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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밤의 아이들
작가 : 어설트
작품등록일 : 2017.6.17

이곳은 죽은 자들의 세계, 사자(死者)의 세계다.
동화 같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죽은 자들의 이야기.

 
9. 비취 성의 군주들 (4)
작성일 : 17-11-18 20:44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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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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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라진 유리창이 덜커덩 흔들렸다. 떨림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한 조각이 가냘프게 떨어지자 마치 그 뒤를 좇기라도 하듯 유리창의 한 면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면서 고요한 연회장 한쪽에서 소란스럽게 굴었다. 유리조각들을 밀어내며 창문을 두드린 밤바람이 밀려들어왔다가, 널찍한 연회장 어딘가에서 흩어졌다.

 

  어지럽게 망가진 연회장 한구석에 쓰러져 있던 솔의 몸이 발작하듯 튕겼다. 목구멍에 가시가 수백 개는 걸린 것처럼 따가운 기침이 터졌다. 눈을 뜬 솔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 입가를 문지르니 피가 묻어나왔다. 솔은 곁에 떨어진 식탁보로 입가를 문지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폭풍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기라도 한 듯 어질러진 연회장은, 아까의 일이 꿈이 아님을 증명할 뿐이었다.

 

  정신이 몽롱했다. 머리가 뜨겁고 오한이 일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어디 있는 걸까. 그리고 왜 자신은 여기에 남겨져 있는 걸까. 솔은 문득 치마를 걷어 허벅지를 살폈다. 해랑이 쥐고 있던 창끝에는 독이 묻어있었다. 독이 다리를 타고 순식간에 전신에 퍼진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뒤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가 없다.

 

  독에 닿자마자 곧장 피를 토하고 쓰러진 것을 보면 해랑이 사용한 건 극독이 분명했다. 어렴풋한 기억 속에서 그는 중독된 솔의 입에 무언가를 흘려 넣었다. 어쩌면 그 덕분에 솔은 지금 이렇게 눈을 뜨고 열에 시달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뭐가 어찌됐든 이렇게 앉아만 있어봐야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안다. 솔은 잘 움직이지 않는 어깨의 상처부터 지우고 허벅지와, 다른 곳에 상처들도 전부 지웠다. 피부에서 요동치는 고통의 감각은 여전히 기분이 나빴다.

 

  자리에서 일어나던 솔은 어지러움에 비틀거렸다. 이마가 불덩이 같았다. 이것도 상처를 지우듯 어떻게 하고 싶었는데, 방법이 없었다. 도현의 설명으로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라고 하는데, 어쩐지 알듯하면서도 모를 말이었다.

 

  연회장엔 아무도 없었다. 어느 쪽이 이겼는지, 비취성은 어떻게 된 건지 이 고요가 답을 줄 것 같진 않았다. 연회장을 나서는 복도는 기이할 정도로 깨끗하고 깜깜했다. 마치 저 연회장에서 모든 게 끝나고 비취 성이 텅 비어버린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복도는 딱 연회장에서 나온 빛만큼만 밝았다.

 

  어두운 복도로 스며든 솔은 남빛으로 물든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창문을 밀어 열고 새를 부르자 금방 날개를 푸닥거리며 다가왔다. 솔의 명령을 들은 새가 다시 밤 속으로 사라졌다. 새를 기다리는 동안 솔은 벽에 등을 기대며 숨을 몰아쉬었다. 가만히 앉아있는데도 눈앞이 울렁거렸다. 혹시 몰라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가 떼어 보았지만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

 

  새는 곧 돌아왔다. 3층 동쪽의 맨 끝 방. 그가 속삭이는 이야기를 들으며 솔은 몸을 일으켰다. 검은 복도를 더듬어가며 걸으니 저 멀리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탐색도 노크도 필요 없었다. 솔은 홀린 듯이 다가가 문을 밀었다.

 

  “안녕, 제아.”

 

  창가 앞에 서있던 소년이 몸을 돌렸다. 그다지 놀라지 않고 가만히 방문객을 바라보던 제아는 이내 입술을 당겼다.

 

  “안녕하세요. 오실 줄 알았어요.”

 

  문이 닫혔다. 솔은 자신의 걸음이 비틀거리지 않길 바라며 다가갔다. 넓은 방이었다. 깨끗한 침대와 한쪽 벽이 책으로 빼곡한 책장. 아치형의 커다란 창가 앞에 놓은 커다란 책상 위에는 쌓여있는 책과 복잡한 설계도가 둘둘 말린 종이 뭉치, 적다만 종이 위에 흐트러진 필기도구, 구겨져 나뒹구는 종이 같은 것이 산만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어떻게?”

 

  “전령이 창문에 머리를 박았거든요.”

 

  “.......”

 

  “종종 있는 일이잖아요.”

 

  밝은 곳으로 들어온 솔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상처를 지우고 망가진 드레스를 고치긴 했지만, 소란의 흔적을 모두 지워내진 못했다. 짧은 드레스 끝자락이 피에 젖어 뻣뻣하게 굳어진 것과, 입가에 조금 남은 피와, 타고 흘러 쇄골에서 굳은 피를 보았지만 제아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것처럼.

 

  솔이 조금 다가오다가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멈춰섰다. 제아는 다시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전령은 지금도 절 잘 따르고 있어요. 아직 절 기억하나 봐요.”

 

  팔을 뻗어 곁에 있는 창문을 밀자 차가운 밤바람이 밀려들어와 솔의 뜨거운 뺨에 닿았다.

 울렁이는 시야 속에서 창밖 밤만이 흔들리지 않고 선명했다.

 

  “편지라도 보낼 걸 그랬어요.”

 

  지금이라도 새들이 그 이야기를 전해주기를 바란다는 듯 제아는 밤하늘에 대고 말했다.

 

  “전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 돼서 매일 전령을 보냈어. 답장이라도 하지 그랬어.”

 

  갈라진 목소리로 말하며 솔이 애써 미소 지었지만, 그럼에도 서있는 것조차 버거워보였다. 제아는 답하듯 웃었지만 형식적인 표정에 가까웠다.

 

  제아는 창밖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렇게 하면 밤에 기대기라도 할 수 있는 것처럼. 하지만 쌀쌀한 바람에 어깨가 떨릴 뿐이었다.

 

  “받지 못했어요. 군주들이 새를 잡았나 봐요.”

 

  등 뒤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돌아보자 솔이 주저앉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제아는 되돌아가 천천히 그녀에게로 몸을 굽혔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는 솔의 어깨를 부축했다. 그녀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시야를 헤매던 솔의 눈이 비로소 제아를 찾았을 때 제아는 입술을 꾹 깨물다가 말했다.

 

  “제가 그랬어요.”

 

  그의 말끝이 조금 떨렸다.

 

  “무기에 독을 바르면 효율성이 좋을 거라고.”

 

  솔이 팔을 들었다. 뜨거운 손바닥이 차가운 소년의 뺨을 감쌌다.

 

  “전 이제 돌아갈 수 없어요.”

 

  “괜찮아.”

 

  “이미 너무 많은 일을 저질렀어요.”

 

  솔은 창백한 얼굴로 가만히 제아를 바라보았다. 솔의 가슴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호흡이 느려졌다.

 

  “울지 마.”

 

  “탑이 무서워요.”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금방이라도 잠에 들 것처럼 몽롱했다. 가끔씩 세상이 울렁였다. 그리고 그 속에 남은 소년은 여리고, 지치고, 괴로워보였다.

 

  “지하에 가고 싶지 않아요.”

 

  누군가 솔의 팔을 잡아당기듯 뺨을 감싸던 손길이 떨어졌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흐느끼는 그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솔이 정신을 차렸을 때 제아의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열어놓은 창문은 꼭 닫혀 있었고, 침대 위에 있던 두터운 이불이 솔의 어깨에 덮여져 있었다. 이곳에서 정말 제아를 만난건지도 확실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 이건 꿈이 아닐까? 그래서 몸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게 아닐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가오던 걸음이 멈추는 것도 들렸다. 언젠가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도 같다. 그래서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이건 꿈인가요?”

 

  “글쎄요.”

 

  그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는 방 안을 둘러보다가 다시 천천히 다가왔다. 그녀의 상태를 살피는 눈길이 조심스러웠다. 솔은 그의 손에 들린 무기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제아입니까?”

 

  솔은 대답하지 않았다. 잠깐의 침묵과 함께 어둠이 찾아왔다. 그럼에도 솔은 깨어있었다. 어둠은 흔들리고 일그러지고 때론 소란스러웠다. 솔은 눈을 감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똑같은 어둠이 계속되었다.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말했다.

 

  “남자 아이가 아니잖아.”

 

  “그 방에 이 사람 밖에 없었어.”

 

  “이봐, 당신 누구야?”

 

  누군가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솔이 천천히 눈을 뜨자 낯선 얼굴이 보였다. 그제야 그녀는 두 손이 묶여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게 무슨 일일까, 언제 이렇게 된 거지. 생각해보려 했지만 이 모든 게 전부 꿈만 같아서 금방 지워지고 흩어질 것 같았다.

 

  “당신들 누구야?”

 

  솔은 잠에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너부터 대답해!”

 

  다른 자가 끼어들며 말했다. 솔은 어딘가에 앉아있었고, 그 주위를 몇 사람인가 둘러싸고 있었다. 그런데 얼굴들이 전부 흐릿했다.

 

  “비취 성의 군주는 확실히 아니야. 독에 바른 무기에 당한 것 같은데, 최근 그런 무기는 군주들이 쓰기 시작했으니까. 저건 군주에게 공격을 받았다는 뜻이야.”

 

  “그럼 도시의 지배자라는 말이야?”

 

  “확실하지 않아. 지배자들, 전부 다 당하지 않았나?”

 

  “방에 숨어 있었다면서.”

 

  “제아의 방인 줄 알았는데 이 녀석이 있더군. 감기 걸림 사람처럼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깐,”

 

  누군가 중 하나가 갑자기 솔의 턱을 쳐들었다. 그 자는 솔의 어깨를 붙잡고 피가 흐른 곳과 남은 상처들을 면밀히 살펴보더니 이윽고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

 

  “탑의 사자냐?”

 

  그 말에 주변인들이 웅성거리며 동요했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맞아. 한 때 탑에 붙잡혀 있었다고 했지.”

 

  솔은 힘겹게 눈을 들어 방금 말한 자를 쏘아보았다. 붙잡힌 게 아니었다. 그걸 말해주려고 했지만 입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탑에서도 제아를 찾고 있는 거야. 소문이 사실이었어.”

 

  “당신은 탑의 사자입니까?”

 

  되묻는 그들의 말투가 돌변해서, 솔은 그만 웃음이 나왔다. 화가 났다.

 

  “제아를 건드리지 마.”

 

  “탑의 사자냐고 묻잖습니까.”

 

  “그 애를 그냥 놔두란 말이야!”

 

  솔은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비명의 파동처럼 제어되지 못한 사념이 튕겨나가 둘러싼 자들을 밀쳤다. 순간 위협을 느낀 이들이 뒤로 물러났다. 솔의 손을 묶고 있던 뭔가도 어느새 끊어졌다. 솔은 의자에 기대어 비척비척 일어났다. 숨겨둔 무기가 밖으로 나와 그녀를 살며시 겨눴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저 자들은 누구인지, 왜 이렇게 됐는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우린 탑의 힘이 필요합니다.”

 

  솔이 탑의 사자임을 확신한 자가 나서서 말했다.

 

  “비취 성을 무너뜨릴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그들은 세상에 있어선 안 될 존재들입니다.”

 

  “제아라는 자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십니까?”

 

  솔의 눈이 불신으로 차오른 것을 보고 또 다른 자가 한 걸음 다가왔다.

 

  “그가 만든 장치들이 우리 저항군들을 학살했습니다. 아, 이 세계의 표현대로 지하에 떨어졌다고 해야겠군요. 비취 성의 군주들은 극악한 자들입니다. 구실 좋은 이야기로 사람들을 홀리고 착취하고, 도시를 떠나는 자들은 붙잡아 육신을 없애버리죠. 탑을 공격했던 인형들 기억하십니까? 그 안에 들어있던 혼들엔 그런 자들도 있었던 겁니다. 우리는 이 잘못된 일들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저항군, 학살. 낯선 단어가 들려왔다. 아, 이 모두가 꿈이었으면. 아니, 꿈이어야 했다.

 

  “비취 성의 군주들은 인근 도시의 지배자들과 합세해서 탑을 공격하려고 했습니다. 그렇죠, 이 모든 일들의 최종 목표는 탑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아십니까? 비취 성의 군주들은 연합한 지배자들을 불러 모아 싸그리 지하로 떨어뜨렸습니다. 그 모든 지배자들의 자리를 갖기 위해서요, 그렇게 힘을 불려서 탑을 무너뜨리려고요!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말미에 그는 동조를 구하듯 과장되게 웃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분노가 치민 자들이 이를 꽈물거나, 눈을 부릅떴다. 적의가 가득했다.

 

  “그 중에는 제아라는 자도 있었습니다. 비취 성의 군주는 아니었지만 그들에게 하늘 성에 버금가는 기술을 제공했지요. 오늘 우리는 소란을 틈타 그 자를 데려오려고 했습니다. 그가 우리 편이 된다면 우린 비취 성의 군주들을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가 그들에게서 승리하면 그렇게 해서 우린 올바른 도시의 주인을 세울 겁니다. 모든 게 변할 겁니다. 힘 있는 자들이 우릴 도와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거기다 탑이 우리 편이 되어준다면 세상에 악독한 지배자들은 사라질 겁니다.”

 

  뺨에 차가운 것이 닿았다. 눈물이 뜨거운 뺨을 타고 흘렀다. 모든 것이 고약했다.

 

  “당신들도 전부 똑같아.”

 

  “우리에게 도움을 주십시오.”

 

  그가 다시 한 걸음 다가왔다. 솔은 물러났다. 다리에 금방 힘이 풀릴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쓰러지면 속절없이 그들에게 잡힐 거라는 생각에 이를 꽉 물고 버텼다.

 

  ”잠깐, 이게 무슨 소리지?”

 

  쿵쿵 거리는 소리가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몇 사람이 천장을 올려다봤다. 소리의 원인을 짐작해보던 자 중 하나의 이마가 돌연 왈칵 구겨졌다.

 

  “설마.......”

 

  그때 멀리서 사람의 비명 소리가 터졌다. 위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 순간 천장에 금이 가더니 한순간에 파편들이 쏟아지며 부서져 내렸다. 저항군들은 황급히 물러났고, 무기를 쥐었다. 흙먼지가 휘날리는 가운데 천장을 부수며 나타난 그 자는 자신을 향해 겨냥된 무기를 보고도 웃었다. 해맑은 웃음이었다.

 

  “니들이 여기 숨어있는 거, 우리가 모를 줄 알았어?”

 

  “비취 성의 군주다!”

 

  뒤늦게 그를 알아본 자들이 고함치며 동료들을 불러 모았다. 그럼에 홀연히 단신으로 나타난 해랑은 느긋한 동작으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솔을 돌아봤다.

 

  “안녕? 그 꼴을 보니까 좀 미안해지는데.”

 

  수많은 무기들이 모여들어 그를 겨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솔을 부축해 끌어당겼다.

 

  “오, 따뜻한데.”

 

  이런 미친 소릴 지껄일 만큼 그는 여유로웠다. 솔은 한 번 터진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그저 모든 게 끝나기를. 이 끔찍한 악몽이 끝나기를 바랐다. 기댄 몸을 타고 해랑이 저항군들에게 전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잘 들어. 나는 이제 너희들을 해칠 수 없어. 그리고 너희들은 이제 이 짓거리 할 필요 없어. 그러니까 이 말은 즉, 오늘부로 비취 성의 군주는 없다는 소리야.”

 

  “웃기지 마, 비취 성의 군주가 비취 성의 군주는 없다니! 네 놈 혼자서 다 해쳐먹었다는 말이냐!”

 

  그러나 악몽은 끝나지 않는다.

 

  “아니, 이제부터 나는 탑의 사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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