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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진 재능이라곤 살인 뿐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살인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한채강
눈치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현아진

갑작스러운 사고로 판타지 세계로 가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

 
[10화] 새로운 도시
작성일 : 17-11-20 15:19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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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진 재능이라곤 살인 뿐.

 

 

 [10화] 새로운 도시

 

 “겁내지 마. 바보야. 우린 무사히 다시 만날 테니까.”

 

 아진에게 조용히 말해주었다.

 

 “그리고 갖다오면, 음... 그때는 그것보다는 우리 사... 사귀까?”

 

 뭐가 그렇게 민망한지, 내 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알았어요. 오빠. 그거 알아요? 나 모쏠이에요. 그러니 꼭 살아돌아와요.”

 “그래. 나도 모쏠이야. 그러니까 꼭 살아있어.”

 “응?”

 

 아진의 눈이 동그래졌다.

 

 “오빠 37살... 아니에요?”

 “맞는데?”

 “오빠... 마법사... 와... 대박... 천연기념물... 와... 설마 설마 했는데... 와... 진짜야... 37살 모쏠이라니... 마법도 배워가지고 오겠네요. 대박.”

 

 실소가 나왔다. 망할 년. 그렇게 보지 말아줄래?

 

 “너 지금 나 무시하는 거지?”

 “에이... 아니에요. 오빠. 순수하고 좋지 뭐. 너무나 순수한 영혼이었어. 세상에. 어쩐지 여관에서 침대 끝에 딱 붙어서 자더라. 크크크크.”

 “놀리냐? 응? 놀려?! 너도 연애 안 해 봤으면서!”

 “천연 기념물님 꼭 살아 돌아오십쇼. 제가 신의 자식으로서 천국을 보여 드리겠나이다!”

 

 그렇게 아진은 계속해서 나를 놀려댔다. 나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헤어질 때, 이렇게 웃을 수 있으면 된 거다.

 

 -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동안 말 타는 법을 익히고, 빠르게 검술을 익혔다. 기본적인 검술을 배워두면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했다. 그리고 연습을 하면서 신기한 점을 알게 됐다.

 

 내 운동 능력이 비정상적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점프력이었다. 평상시에는 결코 뛸 수 없는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게 됐다. 아무래도 몸이 이 쪽 세계에 맞게끔 변해가는 것 같았다. 나정도 레벨을 지닌 사람이 가져야 하는 신체능력을 자연스럽게 얻는다고나 할까?

 

 그리고 조금 더 분명히 내 힘을 알게 됐다. 나는 분명히 강했다. 수십 년간 도축하면서 길러온 순수한 체력의 힘과 재능이 이곳에 오니 이렇게 대단한 것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 허탈했다.

 

 어쨌든, 나는 조금 더 자신감이 붙었다. 그 무엇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주일이 지난 후, 나는 호오리로 향했다. 물론 혼자는 아니었다. 나와 같이 길을 나서게 된 것은 투호 가미르였다.

 

 가미르는 망한 귀족인 투호 가문의 외동딸이었다. 그녀가 동참하게 된 것은 다양한 이유에서 였다. 무엇보다 내부의 안정이 필요했다. 폭정을 펼치긴 했지만 폰 자바르는 여전히 지지세력이 있는 왕이었다. 그를 지하 감옥에 넣어 놨으니, 언제라도 아진에게 반대하려는 세력이 있을 수 있었다. 또한 아진이 새로운 왕처럼 되었으니 아진에게 잘 보이고 권력을 잡아보려는 세력도 당연히 있을 것이었다. 여기에 신비로운 존재인 아진 또한 시간이 지나면 점차 처음의 경외를 잃을 수도 있다. 전장으로 향하는 것은 나였지만, 어쩌면 더욱 더 피를 말리는 상황에 있는 것은 아진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 가문의 인물을 차출한다? 그것은 권력다툼을 촉진하고 내부의 혼란을 증가시킬 것이 뻔했다. 허나, 망한 귀족 가문이라면, 그 누구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었다. 심지어 투호 가미르는 이제 갓 18살이 된 소녀였다. 별로 주목받을 일이 없었다.

 

 또한 투호가문의 특징도 좋은 이유가 됐다. 투호가문은 예로부터 말타기에 능하고 활을 잘 다뤘다. 가미르 또한 마찬가지였다. 말을 잘 타고, 활은 가문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직접 칼과 몸으로 싸우는 나에게는 꼭 필요한 인재였다. 그렇게 가미르와 함께하는 동행이 결정되었다.

 

 가미르는 매우 점잖은 소녀였다. 아니, 소녀라고 부르면 안 된다. 아스트에서는 18살부터 성인이다. 그녀는 이제 막 어른이 됐다. 하지만, 그녀의 행실은 갓 어른이 된 사람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조용했고, 차분했으며, 기품도 있었다.

 

 우리는 말을 거의 하지 않은 체 호오리에 도착했다. 그녀는 귀족답게 말을 아꼈고, 나는 말 걸기가 민망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저 생존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한 가지 여쭙고 싶습니다.”

 

 호오리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무겁게 닫혀 있던 입을 살짝 열었다.

 

 “비으네의 반란을 끝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들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서쪽이 아닌 동쪽 호오리로 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음. 확실히 궁금하겠구나. 제대로 이야기 들은거 없지?”

 

 가미르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아진이 이안에게 사람을 요청했을 때, 그는 몇 명의 후보자를 제시했다. 그리고 우리는 가미르를 선택했다. 가미르는 비으네의 반란을 막으라는 아진의 명령을 받고, 나와 함께 아스트시티를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호오리로 방향을 틀었으니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귀족이니 지금 돌아가는 추세에 대해서는 얼추 알고 있지?”

 

 내가 말하자, 가미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미르가 단답했다. 나는 더 긴 대답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가미르를 쳐다봤다.

 

 “비으네의 폴 스트류가 왕국을 선포했고, 트레이트의 마법사들이 그 반역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면 반란의 이유는?”

 “국왕 폰 자바르의 폭정 때문입니다.”

 “확실해?”

 

 내 질문에 가미르는 뭔가 입을 열려고 하다가 멈췄다. 좋은 자제력이었다.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입보다는 사고가 우선하고 있었다. 어른으로 잘 성장했다는 증거였다. 나는 그 모습이 꽤나 맘에 들었다.

 

 잠시의 생각을 거친 후에 그녀는 가만히 입을 열었다.

 

 “그렇게 물으신다는 것은, 반란의 이유가 국왕의 폭정이 아니라는 이야기 인가요?”

 “빙고.”

 

 그랬다. 만약 국왕의 폭정이 유일한 이유였다면, 반란은 쉽게 끝날 것이었다. 아진이 폰 자바르를 감금한 이후로 그 소식은 충분히 비으네에 전달 됐을 것이고, 그에 대한 반응 또한 전서구를 통해 아스트시티로 전달 됐을 것이다.

 

 ‘폰 자바르가 투옥되었으므로 반란을 중지함.’

 

 하지만, 비으네는 조용하고 잠잠했다. 아진은 이유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봤다. 그리고 나도 동의했다. 나는 가미르에게 부언했다.

 

 “만약 국왕의 폭정 말고 다른 반란의 이유가 있다면, 무턱대고 갔다가 죽기 십상이야. 정보가 필요해. 그리고 지원군도 필요하고.”

 

 가미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짧은 단발이 햇볕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활에 재주가 있는 투호 가문은 전통적으로 머리를 짧게 깎았다. 남자는 스포츠, 여자는 짧은 단발이 일상이었다. 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처럼 긴 머리를 찰랑이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었다.

 

 다시 입을 다문 가미르와 나는 호오리로 들어갔다.

 

 호오리는 부촌이라는 이름답게 화려한 장식이 달린 건물들로 우리를 반겼다. 하지만 중간에 있는 성만은 그렇지 않았다. 회색 돌로 지어져서 그런지 음습하고 어두운 느낌이었다. 활기차 보이는 마을과는 대조적인 저 성이 호오리를 부자연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나와 가미르는 바로 성으로 향했다. 지역의 영주인 전우 하나를 만날 예정이었다. 원하는 건 돈과 병력이었다. 그가 섣불리 내어 줄지는 당연히 장담할 수 없었다. 전우 하나는 전설적인 광부 전우 피느의 후손이었는데, 신의 눈물을 발견한 조상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전우 피느에 대해서는 아스트 전체가 알고 있지?”

 

 내 질문에 가미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반드시 배워야 하는 분이에요.”

 

 호오리의 동쪽에는 큰 산맥인 신의 마음이 있었다. 그 곳에서 전우 피느가 신의 눈물을 발견했고, 덕분에 부촌 호오리가 만들어 질 수 있었다. 호오리의 거주민들은 전우 가문에 대한 넘치는 존경과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는 머지않아 전우 하나를 만날 수 있었다. 성으로 들어서자마자 누군가가 뛰어 왔고, 우리의 말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키가 작아 140 cm도 안 되어 보였다. 무릎을 꿇으니 더 작아 보였다.

 

 “호오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가미르가 냉큼 말에서 내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 볼품없는 작은 남자가 전우 하나라는 것이 명확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내려서 고개를 숙여? 아님 신의 전사로서 그냥 고개를 쳐들어?’

 

 나는 일단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대놓고 말했다.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다른 세상에서 왔기에 어찌 예의를 차려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내 이야기를 듣자 전우 하나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말에서 내려 주셨으니, 제게는 충분한 예를 표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우 하나는 그렇게 말하며 손짓을 했다. 그러자 병사들이 와 가미르를 둘러쌌다.

 

 “뭐하시는 거죠?”

 

 내가 묻자 전우 하나는 미소를 지었다.

 

 “선물해 주신 계집은 감사히 받도록 하겠습니다.”

 “뭔가 오해를 한 것 같군요. 가미르는 선물이 아니라 저를 돕는 친구입니다.”

 “친구라... 같이 다니는 계집을 친구로 칭하다니 역시 아스트에서 사용하는 표현은 아니군요. 어쨌든, 가미르가 선물은 아니라는 이야기네요.”

 

 전우 하나의 말에 나는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따로 선물이 있으십니까?”

 

 전우 하나의 질문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선물이라니.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신의 전사님이 잘 모르셨나 본데, 선물이 없는 방문은 예의가 없는 것이지요.”

 

 작은 난쟁이의 눈빛이 얼마나 날카로울 수 있는지를 나는 그때 느꼈다. 그 기운은 압도적이었다.

 

 “손님들에게 예의 좀 알려 드려라.”

 

 전우 하나가 물러서고, 병사들이 칼을 뽑아 앞으로 나왔다. 나 역시 칼을 뽑았다. 병사들에 둘러싸인 가미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활을 쓰는 가미르를 저렇게 제압한 것을 보면, 이미 전우 하나는 우리가 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병사가 달려왔고, 나는 칼을 뽑아 병사를 베기 시작했다.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차례대로 치명상을 입힌다. 누구는 목이 잘려 피를 뿜고, 누구는 명치를 찔려 그대로 주저앉았다. 누군가는 허벅지를 베여 수많은 피를 바닥에 흘리며 천천히 죽어갔다.

 

 죽이는 것이 이제 일상처럼 느껴진다.

 

 한명씩 오던 병사들이 어느새 한 무리가 되어 다가왔다. 얼추 백여 명은 됐다. 나는 계속 칼을 휘둘렀지만, 곧 잡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계속 싸우면 다 죽일 수는 있겠지만, 그 뒤엔 또 몇 명이 더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니까. 그리고 가미르가 활을 뺏기는 모습을 봤다. 더 저항하다간, 가미르의 목숨마저 위태로웠다. 우리 둘 다 죽을 수는 없었다.

 

 병사 하나가 가미르의 뺨을 후려 쳤다. 그리고는 배를 쳤다. 그녀의 입에서 침이 흘러 내렸다. 그런 가미르를 병사들이 끌고 갔다. 웃으면서.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병사들을 다 죽이는 건 불가능하니, 잡혀야 했다. 그러나 그냥 잡히면 안 된다.

 

 내가 쉽게 잡히는 순간, 나와 아진의 위엄은 바닥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었다.

 

 ‘휘익!’

 

 내가 던진 칼이 전우 하나의 뺨에 아주 가느다란 생채기를 내고 벽에 박혔다. 전우 하나의 얼굴에 송골송골 피가 맺히더니 하나의 방울로 모여 뺨을 타고 흘렀다.

 

 “신의 전사에 대한 태도가 무례하다. 하지만 그대의 법도가 그렇다면 따라 주겠다.”

 

 나는 자리에 가만히 섰다. 병사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전우 하나는 무표정하게 있더니 소리를 질렀다.

 

 “투호 가문의 여자는 죽지 않을 정도로만 돌려. 그리고 신의 전사인지 뭔지는 데려 와.”

 

 전우 하나는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병사들에게 이끌려 전우하나가 들어간 곳으로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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