간신히 뜬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 액정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05:32

 06월 21일

 

 시간과 날짜가 예쁘게 눈에 콕 박혀 들어왔다.

 아..겁내 좋은 꿈 꾸고 있었는데...30분만 더 잘까? 꿈이 이어서 꿔질지도 몰라. 알람도 안 울었는데, 30분이 뭐야 1시간을 더 자고 돼.

 은선은 꾸물떡 거리며 이불 속으로 파고 들었다.

 

 회사 가기 싫다.

 일주일만..아니 3일만 쉬었으면 좋겠다.

 어제가 월요일이였던 것도 잊고 은선이 이불을 뒤집어쓴 채 생각했다.

 그런데 한번 눈을 떳더니 자려고 아무리 정신을 집중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오히려 잠이 점점 깨는 기분이 들었다.

 안돼. 지금 일어나게 되면 오늘 회사에서 하루종일 병든 닭처럼 죽어갈거야.

 은선은 필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근데 지금 몇시지?

 

 은선의 팔이 이불 밖에 놓여진 핸드폰을 향해 움직였다. 다시 액정을 켜보니 05:33 분으로 변한 액정을 보며 은선은 좌절했다.

 왜케 시간이 안가지? 더 자도 되는데. 더 자야 되는데.

 자야하는데 잠이 안오니 초조해졌다.

 그런데 자려고 마음을 먹으니 되려 정신이 말똥말똥해지는 기분. 안되겠다.

 은선은 안되겠다를 연발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고 서둘러 옷을 챙겨입었다.

 회사 갈 가방까지 초스피드로 챙긴 은선은 그대로 집을 뛰쳐나갔다.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은선의 발은 멋대로 어제 그 빌딩을 향하고 있었다.

 

 

 아침은 괜찮아. 아침은 괜찮아.

 날이 이렇게 환한데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

 아침은 괜찮아. 지금은 아침인 걸. 날이 이렇게 밝은걸?

 은선의 머릿 속에는 온통 게임을 하고 싶은 욕망과 위험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자신에게 위험한 일이 생길 리가 없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대립하며 싸웠다.

 결과는 다들 예상했듯이 괜찮다고 스스로 하는 세뇌의 압승이였다.

 

 아침 공기는 낮과 달리 선선했고, 제대로 말리지 않아 물기를 가득 머금은 머리가 옷을 적셔서 조금 추운 감이 있었다.

 

 옷이 젖거나 말거나 온도가 서늘하거나 말거나 은선은 시간에 쫓기는 사람처럼 급하게 달려오느라 앱을 실행조차 못했는데, 은선이 빌딩 문 앞에 서자 자동문이 자동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스르륵 소리를 내며 열렸다.

 비밀번호를 누를 생각조차 하지 못할만큼 짧은 찰나였다.

 

 뭐..뭐지?

 

 갑작스런 자동 문의 환대에 경계심이 발동한 은선이 움찔하며 멈춰섰다. 게임하러 어스프름한 새벽부터 씻고 달려온 것이긴 하지만 비밀번호를 누르기도 전에 자동문이 열리는 것이 왠지 께름찍하였다.

 혹시 경비같은 사람이 cctv로 보다가 열어준 건가? 근데 이런 작은 빌딩에 경비를 갖춰둘 사람이 있나?? 그럴리가 없겠지?

 아침에는 도둑이 안 드닌까 그냥 비밀 번호 체크 없이 바로 열리도록 설정해둔건가? 어제는 밤이라서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간 것인가?

 각종 생각들이 들었지만, 정답이 뭔지는 알 수 없었다.

 은선의 고개가 갸웃뚱 거렸다.

 

 그러고보니,

 어제 인사도 못하고 나왔는데.

 

 물론 게임 캐릭터고 만약 대답 해주는 사람이 컴퓨터가 아닌 사람이 알바하는 거라고 해도 그냥 게임 설정으로 대답을 해주는 거 뿐이겠지만, 인사를 못하고 떠나는 건 동방예의지국의 사람으로써 정당한 일이 아니지.

 나는 예의가 뭔지 아는 사람이닌까 출근 전에 잠깐 들려서 인사만 하고 나올거야.

 아주 잠깐만, 들어갔다가 나올거야.

 

 은선의 머릿속은 여전히 고민들이 가득한데 몸은 알아서 척척하고 움직이며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집 안이였다.

 

 나란 년은...

 

 은선은 잠시 좌절했지만, 오래지 않아 정신을 차렸다.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일단 앱을 키자. 어제 너무 갑작스럽게 끝내서 자꾸만 더 생각나는 거 같아.

 뽕을 뽑아낼 기세로 질릴때까지 하다가 잠들었어야 했는데..

 

 은선이 가방에 든 휴대폰을 꺼냈다.

 

 

 [부재중 메시지 64통]

 

 

 앱을 실행하지도 않았는데, 휴대폰은 이미 앱 속에 들어와있었다. 자동 실행인건가?

 부재중 메시지가 이렇게 많이 와있다니. 짜식들. 벌써 내 매력에 빠졌구만?

 이쁜 건 알아가지고.

 

 은선은 속으로 자화자찬을 하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찬열에게 한통, 준휘에게 3통, 나머지 60통은 전부 민호에게서 와 있었다.

 역시 루트를 타닌까 이런 건가?

 

 은선의 몸은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으며 메시지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우선 민호부터.

 

 [먹지 않는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서 집을 나가!]

 

 [왜 대답을 안하지?]

 

 [설마 여기서 잠든 건 아니겠지?]

 

 [무슨 일 있나?]

 

 [자는 건가? 그렇다면 당장 일어나?]

 

 [왜 대답을 안하는거야?]

 

 [일어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

 

 [정말 무슨 일이 생긴건가?]

 

 [대체 뭘하는거지?]

 

 중략...

 

 

 와우

 진짜 엄청 걱정해주네. 캐릭터가 난 차가운 도시남자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지 설정이 아주 분명하게 되어 있나보다.

 

 이제 준휘를 봐 볼까?

 복숭아가 먹고 싶다는 준휘는 나에게 뭘 보냈다.

 흥흥, 콧노래를 부르며 은선은 민호와의 대화창에서 나가 준휘와의 대화창으로 이동했다.

 

 

 [먹었음?맛있지? 내 감이 말해주는데, 그 복숭아 아주 맛있대. 맞지? 답은 정해져있음 어서 맛있다고 말해]

 

 [왜 대답이 없음? 자러갔음?]

 

 [동영상]

 

 

 동영상이 하나 와 있었다. 뭐지? 미리보기 화면에서는 까만 화면밖에 보이지 않았다.

 은선은 얼른 그 동영상을 클릭해보았다.

 

 영상 속에는 까만 화면이 보인가싶더니 동그랗고 알록달록한 노래방 조명이 비춰졌다.

 그리고 그 가운데 소년에 가까운 남자 한 명이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왠 일인지 낯설지가 않아요- 설레고 있죠오. 내 맘을 모두 가져간 그대- 조심스럽게 얘기할래요. ]

 [용기내 볼래요.]

 [나 오늘부터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 처음인 걸요. 분명한 느낌. 놓치고 싶지 않죠.사랑이 오려나 봐요. 그대에게 늘 좋은 것만 줄게요.]

 

 가느다랗지만 부드러운 남자 목소리가 영상 속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은 장난이 많은 듯 계속 카메라를 이리저리 이동시키며 노래를 부르는 남자의 얼굴 가까이 갔다가 멀어졌다가를 반복했다.

 어둠과 조명으로 인해 제대로 얼굴을 감상 할 수 없었지만, 언뜻 스치는 얼굴이 무척이나 귀염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체를 천천히 흔들며 감미로운 목소리를 속삭이고 있었지만, 동그란 눈동자에는 장난끼가 가득해보였다.

 매의 눈으로 살피던 은선은 예상치 못한 순간 남자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이를 드러내며 웃는 남자의 얼굴과 눈 밑에 만들어진 인디언 보조개에 순식간에 심장 폭행을 당했다.

 

 

 "으윽...심쿵사할 뻔 했네."

 

 

 은선이 가슴을 부여잡으며 중얼거렸다.

 이런 게 게임 CG라고? 정말 과학이 발전하긴 발전했나보다.

 고작 휴대폰 게임 캐릭터가 실물이랑 흡사하다니.

 물론 짧은 동영상일 뿐이지만.

 진짜 사람인 줄 알고 설레였네. 이 게임사는 대체 우주의 힘을 모아서 만든거야 뭐야.

 연애게임을 왜케 잘 만들어. 나같은 심약한 미소녀 심쿵사로 죽으면 어쩌려구.

 

 

 [어 읽었다!]

 

 

 그때 준휘에게서 메시지가 떳다.

 

 

 [미녀 등장!]

 

 [오오! 아침부터 여신을 보니 내 눈이 멀것만 같아!]

 

 

 은선의 자화자찬의 드립에도 준휘는 망설임 없이 일초만에 대답이 날라왔다.

 스스로를 미녀라 칭한 은선이 민망하지 않도록 빛의 속도로 빠르게 받아치는 그 말에 은선의 입꼬리가 스물스물 위로 올라갔다.

 은선은 이 말이 게임 설정으로 인한 맘에 없는 소리라는 걸 알고있었지만 예쁘다는 말은 역시 여자의 기분을 가장 쉽게 업되게 만드는 말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ㅋㅋㅋㅋㅋ 영상 속에 사람 누구?너님임?]

 

 [ㅇㅇ나님임. 잘생겼지?]

 

 [음...잘생긴 건 아닌데,]

 

 [나 잘생겼는데?]

 

 [안 잘생겼ㄴ는데?]

 

 [오타 작렬. 거짓말 하닌까 오타나지. 나 울트라 캡숑짱 잘생겼어. 노래도 잘부르고, 컴퓨터도 잘하고 미래도 보고 정말 빠지는 게 없다 정말]

 

 [헐]

 

 [진짜 나 보면 기절한다. 진짜]

 

 [아니.파워 단호박]

 

 [아 어쩐지 은선...프사도 안해놓고 ...호박일 거 같긴했어. 그래도 실망 마. 요새는 과학이 발달해서 호박이 수박으로 변신도 함]

 

 

 지도 프사를 안해놔놓고 누구한테 지적질이야?!

 띠링띠링

 은선이 부글거리며 따따다하고 쏘아붙이려고 하는데 갑자기 휴대폰에서 알람이 발생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나의 프로필 보기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프로필 등록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보내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저장하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

 나 프로필 사진 원래 등록이 불가한 거구나. 귀찮아서 안한거였는데.

 뭐 기왕 열린거니 이용해주는게 인지상정이지.

 캐릭터가 일부러 사진 얘기를 꺼낸 타이밍에서 짜잔하고 프로필 등록 기능과 사진 보내기 기능이 열리는 걸로 봐서 프로필 사진을 등록하거나 준휘에게 셀카를 자랑하라는 뜻이겠지??

 

 은선은 알람창들을 끄고 내 프로필 보기를 눌렀다.

 빈칸에 공란. 이름도 안 써져있잖아. 내가 소개 한 시점에서 이름이 자동으로 입력되는 줄 알았더니.

 

 사진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엑박을 눌렀다. 이 꺼지지 않은 앱이 어떻게 프사를 올리게 해줄까 했는데 보통의 어플처럼 평범하게 갤러리를 열어줬다.

 카메라 어플 실행될 줄 알고 턱을 당기고 입술을 쭉 내밀며 예쁜 표정을 짓던 은선은 뺄쭘함을 느끼며 뺨을 긁적 거렸다.

 

 20분에 걸쳐 갤러리에 들어있는 사진 중 가장 예쁘게 나온 사진을 추리고 그 중에서도 뽀샵처리가 완벽하게 처리된 사진을 골라 선택했다.

 곧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다. 흔히 말하는 인형녀 포스로 나온 사진은 은선의 인생샷 중 하나였다.

 

 이름도 [송은선] 으로 바꾸었다.

 자고로 미연시는 리얼리티가 생명이지. 히로인이 내 이름을 불러줄때의 벅찬 감동이란!

 하악하악

 은선은 콧김을 내쉬며 다시 준휘와의 대화창으로 돌아왔다.

 

 

 [미녀 등장!]

 

 [음?프사 넣었네?]

 

 [장난 아니지? 연예인 발라버리게 이쁘지?]

 

 [ㅋㅋㅋㅋㅋㅋㅋ이거 은선 아닌 거 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래?완전 내 사진이거든?]

 

 [맞음?]

 

 [ㅇㅇ.맞음. 확실함.내 사진임]

 

 [뽀샵 하나도 안 한 리얼리티 사진 맞음??]

 

 [ㅇㅇ.]

 

 

 양심에 찔리지만 뭐 지가 뭘 알겠어. 뽀샵 그렇게 심하게 하지도 않았다 뭐.

 그냥 턱 살짝 깍고 광대 튀어나온 거 같아서 광대도 좀 집어넣고. 머리카락이 너무 미역처럼 늘어져 있길래 풍성해 보이게 해주고. 눈도 조금 키우고. 코도 조금만 높이고. 입술도 살짝만 두툼하게 한 정도밖에 없는데?

 진짜 조금만 했는데? 이 정도는 누구나 한다고. 심지어 증명사진도 뽀샵을 하는 세상인데.

 내가 본판이 이쁜데 사진을 못 찍어서 거울 속 나 정도의 모습으로만 뽀샵한 거 뿐인데. 진짜 실제 모습 그대로로 보이게 한건데.

 

 

 [나 프로그래머인거 알지? 이거 좀만 손 보면 원본 보인다?]

 

 [죄송요.근데 진짜 조금만 손 댔어. 정말 정말 약간.]

 

 [환골탈태 수준인 건 내 기분탓이겠지.]

 

 [ㅇㅇ.기분탓임]

 

 [원래가 이쁘닌까 그냥 새로 사진 바꾸지?]

 

 [하긴 내가 원래가 이쁘긴 하지. 근데 사진 잘 못 찍어서 진짜 원래 얼굴처럼 바꾼 거 밖에 안했어.]

 

 [당장 바꾸셈.ㄱㄱ.]

 

 [근데 너 내 얼굴 알아? ]

 

 [ㄴㄴ.모름]

 

 

 쓰읍. 뭔가 미심쩍은데.

 왜 내 얼굴을 아는 것처럼 말하지?

 은선은 슬금슬금 다시 고개를 드는 의심에 고개를 휘저으며 대화창을 노려보았다.

 

 

 [바꾸셈.바꾸셈. 사진 바꾸셈. 증명 사진으로 바꾸셈.]

 

 [요새는 증명 사진도 다 뽀샵함.]

 

 [그럼 여기서 바로 찍은걸로 바꾸셈.]

 

 [싫은데. 내가 왜 너님 말을 들음?]

 

 

 너 뭔데, 내 예쁜 사진에 태클질이야.

 십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인생샷이구만. 니가 뭔데 내 사진을 폄하하냐!

 은선은 불이라도 뿜어내고 싶은 심정을 담아 으르렁 거리면서도 게임인 걸 잊지 않고 최대한 쿨하게 대처하려고 노력했다.

 사진 못 바꾼다며 반박한 순간부터 쿨내는 바닥을 치고 결론적으로도 결국 쿨해지지 않았지만.

 

 

 [나는 정의의 사도. 그릇된 것을 보고도 그냥 넘길 수 없다!쨔라쨔라쨘]

 

 

 미친 놈인가?

 미친 놈은 피하는게 상책이라는데.

 은선은 마치 휴대폰이 준휘인 양 한심한 눈빛을 마구 날리며 쳐다보았다.

 

 진짜 내가 너 노래 부르는 것만 안 봤어도 너는 바로 삭제다. 삭제.

 어디서 게임 알바를 저런 비쥬얼계 놈들로만 구해와서 쓰는건지. 내 취향 저격이라 봐줬다.

 

 

 은선은 준휘와의 말싸움을 미루고 민호와의 대화창으로 돌아갔다.

 

 

 [어제 말 듣고 집으로 바로 돌아갔어요. 근데 건물을 나가닌까 메신저 앱이 자동으로 꺼지더라구요.]

 

 

 빨리 읽어라. 빨리.

 문득 시간을 보니 어느새 7시가 되기 7분 전이였다.

 회사 버스가 7시 20분에 오닌까 5분 정도 일찍 일어나도 22분 정도 시간이 더 있군.

 그때 민호가 메시지를 읽은 듯 '1'이 사라졌다.

 

 대답해.빨리 대답해.

 대답해라 오바.

 메이데이 메이데이. 나는 지금 너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퇴근할 때까지 카톡 못하는데 많이 하고 가야 하는데.

 빨리 대답해.

 우오오오.

 

 다행히도 은선이 폭주하기 전에 민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래서 지금 다시 그 빌딩으로 들어간건가? 너도 참 바보같군. 메신저가 꺼졌으면 그대로 앱을 지우면 될 걸. 굳이 다시 들어와서 근황이나 알려주다니.]

 

 [민호가 나 걱정할까봐 돌아온거죠.]

 

 [....걱정하긴 했지. 하지만 이제 사정을 알았으니 걱정하지 않는다.]

 

 [에이- 이대로 가면 섭섭해할거면서.]

 

 [별로. 난 단지 네가 이 집에서 죽어서 경찰이 조사하는데 휴대폰에 나와의 대화창이 떠있으면 곤란할 것이라고 생각한 거 뿐이다.]

 

 

 아주 그럴듯한데?

 튕기는 기술이 아주 그럴듯해?

 민호의 철벽방어에 은선의 승부욕이 활활 불태웠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박현 16-09-05 20:32
 
아주 좋군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UnKnown 16-09-06 02:37
 
응원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9 06월 25일 [2] 2017 / 3 / 9 2 0 2780   
28 06월 25일 2017 / 1 / 18 15 0 7842   
27 06월 24일 [8] 2017 / 1 / 18 17 0 5690   
26 06월 24일 [7] 2016 / 12 / 16 33 0 5384   
25 06월 24일 [6] 2016 / 12 / 7 28 0 6565   
24 06월 24일 [5] 2016 / 11 / 28 26 0 5283   
23 06월 24일 [4] 2016 / 11 / 21 25 0 4959   
22 06월 24일 [3] 2016 / 11 / 21 27 0 5009   
21 06월 24일 [2] 2016 / 11 / 21 23 0 4656   
20 6월 24일 2016 / 11 / 18 29 0 5039   
19 6월 23일 [8] (1) 2016 / 11 / 14 43 0 4925   
18 6월 23일 [7] 2016 / 11 / 14 38 0 4763   
17 6월 23일 [6] 2016 / 11 / 12 31 0 5374   
16 6월 23일 [5] 2016 / 11 / 9 27 0 5270   
15 6월 23일 [4] 2016 / 11 / 9 31 0 6089   
14 6월 23일 [3] 2016 / 10 / 24 36 0 6856   
13 6월 23일 [2] (1) 2016 / 9 / 16 49 0 6154   
12 6월 23일 (1) 2016 / 9 / 15 44 0 6767   
11 6월 22일 [3] 2016 / 9 / 15 46 0 5704   
10 6월 22일 [2] (1) 2016 / 9 / 11 65 0 8701   
9 6월 22일 2016 / 9 / 6 56 0 7452   
8 6월 21일 [1-5] 2016 / 9 / 6 50 0 8201   
7 6월 21일 [1-4] 2016 / 9 / 6 55 0 11807   
6 6월 21일 [1-3] (2) 2016 / 9 / 4 64 1 8792   
5 6월 21일 [1-2] (2) 2016 / 8 / 31 57 1 8450   
4 6월 21일 [3] (2) 2016 / 8 / 31 66 1 5412   
3 6월 21일 [2] (4) 2016 / 8 / 31 79 3 7462   
2 6월 21일 (2) 2016 / 8 / 31 693 3 8821   
1 6월 20일 (5) 2016 / 8 / 31 970 5 1175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왕의 주인
UnKnown
왕의 주인 [개정
UnKnown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