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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납치 되었습니다
작가 : 인구수낭비
작품등록일 : 2017.11.15

골목길을 걸어가던 다함. 그녀는 납치 되었다.

 
Episode1 - Chapter1. 거울의 방 (6)
작성일 : 17-11-19 20:41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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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눈이 가려져 앞을 볼 수 없는 다함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특히 지금은 팔과 다리까지 결박되어 있기에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다함은 문뜩 납치범이 그녀에게 했던 결박보다 지금 성현이 임시로 해놓은 것이 더 당하단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꼼지락거릴 수라도 있었지 지금은 묶인 것 때문에 숨이 막혔다.

 

  잠시의 자유를 누린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다함에게 나쁜 영향을 줬다. 지금의 상황과 방금 전의 상황이 대비되면서 다함은 몸이 불편한 것을 더욱 의식하게 되었다.

 

  “불편해.”

 

  앞을 볼 수 없는 것이 불편하단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다함이 계속해서 눈에 집중하자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다함은 누군가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을 확인하고자 고개를 돌려가며 주변을 둘렀다. 그러나 앞이 보이지 않기에 알아낸 것은 없었다.

 

  이렇게 돌려놓을 거면서 왜 풀어준 거야. 그것도 자기가 엄청나게 자비로운 것처럼 행동하면서. 차라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가만히 납두지.

 

  다함의 원망은 처음 그녀를 납치해 온 납치범이 아니라 성현에게 더 많이 갔다.

 

  두려움을 잠시나마 느끼지 않았던 상황은 사라졌다. 그것을 빼앗은 건 사실 성현이 아니었지만 다함은 성현 때문이라 생각했다.

 

  “하아.”

 

  다함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함은 마치 일분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한 시간의 시간이 이미 흘러버린 것 일지도 몰랐다. 시간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에 확실한 건 없었다.

 

  “성…현아?”

 

  갑자기 몰아닥치는 불안한 마음에 다함은 조용히 성현의 이름을 불렀다.

 

  비꼬는 것 같은 말투로 대답을 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짧은 사이에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 것인가.

 

  성현이 비꼬는 말을 얼마나 듣기 싫었는데. 지금의 다함은 가시 돋은 성현의 말이라도 있었으면 했다.

 

  “벌써 돌아간 거야.”

 

  그러면 이제 그 거울로 가득한 방에 혼자 있는 거야. 다함은 현재 자신이 놓인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 예측을 해보려고 했다.

 

  그러나 다함은 작은 것 하나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등 뒤로 느껴지는 푹신한 침대도 지금의 다함에겐 한없이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말이 씨가 된다는 옛말이 있지 않던가. 계속 안 좋은 생각만 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뿐이다. 현실은 충분히 깨달았다. 이제 부정적인 생각은 그만하자.

 

  다른 곳으로 생각을 돌리자, 라고 생각한 다함은 재미있는 생각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다함의 노력은 강하게 몰려오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했다. 다함은 결국 두려움을 없애고자 시도했던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성현이 다함 자신에게 뭐라 했던가.

 

  ‘선배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시면 됩니다.’

 

  자연스럽게는 무슨.

 

  정상적인 사람이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행동은 아마 소리를 지르면서 난동을 피우는 일일 것이었다.

 

  적어도 다함이 생각하기엔 그랬다. 성현은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있었는지 말을 덧붙였다.

 

  ‘난동은 피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선배님.’

 

  진심으로 난동 말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거야? 다함의 이런 생각을 어떻게 알았는지 성현은 다함이 마음속으로 한 질문에 대한 대답도 했었다.

 

  ‘죄송하지만 전 선배님처럼 멍청하지 않아서…… 아, 말실수를 해버렸군요. 선배님처럼 똑똑하지 않아서 선배님이 어떻게 행동을 해야 자연스러운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 고의였다. 말실수라고 말하는 것치곤 성현의 목소리가 안정되었다.

 

  다함은 성현의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눈감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에 대해 무언가 말을 하면 비꼬는 말투를 더 들어야 될 뿐이었다.

 

  ‘정말로 안 가르쳐줄 거야?’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여기로 돌아와야 됐던 이유!’

 

  시치미를 떼는 성현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던 다함의 언성이 조금 커졌다.

 

  다함의 입가에서 시원한 성현의 체온이 느껴졌다. 성현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려는 다함의 입을 손으로 막은 모양이었다.

 

  ‘조용히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함 선배님. 제가 아무리 사각지대라 생각되는 곳에 있다고 하지만 분명 다함 선배님은 범인에게 그 모습이 보이고 있을 테니까요. 안심할 수 없습니다.’

 

  ‘범인이 알든지 말든지.’

 

  ‘범인에게 다함 선배님이 미친 것처럼 보일 지도 모르지요. 그것이 납치를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마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선배님. 하고 성현이 말을 덧붙였다.

 

  목소리에 약간의 장난기가 섞여있는 것이 성현은 지금 다함을 놀리려는 의도로 저런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놀릴 수 있다니. 저건 천재가 아니라면 미친 것이 분명해. 성현을 천재라고 생각하기는 싫었던 다함은 그를 미친 후배라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전 미친놈이 아닙니다, 다함 선배님. 그렇다고 제가 천재라고 주장할 생각도 없지만요.’

 

  이번에는 정말로 놀랐다. 대화의 흐름에 따라 다함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예측하고 있다고 해도.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믿을 수라도 있지, 그것이 두 번째가 되면 우연이라 생각하기 힘들었다.

 

  다함이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천으로 눈이 가려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성현이 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눈이 보이지 않음에도 성현은 다함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금방 알아차렸다.

 

  ‘그렇게 놀라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함 선배님은 생각하는 것이 얼굴에 전부 적혀 있으니까요. 단순하다고 해야 될지, 순진하다고 해야 될지.’

 

  그래, 성현은 바로 저렇게 대답을 했다.

 

  다함은 이번에도 역시 놀랐다. 그러나 놀라는 것이 계속되자 조금은 무뎌진 감이 없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성현의 말에 대답할 수 있었다.

 

  ‘그게 선배를 대할 태도냐.’

 

  성현은 다함이 하는 말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앞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진짜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지 알 순 없었지만, 적어도 다함은 성현이 그런 반응을 보였으리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성현이 해왔던 행동을 상기해보면 성현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함 선배님을 선배님이라고 생각하니까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있겠지요. 그런데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계속해서 제게 말을 하면 납치범에겐 정말로 선배님이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납치범에게 좋지 않게 생각한다고 해서 어떤 불이익이 찾아온단 말인가. 오히려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해 풀어줬으면 하는 것이 다함의 소망이었다.

 

  그 후로 성현이 어떤 말을 했더라.

 

  다함은 방금 전의 일을 떠올려보는 것인데도 더 이상 생각이 나지 않았다.

 

  성현이 말했던 것처럼 바보인가 아니면 이후에 성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을까.

 

  아마 후자가 옳은 생각이었으리라.

 

  아무리 성현이 밉다고 하지만 이런 상황이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하나라도 더 기억해놓으려는 다함이기 때문에, 성현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말이 되지 않노라 생각했다.

 

  “그럼 나랑 말하고 있던 도중에 돌아갔단 말이야?”

 

  다함은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적막한 곳에 있는 다함이 소리를 내자 그것이 아무리 작은 목소리라 할지라도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조용한 공간에 홀로 울려 퍼지는 본인의 목소리는 다함에게 또 다시 공포감을 상기시켰다.

 

  “소리…… 질러버릴까?”

 

  차라리 난동을 피우는 게 자연스러울지도 몰랐다. 큰소리를 내며 불안감을 떨쳐버리는 게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한 행동 같았다.

 

  만약 성현이 다함의 생각에 대해 비꼬는 말투로 말리지 않았다면 벌써 몇 번이고 난동을 피우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그만두자.”

 

  다함은 작은 목소리나마 낼 수 있는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기로 했다.

 

  다함이 온몸에 주고 있던 힘을 천천히 뺐다. 긴장하고 있던 근육들이 천천히 이완되면서 다함은 조금씩 편안한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푹신한 것에 기대고 있던 다함의 등을 무언가 타고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팔은 등 뒤에 있는 침대의 기둥에 묶여있을 것이 분명했다.

 

  푹신한 느낌이 드는 건 그 기둥에 묶여있는 팔과 등 사이에 푹신한 쿠션이 놓여있기 때문으로 생각되었다.

 

  눈이 가려지기 전에 보았던 것이 그러했으니까, 원래의 위치로 돌려놓은 성현은 그렇게 했을 것이었다.

 

  그리고 다함이 봤던 쿠션은 그렇게 얇지 않았다. 벌레가 베개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느껴질 정도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벌레가 쿠션 안쪽에 있는 다함의 등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 차라리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다. 다함은 그리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다함의 생각을 깨는 것이 목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다함의 등을 타고 올라가던 것은 어깨를 지나 다함의 볼에 정착했다.

 

  “무엇을 그만두려는 거야, 다함아?”

 

  귓가에 은은한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원래 알고 있던 다함이는 혼잣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는데. 오늘따라 말이 많이 하고 싶은 거야? 응? 아까는 혼자서도 말을 잘 했잖아, 대답해봐 다함아. 혼잣말이 좋아?”

 

  다함의 볼을 어루만지는 납치범의 손길이 싫었던 다함은 다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다함은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호, 혼잣말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러면 누구랑 이야기한 거야? 다함이가 사랑하고 있는 나 말고 누구랑 한 거야?”

 

  실수했다.

 

  “다함이한테서 나 말고 다른 남자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이거 누구 향수야? 나는 다함이랑 같은 샴푸에 같은 린스에 같은 로션을 쓰고 있으니까 이질적인 냄새가 날 리가 없어. 도대체 누구랑 있었던 거야?”

 

  납치범이 다함의 어깨에 고개를 숙였다. 그 상태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다함의 볼을 어루만지던 손으로 그녀의 볼을 세게 긁었다.

 

  같은 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다함이 퇴근할 때 지나가는 길이 어딘지 이미 알고 있던 납치범이 그것이라고 모를까.

 

  그것도 납치당했던 때는 평소에 지나다니던 길도 아니었다.

 

  언제나 다함을 지켜보고 있단 것처럼 행동하는 납치범에게 처음부터 사생활 침해를 하지 않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다함은 납치범의 말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런 다함의 행동은 납치범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납치범의 손이 닿아 있는 다함의 볼이 점점 더 따가워졌다. 납치범의 손가락은 다함의 볼을 더 깊게 파고들었다.

 

  볼을 타고 질척한 액체가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아아, 다함이의 피가 흐르고 있어.”

 

  다함의 볼을 통해 납치범이 부르르 떨고 있는 것이 전해졌다. 납치범은 손가락으로 다함의 볼을 훑었다. 그리고 이내 다함의 볼에서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아까운 다함이의 피를 흘려선 안 되지.”

 

  아까운 피? 그럼 설마 이건.

 

  다함이 납치범에게서 벗어나고자 상체를 비틀었다. 그러나 팔이 강하게 결박되어 있었기에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뒤로 묶여 있는 양팔의 손목이 얼얼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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