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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주님의 남편은 마왕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2

며칠간 어린 공주의 부모노릇을 하고 있던 마왕.
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다치는 경우가 생기자 마왕은 공주를 다시 궁으로 돌려보낸다.
그렇게 7년 후 공주는 당당하게 마왕을 향해 8서클 마법을 날려 죽이려 하고 공주가 내뱉는 상큼한 말 한마디.
“뮤트라! 나랑 결혼하자!”
“....야. 꼬맹이. 장난하냐!?”
마왕의 공주님 길들이기? 공주님의 마왕 길들이기?
어느 쪽이든 이들의 미래는 밝기만 한 것이 아니다.
신을 위한 복수를 목표로 두고 오늘도 마왕은 공주에게 시달리고 자유를.....얻을 시간도 없이 시달린다.

 
[11.아빠는 화났다]
작성일 : 17-11-19 22:46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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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아빠는 화났다]

 “뮤트라?”

 “어, 왜 부르냐.”

 “이제 서야 일어나네....벌써 점심이라고.”

 “고블린 마을에서 숙소까지 옮긴 거야?”

 “내가 옮긴 건 아니고, 드워프들이 들어서 옮겼어. 금속이랑 보상금은 여기 챙겼고.”

 “드워프들한테 들려서 옮겨졌다면 꽤나 꼴사납게....”

 “응, 가관이었어. 처음에는 바닥을 기어 다니는 줄....”

 

 뭐, 살아있으면 된 건가?

 아직도 마신의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지 궁금해서 그냥 한 번 써봤다.

 실험이라고 치기엔....너무 아팠지만.

 

 “몸 상태가 더 좋아지면 후룰룰....뭐였지? 거기로 찾아가자.”

 “이제 괜찮아. 그냥 지금 가자.”

 “방금까지 쓰러져 있었잖아. 조금 더 쉬어.”

 “그냥 주문만 하고 다시 올 건데 뭘. 그냥 가.”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아샤가 날 위해 걱정하는 표정을 짓는 건....

 나는 누워있던 침대에서 일어나 아샤의 머리를 대충 쓰다듬었다.

 

 “뭐, 뭐야! 머릿결 엉망 되잖아.....”

 “아샤....너!?”

 

 잠시 만졌을 뿐인데 머릿결이 장난이 아니다!

 마치 고급 원단을 만지는 듯이 매우 부드럽고 이제 보니 빛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다.

 ......국어는 못하니 그냥 건너뛰자. 칭찬을 하고 싶어도 어휘력 문제로 못하는 게 남자다.

 고급원단이 뭐냐, 고급 원단이.......

 “왜 그렇게 놀래?”

 “아니, 그냥 머릿결이 좋아서.”

 “......변태야? 왜 하필 내가 아니라 머릿결에 좋다는 감정을 느끼는 건데?”

 “그 좋다가 아니라!!”

 

 나는 근처에 걸려있는 외투를 대충 챙겨 입고 숙소를 나섰다.

 누워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역시 걷다보니 몸에 무리가 갔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된다.

 걷는 것 자체가 귀찮고 힘들고 아프다.

 

 “주인장, 들어갑니다.”

 “뭐야, 왜 이렇게 늦었어?”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금속 하나 구해오는 게 그렇게 힘들던?”

 “당신이 드워프들한테 뭔 짓만 안했어도 쉽게 구하는 거였어!!”

 “쯧쯧, 자신의 부족함을 남에게 떠넘기다니.”

 

 아, 슬슬 화난다....

 아니, 화는 났는데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아무튼 이 금속으로 주문이나 하렵니다.”

 “이 아가씨가 부탁하면 해줄 만도 한데?”

 “네, 네!? 저요?”

 “응, 응. 네가 ‘오빠, 이것 좀 만들어 주면 안 될까욤?’ 라고 해주면 엄청 기운 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저, 저는 그런....”

 “오빠, 이것 좀 만들어 주면 안 될까욤? 됐습니까?”

 “칙칙한 사내놈한테 오빠라는 말과 애교를 듣고 싶지는 않아!!”

 

 아샤가 저 인간한테 할 바에는 내가 하고 말지.

 나이 50에 가까워 보이면서 고작 22한테 오빠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칫, 만들면 될 거 아니야.”

 “이봐요, 지금 내 말을 듣고 만드는 겁니까?”

 “미쳤냐!! 남자 애교를 듣고 어떤 미친놈이 만들 생각을 해!!”

 “일단 무게는 중량으로 해 주고 길이는 한....이 정도?”

 

 나는 손으로 대충 크기를 어림잡아 설명하였다.

 그러자 대장장이는 어이없다는 듯이 표정을 지었다.

 

 “뭐야, 그 정도 크기는 한손 검이네. 그런데 이렇게 금속을 많이 가져왔어? 설마 나한테 주려고.....”

 “쌍검으로 부탁합니다.”

 “친근감 없는 녀석.”

 “언제쯤이면 완성 됩니까?”

 “지금이....13시니 내일 아침 정도에 찾아 와.”

 “알겠습니다. 가자, 아샤.”

 “그.....오, 오빠.....힘내세요.”

 “......!? 이, 이봐, 아가씨. 다시 한 번만....!!”

 “수, 수고하세요....”

 

 야사....그런 팬 서비스는 필요 없어.

 팬이 맘에 안 드는 사람이라면 지나가다 팬을 쳐버릴 수도 있어야지.

 

 “숙소나 가자. 생각보다 몸이 안 좋아.”

 “응, 그런데 뮤트라도 오빠라는 소리 들으면 좋아?”

 “뭐, 싫지는 않은데 좋지도 않고.....뭔가 듣기 애매하단 말이야.”

 “그럼 오빠라고 불러줄게.”

 “아니, 그럴 필요는....”

 “힘들다며, 빨리 가자. 뮤트라 오빠~”

 “에휴.....”

 

 힘들다는 말을 듣고 환자를 끌고 가는 인간이 팔짱을 끼고 억지로 끌고 가냐.....

 걷는 게 더 힘들어 졌잖아.

 

 “뭐야, 너희? 주문 제작에 성공 한 거야?”

 “빨갱이?”

 “그런 식으로 기억하고 있었냐....”

 

 숙소로 돌아가는 도중 우리에게 이 가게를 알려 준 빨간 머리의 청년을 만났다.

 그런데....하는 말이 성공 했냐고?

 

 “이야, 이 가게 완전 깐깐해서 웬만하면 제작 요구는 안 받을 건데?”

 “그런데 알려줬냐? 뒈질래?”

 “워, 워. 폭력은 싫어하는데.”

 “뭐 이리 시끄러워?!”

 

 빨갱이한테 주먹을 들어 올리는 도중 가게 주인장이 밖으로 나왔다.

 

 “아들, 들어올 거면 빨리 오지, 손님한테 뭐하는 짓이야?”

 “알겠어, 들어가면 되잖아.”

 “아들? 너 이 집 아들이었냐?”

 “그런데?”

 “이게 장난하나....”

 “뮤, 뮤트라. 그냥 숙소로 가자.”

 “하.....”

 

 나는 그냥 아샤가 끄는 대로 끌려가 결국 숙소에 다시 도달하였다.

 눈에 침대가 보이자마자 나는 침대로 기어들어갔고 평온함을 느끼며 힐링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역시 힘들지?”

 “어, 쓰러졌다 다시 안 일어나고 싶을 정도로.....”

 “그럼 쉬어. 내일 놀러 가면 되니까.”

 “원래는 오늘 놀러 가자며. 4시쯤에는 나갈 수 있는데.”

 “아니야, 그냥 내일 놀지 뭐. 뮤트라가 힘들어하는데 나가기도 뭐하고.”

 “아샤....”

 

 감동 먹었다. 아샤가 날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아샤, 내일도 못 일어나면?”

 “그럼....끌고 가야지?”

 “........내가 아픈데도?”

 “응, 하루 쉬었으면 됐지 얼마나 쉬려고?”

 

 제길, 날 생각하는 마음으로 쉬라고 한 것이 아니라 기사 단장모드로 그냥 휴가를 하루 정도 준 것이었다. 어디서 저 넓은 아량이 나오나 싶었다.

 

 “뭐, 내일까지는 낫겠지.”

 “그러지? 내일은 가차 없이 휘둘러줄게. 뮤트라~”

 “흐어어어억....”

 

 나는 알 수 없는 절규의 소리를 내며 잠시 동안의 여유를 즐기기로 하였다.

 여유....라기 보단 꿀잠을 잤지.

 

 “.....아샤?”

 

 정말 꿀잠을 잔 것 같다......

 어떻게 2시 조금 넘어서 잠에 들었는데 일어난 시간은 10시가 된 거지?

 

 “밖에 나갔나?”

 

 방은 매우 어두웠고 방안 어디를 살펴도 아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밖에 나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7년 전에도 아샤가 늦게까지 없던 날 때문인지 아샤가 없어졌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그럴 리는 없겠지....”

 

 8서클 마법을 난무하고 제 3 기사단장의 자리까지 올라간 애를.....

 누가 감히 목숨을 걸고 납치하겠는가.

 나는 밖을 구경할 겸 아샤를 찾으러 나갔다.

 

 “밤이라.....”

 

 낮에는 무역 일하는 소리가 주로 귀를 어지럽혔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들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야시장....같은 개념으로 조명이 잔뜩 있는 길거리에 어떤 상인은 장사를 접고 있고 어떤 상인은 이제야 장사를 시작하려 한다.

 

 “빨갱이?”

 “오, 일어났나보네.”

 “네가 나 일어난 건 어떻게 알아.”

 “방금까지 네가 데리고 있던 꼬맹이한테 길 안내를 시켰거든.”

 “그래서 지금 어디 있는데?”

 “룸살롱.”

 “야, 이 미친놈아!!”

 

 애를 길 안내시켰다면서 왜 거기에다 들여놓고 난리야?!

 이 빨갱이가 처음 봤을 때부터 도움이 안 돼요!!

 

 “뭐, 왜?”

 “왜 애를 거기에 들여보내!! 미쳤어?!”

 “지가 어른들이 놀고 싶어 하는 곳에 데려다 주라고 해서 데려다 준 건데?”

 “그런다고 거기를 데려가는 미친놈이 어디 있어!?”

 “여기, 그리고 미친놈 아닌데.”

 “자랑스럽게 ‘여기’ 라고 하지 마!! 그리고 일반인의 눈으로 봤을 때 넌 이미 미친놈이야!!”

 “아, 시끄럽네.”

 

 시끄러운 게 문제가 아니고, 이 양반아!!

 갓 어른이 된 그 꼬맹이한테 뭘 가르치려고 하는 거야!!

 

 “그렇게 화내는 인생이 즐거워?”

 “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너 때문에!!”

 “난 전혀 화를 안 냈는데.”

 “아아아악!!!”

 

 정말 성질 같아서 헬파이어라도 머리 위에 꽂아버리고 싶다.

 누구라도 좋으니 이 자식 주둥이 좀 닫게 해봐!!

 

 “어디 룸살롱인데?”

 “아, 저기 바로 앞에 있는 룸살롱.”

 “넌 아샤한테 무슨 일이 생겼음 뒤졌어.”

 “별 일 없을 거야.”

 

 대충 무시하고 나는 빨갱이가 가르쳐 준 가게로 들어갔다.

 딱 봐도 고급 인테리어를 사용하고 있는 커다란 가게.

 꽤나 드나드는 사람도 많은지 입구에서부터 사람이 여럿 보인다.

 

 “저기, 여기 아샤라는 여자애 하나 안 왔나요?”

 “잠시 만요.....802호실이네요.”

 “어디로 가죠?”

 “저쪽에 보이는 8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라인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8번 라인.

 나는 802호실 앞에 서서 숨을 살짝 내쉬었다.

 그리고 문을 열어버렸다.

 매우 활짝.....

 

 “뮤, 뮤트라!!”

 “아샤, 왜 울어!? 누가 무슨 짓 했어?”

 “저, 저 사람들이....!!”

 “저 사람들이? 가만히 있어봐, 내가 확!!.....”

 

 나는 굳어 버렸다.

 아샤가 가리키는 사람들이 아샤에게 몹쓸 짓을 했을 줄 알고 왔던 이곳에......

 그녀는 울고 있지만 나머지 남자들은 전부 바닥에 쓰러져 기절하거나 몸도 못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 이게 어떻게 된....거니?”

 “저 인간들이 나한테 막 술도 먹이면서 친근하게 다가오잖아!!”

 “네가 이곳에 왔으니까.....”

 “으아아앙!! 나도 몰라! 막 스킨쉽하는데 부담돼서 죽는 줄 알았다고!!”

 “우, 울건 없잖아!!”

 

 나는 그 날. 아샤를 데려가기 위해 지금까지 모았던 돈의 일부와 드워프한테 받은 돈.

 아샤한테 맞은 남자들의 치료비로 총 30골드를 지불하고 머리가 타서 없어질 정도로 사과를 한 뒤 겨우 가게를 빠져나왔다.

 빨갱이 자식. 한 번 더 마주치면 진짜 묵사발이 되도록 친목(?)을 나눠버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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