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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이세계로 전생했더니 이세계가 된듯 합니다?!
작가 : 휘필
작품등록일 : 2017.11.20

어느날 어이가 없게 죽은 나에게 환생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곳은 기존의 세계와는 다른 검과 마법의 세계이었다.

죽는것 보다는 나았기에 나는 그곳에서 새 삶을 살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내 몸 상태가 어딘가 이상하다?!

 
#02 실수인 모양입니다.
작성일 : 17-11-20 15:28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5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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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잠깐만 정리를 할게요."

 

 예상치 못한 나의 말에 여신이 당황한 상태에서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한다.

 

 "그러니까 창현씨는 병때문에 사망한게 아니라 이거죠? 병원에 간것도 단순히 건강검진 차 대장 내시경을 하러 가신거고?"

 "그렇다니까!"

 

 물론 내가 장이 많이 약한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돌연사 할정도로, 그것도 대장내시경 받다가 죽을 정도로 허약하지는 않단 말이다!

 

 "어, 어라? 이상하네? 기록한 장부엔 분명 30살이라 되어 있는데?"

 

 또 어딘가에서 장부를 꺼낸 그녀가 내 이름이 적힌 곳을 보는지 의아해하며 유심히 보고 있었다. 저기에 내 이름이 적힌거냐?

 

 "잠깐만 보여줘!"

 "앗! 안돼요! 이건 함부로 보여주면 안되는 거!!! 에!! 요!"~

 

 꼬마 여신에게서 장부를 뺏자 소녀가 필사적으로 손을 뻗고 점프를 하며 뺏으려 들었으나 신장 차이로 인해 뺏을수 없었다. 나는 뺏으려는 그녀를 무시하며 내 이름이 적힌 곳을 보았다. 솔직히 모르는 문자가 나열되어있음 어떡하나 싶었지만 다행히 옆에 한글로 번역되어 있었다.

 

 그런데.......

 

 "글씨 더러워!! 누가 쓴거야 대체?!"

 "나, 나름 잘 쓴 편이라고요!"

 "양심이 없네! 이게 잘쓴거라고? 그보다 네가 쓴거냐?!"

 

 여신 글씨가 뭐 이래!? 이게 고대 상형문자인지 한글인지 구분이 안가잖아! 글이 왜 죄다 이어져있어? 이게 무슨 필기체야?

 

 '일단......이창현. 주스....주소구나. 나이......촐생....아, 출생이냐?'

 

 한글이라고 쓰고 암호라고 읽는 이것을 해독하며 장부를 천천히 확인해간다. 그리고 이윽고 수명이라 적힌 란에 도착한다.

 

 '30.....진짜네.'

 

 악필이긴 하지만 30이 적혀있기에 한숨을 내쉰다. 믿기 싫지만 직접 본 이상 납득할수밖.....응?

 

 "봐요. 30세 되어있죠? 이제 인정 하시는게."

 "저기 있잖아. 궁금해서 그러는데. "

 

 나는 그녀에게 장부를 펼쳐보이며 어느 한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곳은 수명이 적힌 란이었다.

 

 "30.....이네요. 그게 왜요?"

 "아니, 착각인진 모르겠는데..... 이 '3' 말이야. 맨위에 획이 살짝 그어져 있는게 '5' 같지 않니?"

 "네?"

 

 내 말에 여신이 눈이 휘둥그레져 내가 가리킨 곳을 뚫어져라 보았다. 그래. 아무리 글씨가 나쁘다고 해도 3에 그어진 저 획이 아무래도 5의 그 획 같단 말이지.

 

 "...그렇게 말하니 그런것 같기도 하고."

 "야, 네가 쓴건데 네가 애매하게 말하면 어떡해?!"

 "오, 옮겨 적은지 몇백년이나 지난건데 어떻게 알아요. 그것도 이런 개발로 쓴 글씨 따위로!"

 "야! 그거 네가 쓴거다?!"

 

 네가 쓰고 못알아볼거면 얼른 글씨 좀 고쳐! 결국 몇분간 그녀와 이게 3이다. 5다. 라는 실랑이를 벌인 끝에 답답해진 그녀가 표정을 찡그리며 말했다.

 

 "에라. 직접 보여주면 될거 아니에요!"

 

 그녀는 그리 말하며 허공에서 커다란 책은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입으로 연신 "내가 바보도 아니고 자기가 쓴것도 모를까." 든지 "나 여신인데 무시나 하고." 등등 투덜대며 페이지를 마구 뒤지다 이내 어느 한 페이지에 멈추고는 그것을 읽기 시작하였다.

 

 "........"

 ".........야."

 "네, 넹?"

 

 누가봐도 눈에 띄게 안색이 창백해진 그녀의 반응에 내가 한숨을 쉬었다. 이거 뭐 물을 필요도 없네.

 

 "당장 그 페이지 보여줘."

 "안돼요. 규율상 생사부는 누구에게도 못 보여......ㅇ, 안돼!"

 

 필사적으로 원본의 책을 숨기려는 그녀에게서 냉큼 책을 뺏었다. 규율이고 나발이고 그런게 어딨어.

 

 "......어이 신님?"

 "...네?"

 "이게 원본이라고 했지?"

 "네. 그렇습니다."

 

 본인이 지은 죄를 아는지 말을 높이고 있었다.

 

 허나 그렇다고 봐줄리가 없다.

 

 "내 수명이 여기에 뭐라 적혀있지?"

 "5, 50세입니다."

 "아깐 30세라며? 내 수명 20년은 어디다 담보로 맡겼니?"

 "그, 그게........"

 "심지어 사망원인도 여기엔 자세히 적혀있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구하려다 차에 치여 병원에서 사망."

 "와아~ 역시 생기신대로 너무나 아름답고 착한 사람이었군요."

 "그러게나 말이야. 그런데 누구때문에 이 멋진 희생이 추접하게 대장내시경 받다 병원에서 죽은걸로 되었네?"

 "........."

 

 잠시 말 없이 우리는 서로 바라보고 있었다. 서로 화사하게 미소를 머금고 하하하 호호호 미소 짓고 있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내 얼굴엔 분노가 가득해져 갔고

 

 그녀의 얼굴엔 두려움과 식은땀이 가득해져 있었다.

 

 ......후우.

 

 "너 이리와! 이 자식아!!!"

 "꺄아아악!"

 

 나는 도망치는 여신의 뒤를 필사적으로 쫓았다. 잡히면 죽을줄 알아!!

 

 * * *

 

 "크흠. 우선 저의 불찰로 피해 입으신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리겠습니다."

 "음음. 그리고?"

 "그리고 또한 배상차원에서 이창현씨의 내세는 부유한 집안, 훤칠한 외모등 우월한 스펙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래서?"

 "그러니까 이제 좀 봐주시면 안될까요? 일단은 저 여신인데요?"

 "엎드려 뻗치고 싶니?"

 "히잉~"

 

 울먹이는 여신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으려는 걸 간신히 참으며 무릎꿇은 채 손들어 벌서고 있는 여신앞에 가만히 앉고는 물었다.

 

 "아니, 애당초 보상을 한다고 하면 당장 날 되살리면 되는거 아냐? 그럼 보상할것도 없고 해결되는거 아냐?"

 

 그래. 혹하지 않는건 아니다만 그래도 나름 내 생에 만족하고 살았단 말이다. 굳이 다시 시작하기보다는 지금 생을 살고 싶단 말이지. 그런 내 물음에 여신이 곤란한듯 눈을 피하며 말하였다.

 

 "그게 저도 실수란걸 알았을때 그렇게 하려고 바로 알아봤는데요."

 "오? 빠른데? 그래서?"

 "그, 기본적으로 이곳은 현생의 시간보다 조금 느리게 흐르는 곳으로......."

 "결론이?"

 "시체가 화장이 되서 손을 쓸 방도가 없었어요."

 "......."

 "데, 데헷?"

 

 데헷하고 자빠졌네. 뚝배기 맞을려고 진짜.

 

 "어쩔거야?!? 나 당장 살려내! 여신파워든 뭐든 써서 살려내란 말이야!"

 "죄송합니다! 그건 규칙상 불법이라 안되요!"

 

 이미 규칙따윈 풍비박살 난것 같은데 뭔놈의 규칙이야?

 

 "저, 영혼을 정착시킬수는 있는데, 그렇게 되면 남은생은 가루로서 납골당에서 지내야 하는데 괜찮겠어요?"

 "너 나 빡치라고 일부러 그러는거지? 그렇지?"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 사실 을려다 봤자 새까만 공간밖에보이지 않는다만. 이윽고 난 내 눈치를 보는 여신에게 물었다.

 

 "저기, 난 어떻게 되는거냐? 역시 저승행?"

 "아뇨. 정상적인 경우라면 그래야겠지만 창현씨 경우는 독특한 상황이니까요."

 ".......그래?"

 

 그 말을 끝으로 잠시 침묵이 생긴다. 지은 죄가 있어서인지 여신은 연신 눈치를 살피고 있었고 나 역시 할 말이 없었기에 그냥 가만히 있었다.

 

 '적당히 체념해야 하나.'

 

 어차피 돌아갈 몸도 없는데 끙끙대봐야 무슨 소용이랴. 그래. 어차피 이리 된거 다시 태어나면 편히 살수있도록 조치를 취하자.

 

 "좋아. 너 분명 내 스펙을 좋게 해준다 했었지?"

 "네! 물론이죠! 원하시는 스펙이 있으면 한도내에서 다 들어드릴게요."

 

 이야기가 슬슬 풀릴거라 생각한건지 그녀가 목이 부러지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세차게 끄덕인다. 으음. 저래뵈도 죄책감이라든지 많이 느끼고 있었나보다.

 

 "그럼.....뭐랄까?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뭔가 재능에 맞는일을 할수 있게 해주겠어? 그런거 동경하고 있었거든. 천재 그런거."

 "바로 알아봐 드릴게요!"

 

 말하기 무섭게 허공에 무언가 글자가 떠올라 나열되더니 리스트가 만들어진다. 음음, 과연 이렇게 보니 슬슬 이 꼬마가 여신이라는 느낌이 든다.

 

 "음, 육체적인 능력은 평범하였고 지능이 조금 높지만 그래도 평범하고...... 생전에 취미가 식물을 기르시는거였네요?"

 "응. 기르던 식물은 대체로 잘 자라던 편이었으니까. 키우던 맛이 있더라고."

 "으음."

 

 내 말을 들은 여신이 어디서 꺼냈는지 안경까지 끼고 자세히 허공에 뜬 리스트를 살펴본다. 그야말로 나 열심히 알아보는중이에요! 의 표본이로군. 이내 여신이 입을 열었다.

 

 "확실히 창현씨의 자연 친화력이 매우 높음이네요. 자세한 수치는 안봤지만 매우 높음은 되게 희귀한 등급이에요."

 "오? 뭐야? 뭐 특별한 초능력 그런거야?"

 

 여신의 말에 기대를 하며 보자 그녀가 웃으며 손을 저었다.

 

 "에이, 그냥 뭐 농사 지으면 대풍작이고 과일은 꿀맛이게 만들고 그런 능력이에요."

 "설마 내 다음생은 농부인거야? 난 좀 편하게 살고 싶은데."

 

 묘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그녀를 보자 그녀가 걱정말라는듯 츳츳 거리며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럴리가요. 이런 높은 등급의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 인간으로 태어나지도 않을거에요."

 "설마 짐승?"

 "아뇨. 왜 그렇게 극단적인건가요? 이 정도 등급의 소유자라면 아마 다음생에는 엘프?"

 "에, 엘프?"

 "운이 좋다면 자연을 담당하는 정령으로 태어나는것도 무리는 아니에요."

 

 오, 그거 짱인거 아냐? 자연이라기에 영락없이 짐승으로 다시 태어나는가 했어. 그나저나 엘프나 정령이라니. 그런게 진짜 있구나. 속으로 소소히 감탄하며 그녀의 말에 물었다.

 

 "그런데 엘프나 그런게 있다는건 마법이나 그런것도 존재한다는 거네?"

 "물론이죠.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이 어마하게 발전한 sf세계도 있어요."

 

 아쉽게도 세계는 제가 마음대로 못 정하지 만요. 이러면서 여신이 머리를 긁적인다. 참, 이래저래 제약이 많은 여신님이다.

 

 "오케이. 대충 이해를 했고. 그럼 슬슬 환생 준비를 해볼까?"

 "어라? 벌써 환생하시려고요?"

 

 당황한건지 여신이 말을 더듬었다.

 

 "왜 그래? 내가 이러고 있는게 네 입장에선 더 안좋은거 아니야? 서둘러 유야무야 얼렁뚱땅 넘겨야 나을것 같은데?"

 "물론 서두르면 저야 좋긴 하지만......"

 "그럼 서두르자고. 이러다 잘못된거 들키면 서로 힘들것 같아."

 "........"

 

 내 말을 끝으로 그녀는 더 이상 아무말도 없었다. 그녀는 이내 나에게 다가오더니 그 작고 새하얀 손을 들어 내 몸에 갖다대었다.

 

 우웅~

 

 그러자 내 몸이 짧게 진동하더니 이내 은은한 연녹색의 빛을 뿜기 시작하였다. 내 몸의 변화가 신기해 이래저래 살펴보고 있을 때 여신이 다시금 물었다.

 

 "저기, 정말로 괜찮나요?"

 "아까부터 괜찮다니까 왜 그러는거야?"

 "그게.......가족이라든가. 친구분들이나 인사 안해도 괜찮나요?"

 

 조금 짜증을 내며 묻자 그녀가 우물쭈물하며 물었다. 아, 그런 애기였나? 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하였다.

 

 "괜찮아. 어차피 난 고아였으니까."

 "네?"

 "고아라고. 애길 들어보니 내가 아기였을때 이미 보따리에 싸져서 고아원앞에 있었다더라. 뭐, 그래도 맘씨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께 가서 잘 컸지만 지금은 돌아가셨지."

 "........"

 "아, 그래도 친구놈들에겐 인사를 할까? 불알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질기게 인연을 잇던 놈들이라 아마 내 장례식에 와서 펑펑 울지 않을까? 아니지. 그놈들이면 내시경 받다가 죽었다고 웃느라 배아파 울고 있겠지. 썩을놈들."

 

 머릿속에 하나둘씩, 그 동안 함께했던 사람들을 회상할수록 내 몸을 감싼 녹색빛이 점차 강해지고 있었다.

 

 "사장이란 인간은 이상한데서 고집이 세서 자주 싸웠었지. 그래도 성격이 나쁜건 아니라 큰 트러블은 없었네. 아, 옆집 아주머니는 내 장례식에 오셨으려나? 이사하고 나서 맨 먼저 알고 지냈던 분인데. 아, 할아버지 친척분들은 오셨겠구나. 그분들 어릴때 간식도 자주 줬었지."

 

 톡.

 

 어디선가 물방울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어디서 비라도 내리려는 걸까? 나는 그리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저기, 나 진짜 그냥 이대로 되살아 날수는 없을까?"

 

 되돌아갈 몸도 없다는걸 알지만 미련이 생겨 물었다. 그런 내 모습을 여신이 안타깝게 보고 있었다.

 

 녹색의 빛이 한층 더 강해짐과 동시에 서서히 내 몸이 빛무리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여신은 그런 나를 보더니 이내 따스히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다음생에도 당신에게 따사로운 봄같은 인연이 함께 하기를."

 

 뭐야. 그 고풍스러운 문구는? 그리 생각하며 나 역시 웃는다. 그리고는 문득 장난기가 돌아 입을 연다.

 

 "다음에 만났을 땐 따사로운 햇살에 꽃들이 피듯 성장해 있으시길."

 "네?!"

 

 설마 이렇게 받아칠줄은 몰랐는지 여신이 황당한 얼굴로 나를 보았고 그 얼굴에 내가 피식 웃었다.

 

 "아, 이미 성장을 끝마친거면 미안함다~"

 "아 진짜! 좀!"

 

 여신이 애 마냥 손을 흔들며 화를 내는 모습을 보다 이내 시야 한가득 녹색빛이 가득 들어찼다.

 

 이제 시간인가 보다. 그리 생각하고 있을때,

 

 이윽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

 
작가의 말
 

 댓글 달아주세요 사랑해요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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