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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이세계인의 아들
작가 : 너구리야
작품등록일 : 2017.11.18

18세 여학생, 이주은. 고만고만한 그녀의 삶에 위기가 찾아온다.
모든 것을 포기하던 그녀의 눈 앞에 찾아온, 전학생, 하늘.
믿기지 않는, 소설과 같은 일이 그녀에게 일어난다.

 
1화. 하늘의 사정
작성일 : 17-11-19 01:04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9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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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계인의 아들

 

 아무것도 없는, 한적한 숲. 빽빽한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난 숲은 평화로웠다.

 지지직

 마찰음의 소리, 작은 동물들은 그 두 귀를 쫑긋이 세우며. 소리의 근원을 쳐다본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그저 공기만이 있는 그런 공간에. 푸른색의 전기로 보이는 섬광이 일렁이고 있다. 그리고...

 파직!

 공중에 생성된 검은 구는 주변에 매서운 바람을 날린다. 주변의 동물들과 잔돌들이 날라가고, 남아있는 것은 검은 구체 뿐.

 지이이익!

 구체안에서 사람의 손으로 추정되는 것이 나온다. 그리곤, 팔, 머리, 몸통, 다리로. 신체 전부가 구체 안에서 빠져나온다.

 지잉-

 구체가 닫히고, 소년은 말없이 허공을 쳐다보았다. 바람이 그가 반가운지. 또난, 자신을 봐 달라는 것인지, 그의 머리를 가지고 살랑인다.

 소년은 숨을 불어 바람을 잠 재운다. 이윽고, 바람에 날려갔던 작은 소동물들이 하나같이 소년의 곁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소년은 안타까운 미소로, 동물들에게 손을 뻗는다. 야생의 동물들은, 마치 제 주인을 만난듯. 소년의 품으로 뛰어든다. 재롱을 한껏 피우는 동물들의 머리를 쓰담으면서, 소년은 나지막이 읊조린다.

 ‘어머니...’

 

 1화. 하늘의 사정.

 

 전학생, 하늘이 전학오기 약 하루전.

 -성 샤를르트 슈바인츠, 아스트레아가의 대 저택.

 온 나라가 하나로 통일된지 10년하고 얼마 되지 않은 현재. 평화가 도래한 시대 속, 그 행복을 속삭이는 사람들과 달리. 제국의 제일의 공헌가, 아스트레아가는 암울한 공기로 가득하다.

 ‘하아...’

 은색의 비단과 같은 머리, 뾰족한 귀, 영롱한 연 보라색 눈동자. 라일락을 연상케하는 그 모습은 사람의 마을은 푸근하게 만든다.

 ‘하아...’

 ‘로라님, 주위에 눈이 있습니다.’

 ‘...알아.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정신을 더 바짝 차리시고, 주변을 살피셔야...’

 ‘정말, 이런 모습은 네 어머니와 닮았다니까.’

 흐뭇이 웃는 그녀는, 로렐라이 티타니아 아르지오, 통일된 제국의 5대왕 중 한명이다. 요정의 여왕이란 칭호가 부족함이 없는 그녀의 미소는 무릇 사람의 심장을 터트릴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윽고 그 아름다운 얼굴에 깊은 그림자가 깔린다.

 ‘아라는... 왜 갑자기 사라진걸까...’

 대 현자, 아라 앙클로 이투왈.

 세계를 통일한 제국이 되기전, 소국에 불구했던 나라를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키워냈다 할 수 있는 대 현자는 며칠전 그 모습을 감췄다.

 나라의 모든 정보길드, 심지어 밤의 길드까지 동원했지만, 그녀의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뭐라 말씀 드릴 수가 없습니다...’

 ‘아니야, 너도 상심이 크겠지... 그리 따르던 어미인데...’

 하늘, 본명 하이하엘 느와르 이투왈. 대 현자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자, 제국의 단 셋 밖에 없는 대 마법사이다.

 ‘쯧쯧. 그러게 있을때 잘하지 그랬니.’

 ‘베아! 너 정말 그러기야?!’

 노란 푸딩과 같은 머리를 양 갈래로 늘여논 한 소녀, 느와르 베가 아트리아. 지옥의 대 정령이라 불리며, 과거 전쟁에서 수억의 사상자를 낸 장본인이다. 허나, 피비린내가 물씬 풍기는 이명과 달리, 포근한 인형과 같은 사랑스러운 모습을 하고있었다.

 ‘그래도, 아라가 없는데도, 차질이 없이 일이 진행되니... 일 처리 하나는 제대로 하고 사라졌구나.’

 ‘아라...’

 눈물을 글썽이는 여왕을 보곤, 정령왕은 혀를 짧게 찬다.

 ‘네가 그리 약한 모습을 보이니, 그녀가 질색한 것이 아니냐! 그만좀 울거라!’

 ‘히잉... 너무해...’

 인류와 떨어져 살아왔던 정령과 엘프들. 그들은, 감정에 공감하는 법을 모른다.

 ‘괜찮습니다, 로라님.’

 ‘으응?’

 ‘어머님은 로라님의 마법사니까요. 당신께서 염려하실 모든 것을 제거하시는 것이 그녀의 사명이라 하셨습니다.’

 ‘...응!’

 보라빛 눈망울에 투명한 이슬이 떨어진다. 고개를 끄덕이며, 행복에 찬 얼굴. 로라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아고... 이리도 약해서야, 왕노릇 하겠느냐?’

 ‘그 때문에 저희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디 화를 거두시지요, 정령왕 느와르.’

 ‘베아다.’

 ‘예, 베아님.’

 ‘쯧, 그 님자는 내 언젠간 제거해주마. 그리고, 나는 화를 내는 것이 아니다. 저 어수룩한 아이에게 충고하는 것이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허나, 현재는 감정이 예민한 시기이니. 정령왕, 아니 베아님께서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십시오.’

 ‘에휴휴... 네 어미나, 너나... 이 아이에게 약한 것은 같구나.’

 ‘하하...’

 부정을 못하겠다.

 ‘그런데, 정말 어떤 정보도 없는 것이냐? 이래뵈도, 아라 그 아이가 직접키운 정예들이다. 그 주인 하나를 찾는 것이 이리도 어렵다는 것이냐?’

 ‘후...’

 곤란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는 하늘. 재빨리, 자세를 바로 했지만. 그것을 포착한 정령왕.

 정령왕은 하늘이 태어날 때, 그 곁에 있었다. 또한, 그의 스승으로서, 처음 마법을 가르친 것도 그녀이다. 즉, 하늘의 모든 것을 꽤고 있는 사람이었다.

 ‘로라, 혹시 주위를 물려줄 수 있겠느냐?.’

 로라는 손짓 한번으로 주위의 기사들을 물린다.

 본디, 왕이 주위의 호위를 물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대현자의 아들과 정령왕의 이름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늘은 고개를 숙여 정령왕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후, 어머니께 감사하며 운을 뗀다.

 ‘사실... 어머니는...’

 ***

 하늘은 잠시 어머니를 부르며 잠겼던 회상에서 깨어난다.

 현재 이곳은 한국의 남동쪽 바닷가. 숲에서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저 멀리서 부터 날아온지 10분이 흘렀다.

 ‘실프, 이제 내려줘.’

 휘이-

 상쾌한 휫바람 소리와 함께, 하늘의 몸이 부드럽게 하강한다.

 토옹-

 잔잔한 수면위에 안착한 그는 주변을 서성인다.

 ‘...여기가... 바다라는 곳인가?’

 어머니께 듣는것만으로도 상상하기 벅찼던 광경이 현재 하늘의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아름답다...’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 마다 들려오는 참방이는 물소리. 짭잘한 소금의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한다.

 ‘좋네...’

 ‘저기, 저기~ 엘! 여긴 어디야?’

 옆에서 들려오는 카랑한 목소리, 에어리의 목소리였다. 하늘은 잠시 감상을 미루고, 그녀에게 현 상황을 설명할지 고민한다.

 ‘음... 여긴, 어머니의 고향이야...’

 ‘흐흠... 그리 좋은 곳은 아닌것 같은데?’

 바람의 정령 실프, 공기의 요정 에어리. 그녀들은 주변을 흘깃 쳐다보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린다.

 속성을 생각해 본다면, 물로만 채워진 이런 공간은 그다지 달갑지 않을테지...

 ‘그래? 그럼, 어서 여길 벗어나자.’

 처음 보는 바다를 전부 만끽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그녀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짓은 할 수 없다. 그녀들은 하늘에게 소중한 존재이기에.

 ‘바람에 이끌려, 포근한 구름에 몸을 감아, 별이 바라보는 곳으로.’

 콰아아!

 정령 실프의 바람으로 몸을 날리고, 에어리의 마법으로 공기의 마찰을 줄인다. 바람을 가로지르며 날아가는 쾌청한 소리에 실프와 에어리는 환호를 터뜨린다.

 ‘그래! 이거야! 이 상쾌한 기분!’

 에어리가 바람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을 때, 항구를 발견한 하늘.

 촤아아악!

 급하게 날아가는 몸을 세우는 하늘에, 놀란 실프와 에어리의 눈이 크게 떠진다.

 ‘왜 그래, 엘?’

 ‘음... 저기, 저쪽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니?’

 ‘아, 정말! 사람이네?!’

 에어리는 유심히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한 후, 하늘의 주위를 날아다닌다.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는 그 모습에 웃음이 새어나오는 하늘이었다.

 ‘그렇네! 옷이 매우 달라! 저 사람들은 가난한 걸까? 옷이 풍성하지가 않아.’

 ‘그들의 문화인 거겠지?’

 하늘은 허공에 손짓하더니, 원 안의 복잡한 무늬가 새겨진다. 이후 하늘이 무언가를 중얼거리자, 그가 입고 있던 후드의 형태가 변하기 시작했다.

 다른 세계의 옷으로 저들을 대한다면, 이질감을 느낀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 모르기에. 옷을 바꾸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오! 꽤 잘 어울리는데?’

 ‘그래? 근데, 좀 불편하네...’

 하늘은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보며 활동 가능범위를 측정한다.

 현재, 하늘이 입고 있는 옷은 항구에 있는 자들 중,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자의 옷을 카피한 것. 후드에 달려있는 기능이다.

 메이드 인 드워프에, 엘프의 구름의 실과 정령의 마법으로 강화 한 마법의 후드. 착용자의 마법을제외한 모든 마 공격에 저항하는 이 후드는, 본래 세계에서 귀족 저택을 살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물건이었다.

 ‘응? 그러고 보니, 이 옷. 왠지 아이리스가 입는 옷과 닮지 않았어?’

 ‘어? 정말이네?’

 아이리스 유클리우드. 제국의 5왕중, 상인 왕의 장녀. 연 보라빛 머리와 째진 눈매 속 황금 눈동자가 특징이다.

 그녀는 주로 왕족과 귀족으로서의 체면을 바로 하겠다 하며, 군 복을 수선한 옷을 주로 입는데. 현재 하늘이 입고 있는 옷은, 색만 바꾼다면, 그녀가 주로 즐겨입는 옷과 비슷한 모습이다.

 ‘조금, 기분 나쁠지도...’

 어미의 머리가 좋고, 아비의 정령술을 물려받은 아이리스는 정령술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관심의정도가 좀 지타쳐, 집착을 보이자. 정령들은 그녀에게 다가가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하늘은 멋쩍게 웃으며, 화제를 돌린다.

 ‘실프, 에어리. 올라가자.’

 ‘으응? 그냥 가면 안돼?’

 ‘항구에 있는 사람들은 이곳을 걷지 못하는 것 같아.’

 통통

 하늘이 발 앞꿈치로 수면을 두두린다. 잔잔한 수면이 유리잔에 부딫히듯, 청량한 소리가 실프와 에어리의 귀에 들어온다.

 ‘저런, 불편하겠네...’

 ‘바람에 올라, 포근한 구름에 몸을 감아, 별동별을 따라.’

 촤아악!

 하늘이 다리에 힘을 줘 수면을 박차 오른다.

 그가 서 있던 자리는, 한 순간에 가해진 힘으로 움푹 파여졌다가. 곧 이어 소용돌이가 지며, 그 자리를 매꾸었다.

 ***

 하늘이 이윽고 도착한 곳은, 포항의 한 고등학교.

 ‘여기는 어디야?’

 ‘...글쎄? 어머니가 지은 학교라는 곳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여긴 학교인걸까?’

 하늘은 고개를 내밀어 학교 내부를 살피기 시작한다.

 ‘여기서 어머니의 마력이 감지 되었어...’

 ‘확실히... 하지만 좀 옅은 것 같아.’

 코를 킁킁거리며 마나를 감지하는 에어리. 하늘은 웃음이 나오는 것을 겨우 참는다.

 ‘어이! 이봐 너!’

 누군가의 외침. 하늘은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사람이 없는 것을 눈치 채곤, 검지를 들어 자신을 가리킨다.

 ‘그래 너!’

 굵어보이는 나무 막대기를 들고있는, 머리 숱이 좀 부족한... 30~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하늘의 앞으로 걸어왔다.

 ‘너, 전학생 맞지?’

 ‘네?’

 ‘한참 찾았잖아! 거참, 정말 음침하게 생겼네...’

 ‘하하하하!’

 “에어리... 실프...”

 제국에 있었을 땐, 무릇 영애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미남이였는데...

 한순간에 내려간 평가가 당황스럽지만, 옆에서 통쾌하게 웃는 아이들이 너무 얄미웠다.

 ‘뭐, 여기 있는 애들은 착하니까. 그 전 학교에서 있던 일은 아마 일어나지 않을 거다.’

 어깨를 툭툭 치며, 하늘을 어디론가 끌고 가는 남자. 하늘은 벗어나려 했지만, 그의 악력은 너무 강했다.

 “젠장... 이럴줄 알았으면, 운동좀 해둘 걸...”

 평소에 누님과 여동생과 운동을 반의 반의 반만이라도, 같이 했으면, 이런 굴욕은 격지 않았을 텐데...

 ‘다 왔다.’

 하늘이 도착한 곳은 많은 교실의 문 앞. 남자는 저를 문 앞에 세워둔 채, 기다리는 말과 함께 안으로 들어간다. 이후, 손짓과 함께 들어오라 말하자 하늘은 머뭇거리며 안으로 들어간다.

 인사하라는 남자의 말이 떨어지고. 하늘은 잠시, 이곳의 문화가 자신의 세계와 다르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윽고, 눈 앞의 남성에게 어떨떨하게 인사를 한다.

 ‘응? 엘, 너는 신분이 꽤 높지 않아?’

 “여기는 그런게 없나봐.”

 조곤조곤, 에어리가 물어온 내용에 답을 한 하늘은 어이없게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를 눈치챈다.

 ‘너, 개그하냐?’

 ‘네?’

 남자는 아이들을 가리킨다. 하늘은 당황해하며,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내자,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것들이! 너네 다 뒤졌어!’

 “에어리, 실프 진정해!”

 하이하엘 느와르 이투왈, 대 마법사로 칭해지며 모든 사람에게 존경과 질투를 받는 소년은 한 순간에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의 파트너로서, 그것을 모독이라 여기는 에어리와 실프. 혹여, 이들에게 공포를 주지 않을까, 그들을 막는 하늘이었다.

 ‘너는... 저기, 맨 끝자리 여자애 옆.’

 ‘...’

 “무슨 뜻이지?”

 ‘글쎄?’

 ‘가서 앉으라고, 인마!’

 ‘네, 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내가 어쩌다가...”

 옆에 앉은 여자 아이는 자신을 한심하게 쳐다보곤, 질색한 표정을 짔는다.

 “꺄아! 하이하엘!”

 “하이하엘! 여기좀 봐줘요!”

 “아! 하이하엘님...”

 하늘은 전의 세계에 있던 영애들의 모습을 회상한다. 하나 같이, 자신과 조금이라도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영애들...

 하늘은 오늘 서럽다는 감정을 처음 느끼게 되었다.

 찌르르르

 괴상한 소리가 울리고, 아이들이 하나 같이 자리에 일어나 자신에게로 다가온다.

 “그래, 이런게 보통의 반응...”

 ‘애, 애. 너 이름이 뭐야?’

 “하이하엘입니다.”

 ‘하늘입니다.’

 생각과 다른 말이 나왔다. 하이하엘이라는 이름이 어느새 하늘이 되어, 주변의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었다.

 “뭐지?”

 이세계에 온, 영향인걸까?

 하늘은 이내 고개를 젓는다. 그의 어머니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이곳, 이 세계에서 자신이 태어난 세계로 갔을 때. 그녀는 말을 하나도 몰랐다. 그녀 스스로가 시간을 들여 학습하여, 완벽히 언어를 구사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로렐라이 여왕이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애, 애. 너 어디서 왔어?’

 ‘어... 수도에서 왔습니다.’

 수도, 아틸란티스. 전쟁 전, 가장 부유했던 타국의 수도가. 통일된 이후, 제국의 수도가 되어 피난민들과 전쟁 패자들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자랑스러운 수도였다.

 ‘저기, 엘. 애내들의 표정이 이상해 졌어.’

 “...뭐가 잘못 된 거지?”

 수도는 이들에게도 좋은 장소가 아닌걸까?

 잠시, 세계가 다른 것을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하늘.

 ‘너는 왜 전학왔어?’

 ‘어머니께서...’

 “여기서, 어머니의 향기가 났기때문에...”

 ‘음... 말하기가 좀 그렇네요.’

 아이들의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사람들의 적의를 느끼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처럼 모든 아이들에게 적의를 느낀것은 처음이었다.

 우울해하는 하늘은 실프와 에어리가 옆에서 달래주는 중, 하늘은 아이들이 하나같이 책상 아래에서 무언가를 꺼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뭐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물건의 정체를 살피던 중. 문득, 옆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삐질거리며, 눈치를 보던 하늘.

 “음... 모르는 것은 나쁜것이 아니니까... 물어봐도 괜찮겠지?”

 ‘저... 그러니까, 주은...’

 “영애라고 해야 하나?”

 호칭을 부르는 법은, 아까 아이들의 질문을 받으며 어느정도 이해는 같지만,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뒷 말을 흐리는 하늘이었다.

 ‘왜?’

 “아, 그냥 이름만 불러도 괜찮구나!”

 ‘저, 저기 꺼내는 것은 무엇입니까?’

 벌레를 보는 듯한 시선이 하늘을 쏘아보았다.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는 하늘.

 이후, 주은이란 여자 아이는 자신의 책상에 책을 놓는다. 그리곤...

 ‘오늘은, 너 봐. 그리고 나한테 말 안거는게 좋아.’

 “왜지?”

 그녀가 자신을 벌레보는듯이 보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이리 가볍게 빌려준다는 건, 무슨 속셈인걸까?

 종이가 얼마나 비싼 것인진 알고 있다. 아무리 대현자, 자신의 어머니가 종이를 만드는 공장을 만들었다 해도 종이는 비싸다.

 하늘은 서민으로 보이는 소녀가, 귀한 것을 싫어하는 남자에게 주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후, 책을 훑으며 마법으로 스캔을 시도한다.

 “역시, 보호 마법은 걸려있지 않구나.”

 책을 스캔해놓고, 마력으로 그 내용을 저장한다면. 종이가 없는 대신, 마력으로 채워진 책이 완성된다. 작업을 완료한 뒤, 그녀에게 책을 돌려주자 의아한 눈으로 보았다.

 하늘은 그녀가 걱정하지 않도록, 도 그녀의 성의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대답을 찾았다.

 ‘다 외웠거든요.’

 이세계에 있을 당시, 제국의 모든 도서관의 책이란 책은 전부 읽은 그였기에. 너무나도 당연한 말.

 그러나, 하늘은 이후. 통일전, 전쟁 당시의 적이 내뿜는 살의와 유사한 적의를 느꼈다.

 ***

 학교가 끝난 직후, 주은은 계속해서 하늘의 지식에 대한 의심을 해왔다. 기억과 마력으로 만든 책을 넘기며, 그에 맞는 대답을 하면 할수록 주은의 어굴이 심상치 않게 변해간다.

 “정말, 얼굴에 다 표가 난다니까...”

 어느새, 주은의 반응을 즐기게 된 하늘. 이후, 자신에게 변태 기질이 있는게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된다.

 하늘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무렵, 주은이 갑자기 가는 길을 멈추었다. 그리곤 갑자기 하늘의 손을 잡는다. 갑작스러운 스퀸십에 놀란 하늘.

 귀족 영애들은, 아무리 호감을 표현하더라도, 이리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법이 없었다. 그녀들만의 자존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귀까지 빨개진 하늘의 주위를 화를 내며 날아다니는 에어리.

 ‘아! 이, 이! 이 나쁜년이!’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 되는 에어리는, 울음을 터트리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탄식을 흘리며, 그 뒤를 눈으로 쫓는 하늘에게, 손을 잡고 있던 주은의 떨림이 느껴졌다.

 ‘갑자기, 약속이 생겼어.’

 주은의 손과 입은 떨리고 있었다. 도와달라는 말이 눈에 써져있는데, 자신을 떼어두려 한다.

 하늘은 전쟁당시,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시간을 벌러간 전우가 떠올랐다. 현재, 주은은 그와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하늘은 급히 고개를 끄덕인 뒤, 메어리를 찾으러 갔다.

 ‘바람에 이끌려 별이 바라보는 곳으로.’

 실프가 눈물을 흘리며 마법을 시전한다.

 콰아아!

 날카로운 바람이 하늘의 몸을 찢어 놓는다. 얼굴, 팔, 다리. 옷과 살이 너덜히 찢겨지며 에어리를 찾아 헤멘다.

 “그때는 구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구할 수 있어!”

 전쟁 당시, 그 눈의 의미를 몰랐기에. 또한, 그의 능력이 되지 않았기에. 그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후, 그의 시신을 보며 얼마나 오열했던가.

 “그런 눈은 이젠 보지 않을거야.”

 ‘에어리!’

 하늘의 외침에 숨어 있던 에어리가 고개를 내민다. 잔뜩 삐져있던 그 사랑스러운 얼굴이 경악에 물들어 눈물을 글썽인다.

 ‘엘!’

 실프와 에어리, 바람과 공기, 칼과 방패. 칼날과 같은 바람이 휘몰아치는 실프의 마법을 에어리의 공기 보호막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한다. 전쟁 중, 적을 상대하면서 입는 내상에 대한 해결책으로 대 현자, 어머니와 요정왕. 그리고 정령왕과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한 결과물 이었다.

 ‘미안해! 미안해!’

 훌쩍이는 에어리의 머리를 토닥이며, 미소를 건내는 하늘. 눈물을 닦아주는 손은 매우 다정했다.

 ‘에어리, 나를 좀 도와주겠니?’

 ‘응! 응!’

 황급히 달려갔지만, 주은은 이미 심하게 다쳐 있었다. 그리고...

 ‘... 이곳이 꽤 평화롭다고 생각한 것은, 제 착각이었나 봅니다.’

 감정은 마법사의 심장을 동요시킨다. 마법사의 심장은 마나 하트가 들어있는 곳으로, 감정이 극에 달할 때, 그 제어를 하기가 어렵다.

 ‘나, 하이하엘이, 소망하고, 바란다.’

 평소, 하늘이 주로 시전하는 1서클 더블캐스팅 주문. 하늘의 감정을 먹고, 마나의 소모를 극대화시킨다.

 ‘에어리, 실프.’

 정령과 요정의 눈이 검게 변해져 간다.

 ‘나의 바람을 이루어라.’

 ‘스톰’

 ‘에어 돔’

 마나가 가득 담긴2개의 마법이, 폭풍우를 불러 일으킨다.

 오직 그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작가의 말
 

 하이하엘은 드 넓고 높은. 이투왈은 별이란 뜻입니다!

 하늘, 하이하엘의 주문 중, 별의 목적을 이루는 주문이 있는데요. 여기서의 별은 이투왈, 하늘을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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