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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드래곤 플래닛
작가 : 에르노
작품등록일 : 2017.11.13

[판타지 활극] 흉악한 인간살육병기가 되어 나타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옛 애인을 원래 모습으로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모험 이야기.

멸망한 고대왕국의 유산, 신비한 힘을 가진 마법유물 ‘아티팩트’가 지상을 지배하는 욕망의 세계. 그리고 아티팩트 유통을 독점해 절대 패권을 누리는 무역회사 ‘서해회사’와 옛 제국의 복수를 위해 서해회사를 대상으로 암살과 공작을 일삼는 테러조직 ‘쿠샤나바’가 극한 대립을 펼치는 공포의 세계. 그 세계 속에서 도둑길드의 일원으로 살아가던 아딘의 앞에 죽은 줄 알았던, 그러나 지금은 인간살육병기이자 쿠샤나바의 간부가 된 옛 애인 카멜리아가 나타난다.
아딘은 쿠샤나바에게 복수를 하고 옛 애인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서해회사 소속 유물탐사단에 입단하여 모험을 시작한다.

 
6.제 101 유물단 단장 카이룻 레이라(1)
작성일 : 17-11-19 14:45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3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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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딘은 차가운 물속에 얼굴을 담그고 있다. 1초, 2초, 3초, 4초, 5초.

  “푸하!”

  아딘은 얼굴을 확 들어 올리고 옆으로 흔들어 물기를 뺀다. 걸개에 걸려있는 수건으로 얼굴을 대충 닦고 아딘은 거울을 본다. 누가 봐도 이상하다는 걸 느낄 정도로 눈 밑이 거뭇거뭇하다.

  “도통 잠을 못 잤으니까 당연한가.”

  누가 잘 수 있을까. 눈을 감으면 감을 때마다 죽어 널브러진 동료들의 시체와 흉측하게 변모해버린 카멜리아의 얼굴이 떠올라서 미칠 것 같은데.

  〈인간이란 참으로 성가신 생물이구나.〉

  아딘은 눈을 부라리며 거울에 비치는 프린을 본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언젠가는 사라져 없어질 것에 정을 붙여버리고, 결국 없어져 버리면 죽도록 괴로워하고. 그러면서도 계속 그걸 반복하고. 정말 바보 같아!〉

  “너와 우리는 달라. 네 기준으로 우리를 판단하지 마.”

  〈그런 나약한 존재인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무서운 놈들이야.〉

  거울 속의 프린은 아딘의 목덜미를 어루만진다. 유령이 만지는 듯한 느낌에 아딘은 움찔한다.

  〈네 속에서 조용하게 불타는 살의가 느껴져. 실로 정제된 증오심이야. 마음 같아서는 당장 달려가서 쿠샤나바인지 뭔지 하는 놈들을 다 쳐 죽이고 싶은 거겠지?〉

  “복수라는 더 고상한 단어가 있어.”

  〈그러니까 복수하고 싶은 거잖아?〉

  아딘은 침묵하다가 화장실을 빠져나온다. 옷을 갈아입는 데 거실에 걸린 거울을 통해 프린이 또 말을 건다.

  〈그런데 네 마음속의 증오를 보면 이상한 게 뭔지 알아?〉

  아딘은 한숨을 쉬고 대답한다.

  “대체 뭐가 이상한데?”

  〈쿠샤나바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면서, 이상하게 카멜리아는 증오심보다는 동정심이 더 크네?〉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기분이다.

  “무슨 소리야?”

  〈카멜리아도 밉지만, 왜 그렇게 됐을까 하는 의문과 무언가 사정이 있을 거라는 자기합리화가 가리고 있어. 동정심도 느끼고, 연민감도 느끼고, 카멜리아도 분명 괴로웠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너,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는 구나?〉

  헛소리라고 일갈하고 싶지만 말이 안 나온다. 마음 한 구석으로는 프린이 하는 말이 맞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법만 있다면 카멜리아를 네가 알던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아딘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시끄러워!”

  아딘은 성이 나서 신경질적으로 걸음을 옮겼다. 잘난 듯이 떠들기는!

  아딘은 도시 안에 있는 의원회관으로 갔다.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그곳에서 합동 장례식을 연다는 듯하다. 이렇게 도시에서 신경 써주는 건 평소에 도둑길드가 도시 사업에 후원을 많이 한 덕분이다.

  아딘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기둥들에 둘러싸인 의원회관으로 들어선다. 벌써부터 사람들의 통곡 소리가 들려온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아딘!”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운다. 이 도시의 자경단장이다. 여전히 수염이 더럽다.

  “자경단장님, 안녕하십니까.”

  “나야 문제없지. 흠, 이번 일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다네.”

  아딘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보다도 쿠샤나바는 좀 단서가 나왔습니까?”

  “에휴. 전혀 없어. 한 번 숨어버리면 찾을 방법이 없다니까. 그래도 어제부터 도시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네. 아무리 쿠샤나바의 괴물이라고 해도 이 도시의 병사 전부를 상대할 순 없겠지.”

  “방심하면 안 됩니다. 제가 싸운 그 쿠샤나바는 격이 달라요. 조금만 잘못 됐어도 저도 죽었을 겁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알겠네. 아딘, 힘내길 바란다네.”

  아딘은 자경단장을 뒤로 하고 합동 장례식장으로 들어선다. 꽤 넓은 공간에 옛 동료들의 가족과 애인, 친구들이 울상이 되어 모여 있다. 한쪽 벽면에 하얀 꽃들이 걸려있고 초상화가 그려진 액자와 위패가 나열되어 있다. 한 쪽 구석에서는 용 어머니 교 관련자가 경전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고 있다.

  아딘은 백합들이 놓여있는 곳에 자신이 가져온 백합을 더한다. 그리고 초상화들을 찬찬히 살펴본다.

  “정말로 나만 남아버렸군.”

  나만 혼자.

  언젠가는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상상은 했었다. 그러나 정말로 닥치니까 오히려 현실감이 없다. 그래, 마치 그 때와 같다. 아딘이 아직 어린 시절, 행복했던 그 나날은 하루만의 참극으로 끝나버렸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죽고 아딘 혼자 남았다.

  또 다시 반복되는 것인가.

  대체 언제까지......

  “아딘?”

  누군가 부르는 목소리에 아딘은 옆을 돌아본다. 길드장의 부인이다. 제법 나이가 들어서 팔자주름이 선명하다.

  “사모님.”

  부인은 아딘을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만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그래도 당신이라도 살아줘서...”

  아딘은 휘청거리는 부인을 부축했다.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전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괜찮아요. 아딘 씨도 위로받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니까요.”

  부인은 이제 좀 정신을 차렸는지 똑바로 선다.

  “그래,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네.”

  부인은 두 손을 꼭 모으며 물었다.

  “내 남편의... 내 남편의 마지막은 어땠어요?”

  아딘은 길드장의 시체를 떠올렸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였던 그 모습.

  “길드장님은 용감하게 싸우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정말로 용감하게 싸우셨습니다.”

  “그래요.”

  부인은 안심했다는 얼굴을 하더니, 서서히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이빨을 꽉 깨물고 소리 지른다.

  “이 바보! 대체 왜 끝까지 싸운 거야? 그냥, 그냥 도망치지! 그냥 도망쳐버리면 되는 건데! 왜 끝까지 싸워서 죽어버리고 나랑 자식만 남겨두고...... 대체 왜애애애!”

  부인은 오열하며 허물어져버린다.

  아딘은 부인의 등을 토닥여주려다가, 그냥 그만뒀다. 그리고 합동 장례식장을 빠져나와 의원회관의 뒤편으로 갔다.

  “우웁!”

  아딘은 벽에 손을 대고 구역질을 해댄다.

  “망할.”

  아딘은 숨을 몰아쉬고 의원 회관의 기둥에 기대앉는다.

  “도망친다라.”

  아딘은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는다.

  “도망친다고 해서 구원받을 수 있는 게 아니야.”

  결국 그 날 도망친 결과가 이것이니까.

  카멜리아.

  네가 또 다시 날 혼자로 만들어버렸구나. 넌 지금 대체 무엇을 하고 있고, 뭘 원하는 거야? 아니, 이미 쿠샤나바의 개가 되어버려서 그런 것 따윈 없는 걸까?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고, 나 같이 혼자 남아버리는 사람을 만들며 다녀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 따위 없는 걸까.

  이제 난 대체 뭘 하면 좋을까.

  뎅-. 뎅-. 뎅-.

  정오를 알리는 종소리가 도시를 울린다. 아딘은 고개를 들어 도시 중앙을 꿰뚫고 있는 종탑을 본다.

  맞아. 카멜리아가 도망가는지 아닌지 감시해야지.

  아딘은 자리에서 일어나 종탑으로 향한다.

  종탑에 도착한 아딘은 벽면을 걸어 올라간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 그 광경을 구경한다. 종탑은 꽤나 높았지만 저번에 오른 절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끝까지 오른 아딘은 매끄러운 표면을 가진 커다란 청동 종과 함께 선다. 그리고 도시를 둘러본다. 둥그런 사막에 둘러싸인, 그러면서도 세 개의 오아시스를 감싸고 있는 상업도시의 활기찬 전경이 보인다. 이 도시 어딘가에 카멜리아가 있다. 지금은 숨을 죽이고 있지만, 언젠가는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터이다.

  아딘은 감시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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