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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5
작성일 : 17-11-19 21:49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3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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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어제 기쁨의 만남 이후 방으로 돌아와 내 공책에 적힌 항목에 이렇게 썼다.

 

  호전 가능성 발견. 매우 기쁨.

 

 

  그리고 지금, 학교로 향하고 있는 내 마음은 혼란 그 자체다. 이유라면 좀 간단하다. 어제 내려진 결론에 따라 해결방안을 생각해봤는데 역시 마음이 없는 상대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우선 주위에 그렇게 많은 이성도 없는데다가 어제 윤영의 말에 따르면 교내에 나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걸렸다. 그것도 굉장히 안 좋은 쪽으로 유명해진 느낌이라 대뜸 다가가 “나와 친하게 지내자.” 라던가 “나와 사귀자.” 라는 느낌의 말을 하면 거기서부터 소문은 더욱 부풀어 내 학창생활을 짓밟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사 그런 말을 했을 때 양심의 가책이란 것도 고려해보면 역시 그런 말을 해볼 만한 감정이 없는 상대가 없다. 하는 수 없이 허락받은 그 자리로 다시 가서 상의하는 수밖에 없는 건가. 라는 독백을 하고 있을 때 누군지도 모를 학생이 내 가방을 아래에서 위로 걷어찼다. 누군가 해서 뒤돌아보니 처음 보는 애가 거기에 서있었다. 아담한 체형에 볼에 살이 조금 있는 다람쥐 같은 모습의 여자애였다. 그런데 눈만은 다람쥐의 눈이 아닌 무척이나 너를 혐오한다는 것 같은 눈빛을 매섭게 띄워두고 있었다. 내가 돌아보자 약간 입가가 뒤틀리더니 목소리에 힘껏 증오를 담아 나에게 말했다.

  “너, 혜린이를 찬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딴 여자애를 만나는 거야?”

  맙소사, 어제 방과 후의 그 장면을 결국 누군가가 봤나보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생각하던 그 오해가 결국 불거졌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냐.”

  “내가 생각하는 그런 게 뭔데?”

  “좋아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고.”

  내 대답을 듣고선 눈을 가늘게 뜨고 날 바라보는 내 앞에 있는 이름 모를 여자애가 고개를 홱 돌리고 불만족스러운 대답이라는 것처럼 내 정강이를 걷어차곤 학교로 걸어갔다. 더럽게 쓰라리네, 라고 생각하면서 손으로 맞은 부분을 한 동안 문지르다 일어나 학교로 향했다.

 

  오늘은 학부모 상담 주간의 첫날이라 그런지 단축수업이다. 반의 애들은 저마다 잔뜩 들떠서 학교 끝나고 나면 뭐하는지, 논다면 어디로 놀러갈지 같은 것에 대해 대토론장을 열었다. 그 애들은 날 보고도 이젠 눈길을 한두 번 정도 줄 뿐 대놓고 욕을 조그맣게 중얼거리거나 일부러 지나가는 길에 발을 거는 등 유치한 짓을 하지는 않았다. 누군가가 보기엔 나아졌다고 생각할 테지만 대충 왜 그러는지 안다. 전교에 퍼진 나에 대한 소문, 예전과는 달라진 나를 보는 태도를 생각해 봤을 때 이건 무시다. 무시무시한 무시. 천천히, 조용히 자신들의 그룹에서 나를 몰아내기 시작하고 얼마 안 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게 만드는 그런 행위다. 갑작스럽게 나에 대한 태도가 바뀐 데에는 짐작이 가는 구석이 정확하게 있다. 어쨌든 현재로선 괜찮다. 그들이 스스로 나에게서 신경을 꺼준다니 나의 병에 대해 혼자 고민하고 어쩔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넘쳐나게 된다는 뜻이다. 쉬는 시간에 나한테 말을 걸까봐 자던 행동도 이젠 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이다.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미소를 지었다.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 단축수업이라 그런지 이르게 찾아온 이 시간을 난 학수고대했다. 점심시간 종이 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어제의 그 벤치로 걸어갔다. 도착했건만 아직 그녀의 모습은 그 벤치에 있지 않았다. 책의 성이 쌓여있지 않은 것을 보며 아마 그 짐작이 가는 구석의 영향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멍하니 운동장을 바라보며 있기를 5분, 걸음소리가 나 고개를 들어보니 윤영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여전히 품엔 책을 많이 들고 있는 채로.

  “왔냐?”

  “응, 왔어.”

  내 어색한 첫인사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몇 글자 말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내 옆에 털썩 앉아 책을 옆에 쌓아놓곤 천천히 한숨을 쉬고 말했다.

  “뭔 처음 보는 애들이 와서 너랑 무슨 사이냐고 묻더라.”

  아, 역시나. 나한테 그 정도의 일들이 생길 정도면 나와 엮인 윤영 또한 어느 정도의 일들이 생겼을 거라고 짐작했다. 그리고 아마 이 일을 퍼트린 사람은 아침에 내 가방을 걷어찬 여자애 쪽 애들이겠지. 혼자서 그렇게 상황을 정리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서 늦게 온 거야?”

  “어, 껌 마냥 들러붙더라고.”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 않아?”

  “왜 기분이 나빠? 어차피 다 개소리들인데.”

  음, 맞는 말이다.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여주며 오늘 아침 내가 한 고민에 대해 털어놓았다. 주위에 이성도 별로 없으며 상황도 나쁘고, 양심의 가책도 더해지면 도저히 상대가 없다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더니 그녀는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답답해하거나 고민해하는 표정을 보이지도 않았고, 공책을 들어 설명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내 질문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미 이야기를 들으며 정답이 다 나왔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런 내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그녀는 빠르게 대답했다.

  “지금 상황이 어제랑 다른 건 알지?”

  “음...? 뭔 소리야.”

  “지금 우리는 오해를 받고 있는 입장이잖아.”

  여기까지 듣고서야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윤영은 어제 나와 처음 만났지만 그 같이 있던 시간 동안 항상 예상외의 답변을 늘어놓아 나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지금도 나를 놀라게 하려고 하고 있다. 손을 들어 그녀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그녀의 입은 이미 말을 기관총 마냥 내뱉었다.

  “그럼 나를 상대로 삼아.”

  “아니, 그러니까 말이ㅇ...”

  반론을 하려고 하는 내 입을 그녀가 손으로 막았다. 그리곤 눈으로 나에게 말했다, 닥치고 내 말 들어봐, 라고. 그리고 난 그만 그 압력에 못 이겨 동의의 표시로 눈을 한 번 감았다가 떴다. 윤영이 말을 이었다.

  “우선 양심의 문제 말인데, 너한테 이렇게 하라는 해답을 준 사람이 나야. 그러니까 나한테 무언가 죄책감이건 양심의 가책이건 가질 필요가 없지. 그리고 만난 지 아직 48시간이 되지도 않은 나한테 감정이 있을 리가 없고. 더군다나 상황도 우리를 몰아가고 있는 상태잖아. 네 그 병을 치료하기엔 지금이 최적의 상황이야. 알아들어?”

  “......”

  그녀의 말을 천천히 내 머리 안에서 재생시켰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일들을 생각하고 따져봤다. 가만히 그렇게 생각을 반복했고 내 머리에서는 이윽고 하나의 대답을 내놨다. 그녀를 믿어보자, 라고.

  “내키진 않지만... 알겠어.”

  “그래, 알겠으면 됐어.”

  “그럼 그건가? 오늘부터...”

  “1일인거지. 잘 부탁해. 중환.”

  “응, 뭐... 나야말로, 윤영.”

  숨을 크게 들이쉬고 푹 내쉬었다. 이렇게 나의, 우리의 기상천외한 연애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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